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여만에 전고점 아래로 내려온 서울 부동산 버블 수준 (feat. 2023년 3분기 주택구입부담지수 & 4분기 전세가율)

[samtoshi]

한국주택금융공사에서는 3개월마다 주택구입부담지수를 산출하여 발표합니다.

저도 이 주택구입부담지수가 산출될 때마다(3개월마다) 이를 바탕으로 서울 부동산 버블 수준을 판단해보는데요, 이번에 2023년 3분기의 주택구입부담지수가 업데이트되었기에 이를 반영하여 설명을 드려보고자 합니다.

주택구입부담지수란 중간소득 가구가 표준대출을 받아 중간가격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의 상환 부담을 나타내는 지수인데요, 참고로 지수 100은 주택담보대출 상환으로 가구 소득의 약 25%를 부담한다는 의미로, 이는 중간 소득의 서울 가구가 중간 가격의 서울 주택을 구입할 때 소득의 약 25%가 주택담보대출 원리금 상환에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주택구입부담지수가 유의미한 지표라고 판단되는 이유는 집을 구매하는데 필요한 소득 대비 대출 원리금 상환 부담을 수치화했기 때문입니다. (소득 대비 집값을 나타내는 PIR은 주택 구입에 큰 영향을 주는 금리가 배제되어 산출된 지표이기에 PIR보다 주택구입부담지수가 보다 실질적이고 유의미한 지표로 판단됩니다.)

그렇다면 서울 주택구입부담지수는 어떤 추이를 그리고 있을까요?

위 그래프는 2004년 1분기부터 2023년 3분기까지 서울 주택구입부담지수 추이와 해당 기간의 평균(129.8)을 비교 도식화한 것입니다.

2023년 3분기의 서울 주택구입부담지수는 161.4 입니다.

2019년 3분기 123.6 이래 무려 12분기 동안 줄곧 오르기만 했던 서울 주택구입부담지수는 2022년 4분기(198.6)가 되어서야 하락 전환했는데 이를 환산하면 2022년 4분기에는 서울 중간소득 가구가 서울 중간가격 주택을 구입할 때 소득의 약 50%를 주택담보대출 원리금 상환에 사용했음을 의미하는 수준이기에 엄청나긴 합니다. 그리고 지수는 2023년 3분기 161.4까지 내려오면서 11분기만에 전고점(2008년 2분기 164.8) 밑으로 내려오게 되었습니다.

오랜만에 전고점 아래로 내려왔다고는 하나 여전히 중장기 평균(129.8)보다는 +24% 높은 수준이기에 서울 부동산의 버블 수준이 낮은 상태라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리고 2023년 4분기 지수는 3분기와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주택구입부담지수를 구성하는 요소 중 하나인 서울 아파트 중위 매매가가 4분기에 하락할 것으로 보이지만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3분기보다 4분기가 낮지는 않을 것으로 보여 두 지표가 충돌하는 결과가 되므로 4분기 주택구입부담지수가 3분기와 크게 다를게 없을 것으로 추정해봅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신규취급액 기준으로 12월 지표는 나오지 않았으나 9월 4.35%에서 10월 4.56% → 11월 4.48%로 전개중인 상황을 고려하면 3분기보다 4분기 금리가 낮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주택구입부담지수가 후행 지표라는 단점이 있고, 과거보다 늘어난 만기의 주택담보대출이 생기면서 실제 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 수준이 겉으로 드러나는 지수보다 낮아진다는 지적도 있습니다만 전고점(2008년 2분기) 당시는 대출 원리금 상환 유예 기간이 길었던 반면, 지금은 원리금을 같이 갚아나가는 시기가 빨라지면서 부담이 늘어난 측면도 있기 때문에 과거와의 비교 자체를 의미없다고 할 수는 없을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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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과거보다 주택구입부담지수 기준을 올려서 평가해야할 하나의 존재가 있다면, 바로 전세자금대출이라고 생각합니다. 2008년에 처음 생기고 그 이후 급격히 확대된 전세자금대출은 전세가를 밀어올리면서 매매가에도 적지 않은 상방 압력을 제공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실제 2012년 22조원이었던 전세자금대출 잔액은 10년이 지난 2022년 170조원까지 증가했는데 이는 간단히 봐도 10년간 148조원의 유동성이 부동산 시장에 공급된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여기서부터는 각자의 판단 영역인데, 전세자금대출이 없었던 시절의 전세가율 고점이 64.6%(2001년 10월)였고 전세자금대출이 생긴 후의 전세가율 고점이 75.1%(2016년 6월)로 1.16배 증가한 점에 착안하여, 매매는 실수요뿐 아니라 갭투자도 있기 때문에 전세자금대출이 생기고나서 늘어난 전세가율 증가폭 1.16배에서 절반의 비중만 적용하여 주택구입부담지수 측면에서 1.08배 증가율을 적용해보면 주택구입부담지수의 중장기 평균은 140, 고점은 177 내외가 적정할 것으로 추정해봅니다.

