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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힙합엘 100선
힙합엘이가 선정한 2000년대 해외 알앤비 앨범 100선 Part
Ⅰ 1 5, 4, 3, 2, 1. HAPPY NEW CENTURY! 힙합엘이가 선정하는 알앤비 앨범 100선이 8, 90년대를 거쳐 드디어 2000년대로 들어섰다. Y2K가 일어나지 않은 덕에 2000년대에도 아름답고 매력이 뚜렷한 알앤비 아티스트들이 자신만의 음악적 재능을 마음껏 뽐낼 수 있었다. 하지만 2000년대에 들어서며 알앤비 음악이라는 장르의 색채 자체는 조금 흐려진 게 사실이다. 이는 힙합과 알앤비의 경계가 조금씩 무너져 내렸기 때문. 그래도 1990년대 후반에 등장한 네오 소울의 연이은 강세와 3인조 그룹들이 태우는 마지막 불꽃, 릴 존(Lil Jon)을 위시한 크랭크앤비, 스타게이트(Stargate)가 지배한 빌보드 차트, 전자음악과 알앤비의 교묘한 조화 등, 2000년대 알앤비 역시 시대의 흐름을 보여주는 다양한 음악들로 가득하다. 솔직히 100선을 한 번에 다 듣기엔 많으니까, 천천히 여유를 가지고 감상하기를 바란다. 파트를 두 개로 나눈 것도 너무 많아서다.
* 본 글은 벅스 뮤직 포커스 란에 <힙합엘이 선정, 2000년대 해외 알앤비 명반 100선 #1 (1 ~ 50)>(링크)라는 제목의 글로 게재되었습니다. 벅스에 등록되어 있지 않은 앨범은 부득이하게 선정하지 못하였으며, 순서는 발매 연월일 순입니다. D”Angelo – Voodoo (2000.01.25) 전작 [Brown Sugar]을 통해 네오 소울(Neo Soul)이라는 새로운 알앤비 음악의 청사진을 제공했던 디안젤로(D”Angelo)는 그다음 단계를 준비했다. 우선, 스스로 본인의 2집을 소울 음악의 다음 단계인 훵크(Funk) 같은 앨범이라 언급했던 점에서 전체적인 음악적 방향을 알 수 있을 듯하다. 항상 새로움을 지향했던 그는 여러 번의 시행착오 끝에 그 해답을 과거에서 찾아낸다. 디안젤로는 본 작의 인트로 “Playa Playa”부터 주문을 외우며 과거의 음악들을 현재로 불러내기 시작한다. 동부 힙합 음악의 작법을 가져온 “Devil`s Pie”, “Left & Right”은 현대의 소울 음악에 해당한다. 또한, 곡의 진행이 샘 쿡(Sam Cooke)을 떠올리게 하는 “Send It On”, 70년대 소울인 로버타 플랙(Roberta Flack)의 원곡을 자신의 방식으로 해석한 “Feel Like Makin` Love”에 이르기까지, 앨범은 알앤비 음악의 원류를 소환하는 그의 의식을 담아내고 있다. 이윽고, “Untitled (How Does It Feel)”에서 그의 의식은 절정에 다다르게 되고, “Africa”로 마무리 지으며 마침내 알앤비/소울은 흑인음악의 근원으로 되돌아가게 된다. 당시 많은 아티스트들이 잊고 있던 흑인 음악의 정수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명작. – Geda Joe – My Name Is Joe (2000.04.18) 드라마 <미생>에도 등장한, ‘나의 순류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야말로 최고의 방어이자 공격’이라는 이창호 9단의 말은 많은 이에게 울림을 줬다. 한마디로 우직하게 내 것을 해야 한다는 말이다. 1997년의 조(Joe)도 그런 생각이었을까? 그는 데뷔작 [Eveything]으로 당대의 유행을 따라가다 소포모어 앨범 [All That I Am]에서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느릿한 어반 컨템포러리 스타일을 구사하며 본격적으로 떠올랐다. 그로부터 3년 후, ‘내 이름은 조’라며 자신 있게 내놓은 세 번째 앨범 [My Name Is Joe]는 그가 유지한 순류가 더 큰 빛을 발한 작품이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조는 과감하고 획기적인 시도는 없을지라도 잘 다듬어진 메인스트림 어반 알앤비를 주 무기로 삼는다. 