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랄 해에 우뚝 서다
더 이상 길은 보이지 않았다. 길이 끊긴지 10여분이 지났다. 벌판, 그것도 아무것도 거칠 것 없는 허허 벌판을 가로지르며 자동차는 달렸다. 마침내 자동차는 멈췄다. 야트막한 언덕 앞에서였다.
우리를 이곳으로 안내한 카라칼파크스탄 부총리는 언덕을 말없이 가리켰다. 그 언덕에 시멘트에 필요한 모든 재료가 여기에 모여 있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이다.
조그만 사막나무만 군데군데 자라나고 있는 황량한 이곳이 시멘트 공장 적지라는 것이다. 분명 시멘트 재료가 여기에 풍부히 널려있음을 직감적으로 알 수 있는 것은 조금 떨어진 곳에 자리한 작은 규모의 시멘트 기지가 웅변해주고 있었다. 이곳은 사실 중국 업체가 선점한 곳이었다. 그렇지만 중국 업체는 시기를 놓치고 있던 중이었다.
유 대표가 말했다.
“바로 여기지요. 다른 곳은 볼 것도 없습니다.”
유 대표는 확신에 차있었다. 이곳이 바로 카리스가 도약할 수 있는 명당자리임을 확신하고 있었다. 유 대표의 단호한 목소리가 허공을 가로질렀다, 허공에는 새들도 보이지 않는다. 나무도 꽃도 제대로 자라지 못하는 이곳에 생물이 거주할 수는 없으리라. 허공에는 창백한 하늘만 새파랗게 질려 있었다, 너무도 시린 푸른 빛깔이다. 한국의 어느 산골에서도 이토록 차디찬 푸른빛을 볼 수 없을 것이다.
길도 없는 길, 새들도 날지 않는 허공아래 길도 없는 길에 서서 유 대표는 카리스의 미래를 거침없이 그리고 있었다.
돌아오는 길. 역시 길 없는 길을 한참을 달린 뒤 비로소 차가 다닐 수 있는 길 위에 들어섰다. 문득 경계가 떠올랐다. 세상 경계선 밖으로 나갔다가 다시 경계 안으로 들어온 느낌이 강력히 온몸을 휘감아 돌았다.
경계라? 경계란 무엇일까?
지난 달 말 우즈베키스탄의 자치공화국인 카라칼파크스탄의 수도인 누쿠스에 도착했다. 우즈베키스탄의 수도인 타슈켄트는 봄이 왔지만 이곳은 아직 겨울에서 벗어나질 못했다. 인근에 있는 아랄 해의 차디찬 공기가 영향을 준 탓일 것이다, 러시아식 털모자를 쓴 사람들이 이색적이었다. 이곳 부총리가 처음부터 우리와 동행했다. 공항 영접에서부터 이곳의 대통령(우즈베키스탄의 자치공화국과 구별하기 위해 소통령이라 불리고 있었다)과의 회담, 시멘트 공장 부지체크, 그리고 시멘트 공장 설립에 관한 양해각서(MOU) 합의 등이 부총리의 지휘아래 일사천리 이뤄졌다. 이와 함께 이곳에 카리스의 가드레일 공장설립도 요청받았다. 이 곳 뿐만 아니라 아랄 해 주변의 국가들과 인접하다는 지리적 이점을 강조, 수출 전진기지로 활용해 달라는 부탁을 받은 것이다.
특히 시멘트공장설립에 대해서는 강력한 요청이 들어왔다. 우즈베키스탄에서 생산되는 시멘트는 900만 톤인데 필요한 물량은 무려 2600만 톤이라 절대량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부족물량은 중국과 러시아에서 수입해온다고 했다. 우즈베키스탄의 입장에서는 시멘트를 만드는 모든 자원이 풍부한데로 생산을 못하니 어지간히 답답한 모양이다. 모든 지원을 해 줄 테니 생산만 해달라는 것이다, 유 대표가 이들의 연이은 요청에 보증을 걸었다,
“우즈베키스탄에 깔리는 도로공사에 우리가 생산한 시멘트 전량을 써 달라.”
대답은 간결했다.
“sure."
필자가 이번 방문에서 sure를 들은 것이 수십 번이다. 카리스의 모든 조건을, 정부와의 단독계약에 대해서 모든 것을 문서화 할 수 있고 확인해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카라칼파크스탄 측에서는 무슨 일인지 카리스의 자금력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이 없었다. 다만 유 대표가 이를 에둘러 표현했다. 정부와의 단독 계약만 제대로 체결하면 자금조달은 문제없다고 못을 박았다.
이는 유 대표의 평소 지론이다.
“계약은 물입니다. 물이 많으면 그만큼 많은 고기가 살지요, 또한 작은 물에서는 큰 물고기가 살 수 없습니다. 계약을 맺으려면 굵직한 것을 맺어야지요.”
“카리스는 작은 웅덩이로 만족할 수는 없습니다. 바다에서 뛰어놀아야지요,”
아랄 해는 호수지만 바다로 칭한다. 지금은 사막화되고 있지만 세계에서 4번째로 큰 호수다. 그 바다 같은 큰 호숫가에서 -그곳은 세상 밖의 경계선상이다-카리스는 세계를 향한 도약을 꿈꾼다. 꿈을 꾼 자만이 꿈을 현실화할 수 있다, 현실을 만든다는 것이다.
