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여행>
정갈한 찬이 상을 가득 메운다. 실내는 널찍널찍하다. 편하게 자리잡고 편하게 한상 가득 받아 먹는다. 제맛을 내는 찬들, 부족하면 셀프차림 파트에서 얼마든지 리필도 한다. 기업형 대형식당인데 인심도 기업형이다. 주차장 사정도 아주 좋다.
1. 식당얼개
상호 : 시골여행
주소 : 경기 성남시 분당구 하오개로 366-6 (운중동 55-4)
전화 : 031- 703-7888
주요 메뉴 : 한정식
2. 먹은날 : 2022.2.24.점심
먹은음식 : 약정식 15,000원
3. 맛보기
음식마다 제맛을 내고 때깔도 곱고 화려하여 상차림이 우선 만족스럽다. 찬마다 즐거운 순례하듯 상큼하게 먹었는데, 기본음식만 주문한 것이 조금 서운하다. 행여 너무 많을까 해서였지만, 늘어놓는 찬에 비해서는 포만감은 조금 모자란 때문. 제대로 된 음식맛을 못 본 기분, 한 두가지 찬이 더 나오는 메뉴를 주문하여야 제맛을 볼 거 같다. 왠지 서론에서 멈춘 듯한 기분이다.
유기의 느낌이 참 좋다. 그릇이 갖는 힘을 보여주는 상차림, 성의가 고맙다. 덕분에 입맛도 더 돋는다.
참나물과 치커리를 소고기와 초무침 했다. 소고기나물냉채다. 맛이 훌륭한다. 아이디어도 좋다. 인류를 행복하게 하는 창조 요리다.
돼지고기수육 쌈, 따로 전용 채소는 나오지 않아도 속과 같이 하는 쌈음식이다. 부드러운 고기에 적당하게 배인 불맛이 좋다.
가장 맘에 들었던 음식이 새우튀김, 금방 튀긴 데다 바닥 장식은 호박 으깬 것, 화려한 조화다.
궁채나물
잔멸치볶음
취나물. 조금 무르다는 느낌. 간은 잘 맞다.
겉절이 같은 생김치가 상큼하니 좋다. 짜지도 싱겁지도 않게 간도 잘 맞고 튼실한 배추의 식감도 좋다.
조기구이. 기름에 굽지 않아 담백하다.
호박과 두부의 평범한 된장국, 맛도 제맛을 내서 시골여행의 맛을 느끼게 한다.
밥 시리즈. 밥에 대한 어휘가 우리처럼 많은 언어도 많지 않다. 영어는 밥도 쌀도 라이스다. 우리는 모, 벼, 밥, 누룽지, 깐밥 등등 단계별로 명칭이 달라진다. 상태에 따라서는 된밥, 진밥, 선밥, 죽 등등이고, 재료 종류에 따라서는 흰밥, 쌀밥, 보리밥, 잡곡밥, 오곡밥 등등, 곡물이 아닌 다른 채소가 섞이면 콩나물밥, 무밥, 고구마밥 등등, 솥의 종류에 따라서는 돌솥밥, 냄비밥, 가마솥밥 등등, 밥의 종류가 한없이 많다.
그만큼 밥을 섬세하게 즐긴다는 거다. 아무리 쌀의 소비가 준다 해도 아직은 밥 민족이다. 밥 전문가 백성을 상대해야 하니 밥이 전문화 고급화될 수밖에 없다.
아직도 이팝에 고깃국을 쫓는 단일한 취향의 북쪽과 엄청난 종류의 밥취향으로의 분화, 남북 차이가 밥의 종류에도 뚜렷하게 드러난다. 에스키모인들의 눈의 명칭이 수십가지, 영국인들의 마차 호칭이 수십 가지인 것들과 짝을 이룬다.
덕분에 밥맛은 점차 고급화된다. 심지어 예술이 되는 느낌이다. 예술작품은 쌀의 고장 이천이나 여주, 호남에서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밥의 고급화는 전국적으로 이루어진다. 아무리 고급화해도 정성이 안 들면 맛도 안 든다. 맛있는 밥, 정성들인 밥, 감사한 마음으로 먹는다.
4. 먹은후
1) 운중저수지 구경
옆의 작은 도로는 옛날처럼 그대로다. 큰길이 반대방향으로 나 이 길은 오롯이 옛 정취를 간직하고 있다. 벌써 몇 십년 전, 이 도로가 포장도 되기 전, 재를 넘는 사람이 거의 없을 그 시기에 가끔 와봤던 저수지와 길, 오랜만에 와도 그대로다. 옆에 멋있는 식당이 들어선 걸 제외하면. 도로가 바짝 옆으로 나지 않고 한참 저쪽으로 난 덕분이다.
여기서만 보면 그냥 한적한 시골에 온 거 같다. 도심 옆에서도 '시골여행' 기분을 낼 수 있다. 다녀온 날은 저수지가 말 그대로 꽁꽁 얼었다. 밤에 이곳에서 헤엄치다 온 사람, 중간에서 수온이 달라져 간담이 서늘해졌다 했다. 여름밤, 헤엄치지 않고 두둑에서 바라만 봐도 서늘하게 꽝꽝 얼 듯하다. 이미 얼어버려 어는 소리, 쩡쩡 소리도 안 들린다. 간만에 나타난 한 추위에 호수는 얼었지만, 점심 든든하게 먹은 속은 가만히 쩡쩡한 소리 담은 호수속을 너그럽게 헤아린다.
사실 그리 깊지 않은 못인데, 자꾸 도로에 주변이 점령당하다 보니 신화가 되었다. 아직 지렁이 신랑 설화는 없는 듯하다. 손바닥만한 저수지라도 남겨두고 멀리서 시위만 하는 도로가 고맙다. 좀만 더 있으면 설화도 따라 붙으며 새로운 신화도 만들 듯한 호수다. (호수는 자연, 저수지는 인공이라지만, 오래된 건 호수라 격상?시켜도 되지 않을까.)
2) 한국학중앙연구원 구경
문화재는 아니지만, 우리나라 유수의 인문학 대학원과 연구원, 옛날 성균관 유생을 방불케 하는 학도들이 지금도 밤낮으로 공부하고 연구하는 곳이다. 계절마다 풍광도 좋아 가능하다면 소풍을 가고 싶은 곳이기도 하다. 특히 가을에는 전에 완공 전 이곳이 과수원이었던 덕으로 유실수도 많이 남아 있고, 단풍 드는 나무가 많아 풍광이 압권이다.
아래는 한국학중앙연구원
도서관 옆 연못과 정자
*청계학사. 옛 서당처럼 한문공부를 주로 하는 곳이다.
도서관
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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