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舞臺) 출신의 실력파 배우
악역으로 강렬하게 드라마 데뷔
"닥터이방인"이 2화까지 방송된 직후, 인터넷에는 북조선 공작원 차진수의 이야기로 가득했다. 그다지 익숙지 않은 얼굴인데, 정말로 한국의 배우인 것인지 의문을 가지게 될 정도로, 깊은 인상을 남겨주었다. 회를 거듭할 때 마다 존재감을 높이며, 시청자를 매료시키고 있었던 것은, 무대를 중심으로 활약해 왔던 배우 박해준이었다. 악랄한 캐릭터를 연기했던 것과 상관없이, 호리호리한 아름다운 외모로 주연 못지 않은 인기를 모았다. 드라마 첫 출연이었던 "닥터이방인"의 성공 이후, 눈부신 활동을 보여주고 있는 박해준의 전성기는, 바로 지금, 시작되려 하고 있다.
순식간에 화제가 된 쿨하고 악랄한 북조선 군인 역
ㅡ첫 출연한 드라마에서 호평을 받은 기분은 어떠신가요? 초반에는 "차진수에게 밖에 눈이 가지 않는다"라는 얘기도 있었네요.
감사하지만, 쑥스럽네요. 저는 계속 무대나 영화에서 활동을 해와서, 정식으로 드라마에 출연한 것은 "닥터이방인"이 처음입니다. 배우로서는 더할 나위 없는 찬스죠. 저의 매력을 충분히 어필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기 때문에, 정말 열심히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대본에 충실하게 연기하고 있었던 것인데, 그걸 좋게 평가해 주셔서 감사 드립니다. 하지만, 사실은 헝가리 촬영이 있다고 해서 출연을 결심했습니다. 하하하, 이건 농담입니다. 정말로, 캐릭터와 스토리가 마음에 들어서, 출연을 결심했습니다.
ㅡ연기하신 차진수는 비일상적인 캐릭터였는데, 연기하실 때 어려웠다고 느꼈던 점은?
대본에 쓰여져 있는 대로 연기하니까, 자연스럽게 감정이 생겼고, 역할 특징에 몰두할 수 있었습니다. 차진수는 북조선에서 꽤 큰 권력을 갖고 있는 인물로, 엘리트에 속한 케이스죠. 젊은 나이에 병원의 최고 간부에 오를 정도였으니까요. 하지만 현실에선 불가능하다고 해요. 제작진도 "차진수 역할을 젊은 배우가 해도 되는 걸까?"라는 것에 대해, 꽤 망설였었다고 들었습니다. 그런데 오직 진혁 감독님께서만, 이 역할은 절대로 못생기면 안 된다고, 강렬한 카리스마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초반의 설정보다 연령을 낮추게 되도, 감독님이 생각하셨던 대로 캐릭터가 그려졌다고 생각합니다. 저로선 정말 감사했죠.
ㅡ북조선의 말투는 얼마나 준비하신 건가요?
전문적인 선생님이 계셔서, 그 분에게 배웠습니다. 극중 차진수가 사용하는 한국어는, 평양에서 사용하고 있는 이른바 북조선의 표준어입니다. 한국에서 일반적으로 알려져있는 북조선의 사투리는 보통 함경도지방의 방언입니다. 따라서 제가 구사했던 북조선어는, 여러분께서 들어왔던 것과 다른, 쿨하고 멋진 느낌이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선생님 말씀에 의하면, 북조선 사람들은 제법 쿨한 성격이라셔서, 그런 면을 말투에 표현하고 싶어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ㅡ"어이, 박훈!"이라는 대사 하나로도 박력이 넘쳤는데, 비결은 무엇인가요?
비결이라기보단, 그 사람이 놓인 상황을 생각해 보면,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는 벼랑 끝에 서있던 상태였습니다. 부여된 임무를 수행하지 않으면, 자신 뿐 아니라 북조선에 있는 가족들 까지 위험해지니까, 강해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사실은, "어이, 박훈!" 이 대사는 대본에 써있는 대로 연기했을 뿐인데, 의외로 반응이 커서, 놀라고 있습니다.
ㅡ특별히 기억에 남는 장면이나 대사가 있나요?
