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생명.평화의 길을 찾아 길을 떠나다 -오체투지순례 55일차

[딸기볶음]

 순례단을 총괄하시는 지관 스님

 프랑스에서 온 수브라(Subra 법명 원중)씨

 7개월 전에 한국에 왔고 지금은 화계사 국제선원에서 수행하는 ‘거사’라고 합니다.

스님이 될 지는 아직 모르겠다고 하네요.

“죽비 소리가 어떻게 들리십니까?“

“어려운 질문인 것 같습니다. 철학적인 답변을 드려야 하는데, 처음이라 힘이 들어서인지 아직은 그저 절을하고 일어서는 신호로 밖에 들리질 않습니다.”

그랬습니다. 육체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한 이 고행은, 오전 순례 내내 머리에서 떠나질 않는 온갖 상념들로 인하여 머리가 터질 것 같았습니다.

남들은 무념무상의 상태가 되어진다는데, 나도 그리 될줄 알았는데...

육신의 고통이 정신으로 옮겨져 갔는가 봅니다.

나는 왜 여기에 와있는가?

그 질문에 대한 답은 인터뷰를 하면서 찾을 수 있었습니다.

새벽에 집을 떠날 때만 해도 제 생각은 너무도 가벼웠죠.

‘견딜만한 고통이니 세 분 성직자들도 기꺼이 하시는걸 꺼야.’

우유 한 병과 빵 한조각으로 아침을 해결하고 출발지로 향합니다.

신원사 삼거리 즈음의 출발지에서 성직자 세 분, 운영요원과 순례자 몇몇이 모여 인사를 나누고 하루의 무사를 기원하며, 우리의 기도는 그렇게 시작을 했습니다.

150m 마다 잠깐의 휴식을 취하는 여정이 계속되고, ‘나는 나 자신을 좀 더 낮추어 보리라’는 다짐도 하며...

휴식시간에는, 전 날 고천제에서 잠깐 보았던 외국인 순례자와 앞,뒤로 서서 절을 하게 된 이유로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는데, 그는 프랑스에서 온 수브라(Subra 법명 원중)씨 입니다.

사람들과 잘 얘기를 하지않으려고 했던 이유가 한국말을 전혀 할 줄 몰라서였던 걸 알았죠.

프랑스 사람치곤 영어를 잘 했고 일본어도 할 줄 알아 지관스님과는 일어로 의사 소통을 하시지요.

또 옆에 서계신 수녀님이 불어를 할 줄 알아 우리는 영어, 불어를 섞어 가며 서로의 관심사를 이야기 하였습니다.

‘참 재미있는 일도 있구나...’

전날, “스님이세요?” 물으니 “거사”라고 짧게 답하던 생각이 났는데, 아마 수행중인 분 한테 그렇게 붙여 주는 것인가 봅니다.

“사바?” (괜찮아? Are you O.K.?)

“모아 사바 ” (나는 괜찮아. I'm O.K.)

저, 그 날 불어 한 마디 배웠죠. *^^*

고행의 세 시간이 지나고 드디어 기다리던 점심시간입니다.

운영진에게서 주먹밥 한 덩이와 어묵 국물을 얻어 먹고 힘을 내봅니다.

영평사의 혜수 스님과 박 카타리나 수녀님은 서로의 종교에 관심을 표명하며 깊은 대화를 나누는 따뜻한 모습을 보이셨지요.

오후의 순례가 시작되고, 육체의 고통은 더 심해지는데 정신은 맑아짐을 느낍니다.

숨이 가쁜 가운데 운영진의 인터뷰가 이어졌습니다.

“이 순례에 참여하신 직접적인 계기는 무엇인지요?”

“한 사람의 잘못이 여러 사람을 아프게 하고 있습니다. 수경스님 말씀처럼 우리의 간절한 기도가 세상을 변화 시키지 않는다 하더라도 저를 바로 세울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입니다.

간접적인 이유로는 제 자신을 낮추어 보고 스스로를 돌아 보기 위함입니다.”

“넓은 의미로 올 2009년을 정의한다면?”

“작년의 화두가 소통의 부재 였다면, 올 2009년의 화두는 사회 시스템의 잘못된 문제, 붕괴라고 봅니다. 용산참사나 일제고사의 부활, 언론탄압,인권위 축소 등 일련의 사건들은 이 사회를 과거로 회귀 시키고 있습니다.”

