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무하게도 보라카이에서
장황하게 끄적였던 주저리 여행담은
인터넷 연결이 간당간당 하더니
등록이 안되고 날라가 버렸네요~ ㅋ
다시 쓰려니 쪼까 거시기하지만서도
피곤함에 초저녁부터 넷플보다가 잠들어
너무 일찍 잠에서 깨어버린 탓에
생각나는데로 또 흔적을 남겨봅니다
롬블론 숙소에서는 체크 아웃도 없고
게스트가 퇴실하는데도 내다보지도 않습니다 ㅋ
억지로 2층 주인집에 간다고 방 확인하라 했더니
확인같은거 필요없으니 잘가라고 합니다 ㅋㅋ
그래도 제게는 정말 맘에 들었던 숙소였네요^^
전날 미리 알아본 타블라스로의 이동 교통편은
정기선은 정오에 롬블론항에서 출발하고
비정기선인 방카 선박이 아침 8시에 근처
선착장에서 타블라스 산아구스틴 항구까지
다닌다고 했는데, 바람이 거센 날씨탓으로
방카 선박은 며칠째 운항을 안하고 있고
제가 나오는 날에도 운항 안할거라고 하기에
그냥 정기선편을 이용하기로 합니다
배 타러 가는 길에 대리석이 유명한 섬이기에
항구 주변에 대리석 기념품을 파는 가게들이
롬블론 쇼핑센터라는 간판 아래 모여있는데
잠시 구경하다가 알 모양의 열쇠고리 몇개 사고
근처 로컬푸드 식당에서 탑실로그 하나 시켜서
맛나게 먹고서는 배타러 항구로 향합니다
타블라스 섬으로 향하는 배는 생각보다 큰
로로 선박이었는데 단돈 100페소네요 ㅋ
배에 승선하고 어김없이 예정된 출발 시간보다는
살짝 늦었지만 드디어 롬블론섬을 떠납니다
그리고는 악몽같은 딜레이 타임이 펼쳐지죠 ㅎ
타블라스섬 산아구스틴 항구까지는
한시간이 조금 덜 걸린거 같구요
배에서 내려 다음 연결 선박을 이용하려면
섬 반대편 Odiongan 항구까지 다시 이동해야 하는
관계로 항구 근처에서 밴을 찾아봅니다
역시나 항구 인근에 밴이 한대 대기중이었고
이미 사람들이 거의 들어차 있네요
목적지를 확인하고 250페소 선불로 내고
잠시 후 출발해서 구비구비 산길을 넘어서는
다시 바닷가 도로를 한참을 달려 낯선 항구안까지
밴이 들어서더니 배 이용할 사람 몇몇만 내리고
밴은 다시 떠나갑니다
한적하고 조용한 항구에 버려진 느낌으로 내러서는
항구 수문장 경비에게 카티클란행 배 편을
확인해보니 이런된장~
Odiongan 항에서 카티클란행 배 편은
일주일에 수욜 토욜 두번만 있고 제가 간날이
수요일이긴 했지만, 배는 이미 낮12시에 떠나고
없다고 하네요 ㅜ
그래서 다른 방법을 수소문하다보니
Odiongan(현지인들은 전부 오종안 이라고 하네요)
에서 민도로 로하스항으로 건너가서
다시 로하스에서 카티클란행 배를 타는 것이
현재로서는 최선의 방법이라는 결론에 도달합니다
오종안항에서 민도로 로하스 항구로 가는 배는
저녁 8시에 있고, 다시 로하스에서 카티클란행은
새벽 2시에 있다고 하니 비록 차선책이기는 하지만
어찌됐던 담 날 아침일찍에는 카티클란에 도착할 수
있을거라는 생각에 계획에 없던 로하스 경유를
선택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여행이 계획대로 되면 그게 여행이겠냐는
말이 무색하리만치 잠시 후에 그 무모한 계획조차
물거품이 되고 맙니다 ㅎㅎ
로하스행 선박을 운영하는 STARLITE 라는
선박 회사의 매표소를 물어 찾아갔는데
저녁 8시 출발에서 4시간 딜레이된 자정에나
출발 예정이라고 하네요
그나마 그것도 확실하지 않은 상황이라 하구요
이때부터 살짝 멘붕이 오기 시작하더니
조금 더 시간이 지나니 저녁 8시 배는
새벽 4시 출발로 8시간 딜례이 되었다고 합니다
망연자실 이 상황을 어떻게 극복해야 하나 하다가
일단은 항구 주변을 둘러보니 그나마 입구에
허름한 호텔 간판을 단 건물이 하나 있길래
좀 씻고 쉬면서 기다려야 할 상황인지라
1층 데스크에 들어서서 꾸야한티 물어보니
12시간에 500페소랍니다
아마도 저같은 상황에 놓인 사람들이 주로 이용하는
호텔인지라 소고텔처럼 시간제로 운영하는듯...
