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두참구법 제 3강 / 화두참구는 간절히,성심성의껏,한결같이

[풍류인]

한국불교 조계종(선禪종)의 대표적 수행법인 화두수행법을 소개합니다. 우리가 주변에서 접할 수 있는 선(禪), 명상, 화두 등

불교 수행에 대해서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에서 글을 올려봅니다. 이 글은 경북 봉화에 있는 축서사라는

절에 계시는 무여 큰스님의 강의 자료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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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끌세상 벗어남은 보통일이 아니니

고삐 끝을 꼭 잡고 한바탕 일을 치루라

매서운 추위가 뼛속에 사무치지 않으면

어떻게 매화향기 코를 찌르랴”

이 게송은 황벽스님이라는 아주 유명한 선사가 읊으신 게송입니다.

‘티끌세상 벗어남은 ...’ 이란 말은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 어렵고 힘든 이 세계를 벗어나서 부처의 세계로 가는 길을 말합니다. 이 길은 보통 길이 아니니, 즉 황벽스님은 아주 대단한 분이라 (여기에서) ‘보통’이란 표현을 썼지만, 사실은 “특별하고 특별한 그런 일이다” 할 수가 있습니다.

“고삐 끝을 꼭 잡고 한바탕 일을 치루어라” 했습니다.
고삐란 즉 화두인데, “화두를 꼭 잡고 화두하고 한 바탕 일을 치루어라”, “씨름을 해서 타파를 해라”, 그런 뜻이 되겠습니다. “매서운 추위가 사무치지 않으면 어떻게 매화향기 코를 찌르랴.” 했습니다.

매화향기는 추운 겨울일수록 얼고 얼고 또 얼고 또 얼어야 그 향취가 진하게 난다는 거래요.

그래서 뼈를 깎고 살을 에는 그 공부는 “인생의 진정한 행복을 가져올 것이다” 즉, 무한한 보람과 긍지를 느끼실 수 있을 것이다 했습니다. 어쨌든 이 공부를 좀 어렵더라도 힘드시더라도, 여러분의 모든 것을 바치듯이 해서 공부에서 여러분의 긍지와 보람과 행복을 꼭 느끼시기 바랍니다.

오늘은 ‘화두참구 요령’에 대해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저번 시간에 화두 참구는 오직 의정을 일으켜야 된다고 했습니다. (화두참구에는) 의정이 생명입니다. 오직 오직 의정을 일으켜야한다는 생각을 늘 하셔야 한다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의정을 일으키려면 어떻게 참구를 해야 의정이 잘 일어나느냐?
(오늘 이 시간에는) 화두참구요령에 대해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화두가 잘 되십니까? 의정이 잘 안나시죠?”

아마 잘 되는 분도 있으시지만 대부분은 어렵다, 힘들다, 그런 생각을 하실 것입니다. 그러나 조금도 실망하거나 괴로워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이 길은 부처가 되는 길입니다. 부처님이란 아주 대단한 분입니다. 그런 대단한 분이 되려면 어떻게 쉽겠어요. 큰 꿈을 가지시고 큰 희망과 큰 서원을 세워서 부처를 향한 길을 당당하게 의젓하게 그렇게 가시기 바랍니다.

화두를 하다보면 아무 재미도 없어요. 그런가 하면 기분도 못 느끼고 밋밋하고 담담하고 딱딱하고 그래서 어떤 때는 짜증스럽기도 하고 괴롭기도 합니다. 그렇더라도 조금도 어렵다, 괴롭다, 힘들다 하는 생각을 안하시는게 좋습니다. 어떨 때는 속효심(速效心)을 내서 어서 ‘화두가 빨리 돼야지’, 어서 빨리 진의가 나서 ‘나도 깊은 체험을 해야지’ 아니면 더 나아가서 ‘나도 얼른 깨달아야지’ 하는 속효심을 낼 때가 있어요.

근기가 하열한(낮은) 분은 얼마간 하다가 안되면 ‘나는 근기가 하열한가’보다 ‘나는 인연이 없는가’ 보다 그런 생각을 하시면서 포기할 생각까지도 합니다. 절대 포기는 하시지 마시기 바랍니다. 화두를 포기하는 것은 자신을 포기하는 것과 같은 일입니다. 최상의 길을 걸으면서 포기하는 것은 ‘참으로 어리석은 일이다’ 그렇게 이야기 할 수 있겠습니다.

화두는 안 될수록, 괴롭거나 싫증이 날수록, 잘 되기를 바랄수록 그렇지 않으면 포기할 생각이 날수록, 더 마음은 담담하게 가져야 해요. 더 고요하고 더 안정시키고, 그러면서 화두는 더 지극하고 간절하게 더 정성껏 최선을 다하듯이 그렇게 애를 쓰시기 바랍니다.

화두뿐만 아니라 여러분들이 세속에 살아가면서 이런 일 저런 일로 괴롭고 어렵고 힘드시더라도 늘 화두 참구할 때 체험한 정신으로 살아가신다면 안되는 일이 사실은 좀 드물 거래요. 화두하는 분일수록 마음을 더 안정시키고, 더 차분하게 하고, 더 고요하게 해서요, ‘나도 깨칠 수 있다’ ‘나도 부처님같은 불성을 가지고 있다’ ‘나도 하면 된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돈독한 신심으로 화두를 하되 더 정성껏 한 번 한 번에 인생을 걸듯이 목숨을 바치듯이 해야합니다.

큰일수록 그렇게 하셔야겠지만 화두공부야말로 큰일 가운데 큰일입니다. 여러분의 모든 것을 바치듯이 한 번 한 번에 여러분을 던지듯이 그렇게 애써 보시기 바랍니다. 참선하는 사람은 화두가 있으면 살아있고요, 화두가 없으면 죽은 사람이다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그래서 옛 선사들은 선방에서 공양종이 울려서 공양하러가다가 화두가 없으면 공양하러가지 말라는 이야기를 해요. 화두 없는 사람은 공양할 자격이 없다는 거래요. 즉 밥값도 못하는 사람이다 합니다. 어떨 때는 한여름에 비가 억수같이 장대비가 쏟아질 때에도 화두가 놓쳐지지 않아야 하는 데, 그럴 때라도 화두가 없어지지 않아야 하는데 대체로 그럴 때는 화두가 없어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화두 없는 사람은 장대비를 다 맞고 꼼짝 말라는 거래요.