지금 갑자기 생각 났는데, 고문을 당하는 장면입니다. 연기하기 전에 꽤 고민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 장면을 잘 표현하지 않으면, 차진수가 한국에 가서 임무를 완수해야 하는 이유가 없어진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의미를 두고 임했던 장면이라서, 끝까지 철저히, 심한 고문을 받을 수 밖에 없었는데, 손가락이 잘리고 제정신을 잃어버린 모습을 제대로 연기해야 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그러니 한국에 가서, 얼마나 악랄한 일을 할 지라도 이해 할 수 있었습니다. 그게 포인트였다고 생각합니다.
ㅡ집게 손가락을 자르다니, 의외였습니다.
(조금 생각하다가) 맞아요, 집게 손가락 잘렸죠. (웃음) 집게 손가락을 잘린 것이, 시청자들에게는 조금 신기하게 비춰졌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습니다. 총을 사용하는 사람이라, 다른 손가락을 자를까 하는 이야기도 나왔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죠. 새끼 손가락은 좀 이상하고, 중지는 총에 가려져 잘 보이지 않고요. 여러 가지 생각을 한 뒤에, 집게 손가락으로 정했습니다. 집게 손가락이 없는 채로 총을 쏘는 것 때문에, 여러 가지 견해가 있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화면으로도 임팩트가 있었고, 만족했습니다. 한가지 어려운 점이 있었다면, 손가락 특수 분장을 하고 있으면 피가 잘 통하지 않게 됩니다. 그래서, 후반에는 될 수 있으면 총을 사용하는 장면을 넣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었습니다.
기대가 컸던 헝가리 현지 촬영
부상으로 고생
ㅡ헝가리에서의 촬영은 어땠나요? 관광하실 시간은 있었나요?
전혀 시간이 없었습니다. (매니저를 향해) 새벽부터 준비했었죠? 전부 새벽인 장면이어서, 해가 떠 있는 시간 안에 촬영을 해야만 했습니다. 아침부터 해가 질 때 까지 계속 촬영했었죠. 호텔에 돌아가서 밥 먹고 맥주 한 잔 마시고 잠 들자마자, 금방 다시 일어나서 촬영하러 가는 생활이었습니다.
ㅡ부상도 입었었다면서요.
헝가리는 모든 길이 아스팔트로 포장돼있지 않고, 거의 대부분이 돌로 되어 있습니다. 정말로 오래 된 돌 길을 구두를 신고 뛰어 다녀서, 발목과 무릎이 아팠습니다. 밤새 뜨거운 물에 발을 담그고 있었는데도 전혀 나아지지 않아서, 촬영 팀에게 상담을 받았습니다. 그랬더니, 현지의 의사를 불러 주셔서, 약을 바르고 마사지도 받았습니다. 근육을 좀 다친 것 같았는데, 덕분에 남은 촬영을 이겨 낼 수 있었습니다.
ㅡ헝가리에서의 에피소드 같은 게 있었나요?
스케줄이 너무 바빠서, 특별한 건 없었네요. 비가 오는 날에 메이크업 해주시는 분이랑 같이 밥을 먹으러 갔는데, 스테이크를 한 번 사 드린 것 밖에는. 아, 헝가리에도 이종석씨의 팬 분들이 엄청 많았어요. 촬영 현장 어디를 가도 사람들이 있었어요.
ㅡ매니저 분 말씀에 의하면, 촬영 현장에 보고 있던 분들이 해준씨의 팬이 됐다던데요.
팬이 된건 잘 모르겠고요..(웃음) 그 분들은 일을 안 하셔도 되나 봐요. 항상 같은 멤버로 매일 와 계셨어요. 그런 광경은 처음 보는거라서, "뭐하시는 분들일까"라고 생각했었어요. (굉장히 쑥스러워 보이는 웃음) 아마 몇 분은 계속 저를 보고 계셨는데, 잘 봐주셨던게 아닐까요. 사진도 같이 찍었어요.
ㅡ서투른 한국어로 "저랑 결혼해 주세요!"라고 쓰여있는 러브레터도 받았다고 들었어요.
하하하. 그래도, 저는 이미 결혼 했는걸요.
ㅡ의외네요. 결혼 하셨는지는 몰랐습니다.
그런가요? 제 아내는 밖에서 결혼 했다는 얘기를 웬만하면 하지 않는게 좋다고 말해요. "배우는 이미지가 중요한데, 사생활이 너무 알려지면 배역이 한정되어 버린다"는 이유라고 하는데, 별로 상관 없던데요. 독신인 척을 할 이유는 없으니까요. (웃음)
생방송에 가까운 드라마 촬영.