특히, 전보다도 더 섣불리 과해지지 않는 보컬의 움직임이 성적 긴장감 넘치는 가사와 잘 맞아떨어지며 시너지를 발휘한다. 여기에 엔 싱크(“N SYNC)가 참여한 “I Believe in You”, 머라이어 캐리(Mariah Carey)의 일곱 번째 앨범 [Rainbow]에 수록되기도 한 “Thank God I Found You”의 리믹스 버전은 더욱 전형적이지만, 그래서 안정적인 팝적인 노선을 나타낸다. 기존의 것을 확실하게 가져가면서도 하나를 더 추가한 이 앨범은 300만 장이 넘게 팔리며 조의 최고 히트작이 됐다. - Melo Mya - Fear Of Flying (2000.04.25) 댄서 출신의 알앤비 싱어송라이터 마야(Mya)는 수려한 외모와 예쁜 음색으로 대중들의 사랑을 받았다. 1998년 마야는 데뷔작 [Mya]와 함께 프라스(Pras)의 “Ghetto Superstar”에 참여해 일찌감치 큰 성공을 거둔다. 성공에 힘입어 그는 바로 앨범의 전권을 쥐고 만든 앨범, [Fear Of Flying]을 발표한다. 로드니 ‘다크차일드’ 저킨스(Rodney ‘Darkchild’ Jerkins), 스위즈 비츠(Swizz Beatz) 등 올스타급 프로듀서들이 참여한 본 작은 한층 넓어진 마야의 음악 세계를 담아낸다. 2000년대 메인스트림 알앤비의 문법을 따르는 “Case Of The Ex”, 레게의 요소가 담긴 “Lie Ditector”, 락킹한 사운드의 “Again & Again” 등 당대의 주류 사운드를 확인할 수 있는 트랙들이 실려있다. 이런 다채로운 사운드의 향연 속에서도 마야의 보컬은 빛을 발하는데, 특히 래퍼들과 협업한 “Takin” Me Over”와 “The Best Of Me”에서 두드러진다. 2000년대 초 메인스트림 알앤비에 특별한 추억이 있는 이들에게 적극적으로 권해보는 앨범. - Geda Toni Braxton– The Heat (2000.04.25) 토니 브랙스턴(Toni Braxton)은 당시 이미 성공한 가수였다. 기획사와의 마찰이 있기는 했지만, “Un-Break My Heart”를 비롯해 몇 싱글이 세계적인 히트를 기록했다. 이후 4년 만에 발표한 [The Heat]는 (그 히트가 아니지만) 또다시 히트를 기록했고, 세계적으로 400만장이라는 판매기록을 이뤄냈다. 앨범에는 “Un-Break My Heart”를 의식한 듯한 “Spanish Guitar”를 비롯해 브라이언-마이클 콕스(Bryan-Michael Cox)의 피아노 연주와 작곡이 빛나는 “Just Be a Man About It” 등 트렌드를 어느 정도 의식하면서도 자신의 성공 공식을 따르기도 하는, 나름대로 다양한 스타일의 트랙들이 모여있다. 재미있는 점은 트랙마다 창법이나 음색의 표현이 조금씩 바뀐다는 것인데, 토니 브랙스턴 특유의 저음을 살리는 발라드 넘버에서는 저음을 유독 강조하는가 하면 팝 트랙에서는 느끼함을 걷어내고 트랙에 묻어나게끔 부른다. 당대 가장 잘나갔던 팝 스타이자 싱어송라이터였기에 이 앨범으로 90년대에서 2000년대로 넘어가는 과도기적 매력을 느낄 수 있기도 하다. – bluc Mary Mary – Thankful (2000.05.02) 많은 이들이 메리 메리(Mary Mary)라는 이름은 생소해도 “Shackles”라는 곡은 들어봤을 것이다. 흥겹고 신나는 분위기 덕에 많은 이들이 즐겁게 즐기는 곡인데, 알고 보면 이 곡은 주님을 향한 믿음이 담긴 가스펠 곡이다. 자매로 구성된 듀오 메리 메리는 컨템포러리 가스펠에 있어 혁신적인 존재로 꼽힌다. 기존의 컨템포러리 가스펠이 해내지 못했던, 진지함이라는 강박과 신성함이라는 벽을 이겨냈기 때문이다. 메리 메리의 작품은 그만큼 기존 가스펠의 이미지나 형식을 타파한, 팝적인 느낌을 지니고 있어 편하게 즐길 수 있으면서도 가사만큼은 믿음의 깊이를 충분히 담아낸다. 이 곡은 첫 앨범 [Thankful]의 수록곡인데, 싱글 덕분에 앨범은 백만 장이라는 판매 기록을 달성했다. 그중 앞서 언급한 “Shackles”는 베이스 라인을 샘플링하여 사용한 것도 특징이며, 앨범 수록곡 중 일부는 샘플링 작법을 통해 만들어졌다. 