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물리·천문 분과 이충희
1, 국가별 총연구개발비
한국의 2021년 총연구개발비는 89,282 백만 달러(102조 1,352억 원)로서 미국, 중국, 일본, 독일 다음 세계 5위 수준이며 프랑스, 영국보다 앞서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연구개발비 비율은 4.93%로 이스라엘 다음으로 세계 2위 수준이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총연구개발비가 세계 7위권에 들어가는 국가는 한국 외에는 모두 노벨과학상을 배출한 국가들이다. 이제는 한국의 국력이 세계 6위권에 들어가고 총연구 개발비가 세계 5위 수준이라면 우리도 노벨과학상을 배출할 수 있는 방향으로 기초과학 글로벌화 전략을 구사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응용연구나 개발연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은 편인 기초연구의 비중을 증가시킬 필요가 있다. 최근 정부에서 내년 R&D 예산을 올해 대비 16.6% 감축한 안을 국회에 제출하였는데, 이는 잘못된 방향이다. R&D가 국가 발전의 원동력인 만큼 내년도 R&D 예산을 감축해서는 안 된다. 과학기술 글로벌화 전략으로 기초과학 글로벌화와 과학기술동맹 전략으로 구분하여 전개하고자 한다.
2. 한국의 기초과학 분야 경쟁력과 글로벌화 전략
기초과학 글로벌화 전략은 장기적인 안목에서 국가 과학기술 경쟁력 차원에서 매우 중요하다. 기초과학 글로벌화 전략으로 다섯 가지를 제안한다. 첫째로, 정부의 안정적인 기초과학 연구개발비 지원으로 현재 총연구개발비의 7.2% 기초연구비를 15% 수준으로 확대해 나가야 한다. 둘째로 창의력을 갖는 우수 연구 인력의 양성을 위하여 과학교육의 혁신이 필요하다. 현재 초·중·고등학교의 과학교육은 암기 위주의 이론만을 가르치고 있으므로 대학입시를 준비하기 위한 선다형 교육으로서 학생의 창의성을 발굴할 수 없게 되어 있다. 따라서 실험·실습을 통한 산 과학 교육을 실시할 수 있도록 실험·실습 기자재 및 시설의 완비와 과학교육제도의 일대 혁신이 필요하다.
셋째로 기초과학 연구에 인재를 유입시키기 위하여 이공계 과학기술자 우대정책이 필요하다. 이는 이공계 기피 현상을 완화하면서 의약학 계열로 우수 인재가 몰리는 현상을 타파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넷째로 이공계 대학과 연구기관의 자율성이 보장됨으로써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과학자들이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는 연구 환경이 조성되어야 할 것이다.
다섯째로 외국의 노벨 과학상을 배출한 대학이나 연구기관과의 국제공동연구를 추진하여 박사후 연구생을 파견, 인력양성에 힘써야 할 것이다.
3. 한·미 과학기술동맹
한·미‘과학기술동맹’으로 우주·양자과학·바이오 등의 분야에서 연대 구축, NASA와 공동 프로젝트 실시, 양자∙다자간 협의체 신규 동참 등 교류·협력을 가속화하고, 지난 5월 19일에 개최되었던 ‘제11차 한-미 과학기술 공동위원회’ 후속 조치를 신속하게 추진해야 한다.
세계 각국이 과학기술 주도권 확보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과학기술 최 선도국인 미국과의 견고한 협력관계 구축은 우리나라에 필수적이다. 이에 한미 간 폭넓은 과학기술 협력 기반 마련으로 우리나라가 세계적인 과학기술 강국으로서의 자리를 견고히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 된다. 우주, 반도체, 방산, 원전, 배터리 등 분야에서 양국 협력을 심화시킬 수 있다. 구체적인 예를 들면, 우주 분야의 경우 과기정통부와 미국 NASA 간 우주 탐사·과학 협력 공동성명서를 통해 지금까지 개별 연구기관 중심으로 추진된 산발적 협력에서 산·학·연·관의 공동 역량을 바탕으로 한 전략적 협력으로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다.
필자소개
미국 Brown대학교 이학박사(물리학)
전 한국표준과학연구원장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총괄부원장, 종신회원
한국시니어과협 초대, 2대, 3대 회장, 현 명예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