대사가 기억나지 않아 고전
ㅡ조국을 떠나, 한국에서 홀로 고생하고 있는 진수가 불쌍하다고 느낀 적은 없나요?
처음 등장했을 때부터 그렇게 느꼈습니다. 좀 불쌍한 인상이 있긴 하죠. 방금도 말씀 드렸는데, 진수는 박훈을 쫓고 있으면서도, 절대 아무 이유 없이 죽이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는 걸 시청자 여러분께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또 화면으로 보이지 않는 시간에서도, 그가 익숙지 않은 곳에서 외로운 싸움을 계속하고 있다는 것을 느껴주셨으면 했는데, 한 마디로 "정말로 불쌍하다"고 생각해 주셨으면 했습니다. 개인차가 있을 테지만, "사람이 살아간다"라는 것은, 모두 같은 거잖아요. 저희도 밖에서는 화려해 보이지만, 집에 돌아 갈 때는 혼자라서, 외롭습니다. 결혼 한 사람은 또 그 나름대로의 외로움이 있다고 생각하고요. 진수의 생활도 비슷해서, 매 회 공감했습니다.
ㅡNG같은걸 안 내실 것 같은 이미지신데요, 대사 때문에 고생했던 일도 있었나요?
후반에 갈 수록, 대본이 나오는게 늦어져서, 그 날은 촬영 당일 아침, 대본이 도착했어요. 김태술(대통령 비서 저격수 아저씨)역의 정인기씨와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었는데, 둘 다 대본에 익숙하지 않았고, 피로도 쌓여서 서로 계속 NG를 냈죠.(쓴 웃음) 그 장면에는 종석이도 나왔는데. 그때, 종석이가 저한테 대본을 가져다 주면서, "선배, 이거 보면서 하세요."라고 하면서 도와줬습니다. 그런데도 잘 되지 않았어요. 컨닝하는대에도 테크닉이 필요하다는 것을 처음 알았습니다.
ㅡ진수는 한 번 행방을 감췄고, 마지막이 되어서 재등장 하는데, 대본을 받았을 때 어땠나요? 놀랐나요?
아니요. "등장 좀 시켜주시지..."라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웃음) 촬영 하면서 저도 "이 인물은 어떻게 될까"라고 꽤 많이 생각했었어요. 결국, 죽지도 살지도, 그리고 한국에 있지도 북조선에 돌아지도 못하는 상황일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정말 슬펐어요. 저는 계속 그렇게 될거라는 상황을 생각하면서 연기를 했는데, 시청자 여러분께서는 어떻게 보셨을지 모르겠습니다. 정말 열심히 연구하고, 고민해서 찍은 작품이라서, 모든게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차기작은 스릴러 영화
권상우와 함께 출연
ㅡ"닥터이방인"다음, "미생"에서 다시 주목을 받으셨습니다. 이 작품에서 연기한 천과장은, 정말로 리얼한 캐릭터였어요.
어떤 분은 너무도 역할이 현실적이라서, 잠시 악역인지 아닌지 몰랐다고 말씀하셨어요. 사실 저희도 그랬어요. 여러 가지 면모를 가지고 있었으니까요. 어쨌든, 처음엔 긴장해서 어색한 부분도 있었는데, 영업 3팀에 적응 못 하는 천과장의 상황과 제 자신이 놓인 상황과 딱 맞아서 대충 잘 넘길 수 있었어요.(웃음)
ㅡ귀가 후, 불도 키지 않고 홀로 맥주를 마시는 장면이, 많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저 자신과도 닮았습니다. 촬영을 끝나고 밤 늦게 집에 돌아가면, 조금 배가 고파오죠. 하지만, 아들과 아내가 자고 있으니까, 불을 키지 못하죠. 어두운 채로 소리나지 않게, 맥주를 한 캔 마시고 잠에 듭니다.
ㅡ최근에도요?
지금은 좀처럼 그렇게 할 시간이 나지 않아요. 뮤지컬에도 출연하고 있고, 권상우씨와 함께 "탐정"(공개일 미정)이라는 영화도 촬영하고 있어서요.
ㅡ어떤 영화인가요?