화두가 없는 사람은 비를 다 맞아도 괜찮다는 거래요. 그런가 하면 화두가 안되는 날, 다른 대중은 달콤한 잠에 빠졌을 때라도 화두 없는 사람은 잠도 자지 말라는 거래요. 그래서 오직 오직 화두에 전력을 투구해라. 그런 말씀을 하셨어요. 공부는 무슨 일보다, 어떤 것보다도 소중하고 꼭 해야 되고, 반드시 해야돼요. 그런 일이기 때문에 어떤 경우에라도 이 공부는 안 할 수 없다 그런 말씀을 하셨다는 거예요.

석가모니 부처님께서도 쉽게 깨치지 못했어요. 전생록을 보면 공부하시려고 애를 썼어요. 사바세계에 한 500번 가량 출현하셨다는 거예요. 인간으로 출현하는 그 오백생동안 늘 서원을 세우셨다는 거예요. 그 서원이 뭐냐? 그것이 그 유명한 오백대원(5백가지 큰 서원)이예요. 오백대원을 함축한 것이 바로 천수경에 나오는 여래 십대 발원문(부처님의 열가지 큰 서원)입니다. 그런 발원문을 세우고 꾸준히 노력하고 애를 써서 보통 사람이 하기 어려운, 고생 고생을 해서 드디어 깨치셨는 거래요.

그래서 우리 후학들인 여러분들은 부처님처럼 큰 공부를 하세요. 사소한 데 연연하지 마시고 참으로 보살심을 내고,대승적인 마음을 내서 공부 중의 공부인 큰 공부를 해서 어떤 분들보다도 참으로 공부 속에서 진정한 보람과 행복을 느끼시면서 사실 수 있습니다. 

그래서 화두가 안되는 분은, 자신에게 물어보세요. “네가 정말 화두할 생각이 있는가?” 이 공부는 즉 마음공부는 마음이 문제라, 어떤 마음으로 하느냐, 얼마나 발심하느냐, 참으로 발심하면 의외로 쉬워요. 바로 계합이 돼요. 그러나 발심 못한 분은 어렵고 어려울 수 있습니다.

화엄경에서 말씀하시기를 “마음은 여래를 만든다”, “일체 모든 것은 마음의 조작”이다. 그런가 하면 마음은 화가와 같아서 무슨 그림이라도 그릴 수가 있다. 그렇습니다. 마음은 화가와 같아요. 무슨 그림이라도 그릴 수가 있어요. 그래서 여래도, 부처님도 만들 수가 있는 것이 마음이래요. 그래서 일체 유심조(一切唯心造)다 그런 말씀을 했어요. 인간사(人間事)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렸어요.

화두도 “진의(眞疑)가 돈발하느냐?, 못하느냐?”, “깨치느냐? 못 깨치느냐?”는 참선하는 사람의 마음가짐과 자세와 성의에 달렸어요. 그래서 스님들이 “발심해라! 발심해라! 발심하지 못하면 이 공부하기는 어렵다”, 그런 말씀을 많이 합니다. 발심이란 뭐냐? 발보리심(發菩提心 )의 준말이예요. 보리(菩提)란 뭐냐? 바로 견성성불이래요. 성품을 보아서 부처가 되는 거래요.

즉 아뇩다라삼먁삼보리 즉 위 없는 고르고 바른 깨달음이 발심이래요. 깨달음을 꼭 성취하고야 말겠다는 꼭 성취하고 말겠다는 굳은 발심을 하고 그런 대단한 마음을 내는 것이 발심입니다. 그래서 이 공부할 사람은 참으로 발심을 해야됩니다. 그래서 큰 깨달음을 이루시고 부처가 돼서, 부처란 각자란 뜻인데 우주와 인간의 근본진리를 바로 깨치신 분, 가장 완벽한 완성된 인간이 바로 부처다 할 수 있습니다.

그런 부처가 돼서 열반을 성취하고 생사를 초탈하는 그런 대단한 견처(見處)가 바로 깨달음이래요.

그런 마음을 첫째, 아주 돈독하게 내라는 거래요. 이것은 보통사람은 이해하기가 어려운데 “생사를 초탈한다, 생사를 마음대로 한다”는 거래요. 이런 말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만 여러분도 할 수 있어요. 살고 싶으면 살고, 싫으면 죽는다는 거래요. 심지어 태어나는 것도 태어나고 싶으면 태어나고 태어나기 싫으면 안 태어난다는 거래요.

부처님이 그런 분이셨어요. 석가모니부처님이 사바세계 즉 2500년 전에 태어나실 때 그렇게 태어났어요. 태어나는 것도 맞춤형 탄생을 했어요. 내가 어떤 나라의 누구의 아들로 태어나야 가장 수행하기 좋고 중생제도가 하기 좋은가, 이런저런 다방면에서 가장 적당한 분을 택한 것이 가비라성의 정반왕이었습니다.

그렇게 태어날 수 있는 것이 바로 이 공부다, 그렇게 생사까지도 초탈하고 마음대로 자재할 수 있는 것이 바로 화두참선이다, 그래서 거기에서 느끼는 행복, 그 행복이야말로 바로 진정한 행복이라는 겁니다. 여러분이 세속에서 이런 저런 일을 하시면서 재미있는 일, 기분 좋은 일, 참 행복을 느끼실 겁니다. 그것도 행복이래요.