“사람,생명,평화의 길을 찾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요?”

“자연의 순리를 거스르지 않는 것이죠. 자연의 바람대로 그냥 있던 자리에 놓아 두는 것입니다.”

“세 분 성직자에게 하고 싶은 말은?”

“그 냥 뒤에서 기도와 응원으로 힘을 드리고 싶습니다. ”

“우리의 기도가 세상을 변화 시킬 수 있을까요?” (위와 중복된 질문)

“세상은 제 마음 속에 존재합니다. 제가 변화하면 세상은 변 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순례 마지막 한 시간을 앞두고 원망과 눈물이 터져 나옵니다.

‘바보 스님, 바보 신부님... 이렇게 힘든 걸 왜 하시는거야...’

이 분들의 수행을 ‘명예 때문이다, 언론 플레이다‘고 하는 키보드 워리어, 촛불들에게 한 마디 하고 싶습니다.

“당신들이 하루만 이 고행을 경험하고 느껴 보라“고

오늘의 여정은 갑사와 신원사로 갈라지는 삼거리에서 끝을 맺었습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수경 스님이 무릎 통증 때문에 그리고 감기 ,몸살에 속 마저 체해 많이 고통스러워 하셨다고 합니다.

문규현 신부님과 순례자들은 인근 공소로 미사를 드리러 이동을 했습니다.

이 곳에서, 1989년 판문점을 통해 임수경씨와 함께 남으로 돌아와 바로 공주교도소에 수감된 뒤 서로에게 도움을 주셨던 분(아마 교도관이었던 듯)과의 반가운 해후가 있었습니다.

여기에서 또 문 신부님의 면면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웃음 띤 얼굴로 일일이 참가자들에게 관심을 보이시고 말을 건네시는 모습은 흡사 인자한 아버지와도 같았습니다.

저는 여기에서 특별한 경우에는 하지않는 양형영성체를 접하게 됩니다.

(양형영성체 : 천주교의 예식 가운데 하나로 성체를 포도주에 적셔 혀로 받아 모시는 의식)

저는 내 년 쯤에 순례코스로 유명한 스페인의 산티아고에 가기를 오랫동안 소망했었는데,

이제는 오체투지가 그에 못지않은 순례코스가 될 것 같아서 기쁩니다.

제가 참가한 날은 일요일인데도 참가자들이 별로 많치 않아 외로웠습니다.

우리 지방을 지날때, 짧은 시간이나마 참여 하셔서 반배 만 하셔도 되니 세 분에게 힘을 주시면 좋겠습니다.

후원을 하셔도 되고 먹을 것, 물품 같은 것도 많이 아쉬운 부분입니다.

오전 순례 : 8시 30분~11시 30분

점심시간 : 11시 30분~2시

오후 순례 : 2시~5시

오체투지 순례단 카페 : http://cafe.daum.net/dhcpxnwl

2009년 ‘오체투지’ 순례 일정표

<2009년 계룡산 신원사 중악단〜임진각〜묘향산 상악단(예정)

<2008년 지리산 노고단(하악단 9월4일)〜계룡산(신원사 중악단 10월26일 53일간)

# 계룡산 신원사 3월28일(토)〜서울 청계광장 5월17일(51일간)

〜임진각 망배단 6월6일(71일간)〜북측 묘향산 6월15일(예정)