세상에는 많은 사람들이 꿈도 제대로 꾸지 못하고 살고 있다. 무엇보다 자신이 가진 것을 잃을까봐 두려워서 감히 꿈도 꾸지 못한다. 또는 자신의 능력을 못 믿어서 그저 죽은 듯이 잠만 자는 무리들이 수없이 많다. 그게 안전하고 제대로 사는 지혜라고 생각하고 또 생각하고, 생각만하다가 죽어간다.
허나 그들은 알까? 안전하게 자기 것을 지키려는 노력이 자신을 깊이모를 구덩이로 몰아넣는 위험한 시도라는 것을. 철학자 니체는 위험하게 살라고 끝없이 외쳤다. 위험하게 사는 것이 급변하는 이 세상에서 가장 안전하고 현명하게 사는 것임을 니체는 그의 명저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서 역설하고 역설했다.
유철 대표는 이제 지리적으로 전혀 생소한 아랄 해에서 우뚝 서려 한다. 남들이 그 자리에서 주저앉을 때 유 대표는 그들의 표현대로라면 일탈을 감행하려 한다. 그는 말한다.
“길이 있으면 걷고, 길이 없으면 만들어 가야합니다. 주저앉아 쉴 수는 없습니다, 그대로 쉬는 것이 안전할 것 같지만 그것은 인간이 만들어 낸 신기루일 뿐이지요.”
유철대표가 걷는 길을 따라가다 보면 가끔은 필자도 현기증이 인다. 그것은 머리가 어지러운 신체의 현기증이 아니다. 새로운 세상에 그냥 돌진하는 접촉에서, 약간의 접촉에도, 일어나는 정신적 비틀거림이다, 그것은 바로 경계를 허물 때 일어나는 전율과 다름 아니다. 경계가 허물어질 때 사람들은 귀중한 영감을 얻는다. 삶의 지혜를 본능적으로 터득한다.
그것은 바로 두려움과 안전에 대한 소중한 고찰이다.
“힘든 길을 선택한 것처럼 보여지만 사실 나는 쉬운 길을 선택한 것입니다. 세상에서 뭐가 안전하고 두렵고 위험하겠습니까. 모두가 인간이 만들어낸 허상입니다.”
유철 대표는 이달 중순 문재인 대통령의 우즈베키스탄의 방문에 맞춰 자신의 사업구상을 공표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시멘트 사업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즉 시멘트 사업이 왜 필요한지 그리고 카리스의 도약에서 어떤 위치를 가지는지, 그 당위성을 설파할 것이다.
첫댓글 뭔가 지금현재의 카리스의 모습이
투영되네요~^^
카리스여~~
우뚝 솟아라~~
온 세계를 호령하리라!!!
"이곳에 조선소를 지어 니 배를 만들어 줄테니 사라" 왕회장님이 하신 말씀이죠 ㅋㅋㅋㅋ"해봤어" ㅋㅋㅋㅋ주주들에겐 정말 위대하고 훌륭한 분이지만, 밑에 직원 분들은...카리스 임직원 여러분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난 또 왕회장 자서전으로 착각 ㅋ
이니아 님의 매끄럽고도 고차원적인 장문의 글 잘 읽었습니다.
카리스의 위상을 보았으며 유대표님의 호탕함과 불가능이란 있을수 없으며, 앞만 보고 질주 하는 야생마 같은 면을 보았습니다.
카리스 가 희망이며
카리스 최고 입니다.
누구도 가지못한 새로운길을 만들어가는 유철대표님,
그길의궤적을 이리도 품격있는 글로 표현해주신 이니아대표님 모두 감사드립니다
안맞는 그림 또는 어울리지 않는 무언가 어색한 부분이 개인적으로 있었는데, 이니아 대표님 글을 읽고 무릎을 쳤습니다. 유철 대표님이 그리시는 큰 그림의 조각을 이제야 이해 했습니다.
뭔지 모를 웅장한 무언가가 들이 닥칠것
같아서 숨이 차네요~/
웅장한 카리스가 그려집니다
감사합니다
실세인 부총리가 직접...공항 영접에서 부터 이곳의 대통령(소통령)과의 회담,
시멘트 공장 부지체크, 시멘트 공장 설립에 관한 양해각서(MOU) 합의, 카리스의 가드레일 공장설립...현장을 직접 동
행...등...대표님의 글을 읽는 동안, 현장에 있는 것 같은 표현들이 숨쉴 수 없을 정도로...기쁘고 너무너무 행복합니다~^^
그리고 다음주에 있을 유대표님의 우즈베키스탄 사업구상이 정말 기대가 됩니다~^^
그 거대한 사업구상을 직접볼 수만 있다면 좋으련만 ㅋ
다음주 기대됩니다 ~
언제나 맛깔나는글,
잘 읽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좋은 소식 감사합니다
기대가 많이 됩니다~
카리스 정말 대단하다는 말 밖에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이 말씀 제가 훔쳐갑니다.
길이 있으면 걷고 길이 없으면 만들어 가겠다.
멋집니다~^^
정주영 왕회장님이 불현듯 스쳐지나갑니다.
유철 대표님과 카리스는 현대가 중동에서 신화를 썻듯이 우즈베키스탄에서
코리아의 기상을 맘껏 펼칠것입니다! 이니아 대표님의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훗날 신화로 남을것입니다.
카리스와 언제나
함께 호흡해주시는
정보철 대표님~
수고하심에 감사드립니다.
함께
같은꿈을 꿀 수 있어
행복합니다^^
그렇습니다. 우리 주주들 정대표님의 수고에
행복하고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