그러나 그런 행복 뒤에는 반드시 허망이 따라와요. 무상해요. 그러나 불가에서 느끼는 즉 진리, 수행에서 느끼는 그런 행복은 한 번만 느껴도 두고두고 잊지 못할 정도로 그런 영원한 안락을 맛볼 수 있습니다. 여러분도 “나도 하면된다, 나도 할 수 있다, 나도 부처가 될 수 있다, 나도 그런 영원한 행복을 맛볼 수 있다”, 그런 생각을 늘 하시면서 참선자는 이 일이 가장 큰 일이다라는 생각을 해야 해요. 가장 큰일이고요.

보통 사람은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큰 일이다” 라고 말해도 그렇게 크게 못 느낍니다. 그러나 참으로 “큰 일 중의 큰 일이 바로 수행이다, 즉 깨달음이다, 부처가 되는 길이다”, 그렇게 이야기를 할 수 있습니다. 혹 부처까지는 못되더라도 거기까지는 아주 어려워서, 힘들어서도 갈 수가 없더라도, 화두가 좀 돼서 동정일여(動靜一如)를 거쳐서 몽중(夢中_)의 일여(一如) 즉 꿈 속에서도 여여(如如, 한결같은)한 상태는 꼭 체험을 해보시기 바랍니다.

흔히 화두가 된다, 수행이 된다, 하는 것은 화두에 진의가 나서 집중이 되는 것을 말합니다. 그러면 가마솥에 물 끓듯이 일어나는 평소의 온갖 번뇌 망상, 일체 잡스러운 생각이 다 사라져요. 그러면 마음이 아주 고요해져요. 지극히 평화스러워요. 그러한 단계를 조금 더 들어가면 더욱 그런 것을 많이 느껴요. 아주 맑고 몸이 가벼워지고요. 기분이 좋아져요.

심지어 정진하면서 자기 몸뚱아리가 있는 지 없는 지, 시간이 몇 시간이 지났는지, 정진하는 곳이 축서사인지, 여러분의 아파트인 줄 모를 정도로 시공(時空)까지 초월해요. 즉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그런 경지가 옵니다. 그런 상태가 되면 진정한 선정에 들어갑니다. 그렇게 선정에서도 조금 더 나아가면 꿈 속에서도 여여한 상태가 되요. 그러면 말로 글로 표현할 수 가 없는 아주 오묘한 기분을 느껴요.

그런 기분의 극치가 극락(極樂)이다 라고 할 수가 있는데, 그 기분은 기쁘다고 할 수도 있고, 즐겁다고 할 수도 있는 흔히 희열이다, 법락(法樂)이다, 법열(法悅)이다, 법희(法喜)다 이렇게 여러 가지 표현을 하는 데 어쨌든 아주 오묘한 그런 기분을 느껴요.

그런 정도가 되면 웬만하면 어디가 아프다, 힘들다, 그런 것이 없이 다 나아버려요.

수행을 잘 하면 건강해지고 병도 낫는 그런 단계에 이릅니다. 병이 낫는 것은 물론이고 자기를 좀 억제하기 어려울 정도의 기분을 느끼기도 합니다. 그런 정도가 되면 평시에 돈, 돈 하시던 분도 돈에 관해 덤덤해지고, 별 것 아니게 느껴지고요, 아! 내가 저걸 그렇게 좋아했던가? 하는 그런 느낌을 느낄 수가 있어요.

옛날 중국에 방거사(방온)라고 하는 분이 계셨어요. 그 분은 아주 대단한 분이래요. 거사이면서 견성을 했어요. 깨쳤어요. 그 분은 본인만 깨쳤느냐? 부인과 두 남매까지 다 깨쳤어요. 사자굴 속에 사자아닌 짐승이 없다 하는 말처럼 온 식구 전체가 도인(道人)이었어요. 아주 부자였는데, 재산이 신경이 쓰이는 거래요. 그래서 재산을 큰 배에 싣고 중국의 동정호라고 아주 유명한 호수가 있어요. 그 호수에 가져다 쳐 넣어버렸다는 거예요. 그러고는 유유자적하게 살았다는 데, 그런 분이 이해가 될 정도래요.

그런가하면 하늘을 찌를 듯하던 명예나, 하늘을 나는 새도 떨어뜨릴 것 같은 그런 권세도 부럽지 않고 오직 이것뿐이다, 이 이상이 없다, 안할 수 없다, 그런 정도만 되도 그렇게 느껴집니다. 그 정도만 되어도 “아~ 윤회가 분명하구나, 금생뿐만 아니라 내생이 확실하게 있다”, 그런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래서 법당에 오면 눈물이 줄줄 흘러서 부처님께 고맙고 감사한 그런 느낌까지도 듭니다. 깨침까지는 안가더라도 그런 정도만 돼도 그런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어쨌든 참선자는 “이 일이 가장 큰 일이다” 라고 생각하고, 인생의 가장 중요한 일은 “오직 이 일 뿐이다”라는 그런 생각을 해야 합니다.

그래서 이것만은 반드시 해결하고야 말겠다는 확고부동한 마음을 내는 것이 바로 발심이래요. 그래서 발심해라! 발심해라 하는 겁니다. 참으로 발심을 해야 진정한 공부길로 들어갈 수가 쉽습니다.

그래서 고인(古人)은 말씀하시기를 “마음 깨닫는 데는 발심보다 우선하는 것이 없다” 그런 말씀을 하셨고, 어떤 선사는 “화두 안 되는 것을 한탄 말고 발심 못한 것을 부끄러워해라” 하신 그런 말씀도 있습니다. 그리고 “발심 있는 곳에 화두 있고, 화두 있는 곳에 발심있다”, 즉 화두하려면 발심을 해야 한다는 거래요.

흔히 화두가 안 된다, 공부가 안된다고 아우성처럼 이야기하는 분이 있어요. 그런 분은 어떤 분이냐? 발심이 안 된 상태에서 남이 좋다고 하니까, 주변에서 하라고 하니까, 그렇게 하니까 안 되는 그런 분이 흔히 있습니다. 진정한 발심자는 화두가 안 되는 것을 조금도 의심할 필요 없어요. 시간문제래요. 깨치지 못할까 걱정할 것 없고, 생사문제, 삶과 죽음의 문제까지 조금도 두려워할 것이 없습니다. 발심은 참으로 깨침으로 가는 가장 확실하고 가장 분명한 그런 것이 바로 발심이다 할 수가 있습니다.

