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4월 19일 화요일 뉴스 브리핑
● 이준 열사 이야기가 오늘 여러 신문에서 소개되었습니다.
검사들 모임에서 이준 열사가 조명됐다고 합니다. 이준 열사는 대한민국 1세대 검사입니다. 일반 죄수에 관대하고 권세가에겐 유독 엄했습니다. 탐관오리를 소탕하려다 모함을 받고 임관 33일 만에 검사 옷을 벗었지만, 10년 후 황족 범죄를 전담하는 평리원의 특별법원 검사가 됐습니다. 국민의 토지를 빼앗은 황족에게 징역 10년을 구형했다고 합니다. ‘약자에 강하고 강자에 약한’ 검찰, 성찰 좀 했을까요?
●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 결국 은행이 그 부담을 떠안게 됐습니다.
수익 낼 만큼 꿔주는 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이 커지고 있습니다. 건설사가 ‘지으면 무조건 대박이야’ 이런 오판을 하는 바람에, 부동산 거품이 꺼지면서 쪽박 차게 생긴 겁니다. 엄청나게 불어난 부실채권 이게 6조에서 10조가 됐습니다.
이거 어떻게 할까요? 결국 처리하기 위한 배드뱅크를 6월 안에 설립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KB 우리 신한 하나 산은 이렇게 5개 은행을 끌어들여 말입니다. 정부의 판단 미스, 은행이 뒤집어쓰게 됐습니다. <한겨레신문> 1면 보도.
● 남편의 가정폭력에 시달려온 50대 여성이 참혹하게 남편을 살해했습니다.
조카사위를 시켜 남편을 묶어 데려오게 한 뒤 혼자서 둔기로 내리쳐 살해했습니다. 경찰은 남편이 발견됐을 때에 청 테이프로 손발이 묶여 있었고 삽과 골프채로 맞아 머리에 피를 흘린 채 거실에 누워 있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부인은 천장 대들보에 목을 맨 상태로 발견됐습니다. 집안에서는 부인의 A4용지 1장 분량 유서가 발견됐습니다. "아들아 미안하다. 이렇게까지 하려고 하지 않았다"고 적혀 있었습니다. 부부간 폭력 사건이 살인으로 비화되다니 우려가 커집니다. 지난 한 해 동안 부부간 신체적 폭력이 발생한 비율은 16.7%에 달했습니다.
● 중국 정말 잘 나갑니다. 쌓아둔 외화가 3조 달러입니다.
불과 2년 만에 1조 달러가 불어났습니다. 물론 사상 최대 규모입니다. 중국은 이러한 외환보유액으로 1조1,550억 달러 어치 미국 국채를 사들였습니다. 이로써 세계 최대의 미국 채권 보유국이 됐습니다. 세계의 공장 중국이 이제 차이나머니로 미국 경제를 쥐락펴락할 수 있게 됐습니다.
3조 달러, 원화로 따지면 3,300조 원입니다. 이거 절반만 가지고도 우리 나라 상장 기업 주식과 채권 모두를 살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중국은 또 외환보유액 3분의 1만으로도 애플·마이크로소프트·IBM·구글 같은 미국의 4대 IT 기업을 몽땅 인수할 수 있습니다. 6분의 1만으로도 맨해튼과 워싱턴DC 부동산을 모두 살 수 있습니다. <조선일보> 8면 보도.
● <한겨레신문>이 유튜브 본사를 방문했습니다.
로비에 인공 암벽이 있고 미니 골프장이 사무실 중간에 있는가 하면 넓은 체력단련장과 3개 레인을 갖춘 실내 수영장은 이곳이 일터인지 놀이터인지 분간하기 힘들게 합니다. 하지만 사무실엔 복잡한 수식과 낙서가 적혀 있는 대형 화이트보드가 곳곳에 걸려 있고, 머리에 터번을 두른 이를 비롯해 다양한 인종 40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고 합니다. <한겨레신문> 5면 보도.
● KT가 인력 구조조정을 목적으로 조직적인 퇴출 프로그램을 운영해왔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114 안내 업무를 했던 여성들에게 혼자 전신주에 올라가 전화를 개통하게 하는 식의 생소한 업무를 부여한다고 합니다. 전화 가설 업무를 맡겨놓고 차량 제공도 하지 않아 5㎞ 거리를 걸어 다닌 사람도 있다고 합니다. 그 뒤에 실적이 저조하다는 이유로 퇴사를 유도했다고 합니다. KT는 “본사와 무관하다”고 해명했습니다. <한겨레신문> 11면, <경향신문> 12면 보도.
● 어이없는 배달 사고가 있습니다.
한 지방자치단체장이 중앙정부 장관에게 보낸 생선회를 노숙인들이 가로채 먹은 ‘황당한’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운송을 기다리던 택배 상자를 기사가 잠시 자리를 비우자 노숙인들이 훔쳐서 먹은 것 입니다. 도둑질은 잘못됐지만, 그 회를 왜 선물하는 건가, 여기에 관심을 둔 언론이 없습니다.
● 군 당국이 지난달 입대한 인기 배우 현빈의 자대배치를 놓고 오락가락합니다.
지난 8일 해병을 모으는 모병 홍보병으로 해병대 사령부에 배치한다고 했다가 뒤집었습니다. 김관진 국방장관이 “전방에 가서 평범한 군인으로 지내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며 일반 전투병과 배치 의중을 내비친 바 있습니다. 그러다 해병대 6여단 즉 백령도에서 일반 전투병으로 배치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자대배치는 정해진 원칙에 따라 해야 하는데요, 왔다 갔다 했다는 비판입니다.