이 작품 이후 메리 메리는 꾸준히 좋은 컨템포러리 가스펠을 발표했다. – bluc Lucy Pearl – Lucy Pearl (2000.05.23) 루시 펄(Lucy Pearl)은 1999년, 라파엘 사딕(Raphael Saadiq), 어 트라이브 콜드 퀘스트(A Tribe Called Quest)의 알 샤히드 무함마드(Al Shaheed Muhammad), 엔 보그(En Vogue)의 다운 로빈슨(Dawn Robinson)이 뭉쳐 만든 슈퍼그룹이다. 세상에 단 한 장의 앨범만을 발표하고 사라졌지만, 이름만으로도 여전히 존재감을 지니는 그룹이다. 사실 다운 로빈슨의 자리에는 디안젤로(D”Angelo)가 있었지만, 그가 나가는 바람에 세 사람이 뭉치게 되었다. 워낙 기대가 컸던 탓인지 당시 반응은 호평만으로 채워지진 않았고 부정적인 반응도 더러 있었다. 하지만 작품 자체로는 하나의 좋은 참고서와 같은 역할을 할 수 있을 만큼 다양한 시도와 재미있는 요소가 많다. 저마다 다른 색을 지닌 여러 프로듀서가 함께하면서도 화학적 반응과 단순 결합 사이에서도 능숙한 조율을 해내는 점 역시 하나의 관전 포인트가 아닐까 싶다. ATCQ의 힙합, 라파엘 사딕의 훵크&소울, 엔 보그의 알앤비 등이 자연스럽게 버무려지고, 파격과 독특한 감각까지 더해진 작품. – bluc Kelly Price – Mirror Mirror (2000.06.27) 켈리 프라이스(Kelly Price)는 솔로로 데뷔하기 전부터 머라이어 캐리, 메이스(Mase)와 같은 아티스트의 앨범에 코러스로 참여하며 일찌감치 재능을 인정받은 아티스트다. 그러나 음악 외적인 요인 때문에 실력에 비해 대중의 많은 주목을 받지는 못했다. 이 경험은 그의 2집 앨범 인트로에 다소 장난스럽게 녹아 있으며, ‘상실’이라는 작품의 정서적 배경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그는 앨범에서 자신에 대한 편견에 맞서는 듯이, 순간순간마다 인상적인 보컬을 들려준다. 그의 보컬이 가장 인상적인 “She Wants You”나 “Mirror Mirror”, 그리고 “All I Want Is You”, “As We Lay” 등 많은 트랙에서 개인의 감정을 온전히 전달한다. 당시 시스코(Sisqo), 케이스(Case) 등 데프 소울(Def Soul) 소속 가수가 모두 참여한 알앤비 단체 곡 “Love Sets You Free” 또한 흥미롭다. 그래서 켈리 프라이스의 2집 [Mirror Mirror]는 당대의 팝 트렌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전작과 비교하여 좀 더 대중 친화적인 트랙들이 들어 있는 만큼, 그의 보컬을 확인하기에 최적인 앨범이다. – Geda Jill Scott - Who Is Jill Scott? Words and Sounds Vol. 1 (2000.07.18) 질 스코트(Jill Scott)는 원래 가창이 아닌 시 낭독 퍼포먼스인 스포큰 워드(Spoken Word) 예술가였다. 그러다 힙합 그룹 루츠(The Roots)의 구성원 퀘스트러브(Questlove)에 의해 “You Got Me”를 함께 작곡하고, 이 곡이 그래미 어워드(Grammy Awards)에서 수상하며 음악가로서 관심받기 시작했다. 관심의 결과는 데뷔 앨범 [Who Is Jill Scott? Words and Sounds Vol. 1]로 이어졌다. 앨범은 전체적으로 질 스코트가 관심을 가졌던 모든 장르와 스타일을 집대성한 느낌이다. 틀을 잡는 장르는 힙합 소울과 네오 소울이다. 메리 제이 블라이즈(Mary J. Blige)처럼 묵직하게 소울풀함을 드러내기도 하고, 90년대 네오 소울 가수들처럼 시크한 태도를 내세우기도 한다. “Love Rain”에선 본인의 장기인 스포큰 워드를 구사하고, “Watching Me”에선 랩을 선보인다. 재즈 빅밴드의 브라스 섹션을 가져온 “It”s Love”에선 복고 사운드를 현대적인 감성으로 다시 채색한다. 