	날짜(요일)	출발지	경유지	도착지	거리(km)	비 고 (행사 숙박지)
제1일 (총54일)	3/28 토	계룡산 신원사 중악단	691 지방도	공주시 계룡면 양화리 보목교 (평화식당)	2.0	오후2시 행사 오후3시출발
제2일(총55일)	3/29 일	계룡면 양화리 보목교	691 지방도	계룡면 계룡저수지 옆	4.0
제3일(총56일)	3/30 월	계룡면 계룡저수지 옆	23번 국도	계룡면 기산리 (계룡휴게소 1km 전)	4.1
제4일(총57일)	3/31 화	-	-	-		휴식
제5일(총58일)	4/1 수	계룡면 기산리 (계룡휴게소 1km 전)	23번 국도	공주시 신기동 (공주휴게소 맞은편 700m전)	4.0
제6일(총59일)	4/2 목	공주시 신기동	23번 국도 공주대교	공주시 월송동 공주대교 건너편	4.2
제7일(총60일)	4/3 금	공주시 월송동 공주대교 건너편	23번 국도	공주시 장기면 송선리	4.0
제8일(총61일)	4/4 토	공주시 장기면 송선리	-	공주시 우성면 목천리 (목천교차로)	4.0
제9일(총62일)	4/5 일	공주시 우성면 목천리 (목천교차로)	-	정안면 화봉리 하정안	4.1
제10일(총63일)	4/6 월	정안면 화봉리 하정안	-	정안면 장원리	-
제11일(총64일)	4/7 화	-	-	-	-	휴식
제12일(총65일)	4/8 수	일정 조정 혹은 휴식			-	일정 조정일
제13일(총66일)	4/9 목	정안면 장원리		정안면 광정리 광점교	4.0
제14일(총67일)	4/10 금	정안면 광정리 광점교		정안면 신풍리 차령 휴게소	3.9
제15일(총68일)	4/11 토	정안면 신풍리 차령 휴게소	차령터널 23번 구도로	천안시 광덕면 대평리 피덕마을	4.3	23번 구도로진입
제16일(총69일)	4/12 일	천안시 광덕면 대평리 피덕마을	구23도로-1번 국도	천안시 소정면 운당리	4.2
제17일(총70일)	4/13 월	천안시 소정면 운당리	1번 국도	천안시 목천읍 소사리	4.0
제18일(총71일)	4/14 화	-	-	-		휴식
제19일(총72일)	4/15 수	천안시 목천읍 소사리	1번 국도	목천읍 선문대 천안캠퍼스 앞	4.2
제20일(총73일)	4/16 목	목천읍 선문대 천안캠퍼스 앞		천안시 원성동 기아차전시장 맞은편	4.2
제21일(총74일)	4/17 금	천안시 원성동 기아차전시장 맞은편		천안시 부성동 삼광모터스 인근	4.0
제22일(총75일)	4/18 토	천안시 부성동 삼광모터스 인근		천안시 성거읍 직산역 맞은편	4.0
제23일(총76일)	4/19 일	천안시 성거읍 직산역 맞은편		천안시 성환읍 성환부영3차 아프트 맞은편	3.8
제24일(총77일)	4/20 월	천안시 성환읍 성환부영3차 아프트 맞은편		천안시 성환읍 봉성홍경사적비	4.0
제25일(총78일)	4/21화	-	-	-	-	휴식
제26일(총79일)	4/22 수	일정 조정 혹은 휴식	-	-	-	일정 조정일
제27일(총80일)	4/23 목	천안시 성환읍 봉성홍경사적비	안성천교	평택시 유천동 안성천교 건너 100m	4.0
제28일(총81일)	4/24 금	평택시 유천동 안성천교 건너 100m		평택시 비전1동 천혜보육원 앞 사거리	4.2
제29일(총82일)	4/25 토	평택시 비전1동 천혜보육원 앞 사거리		평택시 지제동 송탄교차로	4.0
제30일(총83일)	4/26 일	평택시 지제동 송탄교차로		평택시 중앙동 주유소앞 사거리	4.1
제31일(총84일)	4/27 월	평택시 중앙동 주유소앞 사거리		평택시 진위면 비행장 삼거리	4.0
제32일(총85일)	4/28 화	-	-	-		휴식
제33일(총86일)	4/29 수	평택시 진위면 비행장 삼거리		오산시 갈곶동 동부2차 아파트 맞은편	4.1
제34일(총87일)	4/30 목	오산시 갈곶동 동부2차 아파트 맞은편		오산시 오산여중앞 삼거리	4.1
제35일(총88일)	5/1 금	오산시 오산여중앞 삼거리		오산시 세마동 오솔휴게소 맞은편	4.0
제36일(총89일)	5/2 토	오산시 세마동 오솔휴게소 맞은편		화성시 반정동 수원시 경계 전	4.1	사월 초파일
제37일(총90일)	5/3 일	화성시 반정동 수원시 경계 전		수원시 권선구 수원중앙병원 근처	4.1
제38일(총91일)	5/4 월	수원시 권선구 수원중앙병원 근처		수원시 연무동 수원교육청 근처	4.1
제39일(총92일)	5/5 화	-	-	-	-	휴식
제40일(총93일)	5/6 수	일정 조정 혹은 휴식				일정 조정일
제41일(총94일)	5/7 목	수원시 연무동 수원교육청 근처		수원시 파장동 SK주유소 (북수원IC 근처)	4.1
제42일(총95일)	5/8 금	수원시 파장동 (북수원IC 근처)		의왕시 오정동 의왕우체국	4.0
제43일(총96일)	5/9 토	의왕시 오정동 의왕우체국	1번국도- 31번평촌- 47번국도	안양시 동안구 평촌동 건너 주공아파트 입구	4.0
제44일 (총97일)	5/10일	안양시 동안구 평촌동 건너 주공아파트 입구	47번국도	과천시 갈현동 갈현 삼거리 SK주유소	4.2
제45일 (총98일)	5/11월	과천시 갈현동 갈현 삼거리 SK주유소	과천시내 통과	과천시 남태령사거리	3.8
제46일(총 99일)	5/12화	-	-	-		휴식
제47일(100일)	5/13 수	과천시 남태령사거리		서울시 방배동 남태령지구대 앞	4.0
제48일(101일)	5/14 목	서울시 방배동 남태령지구대 앞	동작대교	용산구 서빙고동 이촌지하도 위	4.6
제49일(102일)	5/15 금	용산구 서빙고동 이촌지하도 위		용산구 용산2가 국민연금공단 맞은편	4.0
제50일(103일)	5/16 토	용산구 용산2가 국민연금공단	숭례문, 시청 경유	서울 시청광장 (행사)	3.0	행사
제51일(104일)	5/17 일	서울 시청광장	명동성당	청계천 광장	2.5
제52일(105일)	5/18월	-	-	-		휴식
제53일(106일)	5/19 화	-	-	-	-	휴식
제54일	5/20 수	일정 조정 혹은 휴식				일정 조정일
제55일	5/21 목	서울-임진각 구간 차후 보완				이후 보완
제56일	5/22 금
제57일	5/23 토
제58일	5/24 일
제59일	5/25 월
제60일	5/26 화	-	-	-		휴식
제61일	5/27 수
제62일	5/28 목
제63일	5/29 금
제64일	5/30 토
제65일	5/31 일
제66일	6/1 월	-	-	-		일정 조정
제67일	6/2 화	-	-	-		휴식
제68일	6/3 수
제69일	6/4 목
제70일	6/5 금
제71일 (총 125일)	6/6 토			임진각 망배단		임진각 행사
제72일	6/7	-	-	-		휴식
제73일	6/8	-	-	-		휴식
제74일	6/9	-	-	-		휴식
제75일	6/10					6.10 항쟁 기념식
	6/13-15- 16	예정	예정	예정		묘향산