● 농협 전산망을 마비시킨 것으로 보이는 유력한 용의자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가 내려졌습니다.
메인서버에 대한 ‘최고접근 권한’을 가진 농협 그리고 외주 보안업체 직원 2명에서 3명을 이번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검찰이 출국금지했다고 합니다. 결국 이번 사건에 내부자가 연루된 정황이 포착된 것 입니다. <동아일보> 1면 보도.
<서울신문>과 인터뷰한 정부의 고위 관계자는 “이 정도 일은 몇 명이 저지를 수 없다. 100명 이상의 (그냥 전문가가 아닌) 초전문가들의 소행”이라고 말했습니다. 1면 보도. 한편 <동아일보>는 청와대가 북한이 개입했을 가능성을 조사해지만 낮다고 결론 내렸다고 전했습니다. 1면 보도.
○ 아직 뚜렷한 용의자가 나온 것은 아니지만, 도대체 왜 이런 행각을 벌였는지 궁금합니다.
신문마다 해석이 구구합니다. 돈은 일절 요구하지 않은 채 금융전산망에 ‘무조건 파괴’ 명령을 내린 것은 유례가 없기 때문입니다. 최근 농협이 신용사업과 경제 사업을 분리하는 구조개편사업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반발한 것일까요? 노조는 부인합니다.
한편 정보통신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선 “농협에 악감정을 가진 협력업체 직원의 소행이 아니겠느냐”는 추측도 나온다고 합니다. 사건이 터졌을 때 다 그렇게 생각했다는 것 입니다. 양재동 농협 IT본부는 협력업체 직원 혹사시키는 ‘지옥’으로 꼽혀왔다는 것 입니다. <동아일보> 4면 보도.
○ 누군가는 지우고 싶은 비밀이 있어서 그런 것 아니겠냐고 합니다.
일각에서는 단순한 '보복성 테러' 외에 무언가 완전히 없애버리고 싶은 기록이 있었다든지 다른 의도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추측도 제기되고 있다고 합니다. <한국일보> 3면 보도.
● 원자력발전소 사고에 대해 부실하게 대응한 이유를, 일본 정부는 “낙하산 인사”라고 판단했습니다.
실제로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낸 도쿄전력이 전력·원전 사업을 관리·감독하는 일본 경제산업성 고위관료들의 노후를 책임지는 식으로 유착관계를 형성해온 것으로 드러났다고 합니다. 이른바 전관예우를 위한 낙하산 자리였다는 것 입니다. 이 같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민주당 정부는 사실상 고위공직자의 전력회사 재취업 금지령을 내렸다고 합니다. <조선일보> 18면 보도.
따지고 보니 최원병 농협중앙회장도 이명박 대통령의 포항 동지상고 4년 후배입니다. 일각에서는 낙하산 인사가 상식밖에 대형 금융사고의 한 원인을 제공한 게 아니냐는 눈총도 사고 있다고 비판합니다.
● 고리원전 사고, 전원차단기 불량 때문이라고 합니다.
일본 원전 사고가 전원이 안 들어가 냉각이 안 되는 바람에 폭발해 방사능이 유출된 겁니다. 그런데 우리 원전은 전원차단기 불량이라고 합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전원차단기의 부품을 공급한 현대중공업에 대해 법적으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하자보수기간이 지난 뒤 터진 사고입니다. 배상받기 힘들 것 같다고 합니다.
한편 고리 원전 1호기의 재가동 시기는 현재까지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따라서 정상적인 재가동, 상당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동아일보> 14면 보도.
● 기관 따라 제각각인 '널뛰기 여론조사', 참 문제입니다.
어제 4ㆍ27 재보선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는데요, 일부러 소개를 안 했습니다. 들쭉날쭉했기 때문입니다.
경기 성남분당을, A신문은 손학규 우세, B신문은 강재섭 우세로 나왔습니다. 지난 지방선거는 어땠나요? 선거 일주일 전 강원도지사 여론조사 결과 이계진 우세, 이광재 열세였습니다. 그러나 결과는 정 반대였습니다. 최악의 여론조사는 서울시 구청장 여론조사가 21개 지역구에서 한나라당이 우세한 것으로 나왔는데요, 결과는 21개 지역구에서 민주당 구청장이 나온 것이었습니다.
○ 그래서 여론조사를 뜻하는 ‘폴’과 ‘롤러코스터’를 합친 ‘폴러코스터’라는 말도 있습니다.
여론조사 기관들은 "보통 20~30%였던 여론조사 응답률이 이번 재·보선에선 10%를 넘기기 어려울 정도로 낮아졌다"고 합니다. 이렇다면 그만큼 적중률이 크게 떨어진다고 봐야겠습니다. 조성겸 한국조사연구학회장은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휴대전화 사용자를 조사대상으로 포함시키지 못하는 조사방식도 응답률 하락의 한 원인"이라고 했습니다. 1면 보도.
● 오늘의 날씨는?
오늘은 점차 맑은 날씨를 되찾겠지만 강원과 영남에는 오전까지 비나 눈이 내렸습니다. 낮 기온은 서울 14도 등 전국이 8도에서 16도로 어제보다 3도 정도 높았지만 평년보다는 낮았습니다. 당분간 맑고 따뜻한 봄 날씨가 계속 이어지다가 금요일 비소식이 있습니다. -written by S.K.Hah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