한국예술종합학교 한국예술연구소 공연예술분야 20세기 고전 선정 발표
- 한국예술연구소, 20세기 한국예술의 고전이 될 작품 설문조사 실시
‘우리나라 공연예술분야에서 20세기 한국예술을 대표하는 고전은 무엇일까?’
한국예술종합학교(총장 김봉렬) 한국예술연구소(소장 양정무)는 2015년 추계 학술대회 「미래의 예술, 미래의 고전 – 20세기 한국예술을 말한다」를 준비하며 각 분야 전문가를 대상으로 미래의 예술을 예측하고 탐색하기 위하여 지난 20세기 한국예술의 고전을 찾는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번 설문 조사는 음악, 연극, 영상, 무용, 미술, 전통예술 등 6개 장르별 예술분야의 전문가 60명을 대상으로 20세기를 대표할 한국예술 3개 작품 선정과 선정 이유 등 간단한 심사평으로 구성된 설문지를 배부하여 진행됐다. 한국예술연구소는 지난 11월 2일 시각예술 분야 중 미술 분야 1위에 김환기의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1970년), 영화 분야 공동 1위에 김기영의 <하녀>(1960년), 유현목의 <오발탄>(1961년)이 선정되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번 발표는 시각예술 분야에 이어 공연예술 분야(음악, 연극, 무용, 전통예술)의 설문조사 결과이다.
【음악】
20세기 한국예술의 고전이 될 음악 작품 공동 2위는 3개 작품
강준일의 <마당>(1983년)을 선정한 서남대학교 국악학과 이소영 교수는 이 작품은 1983년 초연 이후 1995년 유엔본부에서 유엔창설 30주년 축하음악회에서도 갈채를 받은 곡이라고 설명하면서“제3세대 작곡동인이자 한국음악의 현대화에 초석을 다진 작곡가 강준일의 대표곡으로 국내외적으로 대성공을 거두며 서양 오케스트라 편성의 한국적 변용에 방향을 제시한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이 곡은“서구의 협주곡 형식에서 취하는 전개 방식과 달리 사물놀이의 장단 전개 방식을 구성 틀로 사용하고 있다.”고 말하며“헝가리의 민속음악을 현대음악의 보편적 성격으로 승화시켜 현대음악의 한 획을 그은 바르톡과 비견되는 작업을 한국에서 강준일이 구현했다고 볼 수 있겠는데 그 대표적인 시발점을 사물놀이와 서양관현악이 만난 <마당>에서 이루었다”고 말했다. 충남대학교 예술대학 전정임 교수는“전통음악에 대한 폭넓은 시각을 갖춘 작곡가의 작품세계가 사물놀이의 다이내믹한 효과와 더불어 대중성을 확보하고 있다. 동양의 정신에 서양의 기술을 수용하려는 작곡가의 의도가 효과적으로 반영된 작품”이라고 평가하여 일회성 작품이 아닌 지속적인 연주를 통한 대중성도 선정의 기준으로 삼았다고 강조했다.
