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업계의 변화가 빠르게 진행됐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전기차는 모터쇼에서 볼 수 있는 미래의 차였지만 지금은 우리나라의 거리를 흔하게 달린다. 가솔린과 디젤의 엔진을 탑재한 내연기관 자동차도 판매량이 줄지 않았다. 전반적으로 우리나라의 자동차 내수 시장은 올해 성장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전 세계적 위기에서도 말이다. 올해 국산차 가운데 디젤 주요 차종의 판매량을 정리했다. 자료는 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집계한 통계를 인용했다. 12월 발표한 11월 까지 집계 숫자가 기준이다.
# 제네시스 G70
고급 브랜드의 스포츠 세단 G70도 디젤 엔진이 있다. 있는 정도가 아니라 올해 판매량으로는 나름 나쁘지 않은 성적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가 집계해 발표한 11월까지 내수시장 판매량을 확인해보면 G70은 6686대 가운데 5664대가 2.0 터보 가솔린 엔진이었다. 고성능의 3.3 터보 가솔린이 693대, 나머지 329대는 디젤 엔진이었다. 고성능 고급 브랜드를 지향하는 제네시스의 스포츠 세단에서도 디젤 엔진은 선방했다.
# 제네시스 G80
항상 디젤과 가솔린 그리고 고성능 가솔린 엔진으로 라인업을 구성하는 제네시스는 G80에도 같은 구성을 내놨다. G80은 중간에 모델 변경이 있었는데 2.2 디젤은 4만6523대를 판매한 신형 모델 가운데 437대를 차지했다. 대략 100대 중에 1대는 제네시스 G80도 디젤 엔진을 선택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디젤 엔진은 장거리, 고속 주행이 많은 운전자가 매우 효율적으로 운행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특정 시장은 꾸준히 가능성이 있다.
# 투싼 2.0 디젤
올해 투싼은 완전 변경한 신차를 내놨다. 홍보를 위한 주력 트림을 1.6 하이브리드로 선정했고 시승 행사도 모두 하이브리드로 진행했다. 하지만 2.0 디젤 모델은 계속해서 생산한다. 기존 모델에 1.6과 2.0 두 가지의 디젤 엔진이 있었던 반면 이번에는 2.0 디젤로 국내 시장은 단일화했다. 32대를 팔았다. 그러나 기존 모델은 이야기가 다르다. 올해 1.6 디젤이 2494대, 2.0 디젤이 8779대를 기록해서 전체 투싼 판매량의 절반은 디젤 모델이 차지했다. SUV에서 디젤은 역시 인기가 좋다.
# 싼타페 2.2 디젤
싼타페 역시 부분변경을 통해 신차를 내놨다. 2.0 디젤 대신 2.2 디젤로 변신을 보여줬다. 1.6 하이브리드도 생산하긴 했지만 친환경차 세금할인 혜택을 받지 못하며 수출용으로만 생산했다. 11월까지 이미 2176대의 하이브리드를 생산해 수출했다. 그래서 싼타페는 디젤이 주력 모델이다. 2.2 디젤이 2만4479대가 팔렸다. 2.0 가솔린이 1만5384대, 2.5 가솔린이 1302대 팔린 것과 비교하면 역시 SUV는 디젤.
# 펠리세이드 2.2 디젤
국내에서 계속 대기 수요가 있는 차. 펠리세이드는 11월까지 국내에서 5만8822대가 팔렸다. 엔진 종류도 간단한데 3.8 가솔린과 2.2 디젤 뿐이다. 가솔린은 2만1994대, 디젤은 3만6828대가 팔렸다. 역시 아직까진 디젤의 우세지만 가솔린의 비율도 만만치 않다.
# 제네시스 GV80 3.0 디젤
올 초 가장 많은 주목을 받은 차가 바로 GV80이다. 다른 제네시스와 마찬가지로 2.5와 3.5의 터보 가솔린 그리고 3.0의 디젤 엔진으로 등장했다. 국내 판매량 3만745대 가운데 1만2737대가 디젤, 1만1483대가 2.5 가솔린이다. 고급 SUV에서도 아직은 디젤을 선택하는 소비자가 더 많았다. 하반기에 출시한 GV70은 11월 집계에서는 의미있는 숫자가 나오지 않았다. 제조사에서 시험용으로 운영한 15대가 끝이다. GV70은 1월 말 나오는 12월 집계를 확인할 예정이다.
# 스타렉스는 역시 디젤?
우리나라 유일의 승합차 스타렉스는 디젤과 LPG 두 가지 파워트레인이 나온다. 올해 11월까지 디젤은 2만9186대, LPG는 3903대로 압도적으로 디젤의 판매가 많았다. 비슷한 양상은 트럭 포터에서도 나온다. 포터의 디젤은 7만9347대다. 애초 포터는 디젤 모델만 나왔는데 올해는 전기차가 등장하면서 8585대나 판매량을 기록했다. 가솔린이나 LPG 엔진의 역할을 전기차가 대신했다.
LPG 엔진을 만드는 기아차 봉고에서는 좀 더 비율이 나눠진다. 1.2톤과 1톤 두 종류의 봉고 디젤은 각각 5325대, 2만7461대가 팔렸다. LPG는 8747대로 은근히 많이 팔려다. 이어서 전기차가 4523대를 기록했다. 전반적인 판매량은 포터의 절반 정도인데 LPG 수요는 봉고가 모두 끌어모은셈.