간단한 체크인 후 방에 들어서니 싱글 침대 하나에
쪼매난 화장실, 그래도 에어컨은 달려있네요 ㅋ
일단 배낭을 던져놓고 사워기는 어차피 있으나마나
걍 사방에서 그랬듯이 양동이에 물 받아서 끼얹고
씻고나니 멘붕했던 정신줄이 좀 돌아오네요~
씻고나서 옷도 좀 갈아입고 매표소를 다시 찾으니
뭐 딱히 달라진 상황도 없다 하길래
일단 로하스행 배 표를 690페소 주고 발권합니다
그리고는 주변 깐띤에서 바베큐 하나와
탑실로그 하나 주문해서 허기를 때우는데
보기에도 그렇고 진짜 맛도 별로네요 ㅋㅋ
다시 호텔로 돌아와 오지 않는 잠을 억지로 청해서
어케어케 시간 때우다가 새벽 3시쯤에 나서서
매표소를 가보니 배를 타려는 사람들 몇몇이
보이고 배에 실을 트럭들도 한대 두대 들어옵니다
잠시 후 터미날피 끊고 대합실로 들어서니
열댓명 남짓한 사람들이 배를 타려고 대기중이네요
30분여 대기하다가 배에 오르긴 했는데
새벽 4시 출항이라던 배는 결국 동이 트고서
그로부터 2시간 후인 6시 되서야 출항합니다
결국 딜레이 타임만 꼬박 10시간 걸렸네요 ㅜ
길고 긴 딜레이 타임 끝에 우짜둥둥 타블라스를
뒤로 하고 드디어 민도로 로하스로 향해 봅니다
로하스까지는 약 3시간 정도 걸린다던데
파도 탓인지 30분 정도는 더 소요된듯 하네요
그렇게 고향 마을이 있는 민도로섬 로하스에
도착해서는 바로 알아보니 그나마 다행으로
11시에 카티클란행 배가 출발 예정이라고 합니다
현지인들은 3시간 이상 소요되는 중장거리 배를
탈때는 해먹을 거의 필수로 갖고 다니던데
배안에서 해먹에 누워있는 사람들이 마냥 부러웠네요
로하스에 도착하니 9시 반쯤 됐고 한시간여 남짓
기다리면 카티클란행 배를 탈 수 있을거란 생각에
일단 매표소를 찾아 1.060페소 주고 배 표부타 끊고
애표소 여직원에게 물어보니 근처에 로미 맛집이
있다길래 횡한 골목길을 걸어가보는데
깐띤 두어개와 야채가게, 그 뒤로는 암것도 없네요
야채가게 아떼에게 로미 식당을 물어보는데
자기네도 로미 있다고 해서 그냥 불쑥 들어섭니다
150페소에 로미 하나 주문했더니 아이구야~
성인 남자 셋은 먹어도 될마한 커다란 그릇에
로미가 가득 담겨 나오네요
보기에는 엄청 맛있어 보였는데 피곤한 탓인지
입맛 탓인지 결국 오분의 일도 못먹고 일어섰습니다
항구로 다시 돌아와 대합실로 들어서니
로하스로 올때만큼 비슷한 스무명 남짓 사랑들이
승선을 기다리고 있네요
잠시 후 배에 올랐는데 어김없이 또 30분 정도
딜레이 타임을 갖고 카티클란으로 출발합니다
그렇게 또 5시간 정도 배 안에서 시간을 보내고
드디어 보라카이 섬이 보이기 시작하네요
배는 보리카이 화이트 비치 앞 바다를 지나
카티클란 항구 앞에 도착했는데
이런 닝기리~ 이번엔 또 도착 후 딜레이 입니다
선착장에 다른 배가 출항 준비중이던데
그 배가 출항해야 접안을 할 수 있다면서
보라카이 앞 바다 제자리에 둥둥 떠서 대기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한시간 두시간이 지나도