신라 때 회통이라는 큰 스님이 계셨어요. 그분의 별명은 왕화상이래요. 왜 왕화상이라 했느냐? 정수리에 임금 왕(王)자 흉터가 있어요. 한참 정진하고 있었는데, 인도에서 중국으로 온 선무예화상이라는 분이 계셨는데, 아주 대 선지식이래요. 그래서 중국에 와서 법을 편다고 해서 신라까지 소문이 자자하게 났어요. 선무예화상은 옳거니 내가 가서 그 선지식한테서 공부를 해야겠다는 대단한 결심을 하고 불원천리하고 중국으로 갑니다.

물어 물어 선무예 화상계시는 곳에 가는거래요. 가서 큰스님을 뵙자마자 “화상님, 법을 구하러 왔으니 제자로 삼아주십시오.”하면서 간청했는 거래요. 그런데 큰 스님이 한마디로 거절을 하시는 거래요. 안 된다. 돌아가거라. 그 다음 날도 간청을 했는 거래요. 그 다음날도 안된다고 하는 거래요. 사흘나흘을 간청을 해도 계속해서 안 받아주는 거래요. 그래서 큰스님이 뭐라고 하든 시봉을 하는 거래요. 몸종처럼 그림자처럼 매일 정성껏 시봉을 했는 거래요.

그러면서 매일 화상에게 “화상이여~ 도를 구하러 왔습니다. 도를 가르쳐 주십시오” 라고 간청을 해도 매일 거절을 하는 거예요. 무려 삼년간이나 간청을 해도 거절을 하는 거래요. 만 삼년이 되는 날, 그 때만 해도 난방시설이 안되는 때라, 화롯불로 방안의 온기를 조절하는데 화로에 시뻘건 숯불을 담아서 들어가면서 생각을 하니까, 삼년간 계속 간청을 해도 거절하니까, 도를 구하는 그 마음이 뼈에 사무치고 사무친 거래요.

화로를 가지고 들어가다가 화로에 자기 자신을 태우고 싶은 거예요. 문득 머리에 이고 싶은 생각이 들더라는 거래요. 그 화로가 밑이 시뻘겋게 달아있는 것을 머리에 인거래요. 머리에 화로가 닿자마자 지직 하면서 살타는 냄새가 나는 거래요. 그래서 선무예화상이 문을 열어보니까 화로를 이고 있거든요. 얼른 나와서 화로를 밀어버린 거래요. 화로가 저만치 떨어지면서 쨍그랑하고 나는 소리에 회통스님이 견성하셨다고 합니다. 깨친 거래요. 화로 밑에 임금왕자가 새겨져 있었는데 그것이 머리에 타서 정수리에 임금 왕자가 새겨져서 그래서 왕화상이라 불렀다는 일화가 있습니다.

참으로 대단한 선사할 수가 있겠습니다. 삼년간이나 매일 간청을 했다는 거래요. 매일 간청을 해도 한 번도 허락을 안했다는 거예요. 요즘 보통사람 같으면 한 두 번 거절을 하면 바로 그날로 갈 거래요. 회통선사도 선무예 화상도 대단했습니다. 그렇게 간청할 정도로 법은 대단하다는 거래요.

그래서 옛 어른들은 법을 위해서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치고 희생했어요. 그런 것이 바로 수행입니다. 그렇게 해도 조금도 아까울 것이 없는 것이 바로 도다 그렇게 이야기를 합니다. 어쨌든 발심은 그렇게 대단하게 해야 된다, 그런 발심이야 말로 진발심(眞發心)이다 그렇게 이야기 합니다. 그렇게 참으로 발심한 분은 부처님 경계에 즉 근본 당처에 바로 계합을 해요. 그래서 여러분께서도 참으로 발심을 하시기 바랍니다.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한 것이 발심이다 할 수가 있습니다.

그러면 화두참구를 어떻게 해야 하는가? 어떻게 해야 진의가 돌발하는가?

화두참구의 아주 기본적인 요령은 화두를 간절하게 들어야 하고, 성심성의껏 들어야 하고, 끊이지 않게 드는 것 세가지입니다.

첫째 간절하게 든다.

즉, 간절하게 의정을 일으킨다는 거예요. 옛 선사는 화두참구는 간절 절자 한 자면 족하다 그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화두참구는 여러 말이 필요치 않다는 거래요. 간절하게만 들면 된다는 거래요. 다른 말이 필요치 않다는 겁니다. 그런가 하면 참선하는 데는 간절함 오직 한마디가 요긴하다는 거래요. 즉 화두는 간절하게 풀어야 해요,. 여러 말이 필요치 않아요. 한 자만 족해요. 그래서 간절하게만 든다면 된다는 거예요. 그래서 간절하게만 들면 됩니다.

그래서 “눈물이 날 정도로 간절하게 들으라” 그렇게 이야기를 합니다. 그래서 어떤 선사는 늘 “간절 절자를 이마에 써 붙이고 해라” 그런 말씀을 하신 분들도 있어요. 그러면 간절하게 든다는 것은 무엇이냐? 아주 성심성의껏 들면 된다는 거예요. 절실한 것은 무엇이냐? 안할 수 없는 것처럼 꼭 필요한 것처럼 그렇게 정성을 다해서 드는 것을 말합니다.

그래서 옛 어른들은 “며칠 굶은 사람이 밥을 생각하듯이 하고, 심하게 목마른 사람이 물 생각하듯이 하라” 했습니다. 그런가하면 “노파가 전쟁 나간 아들 생각하듯이 해라” 그렇게 비유를 하셨어요. 며칠 굶은 생각이 밥 생각하듯이, 며칠 굶어보세요. 앉으나 서나 가나 오나 오직 밥 생각을 뿐 일 거예요. 그렇게 화두를 생각하라는 거래요.