이와함께 작곡가 이건용과 이영조의 작품이 각 2개씩 언급됐으나 하나의 작품으로 수렴되지는 못했다. 그러나 이 작품들을 선정한 전문가들은 합창기법을 도입한 점과 국악과 양악을 넘나든 점을 공통적으로 꼽으며 그 의의를 높게 평가했다. 그러나 작품 선정에는 1980년대 작품과 1990년대 작품으로 달리 지목했다. 이건용의 <만수산드렁칡>(1987년)을 선정한 서남대학교 국악학과 이소영 교수는 이 작품이 같은 제목의 황지우 시인의 시를 음악화한 것으로“창작국악의 제한성을 깨고 당대의 현실을 강한 표출력으로 음악화시켰다는 점에서 국악을 박제화 된 죽은 전통이 아닌‘지금, 여기’에 발딛고 있는 동시대인들과 호흡할 수 있도록 생명력을 부여했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충남대학교 예술대학 전정임 교수는 이건용의 <들의 노래>(1994년)가 동학혁명 100주년을 기념해 국립합창단이 위촉하여 작곡된 작품이라고 설명하면서“작곡가는 이 작품에서 동학농민혁명이라는 사건을 서사적으로 나열하는 방식을 사용하지 않고, 이 사건에 대한 여러 가지 감정을 승화시켜 다각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천도교의 ‘시천주조화정’과 전통민요 ‘새야 새야’선율을 차용하여 전통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국악과 양악을 망라하는 다양한 합창음악기법을 활용하여 구성감을 획득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영조의 작품을 선정한 전문가들은 한국 음악의 전통을 잃지 않으려했다는 점을 공통점으로 꼽으며 그 성과를 높이 평가하였지만 작품의 선정에는 오페라와 합창곡집으로 각기 다르게 지목했다. 오페라 <처용>(1987년)을 선정한 성결대학교 이상훈 교수는 이 곡이 초연 당시“‘유도동기 기법의 도입’면에서 주목을 받았던 오페라”라고 말하며, 한국적인 어법을 찾아 노력한 결과물로서 탄탄한 이론적 기반으로 작곡되어 현재까지도 생명력을 잇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영조의 합창곡집 <소요유(逍遙遊)>(1983년)를 선정한 전 장로신학대학교 교수 홍정수는 이영조의 합창음악이“현대 서양음악을 직접적으로 영향 받지 않고, 한국 양악의 전통에서 발전되어 나온 것”이라고 말하며“진부한 기본화성을 사용하지 않고 나름대로의 한국적 화성을 형성하고, 서양의 현대적 음악을 수용하되, 한국 전통음악을 덮어버리지 않게 한다.”고 평가했다.
20세기를 대표할 음악 작품에 선정된 작품들은 세계적으로도 명성을 얻은 작곡가의 곡이 다수를 차지했다. 그 중에서 한국 전통음악의 특성과 서양 음악의 특성을 결합한 작품, 서양 악기와 한국 전통 악기의 음향적 특성, 연주 방식의 특성을 잘 살린 작품들이 주로 선정되었다. 이밖에 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 전임지휘자 장윤성이 한국인은 아니지만 세계적인 작곡가이자 펜데레츠키가 한국 정부의 위촉을 받아‘새야 새야 파랑새야’를 주제로 사용하여 작곡한 <교향곡 5번>(1992년)도 20세기를 대표할 한국 음악 작품으로 언급한 점을 보아 20세기 한국을 대표할 음악에 대한 평가의 범위와 논의는 넓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전문가 중에는 미래의 고전이 되기 위해서는 단 한 번의 연주로 끝나는 것이 아닌 연주의 빈도수 역시 중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음악 분야 설문(가나다 순)에는 박은희(한국페스티발앙상블 대표), 안소영(서울대학교 서양음악연구소 학술연구원), 원경수(전 서울시향 상임지휘자, 전 KBS 교향악단 상임지휘자), 이상만(전 국제델픽위원회장, 전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이사장, 음악평론가), 이상훈(전 국립합창단 예술감독, 성결대학교 예술대학 교수), 이소영(서남대학교 국악학과 교수), 장윤성(지휘자, 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 전임지휘자), 장일범(KBS Classic FM 진행자, 음악평론가), 전정임(충남대학교 예술대학 교수), 홍정수(음악학자, 전 장로회신학대학교 교수) 등이 참여했다.
【연극】
20세기 한국예술의 고전이 될 연극 작품 공동 2위는 8개 작품
또 다른 2개 작품이 공동 2위로 선정된 오태석의 <자전거>(1983년)에 대해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김미도 교수는“‘문등병’이라는 상징성을 통해 전쟁의 비극이 우리 민족의 집단무의식에 처절한 트라우마로 남아있음을 충격적으로 보여준다. 꿈과 무의식을 오가는 겹겹의 구조가 치밀하게 잘 구축된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동국대학교 연극학부 김방옥 교수는“포스트모던한 극작술을 통해 독창적으로 극화”하였고, “다소 난해한 동시대적 감각 속에 근대사의 집단적 트라우마가 녹아있다.”고 평가했다. 오태석의 <태>(1974년)를 선정한 한양여자대학교 문예창작과 김성희 교수는“전통과 실험의 융합을 통한 신체극으로서, 언어 중심이던 한국연극의 물줄기를 바꾸었다고”고 말했다.