선착장에 있는 배가 출항하지를 않네요 ㅜ
결국 카티클란에 도착해서도 2시간 넘게
항구앞에 떠 있다가 겨우 접안을 합니다
시간은 어느덧 어둠이 내리기 시작하고
마음만 급해져서 이때부터 배낭여행 모드에서는
있을 수 없는 눈탱이 요금도 맞기 시작하고 ㅋ
그래도 항구에서 내리려 하는데 비 그친 뒤
무지개가 보라카이 입성을 반겨주기는 하네요
선착장에는 마닐라 쿠바오까지 가는 버스도
한 대 배에 실으려고 대기중이구요
보라카이 들어가는 배는 다른 항구에서
출발하기에 트라이시클로 이동하려 하는데
얼마냐니까 120페소 부릅니다 ㅋ
대충 로컬 페이로는 50페소도 채 안될건데
하는 생각도 잠시 걍 100페소에 추라이 하고는
트라이시클로 이동하는데 쪼매난 산길도 넘고
이동 거리가 아주 짧지는 않네요
보라카이는 1995년 신혼여행때 함 와보고
28년만에 찾이가보는건데 기억도 희미하죠 뭐~
보라카이 들어가는 선착장부터는 역시나
관광객들로 북적이기 시작하네요
사람들 틈바구니에서 터미널 같은 곳을 들어서서
배 표를 끊으려고 하니 아이디 카드부터
제시하라고 하더니 뭐가 뭔지도 모른 채
400페소를 내고 아무 생각없이 꿀렁거리는
접안 시설을 지나 사람들 올라타는 보트에
올라탔는데 잠시 후 무언가를 걷기 시작하네요 ㅋ
보트피 50페소를 더 내고 발권후에 다시 그 표를
좌석 번호가 써있는 다른 표로 또 교환한 후에
배를 타야 하는 복잡한 시스템이던데
저는 그냥 400페소에 다 포함되어 있는건줄로
어설픈 촌뜨기 여행자 흉내낸거로 된 상황이네요
어설프게 보라카이 입성해서는 28년전에는 없던
전기 트라이시클을 또 200페소에 눈탱이 맞고
(나올때는 20페소 줬으니 열배를 ㅋㅋ)
한참을 달려 예약해둔 호텔에 도착합니다.
2박을 예약했었지만 이미 1박은 길 위에서
날려먹은 셈이구요
미리 메일을 보내 호텔에 상황은 전달했지만요
호텔에 체크인 하고 2층 방에 배낭벗어 던져놓고
일단 땃땃한 물에 샤워부터 합니다
그리고는 잠시 한숨 돌리고 이미 어둠이 깔린
푸에르토 갈레라 화이트 비치가 아닌
보라카이 화이트 비치 바닷가로 나서봅니다
바닷가까지는 호텔에서 채 5분도 안걸리더군요
다시 호텔로 돌아와 3층 식당에서
오늘의 추천 메뉴라는 씨푸드를 주문해서
먹고는 잠시 동네 산책 좀 더 하다가 잠들고
예정된 2박에서 어차피 1박은 날아간 상황인지라
그리고 관광객만 북적이고 도시화된 보라카이에
별 미련도 없는 관계로 갔던 길을 다시 돌아가는
여행은 하지 않으려 애쓰는 편이지만
상황이 어쩔 수 없는지라, 다시 민도로 로하스로
향하기로 하고 아침 바닷가 산책 후에
무료 조식을 간단히 먹고는 체크아웃 하고
배낭메고 호텔을 나서 보라카이 랜드마크가 있는
호수공원 같은 곳까지 걸어가서는 사진 몇장 찍고
합승 전기 트라이를 20페소에 타고는
보라카이 선착장에 도착해 배 표 50페소에
터미널피도 50페소 내고 보트에 올라탑니다
선착장에 내려 80페소 주고 트라이 타고서는
다시 로하스행 배를 타러 까티클란 제티 항구로
돌아와서 어제 저녁에 미리 메신저로 확인해둔
