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피파카타르월드컵은 아르헨티나의 우승으로 한 달간의 대장정이 끝났다. 아르헨티나는 마라도나가 뛰었던 1986년에 우승하고 36년 만에 우승하게 되었으며 축구의 신이라 국민영웅 메시는 5번의 출전 만에 우승컵을 들어올려 축구의 모든 역사를 갈아치우고 GOAT(The greatest of all time)가 되었다. 국가 경제는 100%의 물가상승으로 경제파탄에 이르렀고 4년 간 이 월드컵을 위해 일하고 집을 팔아 월드컵을 보기 위해 개최국에 오는 국민이 7만 명이나 된다는 보도도 있다. 온 국민이 축구에 매달리고 오직 메시의 일거수일투족에 광란에 가까운 축구열품을 일으킨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결승전이 치러지는 스타디움을 아르헨티나 관중들로 가득 채웠으며 카타르가 아니라 아르헨티나 국가에서 월드컵을 하는 것과 같은 응원과 함성으로 경기가 진행되었다. 월드컵 개최국을 점령한 아르헨티나 국민들로 보였던 것이다.
월드컵은 4년마다 열리는 세계대전이다. 대륙의 대표격으로 출전한 32개국은 조별리그를 진행해서 2개 팀씩 16강에 진출하게 되었다. 이변의 연속이었으며 가장 첫 번째 이변은 사우디아라비아가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첫 경기에서 이긴 것이며, 두 번째는 죽음의 조라 할 수 있는 E조에서 일본은 전차부대 독일과 무적함대 스페인을 물리치고 조 선두로 올라갔다는 것이다. 세 번째는 개최국 카타르의 광속탈락이라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는 호주와 한국의 아시아권 국가의 선전과 미국의 경기향상이 눈에 띄게 상승했고 아프리카의 모로코 돌풍이 대륙을 뜨겁게 만들며 월드컵의 본격적인 토너먼트에 들어가게 되었다. 어부지리로 올라간 한국은 16강에서 브라질을 만나 4대 1이라는 점수로 탈락하게 되어 월드컵 열기가 순식간에 식어버리고 일본과 크로아티아의 경기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세계 축구에서 수비 중심으로 경기를 치루는 두 팀의 경기는 무승부로 끝나 결국 승부차기로 일본은 패했지만 선수들의 기량은 눈부시게 향상되어 아시아의 맹주로써 한국의 축구가 위태롭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한국대표팀은 청와대 만찬에 해단식까지 마치고 선수들은 각자의 소속팀으로 복귀하는데 월드컵 8강의 경기는 본격화되었다. 크로아티아, 브라질, 네덜란드, 아르헨티나, 잉글랜드, 프랑스, 모로코, 포르투갈의 8개 팀은 어느 팀도 물러설 수 없는 한판 승부가 벌어지는 것이다. 이틀에 걸친 새벽시간의 경기를 보기 위해 알람을 맞춰 놓고 눈을 부비며 보게 되었다. 토요일 새벽에 일어나 두 경기를 보고 새벽차를 타고 서울에 가서 두 곳의 연말모임에 참가하고 다시 집에 돌아와 두 경기를 보는 강행군을 했다. 피곤하다기 보다는 즐거움의 탄성이었고 4년 만에 오는 축제의 장에 참가했다는 것에 한없는 만족감을 주었다. 첫 번째 경기인 크로아티아와 브라질의 경기는 모두리치와 네이마르의 대결이었다. 모드리치는 핵심미드필더이며 네이마르는 공격수인 것이다. 브라질이 먼저 공격으로 선취점을 얻었지만 수비위주의 크로아티아는 경기 내내 수비만 했으며 유효슈팅 하나가 동점골을 만들어 연장전까지 무승부를 이루게 되었으며 승부차기로 4대 2 승리를 거두게 되었다. 축구의 최후보루는 골키퍼라는 것을 확인시켜 주었다.
두 번째 경기는 네덜란드와 아르헨티나였으며 대게와 참게의 싸움이었다. 오렌지군단 네덜란드는 장신의 선수들로 긴 다리를 자랑했으며 아르헨티나는 럭비선수들처럼 넓은 어깨가 무기였다. 물론 메시를 중심으로 일사분란하게 움직였지만 2대 0의 스코어를 따라가기가 역부족이다 생각했는데, 후반전 추가시간도 끝나고 문전에서 프리킥을 메시가 절묘하게 연결해줘서 동점을 만들어 연장전을 보내고 승부차기로 아르헨티나가 4강에 올라가게 되었다. 세 번째 경기는 모로코와 포르투갈이었다. 누가 봐도 호날두가 있는 포르투갈이 이길 것이라 예상했으며 모로코가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아프리카의 돌풍을 일으키는 경기였다. 포르투갈은 한국대표팀 감독의 나라이며 몇 년 전에 호날두의 초청경기를 보기위해 경기장을 찾았던 한국팬들은 실망만을 안게 되었다. 그런 포르투갈이기에 더욱 관심있게 보았다. 쇼맨십이 강하고 그야말로 과잉반응으로 전형적인 사기꾼 기질이었다. 모로코 선수들은 수비위주로 차분하게 페이스에 말리지 않고 승리를 하게 되어 아프리카의 역사를 다시 쓰게 되었다.
