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
윤 명수 하늘에 목을 매고 맞는다 속을 텅 비운 채 맞는다 영문도 모르고 맞는다 맞는 줄도 모르고 맞는다 살가죽이 벗겨지도록 맞는다 아픈 곳만 계속 맞는다 상처 위에 상처가 쌓이도록 맞는다 맞아야 할 때 맞지 않으면 불안하다 울어야 할 때 울지 못하면 불안하다 맞으면 맞을수록 청아해지고 내가 아프면 아플수록 세상은 가벼워진다 기꺼이 매를 맞는다 죽도록 매를 맞는다 웃으면서 맞는다
*시집 청개구리가 뛴다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