오전 9시 로하스행 배를 타려고 매표소에서
티켓팅하는데 매표소 여직원 말이 당연스럽게
오늘도 딜레이 모드라고 합니다 ㅋ
그래서 언제 출발하냐고 물으니 자기도 모른다고
일단 다시 1,060페소에 표부터 끊고 대합실 들어가
분위기를 살피는데 선착장엔 2GO 배 한대가
트럭들을 선적중이고 대합실 안에 사람들은
스므명도 채 안되는 사람들이 배를 기다리고 있었구요
다시 대합실을 나와 담배 하나 피는데
항구 앞 카티클란 공항에서는 연신 비행기들이
어디론가 이륙하고 있고, 동네 매점에서
음료 하나랑 로컬 과자같은거 하나 사먹는데
매점 여자애가 BTS 티셔츠를 입고 있네요 ㅋ
두시간여 서성이며 기다리다가 승선을 했는데
강풍 파도에 트럭 선적 작업이 마냥 지연되면서
결국 또 6시간이나 딜레이 끝에 출항합니다
계산대로라면 로하스에 도착해서 퍼블릭 밴을 타고
칼라판으로 가서 잘하면 오늘 푸에르토 갈레라까지
갈 수도 있겠구나 했었는데 역시나 물거품 되고
차선책으로 어떻게든 칼라판까지만이라도 도착해서
일박 후에 담날 일찍 밴을 타야지 해었는데 말이죠
다시 5시간을 바닷길을 달려 로하스에 도착하니
이미 어둠이 짙게 내린 8시가 넘어서고 있습니다
어차피 퍼플릭 밴은 틀린 시간인지라 배 안에서
이리저리 알아보니 그래도 배 도착하면
칼라판 가는 스페샬 밴 한대는 대기중일거라기에
그거라도 타고 이동하자는 생각이었습니다
피곤을 못이기고 일찍 잠들었다가
새벽 3시에 눈떠서
3시간 넘게 여행기 쓴다고 쓰고 있는데
내용이 초과되서 더 이상 글 작성이 안되네요
일단 주저리 여행기는 요기까지 마무리 하겠습니다
마지막 여행기는 공항쯤에서 마무리 하는거로^^
꾸벅~
첫댓글 멋지 십니다..
햐~~부럽
작가선생님^^
진짜 대단하십니다
더위때문에 더 기다림에 짜증날것 같은데
안전한 여행 되시길 바랍니다.
집 떠나면 고생이라는 말이 생각났습니다.
고생하셨습니다.
진정한 여행객이시군요~유튜브 필브로에서 88 공항 라운지에서 근무하던 아가씨 고향이 롬블론이라고 했었는데 잘 봤습니다~
잘보고 갑니다~~~
이렇케 마냥 편하게 집에서 멋진 사진과 재밋는 여행기를 접하기에는 너무 미안할만큼 케논데일 님의 고생이 실감나는 글이 었습니다
멋진 여행기에 또 한번 감사합니다.. ^^
와우
예전 여행기보다 재밌네요
나는
민도르섬이나 한바퀴 돌아볼까 하는데
부럽습니다
건강하게 여행 마무리 잘하세요
좋은정보와 더블어~~ "언제나 멋지십니다......^^ 안전여행 되십시요,
고향은 어떤가요?
푸에르토 갈레라의 사방비치이겠죠 ^^
@케논데일 돌고돌아 고향에 계신거 아닌가요
여전히 썬샛은 이쁘겠죠 시크하게요
@혜산 죄송함다 ㅎ
제가 요즘 나이를 먹어가는지
때아닌 난독증까지 생겨서리
고향은 어떠냐는 말씀을
고향이 어디냐로 제맘대로 읽고 있네요
그곳은 많은 것들이 변했다들 말하지만
제게는 그저 마음속 고향일뿐입니다 ^^
여행후기 최고예요.
재미있게 읽고 있습니다.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