아직 자세한 이야기는 말씀드릴 수 없지만, 재밌게 볼 수 있는 스릴러 영화입니다. 촬영 기간은 3주 정도였는데, 정말로 재밌습니다. 자극적이고, 긴장감도 있습니다. 그저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다들 개성이 넘쳐서 재밌는데, 제 역할만 시시해요.(웃음) 여러분, 어떤 영화가 될지 궁금하시죠? 공개 되면 꼭 봐주세요.(웃음)
ㅡ권상우씨와 함께 출연하는 건 어떠세요?
저와 상우씨는 동갑인데, 이름도 같아요.(웃음) 제 본명이 상우예요. 어쨌든, 권상우씨는 톱스타시고, 거리낌 없이 말을 걸지 못하는 뭔가가 있어요. 종석이도 그랬고요. 저보다 나이가 어린데도, 정말로 유명한 스타여서, 어쩐지 그의 앞에서는 조금 굳게 됐었죠. 스타들은 보통 상냥하게 다가와 주시는데, 저 혼자 왠지 불편하다고 생각해 버리니까...진정해야 되는데, 좀처럼 유연하게 대할 수가 없어요.
ㅡ지금까지 출연작을 보면, 어두운 캐릭터밖에 없네요. 밝은 로맨스를 연기하고 싶은 생각은 해본 적 없나요?
로맨스는 부인이랑만요. 하하하. 농담입니다. 멋진 작품이 있으면 출연하고 싶은데, 들어오는게 없네요.(웃음) 다음 작품에선 평소의 저와 비슷한 역할을 하고 싶어요. 노력을 하지 않겠다는 뜻이 아니라, 조금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의외로 빠진(?) 모습도 있다구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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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북으로 일본에서 인터뷰 하셨다는 소식 전해 듣고 부랴부랴 친구에게 부탁해 원본 사진 찍어달라고 하고 번역했어요!
최대한 노력했는데, 박배우님이 실제 말씀하신 어투까지 신경쓸수가 없었네요 ㅠㅠ쓰여있는대로 전해드리려 노력했습니다.
카페에 가입하고 사진도 찍을 줄 모르고 여러 방면으로 존못이라 박배우님 앓는 소리밖에 하지 못했는데 이번 기회에 저도 팬분들과 덕력의 산물(?)을 공유할 수 있어서 기뻐요~~~!!! ㅎㅎ! 저도 박배우님을 닥터이방인으로 입덕했어서 번역하는 내내 재밌었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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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안 그래도 지인께 부탁드리려고 했던 건데 이렇게 빨리 번역해주시다니...너무 감사합니다ㅠㅠㅠㅠ잡지 받고 너무 궁금했는데 재밌게 잘읽었어요!
눕는다...이곳에..사랑해요우우우그우규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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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역할은 절대로 못생기면 안 된다고ㅋㅋㅋ 맞아여 어빠가 짱이에여ㅠㅠ 로맨스 크흡ㅠㅠ 번역 능력자님 감사합니다!!!
ㅠㅠㅠ아 너무 감사합니다 덕분에 잘 읽었어요!!!!!
헐 감사해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감사해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
감사헤요 ㅠㅠㅠㅠㅠㅠ
고급진 정보ㅠㅠ감사합니다 > <
아..오빠 로맨스 알았다구요....휴
번역 감사합니다ㅜㅜㅜ
번역 고맙습니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로맨스는 부인이랑만...크흡ㅜㅜㅜㅜㅜㅜㅜ
감사합니다ㅜㅜㅜㅜㅜ진짜감사해여ㅠㅠㅠㅠㅠㅠ 와근데 인터뷰 되게 몰입하면서 보게된당
해준씨 실제 로맨스는 현재 아내분이랑 알콩달콩하게 하시고 작품에서도 밝은 멜로연기도 해주삼...이렇게 잘생기고 훤칠한 해준씨가 멜로를 안하면 누가 합니까???안 그렇습니까??더 럽분들...
번역 정말 감사드려요!!! 사랑꾼쉬먀ㅜㅜ
우오ㅏ !! 능력자세요 !!!! 감사해요 잘 읽었습니당!!
ㅠㅠㅠ사놓고 넘답답했었는데 ㅠㅠ 덕분에 읽게되네요!! 완전감사해요^^
잘 읽었습니다~
로맨스는 부인이랑만요라니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너무 멋있다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