그리고 심하게 목마른 사람이 물 생각하듯이, 물은 안마시면 죽는 길이라, 저 고비사막 같은 곳을 가다가 물이 떨어졌다고 봅시다. 얼마다 목이 타겠어요. 물은 생명이래요. 그렇게 물이 떨어졌을 때 물 생각하듯이 오직 물, 물, 물 생각하듯이 그렇게 화두참구를 하라는 거래요. 칠 십 먹은 노파가 아들을 늦게 하나 두었는데, 둘이 사는데, 그 아들이 전쟁터에 나간 거래요. 그러니 그 노파가 얼마나 아들이 보고 싶겠어요. 대문만 삐걱해도, 아무게야~ 할겁니다. 해만 떨어져도 오늘은 안오는구나 하고 늘 눈물로 지새울 거래요. 그런 노파가 아들 생각하듯이 오직 화두만 생각하라는 거래요.

사실 여러분께서는 그렇게 하시기 좀 어려울 거래요. 그러나 할 때는 늘 그렇게는 못하시더라도 할 때는 화끈하게 폭 빠지게 그렇게 하시기 바랍니다. 그렇게 간절하게 하다가요, 어느 날 문득, 간절하게 화두를 안들었는데도 화두가 간절할 때가 있어요. 그럴 때 화두의 힘을 얻어요. 진짜 의심이 일어나는 겁니다. 그러면 놓을래야 놓을 수가 없고 버릴래야 버릴 수가 없고, 늘 소소영영하게 현전합니다. 늘 전면에 나타나요.

이럴 때 한층 더 용맹심을 내서 더 간절하게 힘차게 들어가야 합니다. 그러면 참으로 성성하고 적적한 그런 잘되는 상태가 벌어집니다. 의심이 간절하지만 남들이 보기에는 꺼벙하고 쑥맥 같고 답답한 사람처럼 보일수가 있어요. 그러나 자신에게는 하늘을 꿰뚫을 것 같은 자신감이 충만합니다.

화두가 아주 간절할 때는 시시로 견처가 변할 때가 있어요. 그것마다 진취가 있을 때가 있습니다. 이렇게 화두가 간절하게 들리면, 선악의 경지, 좋다, 나쁘다, 그런 경계나 망상이 다 떠나게 되요. 해태나 방일도 없고요 그런가 하면 무기(無記)에도 떨어지지 않고요. 무기란 화두 없이 멍청하게 앉아있는 것을 말합니다. 어떤 마(魔)에도 떨어지지 않고요, 마가 들어올 틈도 없어요. 분별심도 나지 않아서 외도(外道)에도 떨어지지가 않습니다. 이렇게 간절히 하면 어찌 공부에 상응하지 않을까? 조금도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도인의 경계, 즉 깨달음의 경계에 이르지 못할까? 근심할 필요도 없고요, 생사를 초탈하지 못할까? 걱정할 것도 없습니다. 참선자는 화두를 생명으로 삼고, 하루에 공부를 다 해 마칠 것처럼 오직 간절, 간절하게 참구하라고 합니다. 공부는 느슨해서는 안되요, 때로는 조이듯이, 밀어붙이듯이 그렇게 할 때는 해야 됩니다.

그렇게 화두가 간절하게 되면 활구참구가 되요. 참으로 정진이 잘되는 그야말로 성성하고 아주 적적한 공부가 됩니다. 그렇지 못하면 사구참구가 되요. 즉 활발발하지 못한 즉 미적지근한 공부답지도 않는 그런 화두가 됩니다. 화두가 간절하지 못하면 그것은 화두 참구가 아닙니다, 화두의 간절함을 모르면 공부인이 아니다. 즉 간절해야 참으로 화두참구라 할 수 있고, ‘공부인이다’ 그렇게도 말씀할 수 가 있습니다.

화두는 둘째는 열심히 하고 성심성의껏 해야 돼요. 옛 어른 말씀에 화두참구는 열심히 하는 이상의 길이 없다는 그런 말씀을 하신 분이 있어요. 어쨌든 열심히 하라는 거래요. 열심히 하고 최선을 다해서 자기 능력이상으로 애쓰고 노력하는 데 큰 뜻이 있어요.

그래서 부처님께서는 도를 구하고자 하는 사람은 모름지기 정성을 다해라, 정성이 감응하면 도를 얻는다 했습니다.  또 말씀하시기를 지극한 마음으로 해라! 지극한 마음으로 하면 능히 구하는 바를 얻을 것이다 그렇게도 말씀하셨어요.

즉 도를 구하고 마음을 닦는 데는 지극한 정성과 지극한 마음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그런 말씀입니다. 그래서 출요경이라는 경전에 보면 비록 백 년동안 살아도 부지런히 노력하지 않으면 하룻 동안 부지런히 마음 닦는 것만 못하다 라는 말씀을 하셨어요. 유교경에는 한 방울의 물이라도 계속 떨어지면 돌을 뚫을 수 있다 라는 말씀을 했습니다.

모두 근면과 성실을 강조하는 말씀이다 할 수 있습니다. 이 공부야 말로 아주 부지런해야 한다는 거래요. 아주 성실해야 돼구요. 세상의 보통일도 어떤 열성으로 하느냐?에 따라서 성공이나 실패냐 가늠하기도 하지만, 마음 공부야 말로 얼마나 정성껏 하느냐에 따라서 의외로 쉽게 될 수도 있고 아주 어렵게 될 수도 있습니다. 화두가 안되서 입버릇처럼 화두가 안되서 어렵다 힘들다 하는 분들 중에서 화두가 될 만큼 하지도 않고 안 된다고 이야기하는 그런 분이 많아요.

그래서 옛 어른은 화두참구를 밥 짓는 데 비유하기도 했어요. 밥을 지으려면 솥에 물을 적당히 붓고 쌀을 넣고 불만 푹 때면 아주 고실고실한 맛 좋은 밥이 될 텐데 어떤 분은 밥을 짓는다 하면서 솥에 불길이 닿을까 말까 할 정도로 미적지근하게 제대로 넣지 않는 그런 분이 있어요. 그렇게 해서는 아무리해도 밥이 안됩니다. 그런가하면 불은 많이 때는데, 화끈하게 불을 푹 끓은 정도로 넣지 않는 분이 있어요. 그렇게 하니까 이층 삼층밥이 되고 죽처럼 되는 거래요.