유치진의 <토막>(1933년)을 선정한 서울예술대학교 유민영 석좌교수는 “이 땅에서 서구 리얼리즘주의 단초를 연 희곡으로서 일제강점기의 우리 현실을 매우 리얼하면서도 정직하게 묘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연극학과 이미원 교수는 이 작품이“한국 사실주의극의 완성이요, 일제 식민지 치하에서 가장 절실했던 시대 민족정신의 표출이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이강백의 <봄날>(1984년)을 선정한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김미도 교수는“늙음과 젊음의 대립, 겨울과 봄의 대립을 매우 상징적, 신화적으로 형상화환 한국희곡의 백미”라며“시적인 언어와 시적인 정서가 담뿍 배어 있는 작품으로 시적 이미지의 형상화가 탁월하다.”고 평가했다. 이 작품을 선정한 한양여자대학교 김성희 교수는“부자간의 갈등, 권력간의 갈등, 인생의 순환 같은 보편적 주제를 동양적 세계관과 알레고리 기법으로 그려낸 극”이라고 말했다. 최인훈의 <옛날 옛적에 훠어이 훠이>(1976년)을 선정한 동국대학교 연극학부 김방옥 교수는 이 작품이 아기장수 설화라는 전래 동화에 바탕을 둔 것으로“민중의 고난과 구세주 출현에의 염원을 최인훈 고유의 시적 언어와 한국적 정서로 형상화했다”는 점과“한국적이면서 세계적 보편성을 획득했다”는 점을 높게 평가했다.
오태석의 작품은 총 19개 작품 중 5개 작품 선정,
연극 분야 설문조사의 결과에서 오태석, 오영진, 이윤택의 작품 다수가 20세기 한국을 대표할 연극 작품으로 선정되었다. 특히 오태석은 5개 작품이 거론되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지만 대표작 하나로 수렴되지 않았다. 1970년대 3개 작품(<초분>(1973년), <태>(1974년), <춘풍의 처>(1976년)), 1980년대 1개 작품(<자전거(1983년)), 1990년대 1개 작품(<심청이는 왜 두 번 인당수에 몸을 던졌는가)>(1991년))이 선정되면서 현재까지 활발한 활동을 펼치는 오태석의 다양한 작품 세계에 대한 평가가 진행 중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1970년대의 작품을 선정한 전문가들은 그 작품들이 전통을 현대적으로 수용했다는 점에 대체적으로 의견을 모으면서도 하나의 작품에 초점이 모이지는 않았다. 시기적으로 앞선 <초분>(1973년)을 선정한 성균관대학교 이상일 명예교수는“자연주의니 리얼리즘 같은 외래사조에서 탈피한 최초의 한국적 연극작품”으로 평가하였고, <태>(1974년)를 선정한 연극평론가 이태주는“역사극의 새로운 패턴 창출”과 “초현실주의 연극론의 무대 형상화”등도 높이 평가했다. 또한 <춘풍의 처>(1976년)를 선정한 순천향대학교 연극무용학과 오세곤 교수는“비극과 희극의 경계를 없애버린 극작술”등을 높이 평가했다.
연극 분야 설문(가나다 순)에는 김미도(서울과학기술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 김방옥(동국대학교 연극학부 교수), 김성희(한양여자대학교 문예창작과 교수), 김윤철(국립극단 예술감독), 오세곤(순천향대학교 연극무용학과 교수), 유민영(서울예술대학교 석좌교수), 이미원(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연극학과 교수), 이상일(성균관대학교 명예교수), 이태주(연극평론가), 최영주(연극평론가, 한국예술연구소 학술연구교수) 등이 참여했다.