준준결승 마지막 경기는 잉글랜드와 프랑스였다. 지난 월드컵에서 우승을 한 프랑스와 축구의 명가 잉글랜드이니 또 다른 결승전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더구나 지난 월드컵에서 모든 골을 세트피스로 넣은 잉글랜드이며 아트축구인 프랑스이니 이 월드컵에서 가장 흥미진진한 경기 중 하나라고 생각했다. 전날 밤 잠을 못자고 서울까지 갔다 온 강행군의 새벽시간인데도 눈을 비비며 보게 되었다. 영국의 세트플레이는 많이 무디어졌다는 생각과 음바페의 향상된 프랑스팀을 상대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결국 세트피스의 마지막은 패널티킥으로 한 골을 넣었지만 2대 1로 무릎을 꿇어야 했다. 영원한 것은 없다는 생각을 하게 했으며 다른 방송으로 채널을 돌리니 아나운서인지 해설자인지 하는 사람은 현대 축구을 5분마다 말하며 축구의 모든 것을 아는 것처럼 말하는 것이다. 다른 방송에서는 시간이 촉박하니 중앙으로 공을 띄워야 한다며 한국의 뻥~축구를 그대로 월드컵 8강전 선수들에게 주문을 하고 있는 것이다.
4강의 대진표는 아르헨티나 대 크로아티아 그리고 프랑스 대 모로코다. 다섯 글자는 다섯 글자와 세 글자는 세 글자의 국가와 맞대결을 하는 것이다. 지난 대회에서 프랑스와 크로아티아가 결승에서 만나 우승과 준우승을 했는데 다시 재현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며칠이 멀게만 느껴지는 것이다. 프랑스는 결승에 올라갈 수도 있겠다 예상할 수 있지만 크로아티아팀의 전체적인 선수들은 피로도가 누적되었으며 특히 모드리치의 경기운영이 4년 전과는 완연하게 떨어진다는 생각이다. 그래도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전체적인 축구의 흐름이 수비위주로 되었다는 것이다. 축구가 머리로 하는 종목이 아니라 발로 한다는 것을 완연하게 보여주고 있다. 전체적인 경기들에서 패스도 머리로 하는 것보다 발로 하는 패스가 늘었고 공격적인 경기보다는 수비위주의 팀들이 승률을 쌓아가는 월드컵을 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아르헨티나의 거센 공격을 막아내기에는 역부족으로 3 대 1이라는 점수로 아르헨티나가 우승에 한 발 더 다가서게 되었다. 이번 월드컵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크로아티아의 모드리치는 영원히 가슴에 남을 선수가 되었다.
두 번째 경기는 프랑스와 모로코였다. 여전히 음바페의 미소와 드리블하는 모습은 경이적이라 할 수 있다. 카메룬의 아버지와 알제리의 어머니 사이에 태어나 프랑스 대표팀으로 뛰는 음바페는 볼수록 축구를 좋아하게 만들었다. 모로코선수들은 외국출신 선수들이 26명의 선수들 중에 14명을 이룬다고 한다. 아버지의 나라나 어머니의 나라로 와서 팀을 이뤄 만든 것이라고 하니 서로를 보듬고 다독이며 하는 경기가 인상적이다. 결국 프랑스의 경기력을 따라가기에는 역부족이었는지 2 대 0으로 프랑스에 패했으며 프랑스의 팀들은 예전의 아트축구에서 상황에 맞은 경기인 유비쿼터스축구가 되었다는 것이다. 패스의 원리를 가장 잘 적용한 스페인 축구와 힘의 원리를 정석대로 가져가는 독일 축구 그리고 신사의 축구 영국의 시대는 사라지고 그들의 식민지였던 모로코가 4강에 올라오고 예술을 업그레이드한 프랑스의 축구와 맞대결을 한 것이다.