재능 넘치는 신인답게 데뷔 앨범에 자신의 모든 능력치를 쏟아낸, 21세기형 소울 뮤지션의 데뷔를 알린 작품이다. – 류희성 Craig David – Born To Do It (2000.08.14) 2010년대 이후 그라임 르네상스를 포함한 영국 로컬 음악의 부활과 함께 크랙 데이비드(Craig David) 역시 부활에 성공했다. 그는 휘성이 선보이기도 했던 곡 “Insomnia” 이후 한동안 이름을 알리지 못했는데, 사실 그 이전에는 영국을 대표하는 음악가이자 UK 개러지를 세계적으로 알리는 데 나름의 역할을 한 사람이었다. 어릴 때부터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클럽에서 DJ도 하고, 노래도 했던 그는 아트풀 도저(Artful Dodger)라는 밴드와 함께 활동하기도 했다. 이후에는 어느 레이블 대표의 눈에 띄어 계약했고, 곧 데뷔 앨범을 발표했다. 아트풀 도저의 멤버였던 마크 힐(Mark Hill)과 함께 만든 이 앨범은 8백만 장 판매라는 놀라운 결과를 가져왔고, “Fill Me In”, “7 Days”, “Walking Away” 등 많은 싱글이 모두 성공했다. 영국 남성 음악가 중 데뷔 앨범을 가장 빨리, 많이 판매한 사람으로 여전히 기록되는 크랙 데이비드는 많은 이들에게 UK 개러지의 매력을 알려주기도 했다. 여기에 섬세한 표현, 풍부한 감성 표현 등의 장점을 통해 자신의 음악을 어필하는 데 성공하기까지 했다. – bluc Debelah Morgan – Dance With Me (2000.08.15) 데벨라 모건(Debelah Morgan)은 휘트니 휴스턴(Whitney Houston), 머라이어 캐리와 비견되는 디바형 보컬이다. 5옥타브가 넘는 그의 보컬 음역은 많은 이를 경이롭게 만들었지만, 이미 그가 첫 앨범을 낸 시점에서는 보컬 디바의 전성시대가 저물어 가고 있었다. 이런 변화의 흐름을 감지한 그는 [Dance With Me]에서 전곡 프로듀싱에 직접 참여하며 대세였던 빠른 템포의 댄스 팝을 시도한다. 그래서 본 작에는 “I Remember”, “Think Of You”, “Come And Danz”와 같은 댄서블한 트랙들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물론, 앨범에는 어덜트 컨템포러리 넘버 “Close To You”, “Alright” 또한 수록되어 있어 그의 보컬 실력도 마음껏 감상할 수 있다. 그중에 90년대 말 라틴 팝의 유행에 편승한 “Dance With Me”는 흐름 면에서 쌩뚱 맞으며, 머라이어 캐리를 떠오르게 하는 몇몇 곡들은 전체적인 완성도가 아쉽기도 하다. 하지만 데벨라 모건 본인이 프로듀싱해 일정 수준 이상의 퀄리티를 만들어 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앨범인 것만큼은 확실하다. – Geda Sade – Lovers Rock (2000.11.13) 팬들이 8년의 기다림 끝에 만난 밴드 샤데이(Sade)의 5집 [Lovers Rock]에는 한층 성숙해진 음악을 담겨 있다. 우선, 밴드의 전작과 비교하여 더 다양한 장르를 포괄한다. 이는 레게의 음악 스타일에서 이름을 따온 타이틀이자 수록곡 “Lovers Rock”에서부터 드러난다. 이 밖에도 컨트리 리듬을 연상하게 하는 “By Your Side”나 힙합의 작법을 빌려 온 “Flow”, 어쿠스틱 사운드로 채워진 “The Sweetest Gift” 등, 다채로운 스타일을 확인할 수 있다. 그 속에서도 샤데이 아두(Sade Adu)의 우아한 보컬은 여전히 앨범의 중심축으로 자리 잡는다. 이는 “King Of Sorrow”, “All About Our Love”와 같은 트랙에서 잘 드러난다. 사회 문제를 소재로 한 “Immigirant”, “Slave Song” 등의 가사 또한 일품이다. 묵직한 한 방은 부족하지만 샤데이의 음악에 담긴 우아한 무드를 즐길 수 있는 앨범이다. - Geda Erykah Badu – Mama”s Gun (2000.11.21) 에리카 바두(Erykah Badu)의 첫 번째 앨범 [Baduizm]은 재즈, 70년대의 소울, 힙합 등을 버무린 장르를 종잡기 어려운 앨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