무용평론가 김예림은 <춤본>이 70년대까지 주를 이룬 신무용에서 벗어나 우리 춤을 현대화하는데 초석을 마련하였으며, 한국 춤의 컨템포러리화에 중추적 역할을 해온 김매자의 춤 본질을 정리한 작품으로 평가했다. 국제무용협회(CID-UNESCO) 한국본부 이종호 회장은 “한국 춤의 모든 요소를 체계적으로 잘 정리하는 동시에 한 편의 예술작품으로서도 드높은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독특한 경우로, 풍부한 자산에 비해 자료정리의 전통이 빈약한 한국 춤의 방법론 확립에 큰 도움을 준 작품”이라고 말했다. 무용평론가 이지현 역시 한국 춤 미학의 대표적 원리인 정중동과 음양오행의 원리를 바탕으로 집대성한 현대적 감각의 창작품으로, 전통과 현대를 잇는 교두보 역할을 할 수 있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이외에도 김매자의 <춤, 그 신명>(1982년)이 순위에 들어 김매자의 작품이 총 4표를 얻었다. 경상대학교 민속무용학과 강인숙 교수는 이전까지 무용계에서 전통춤은 승무, 살풀이, 궁중정재 등에 한정되었다면, <춤, 그 신명> 이후 마당놀이 춤도 전통춤이라는 생각을 무용계에 알려주었으며, 무용수들이 즉흥적인 몸짓으로 표출한 춤으로 이후 무용계에서 이와 같은 유형의 춤이 지속적으로 공연되는 등 후대 창작 춤에 많은 영향을 미친 춤이라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20세기 한국예술을 대표할 고전으로 배정혜의 작품 중 <타고 남은 재>(1977년)와 <유리도시>(1987년), 그리고 송범의 <도미부인>(1984년)을 각각 2위로 선정했다. 특히 3대 국․공립 한국무용단체인 국립무용단, 서울시무용단, 국립국악원 모두에서 수장을 지낸 배정혜의 작품은 총 4표로 선정되어 각각의 작품이 지닌 의의가 높게 평가되었다.
공동 2위를 차지한 배정혜의 작품 <타고 남은 재>(1977년)에 대하여 한국춤평론가회 심정민 회장은 우주, 인간, 삶에 관한 철학적인 물음을 춤으로 표현한 작품으로‘가장 문학적인 무용가’라는 평가를 내렸고, 국제무용협회 한국본부 이종호 회장은 최승희와 조택원 등 선구자들에 의해 형태를 갖추기 시작한 이른바 신무용이 더 이상의 발전을 보지 못하고 수십 년 동안 답보상태에 머물고 있던 상황에서 최초로 현대 창작적 관점과 방법론을 도입한 본격적인 현대적 한국창작무용이란 점에서 한국 무용사에 길이 남을 작품으로 높이 평가했다.
배정혜의 또 다른 작품으로 공동 2위를 차지한 <유리도시>(1987년)에 대해 월간 댄스포럼 발행인이며 무용평론가인 김경애는 “움직임의 역동성, 템포, 구성의 묘, 출연자들의 뛰어난 기교에서 한국 춤의 움직임 기법을 극장 춤으로 어휘화하는데 큰 역할을 한 작품”으로 평가했다. 경상대학교 강인숙 교수는 “한국 창작무용이 전통의 한국적 표현 기법만을 사용해야 한다는 기존의 관념을 깨뜨리고, 현대적 표현기법에 한국적 정서를 이입하여 세련되고 독창적인 춤의 언어를 구사하였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공동 2위로 선정된 송범의 <도미부인>(1984년)은 삼국유사의 도미부부 설화를 바탕으로 국립무용단이 무용극으로 만든 작품으로 1984년 LA올림픽 초청무대에서 발표한 후 150여회 공연된 국립무용단의 대표 레퍼토리이다. 무용평론가 장광열은 도미와 도미부인이 만들어 내는 분명한 캐릭터와 춤, 사당패들의 놀이 등이 보여주는 볼거리와 차범석의 탄탄한 대본을 통한 스토리텔링, 박범훈의 극음악과의 조합 등이 바탕이 되어 나타난 우리나라 무용극의 전형을 보여준 준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무용평론가 김예림은 기존의 궁중무용과 민속무용을 극무용 안으로 끌어들여 20세기 한국 춤의 총합을 이루었다고 평가했다.