그렇다면 2023년 3분기 기준 서울 주택구입부담지수 161.4는 전세자금대출을 감안한 중장기 평균과 고점 사이의 중간 정도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언제인지 단언할 수는 없지만 좀더 시장이 조정장에 진입하고 금리 인하가 시작될 경우 주택구입부담지수도 고점보다 중장기 평균에 좀더 다가가 매력적인 밸류에이션으로 진입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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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부동산 버블 수준을 파악하는데 있어 주택구입부담지수 만큼이나 중요한 지표가 전세가율이라고 보고 있어서 이 지표 역시 눈여겨보고 있는데 2023년 12월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51.9%로 중장기 평균(55.2%) 대비 낮은 편입니다.

서울 전세가율 장기 추이를 보시면 2009년 1월 38.2%로 저점을 형성한 이래 매매가는 하락장에 진입했으나 2009~13년 입주 물량 감소로 인해 전세가는 지속적으로 오르면서 전세가율 역시 가파른 상승 추이를 보여줬습니다. 저는 이를 1999년부터 2009년까지 매매가가 장기 상승한데 따른 버블 해소 및 재상승 동력의 축적 과정이라고 보았습니다. 그리고 2016년 6월 75.1%로 고점을 찍은 전세가율은 2017년 이후 역대급 입주 물량이 몰리면서(연 평균 수도권 입주 물량 : 2005~08년 14.8만호 → 2009~13년 12.3만호 → 2017~22년 19.5만호) 하락 전환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요, 마찬가지로 저는 이를 상승 동력의 소진 과정이라고 보았습니다.

그런데 2023년에 원자재 및 인건비 인상으로 건설비가 급증하면서 입주 지연 사업장이 다수 발생한 결과 입주 물량도 크게 감소하여(수도권 입주 물량 : 2022년 17.6만호 → 2023년 10월까지 11.7만호) 다시 전세가율이 올라가는 모습이 나오고 있습니다. (2023년 4월 50.8% → 12월 51.9%) 다만 저는 얼마전에도 말씀드렸듯이 매매가 상승이 의미있는 지속성을 담보하려면 전세가율이 서울 기준으로 60% 정도는 와줘야 된다고 보는 입장이기 때문에 그에 비하면 아직 낮은 전세가율이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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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나름의 결론을 내보자면, 아직 주택구입부담지수가 높은 편이고 전세가율도 낮은 상태이기 때문에 가구 소득과 금리, 주택의 사용 가치(전세가) 대비해서 현재의 매매가는 어느 정도 고평가된 상태라는 입장입니다.

다만 입주 물량 감소로 전세가율의 지속적인 상승이 예상되고 있고, 금리 인하가 시작될 경우 주택구입부담지수도 낮아질 것이기 때문에 향후 매매가의 상방 압력은 점증될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2024년은 새로운 기회가 창출될 수 있는 해인 만큼 시장을 조망하는 입장에서 흥미로운 장면도 많이 연출될거 같습니다. 관련 지표는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고 공유드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시 한번,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2023년 3분기 서울 주택구입부담지수 161.4의 의미

서울의 중간가격 주택을 구입하기 위해서는 서울의 중간소득 가구가 주택담보대출 원리금 상환을 위해 가구 소득의 40%를 사용해야 하는 수준 (전고점인 2008년 2분기에는 가구 소득의 41% 사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