쇠를 달구려고 하면 용광로에 넣고 온도만 올리면 그냥 바로 쇠가 녹습니다. 그런데 어떤 분은 쇠를 녹이려고 하면서 숯불로 쇠를 녹이려는 분이 있어요. 숯은 아무리 피워도 쇠를 달굴 수는 있어도 녹일 수는 없어요. 그렇듯이 이 공부도 쌀을 앉혀서 불을 충분히 짚히면 자연히 밥이 되듯이, 그런가하면 쇠를 용광로에 넣으면 저절로 녹듯이, 화두가 될만큼 열심히 하고 충분히 해야 돼요.

 그렇게 안하고 화두가 안 된다는 안들린다 그렇게 이야기하는 분이 거의 태반이래요. 여러분 자신을 잘 점검해보시기 바랍니다. 밥이 될 만큼 충분히 불을 지피지 못하듯이 숯불로 쇠를 달구듯이 공부를 몇 년을 하고 몇 십 년을 해도 공부가 안 되는 그런 분이 있습니다. 그래서 아주 괴로워하는 그런 분도 있어요.

옛날에 중국에 어떤 오십이 조금 넘은 그런 스님이 계셨던가 봐요. 그 분은 한 삼십 년간을 이 절 저 절 다니면서 참선한답시고 한 안거, 두 안거 안거를 보내셨나 봐요. 한 삼십년을 해도 진정한 의정은 못 일으켰는 거래요. 그래서 아, 나는 금생에 인연이 없는 가보다, 죽자, 그래서 다시 태어나 좋은 몸을 받아서 공부를 하자, 그런 생각을 하고 죽을 결심을 한 거예요. 그래서 주변을 다 정리하고 조그마한 바랑에 아주 기본적인 것을 몇 가지 넣고요 길을 떠났습니다.

그리고 양자강의 위수라는 강이 있는 데, 거기서 죽자고 결심을 했어요. 위수 나루터에 도착하니까 눈물이 비오듯하는 거래요. 결심은 했겠다, 배가 오기에 탔는데, 어떻게 탔는지 모를 정도로 그냥 탔는데, 타고 가는 데 앞이 캄캄한 거래요. 그냥 울고 울었는 거래요. 결심은 했겠다, 절로 돌아갈 수도 없는 데 강 중간쯤에 배가 당도하는 것을 보고 후다닥 뛰어들려고 하는 데 누군가 뒷덜미를 확 잡으면서 낚아채더래요.

뱃사공이 말하기를 중님이 죽을려면 산속에서 죽을 것인지 왜 여기와서 죽으려고 하느냐? 며 나무라는 거래요. 그렇잖아도 부끄럽고 괴로운데, 왜 하필이면 남 돈벌이하는 데 와서 죽으려고 하느냐?

그러면서 보아하니 공부하다가 공부가 안되는 중놈 같은데 당신이 공부한다고 말만 했지 얼마나 해봤느냐? 참으로 애써봐라! 해보고 안 되거든 죽던지 하던지 삼십년간 뭐했느냐며 호통을 치더래요. 그러니 수치심과 분심으로 앞이 완전히 캄캄하고 전혀 앞이 안보이더래요. 그러면서 앉으면서 큰 결심을 하는 거래요.

내가 깨치면 깨쳤지 깨칠 때까지 안 일어 나겠다 하는 대단한 결심을 하고 앉아서 죽자살자 화두를 들었대요. 삼십년간 안 되던 화두가 불과 십 여분만에 진의가 들어서 몇 시간만에 선정에 들어 버린 거래요. 사흘 만에 깨쳤는 거래요. 깨치고 나니까 그냥 좋은 거래요. 춤을 덩실덩실 추니까, 이 사공이 이 중님아 그렇게 평생 미적지근하게 하니 밥값이나 했느냐? 내가 일하는 곳에서 시봉이나 해라 하면서 호통을 쳤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참으로 안했기 때문에 안되는 거래요. 이 공부는 어떤 마음으로 하느냐 얼마나 애쓰느냐에 따라 삼십 년간 안 되던 공부도 불과 사흘 만에 깨칠 수도 있는 것이 ‘이 공부다’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께서는 세속의 여러 가지 어렵고 힘들고 취약한 환경에서 하려면 더 어렵고 더 괴로울 거래요.

그러나 참으로 마음을 낼 때, 휴가철이라던지 절에 와서 며칠간, 아니면 한두달 공부하는 그런 기간동안은 정말로 몰록 빠지게, 오직 그 뿐이듯이 그렇게 애써보시기 바랍니다. 화두참구를 말할 때는 죽음 빗댄 표현을 합니다. 죽을 각오로 한다, 죽음을 무릅쓰고 한다, 죽음까지도 두려워 하지않고 참으로 애쓰고 노력한다는 말입니다.

그렇게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고 참으로 애쓰는 참선자에게는 이외로 쉽게 되는 것이 또 ‘선’ 이래요. 그래서 어떤 도인 말씀에 이 일은 참으로 죽음을 무릅쓰고 애쓰는 분에게는 여반장이요, 손바닥 뒤집는 것과 같다는 거래요. 세상에 쉬운 일이 손바닥 뒤집는 일이예요. 그런가 하면 세수하면서 코 만지는 일보다 쉽다는 거래요. 세수하다보면 자연히 손이 코에 닿습니다. 그렇게 쉽다는 거래요. 형식적으로 한다던가 흉내만 내듯이 그렇게 하면 어렵고 어려울 수 있지만 참 애쓰면 의외로 쉬운 것이 마음공부다 그런 생각을 하시면서 진정으로 발심을 해서 참으로 성의껏 애쓰시기 바랍니다.