한국 전통춤의 명고수
한편 전문가들이 선정한 20세기 한국의 대표 작품으로 한성준의 <승무>(1933년)와 <살풀이춤>(1936년)이 선정되었는데, 한성준은 우리의 전통 무용사적으로 보았을 때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만큼의 가치를 지닌 인물이다. 근대 전통춤의 무대화 작업에 힘썼을 뿐 아니라 1930년‘조선음악연구소’의 설립을 통해 전통무용의 체계화와 교육 작업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이러한 노력 가운데서도 <승무>는 한성준의 대표적인 작품 중 하나로, 1933년 조선무용음악연구소의 레파토리로 올렸고 이를 통해 그의 승무는 한성준-한영숙에 이르는 하나의 법통을 세우게 되며 무대화 된 전통예술로서 그 깊이를 더하게 되었다고 볼 수 있다. 한성준 류 승무는 1969년 중요무형문화재 제27호로 지정되었다. 한국춤문화자료원 공동대표인 장지원은 단순한 종교무에서 벗어나 한국 춤동작의 원형을 모두 포함한 미학의 정수가 담겨 있는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살풀이춤> 역시 1936년 한성준에 의해 처음 극장무대에 올려지면서 예도적으로 승화되어 오늘날의 형태로 자리 잡았다고 볼 수 있다. 특히 한민족의 정서를 가장 잘 대변하는 춤으로 최고의 예술성을 갖춘 춤으로 평가받기도 한다. 무용평론가 이지현은 한성준의 손녀인 한영숙으로 전수되면서 그녀가 88서울올림픽 폐막식에서 이 춤을 선보여 세계 속에 그 아름다움을 펼쳤다고 평가했다.
이렇듯, 20세기 한국을 대표할 수 있는 무용작품은 주로 한국 춤이 많은 비중으로 선정되었으며, 특히 전통적인 한국의 춤 동작에 현대적 표현기법이 구사되거나, 예술성이 높은 다매체적 춤을 응용한 작품, 한국적 전통이나 주술 등을 소재로 하고 여기에 다채로운 기교와 무대기법이 가미된 완성도 높은 작품이 평가의 주요 사항으로 작용한 것으로 여겨진다.
무용 분야 설문(가나다 순)에는 강인숙(진주경상대학교 민속무용학과 교수), 김경애(무용평론가, 월간 댄스포럼 발행인), 김예림(무용평론가), 문 영(국민대학교 공연예술학부 무용전공 교수), 문애령(무용평론가), 심정민(무용평론가, 한국춤평론가회 회장), 이종호(국제무용협회(CID-UNESCO) 한국본부 회장, 서울세계무용축제 예술감독), 이지현(무용평론가), 장광렬(무용평론가, 전 한국춤평론가회 회장), 장지원(무용평론가, 한국춤문화자료원 공동대표) 등이 참여했다.
20세기 한국예술의 고전이 될 전통예술 분야 1위는 사물놀이팀의 <사물놀이>(1978년)와 이상규의 대금협주곡 <대바람 소리>(1978년)가 공동으로 선정되었다. 경인교육대학교 음악교육과 김혜정 교수는 사물놀이팀의 <사물놀이>가“전통음악을 기반으로 한국적 정체성을 담보하여 만들어졌다는 점”,“만들어진 이후에도 끊임없이 재창조를 거듭함으로써 살아있는 전통임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한 작품에 머물지 않고 엄청난 파급력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20세기를 대표할 만하다”고 평가했다. 영남대학교 음악대학 박소현 교수는“기존의 풍물놀이에 비해 앉은반으로서 풍물가락을 실내 연주에 적합하게 재구성하여, 전통적이지만 새롭게 창안된 음악으로서 전통음악의 대중화 및 세계화에 일조”한 점에서 선정했다고 말했다. 숙명여자대학교 송혜진 교수는“실연자 중심의 가변적인 음악성을 바탕으로 초 전문화된 연주양식으로 탄생함으로써 과거 농악 전통의 새로운 출구를 열었다.”고 평가했다.
이상규의 대금협주곡 <대바람소리>(1978년)를 선정한 영남대학교 음악대학 박소현 교수는“정악 대금의 장중함과 산조 대금의 세련됨이 잘 표현된 대금 협주곡으로 (…) 음악 혹은 국악 평론가들로 하여금 시대의 걸작으로 꼽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또한 음악평론가 현경채는 “초연이후로 국악연주회 무대에서 자주 만나는 음악이고, 대표적인 대금 협주곡으로 아직까지 이 음악을 능가하는 대금 음악이 없다.”고 평가했다. 손태룡 한국음악문헌학회장은 창작국악이 대두된 시기의 특징을 잘 반영하고 있는 곡으로 평가했다.