# 셀토스 1.6 디젤
소형 SUV로 나왔지만 윗 차급 스포티지를 위협하던 존재 셀토스는 1.6 가솔린 모델이 3만9735로 디젤 7430대에 비해 훨씬 더 많았다. 새로운 SUV를 내놓으면서 디젤 보다 가솔린이 인기 있는 사례는 흔치 않았지만 셀토스는 그랬다.
# 쏘렌토 2.2 디젤
아마도 올해 가장 놀라운 등장을 했던 차가 아닐까 싶다. 2.2 디젤도 놀라웠지만 1.6 터보 가솔린 하이브리드는 업계를 긴장시켰다. 그래도 판매량은 디젤이 더 많았다. 올 판매량 7만1499대 가운데 4만9616대가 디젤이었다. 하이브리드는 생산이 늦어지면서 주문이 밀린 이유도 있지만 현재 스코어는 2만1246대로 디젤의 절반 정도다. 2.5 터보는 637대.
# 카니발 2.2 디젤
오랜만에 완전 신차로 나온 카니발은 역시 2.2 디젤이 주력이었다. 3.5 가솔린 엔진과 단 둘의 경쟁이긴 했지만 디젤이 3만3279대를 기록한 사이 가솔린은 3171대를 기록했다. 10%를 가솔린이 차지한 것은 다른 SUV나 승합차에서도 보였던 비율이다.
# 말리부 1.6 디젤
쉐보레의 중형세단 말리부는 많은 파워트레인을 갖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1.35 가솔린 터보, 1.6 디젤, 2.0 가솔린으로 가닥을 잡았다. 5997대가 팔렸고 이 가운데 디젤은 324대다. 흔치 않은 차가 됐다.
# 트랙스와 이쿼녹스 1.6 디젤
쉐보레의 트랙스와 이쿼녹스는 1.6 디젤이 있다. 트랙스는 1.4 터보가 5440대로 주력이고 디젤은 748대였다. 이쿼녹스는 1275대가 디젤로만 판매됐다. 쉐보레의 SUV 가운데 흔치 않은 디젤이다. 미국에서 직수입해 판매하는 트래버스, 콜로라도는 디젤이 없다. 올란도 디젤의 단종도 아쉽다.
# 티볼리와 코란도 1.6 디젤
쌍용자동차의 주력 모델이었지만 올해는 주춤했다. 티볼리는 1.5 가솔린과 1.6 디젤 가운데 가솔린이 1만9047대로 디젤 1725대의 약 10배에 이른다. 코란도는 디젤의 비중이 조금 더 높은데 1.6 디젤이 4385대, 1.5 가솔린이 1만3252대다. 2.0 디젤은 사라졌고 2.2 디젤로 더 큰 차인 렉스턴으로 넘어갔다.
# 렉스턴과 렉스턴 스포츠 2.2 디젤
국내에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렉스턴이나 렉스턴 스포츠는 모두 2.2리터 디젤 모델만 판매한다. 렉스턴은 1만351대, 렉스턴 스포츠는 3만679대를 기록했다. 가솔린 모델을 생산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렉스턴의 2.0 가솔린은 327대 생산했고 렉스턴 스포츠는 86대 생산했다. 모두 수출용이다.
# QM6 1.7과 2.0 디젤
르노삼성자동차를 견인한 모델을 꼽으라면 XM3와 이 차 QM6를 말한다. XM3는 올해 출시한 신차지만 디젤 모델은 없다. QM6는 LPG 파워트레인이 틈새시장 공략에 성공하면서 무려 2만4915대나 기록했다. 전체 QM6 판매량의 절반 가까운 수치다. 그 다음이 2.0 가솔린으로 1만6415대다. 디젤은 1.7이 536대, 2.0이 192대 팔렸다.
# 유로6 시대의 디젤 차
올해 국내에서 판매한 디젤 차는 모두 유로6 배출가스 기준을 충족하는 모델이다. 과거에는 이른바 LNT라는 집진 후 재연소 방식을 사용하는 디젤 차도 있었지만 이제는 거의 대부분의 차가 요소수를 사용해 질소산화물을 제거하는 SCR 방식으로 바뀌었다. 유로1 기준을 적용할 때와 비교하면 실로 어마어마한 차이가 나는 환경친화적 엔진이 되었다. 아직까지도 소음과 진동에서는 가솔린 엔진 보다 약점이지만 연료효율과 강한 토크는 장점으로 남아있다.
앞서 SUV에서는 특히 디젤의 비율이 높기 때문에 운전자들의 각별한 관리도 필요하다. SCR 방식의 디젤 차는 요소수를 적정 시기에 보충해야한다. SCR은 대당 수백 만 원에 이르는 고가의 부품이므로 고장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형 트럭에서는 요소수를 80%만 채우기를 권고하기도 하고 요소 성분과 섞이는 물의 순도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순도 높은 요소수를 사용하기를 권장한다. 국내에서는 ‘애드블루’ 마크 등을 확인하고 구입하면 되며 롯데정밀화학의 유록스 제품을 구입하거나 주유소에서 주입하는 것도 좋은 관리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