셋째는 한결같이, 끊임없이, 간단이 없이 해라. 즉 화두참구는 물 흐르듯이 쉼이 없이 꾸준하게 지어가야 합니다. 언제 어디서나 무엇을 하던지 한 순간도 놓치지 말라 합니다. 화두 할 때는 좀 그렇게 하시기 바랍니다. 그래서 참선자는 화두로 가고 화두로 오고 화두로 먹고 화두로 일하고 아침에서 밤까지 시끄러운 곳에서나 고요한 곳에서나 틈이 없이 해야 하고 자거나 깨거나 한결같아야 됩니다.

슬플 때나 기쁠 때나 괴로울 때나 언제라도 들지 않아도 저절로 들리도록 해야 합니다. 그래서 화두 참구는 조금도 쉼이 없고 간단이 없어야 해요. 쉼이 있고 간단이 있으면 그것은 화두공부가 아니래요, 공부는 잠시라도 중단해서는 안 됩니다. 중단했다 하면 그것은 공부가 아니래요. 도는 잠깐도 여읠 수가 없습니다. 여의었다면 도가 아니래요. 만일 털끝만큼이라도 틈이 생기면 그 틈으로 마의 경계가 스며들 것입니다. 한 순간도 놓치지 않고 꾸준하게 아주 여여하게 간단없이 들어가는 것이 바로 향상하는 기이고 잘되게 하는 길입니다.

그래서 흔히 화두참구는 닭이 알을 품듯이 해라 그렇게 말합니다. 닭은 항상 더운 기운이 있도록 알을 품습니다. 그것은 화두끼가 없어지지 않도록 하라는 것입니다. 닭이 한 여름 같을 때도 알을 품습니다. 한 여름에 닭은 더위를 많이 탄다는 거래요. 한여름에 알을 품은 닭을 보면, 입을 떡 벌리고 숨을 할딱 거리고 막 숨이 넘어갈 듯하고 숨을 몰아쉬면서도 둥지를 떠나지 않아요. 왜 둥지를 떠나지 않느냐?

둥지를 떠나면 계란이 식기 때문에요.  배가 되게 고프다던가, 물이 아주 마시고 싶고 목이 아주 탈 대 그럴 대 잠깐 내려왔다가 얼른 먹이를 먹거나 물을 마시곤 올라간다는 거래요. 그래야 계란이 식지 않고 36도나 38도를 유지해서 계란이 병아리가 되요.

그렇듯이 늘 화두끼가 없어지지 않도록 해야 해요.

늘 화두가 없어지 않도록요. (화두가) 없어지면 챙기고 약하면 챙기고, 번뇌망상이 들어오면 챙기고, 몽롱해지면 챙기고 늘 화두가 없어지지 않도록 해야 해요. 그렇게 없어지지 않도록 꾸준히 하다가 보면 닭이 병아리를 까듯이 참으로 화두를 타파할 날이 있습니다. 어쨌든 화두는 참선자에게는 생명과 같애요. 화두는 놓치면 송장과 같다고 그렇게 말합니다. 절대 놓치지 않아서 빈틈이 없도록 해야 합니다. 언제 어디서나 화두로 목숨을 삼고 오직 한 길, 귀결처를 찾아가야 됩니다.

그래서 화두하시는 분은 좀 고집스러워야 해요. 막 끈질겨야 돼요. 한 번해서 안되면 열 번하고 열 번해서 안되면 백 번 천 번하고 백번 천번 해서 안되면 만번 심만번 하라는 거래요. 될 때까지 아주 끈질기게 아주 고집스럽게 하라고 합니다.

그래서 옛날에 사하촌의 사람들의 이야기가 독하다, 독하다 참선하는 중님보다 독할소냐, 그런 말들을 했다고 그래요. 아주 힘들게 고집스럽게 목숨까지도 생각하지 않을 정도로 그렇게 애쓰니까 그런 이야기를 들었을 겁니다. 그래서 선을 지극하게 대단하게 하는 분은 돌아가실 때, 숨이 딸깍 그치는 순간까지 화두가 없어지지 않아요.

1960년대 돌아가신 유명한 효봉스님은 의식이 없는 데도, 무(無)라~ 무(無)라~했다 해서 당시의 세속의 신문에도 화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그렇게 하니까, 그렇게 마지막까지 숨이 탈깍 넘어갈 때까지 애쓰니까 좌탈입망 가실 때도 앉아서 가시기도 하고 생사까지도 마음대로 하는 그런 거룩한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끈질기고 고집스럽게 하되 집착은 말아야 해요. 이것은 여러분은 잘 기억하셔야 합니다. 집착은 번뇌를 일으켜요. 그래서 참선의 병을 일으키고 마장이 옵니다. 그것은 수행에 절대 금물이래요. 즉 화두 할 생각은 지극한데, 간절한데 즉 애는 쓰되, 애쓴다는 생각 없이, 먹은 마음없이, 머무는 마음 없이 애쓰라는 거예요. 그것이 아주 중요합니다. 의심을 짓는다는 생각이 없이 오직 의심을 지어가라는 겁니다. 그래야 참으로 진정한 의심이 되는 겁니다.

화두참구요령은 이상과 같이 간절하게, 아주 성심성의껏, 한결같이 조금도 끊임이 없이, 빈틈이 없도록 그렇게 지어가는 것이 화두참구 요령입니다. 그래서 화두참구는 절실해서 지극하게 아주 정성껏 해야해요. 화두는 절실하고 지극하게 못하면 진의가 일어나기 어렵습니다.

참선자는 화두 뿐만아니라 여러분의 일상생활에서도요, 지난시간에도 선적인 생활을 하시라 말씀을 드렸는데 그런 선적인 생활, 집중하는 그런 생활에서도요, 오늘 말씀드린 간절하게 성심성의껏하는 그런 습을 꼭 들이시길 바랍니다. 그래서 여러분이 가정에서나 직장에서나 늘 하는 일에도 간절하게 성심성의껏 하고, 늘 집중하는 그런 습을 들이시기 바랍니다.