20세기 한국예술의 고전이 될 전통예술 작품 공동 3위는 2개 작품 선정
한국예술의 고전이 될 전통예술 작품 공동 3위는 김영동의 <매굿>(1981년)과 황병기의 <침향무>(1974년)가 선정되었다. 국민대학교 교양대학 김희선 교수는 1970~80년대 국악의 대중화를 가장 앞에서 이끈 인물인 김영동의 <매굿>에 대해“음악적으로나 영적으로 한국국악의 정신을 국악관현악의 기법으로 잘 표현한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한국교원대학교 음악교육과 변미혜 교수는“기층문화의 상징인 굿 음악을 장수매 이야기로 풀어낸 작품”이라고 설명하면서“우리의 연주현태인 구음과 관현악의 조화로운 연출이 인상적이며 많은 대중으로부터 호평을 받은 작품으로, 20세기를 대표할 수 있는 국악곡으로 추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황병기의 <숲>(1963년)과 <침향무>(1974년)를 20세기 한국을 대표할 전통예술 분야로 지목했다. 그러나 대표작 한 작품으로 수렴되지 않았다. 손태룡 한국음악문헌학회장은 1950년대, 1960년대, 1970년대를 거쳐 온 창작 국악의 역사적 맥락에서 1960년대를 대표할 창작 국악곡으로 <숲>을 선정했다. 한편 국민대학교 교양대학 김희선 교수는 황병기의 작품에서 최초의 가야금 독주곡으로 <숲>도 중요한 의의를 지니지만“대중성과 인지도 연주빈도”에 중점을 두어 <침향무>를 선정한다고 밝혔다. <침향무>를 선정한 중앙대학교 명예교수 전인평은 “새로운 음악을 창작하기 위해 전통음악의 틀, 즉 조선시대의 틀을 벗어나려 했는데, 그 한 방법으로‘침향무’에서는 신라적인 예술세계에 복귀함으로써 조선조의 틀을 벗어나려고 했다”면서“법열의 세계로 승화된 신라미술의 특징을 표현했다”고 평가했다.
전통예술 분야의 설문 결과에서 20세기 한국을 대표할 작품은 주로 국악, 전통음악의 맥을 이으면서 새롭게 창작된 작품이 주로 선정되었다. 일부의 전문가들이 선정기준을 파급력, 대중성, 연주의 빈도, 20세기 시대상황에 걸 맞는 현대화 혹은 보편화 등으로 밝힌 바와 같이 20세기 전통 음악의 흐름에서 예술적 성과의 우수성만큼 대중들을 위해 얼마나 많이 연주되고 있는지의 여부도 중요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전통예술 분야 설문(가나다 순)에는 김혜정(경인교육대학교 음악교육과 교수), 김희선(국민대학교 교양대학 교수), 노재명(국악음반박물관 관장), 박소현(영남대학교 음악대학 교수), 변미혜(한국교원대학교 음악교육과 교수), 손태룡(한국음악문헌학회장), 송혜진(숙명여자대학교 교수), 전인평(중앙대학교 명예교수), 전지영(한국예술종합학교 한국예술학과 강사, 음악평론가), 현경채(영남대학교, 음악평론가) 등이 참여했다.
양정무 한국예술연구소장은 “이번 공연예술 분야의 설문에서 선정된 작품과 그 평가를 종합한 결과 서양의 예술이 수용되는 과정 속에서 전통의 계승과 복원, 전통의 현대화를 시도한 점이 20세기 한국예술을 대표할 작품 선정의 주요인으로 작용했다”며 “시대성을 반영하면서도 새로움을 모색하는 실험 정신이 20세기의 고전으로 평가받는 데 큰 부분을 차지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출처 : http://www.karts.ac.kr/cop/bbs/selectBoardArticle.do?bbsId=BBSMSTR_000000000013&nttNo=44667 ======================================================= 20세기 한국예술 고전 음악 1위, 윤이상 '예악' | ||||
기사등록 일시 [2015-12-07 18:50: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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