이제 결승은 아르헨티나와 프랑스로 좁혀졌다. 축구의 신 메스의 5번째 마지막 월드컵을 우승컵으로 장식하느냐, 프랑스의 2연패와 차세대 축구의 신 음바페의 축구가 승리하느냐의 경기인 것이다. 1930년부터 4년마다 열리는 월드컵에서 2회 연속 우승한 국가는 브라질과 이탈리아뿐이라고 하니 이번에 프랑스가 우승하면 한 국가가 추가되는 것이다. 과연 아르헨티나가 우승할 것이냐, 프랑스가 다시 우승컵을 들어 올릴 것인가. 한국의 팬들은 거의가 아르헨티나 우승을 점치는 모양인지 댓글에는 아르헨티나에 표를 던지는 사람들이 많다. 메시의 아르헨티나와 음바페의 프랑스 대결이지만 메시와 음바페는 프랑스 프로리그 파리생제르맹팀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는 선수들이다. 하지만 지난 대회 우승컵을 안은 신예 음바페와 노장 메시의 대결이니 물러설 수 없는 세기의 대결인 것이다.
드디어 한 달의 월드컵 마지막 날이 되었다. 0시에 시작하는 것이니 세기의 시작을 알리는 시간일지도 모른다. 전날 치러진 3,4위 결정전 모로코와 크로아티아에서는 크로아티아가 이겨서 3위가 되었다고 하며 모드리치는 크로아티아 월드컵 출전 6회 중 4번을 뛴 선수로 다음을 약속할 수 없는 뒷모습에 많은 축구팬들은 아쉬움을 남겼다. 인구 4백만의 국가에서 준우승과 3위의 성적을 남기고 월드컵을 마쳤다는 것은 국가의 존재감을 보이는데 더할 나위 없는 애국자이자 축구만큼 세계의 이목을 각인시키는 종목도 없다는 것을 확인시켜준 것이다. 세계의 흐름을 보기 위해 8강부터 축구를 보고 있는지도 모른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결승전 전에 자국의 상황을 알리는 영상을 보내달라고 피파에 간청했다고 하며 전쟁과 축구는 다르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러시아와의 전쟁 상황에서 월드컵축구장까지 전쟁을 끌어들이려는 그들의 심정을 이해할 수 없다. 둥근 공으로 하는 세계대전과 살상무기로 하는 전쟁은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지난 번 대회에서는 인내와 아트의 대결로 아트축구가 우승을 함으로써 아트의 세계가 되었으며 창작이 보장되는 세계질서가 유지되었다. 물론 그것은 프랑스의 세계표준협회 기준에 따라 유지되었다는 것이다. 다시 프랑스가 월드컵을 우승한다면 그 ISO는 유지되는 것이며 세계의 기준이 될 것이다. 반대로 아르헨티나가 이긴다면 명품축구가 우승하여 명품시대가 되는 것이다. 경기가 있는 전날은 프랑스 선수들이 집단독감에 걸렸다는 뉴스도 나온다. 메시는 훈련장에 나오지도 않았다는 보도도 있다. 그렇게 0시에 텔레비전을 켰을 때는 지금까지 보던 프랑스팀이 아니었다. 아르헨티나 선수들은 계속해서 공격의 주도권을 잡고 흐름을 유지했으며 패널티킥과 메시의 도움으로 순식간에 2대 0이 되어버렸다. 경기장을 가득 채운 아르헨티나 국민들은 승리의 축포를 날렸다. 프랑스 감독은 선수교체를 서두르지만 팀은 전혀 맥을 못 추고 전반전을 마친 것이다. 휴식 시간 10분에 회복해서 전혀 다른 팀으로 나와도 승산이 없다는 생각이 완연했다.
경기시간 90분 중 80분을 창조적 예술의 맥은 끊어진 상태였다. 유효스팅 한 번 하지 못하고 끝나가고 있는 것이다. 거의 포기한 상태였는데 아르헨티나 문전에 대시하는 공격선수에게 반칙이 이뤄져 음바페가 패널티킥을 깔끔하게 성공하고 곧이어 음바페의 환상적인 킥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그래더 상황은 바뀌지 않고 연장전에 들어갔고 후반에 메시의 강한 슈팅이 골라인 안에서 튀어나와 골로 인정하고 다시 프랑스는 패널티킥으로 동점을 만들어 승부차기에 들어갔다. 선킥으로 프랑스팀이 두 번 실패하면서 우승은 아르헨티나가 되었다. 창조적 예술축구를 명품축구가 이긴 것이다. 조각조각의 모로코(4위)선수들이 크로아티아 인내의 팀(3위)이 되어 창조적 예술의 경지까지 승화된 프랑스팀(2위)을 이기고 명품축구 아르헨티나팀이 우승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제 명품의 시대가 되어야 하며 명품만이 이 세계의 주도권이 되는 것이다. -22년 12월 20일 09:32 강추위 날 서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