그렇게 하면 무슨 일이든지 잘될 수밖에 없을 것이래요. 그래서 생산성은 오를 테고 수입은 자동적으로 많아질 것입니다. 그것이 성공의 비결이다, 출세의 길이다, 그렇게 이야기를 할 수 있습니다. 평범한 사소한 일에도 그런 마음으로 늘 하시는 그런 습을 들이시길 바랍니다.

예를 들면 라면을 하나 끓인다 할 때도, 그냥 보통 라면을 끓일 때는 일부로 좀 딱딱하게도 끓이지만 대충 끓여서 먹을려면 먹고 말라면 식으로 휙 집어던지듯이 그렇게 끊여서는 안돼요. 아주 정성껏 사랑이 듬뿍 들 정도로 지극하게 간절한 마음으로 성심성의껏 끓이는 거래요. 그래서 남편이나 아들이나 식구가 그것을 먹고 라면 전부가 살이 되고 피가 되도록 하는 그런 습이 자연스럽게 좀 푹 배시도록 하십시오.

조그마한 일이라도 정성껏 하면 공덕이 쌓입니다. 꼭 대단한 일, 큰 일만 해서 공덕이 쌓이는 것이 아닙니다. 조그마한 것이라도 아주 성의껏하면 그것이 아주 큰 공덕이 될 수 있습니다. 어쨌든 그런 습이 꽉 배서요, 무슨 일이든지 할 때는 정성껏 간절하게 해서 원만한 성취가 되도록 하시기 바랍니다.

참선을 조금 며칠만 하면, 어떤 분은 별로 안했는데, 앉는 것만 잔뜩 주장해서요, 집에 가면 손도 까딱하지 않으려는 분이 있어요. 거의 움직이지도 않고요. 그래서 집안 사람들에게 빈축을 사고 안좋은 분들이 있어요. 절대 그래서는 안 됩니다. 선은 좌선 뿐만 아니라 행선도 있습니다. 움직이면서 이런 저런 일을 하면서도 선을 해야 합니다. 집안의 할 일을 해가면서 하세요. 수행자는 게으르다, 방일하다 그런 말을 안들어야 합니다.

공부하다보면 화두가 잘 되서 진의가 나고 큰 법열을 느끼고, 자기가 스스로 생각해도 공부가 아주 잘 된다, 대단하다 그런 생각이 들면 목이나 어깨에 힘을 주는 분이 있어요. 어디가면 큰 소리치고 자기가 대단한 것처럼 그렇게 기고만장하는 그런 분도 있습니다. 화두가 될수록, 수행이 될수록 절대 그런 마음을 가지면 안 됩니다. 자기를 더욱 낮추고 겸손하셔야 돼요. 그래서 남을 공경하는 마음을 늘 가지셔야 해요. 도가 높을수록 자기를 더 낮추고 점점 비워야 해요. 그래야 참으로 큰 것을 얻을 수가 있습니다.

옛날에 어떤 스님은 참 하심을 잘하시는 분이라, 늘 겸허하고 양보하는 분이래요. 항시 머리가 땅에 닿을락 말락 할 정도로 숙이고 다녔대요. 그렇게 얼마를 다니다보니까, 자기가 수미산 꼭대기에 올라가 있더라는 거래요. 즉 이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분이 되어있더라는 말이 있습니다. 여러분은 경전을 많이 들으시는 분은 법화경에 상불경보살에 대한 이야기를 아실 거래요.

이 상불경보살님은 남을 그렇게 공경하는 분이래요. 남을 공경하다보니까 정작 자기가 공부할 사이가 없었던 거래요. 그분은 보통 공경하는 것이 아니라 아주 공손하게 섬기되 부처님처럼 섬겼는 거래요. 이 사람도 부처님 저 사람도 부처님, 상불경보살이 볼 대는 어떤 분도 다 부처님이라, 모두 부처님처럼 섬기고, 위하고, 정성을 바쳤는 거래요. 그러니가가 마음이 비워지고, 비워지고 또 비워지고 또 비워져서요, 아라한과를 증득한 거래요. 즉 공부를 안해도 공부한 이상으로 그런 대단한 견처를 보신 그런 분도 있습니다.

수행자는 마음 공부하는 분을 세속에서 너무 그렇게 하면 돈을 못 법니다 라는 그런 분도 있을 줄 모르겠는데 절대 그런 생각을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그렇게 사는 분은 돈을 벌어도 큰 돈 벌고, 유명해져도 아주 크게 유명해질 수 있습니다.

공자님도 늘 구부정한 그런 모습이었답니다.

공자님은 늘 그렇게 자세를 항시 굽혀서 즉 하심하고 겸허하고 양보하는 그런 모습이었답니다. 그런가하면 말씀도 공자님보다 말씀을 잘하시는 분이 있나 할 정도의 그럼 분이었는데, 정작 말씀은 아꼈다는 거래요. 말씀을 잘 안 하셨다는 거예요. 제자들이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고는 마지막에 선생님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하고 물으면 결론적으로 간단하게 대답하고 말았다는 거예요. 그런 존경스러운 모습이 공자님을 믿고 의지하고 따를 수 있었다는 그런 이야기도 있습니다.

여러분께서도 수미산 꼭대기에 오른 사람처럼, 상불경보살처럼 공부가 잘 될수록 공부의 깊은 체험을 할 수록 점점 자기를 낮추고 비워서 깊은 경계를 체험하시기 바랍니다.

오늘 저녁도 용맹정진을 하실텐데 여기서 용맹정진한 그런 기분 그런 정신으로 여러분 댁에 가서도 정진하실 때는 그렇게 하시기 바랍니다.

행주좌와 어묵동정 일체처 일체시에
간절하게 성심성의껏 한결같이 의정을 일으켜서
순간인들 화두를 떠날 손가
알겠는가,
참선자들이여.
해는 동쪽에서 뜨고 서쪽으로 지는 구나

성불하십시오.

[출처] 화두참구법 제3강-화두참구는 간절히,성심성의껏,한결같이(2007년 3월 법문) (무여스님과 함께하는 화두공부) |작성자 서암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