# 터널, 횡단보도, 교량, IC 등 위험한 곳은 도보로 통과

[오리아짐]

세상에~~~~~~ 그렇게 힘든 오체투지 일정을, 그 갸녀린 몸매로....... 신부님들과 스님들의 모습을 보는것만으로 눈물이 나는데, 딸기볶음님이 그 힘든 고행을 행하셨다니........ 존경합니다. 사랑합니다. 님들이 계셔서 틀림없이 나라가 바로 서리라 생각합니다.

[요요천사]

정말 많이 수고하셨습니다..4/18-19일 일정좀 보고 있습니다..천안이네요..흠

[대전 김부장]

딸기볶음님 ! , 사바 ? / “한 사람의 잘못이 여러 사람을 아프게 하고 있습니다. 수경스님 말씀처럼 우리의 간절한 기도가 세상을 변화 시키지 않는다 하더라도 저를 바로 세울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입니다. 제 자신을 낮추어 보고 스스로를 돌아 보기 위함입니다.” / 감동의 물결이.... !

[긍정이]

고생하십니다. 대단하십니다. 눈물이 나네요 나라가 바로 섰으면 이러일 없었을 텐데.. 존경합니다, 한편으로는 부끄럽습니다.

[대표 김성균]

수고하셨습니다.

[미운오리]

부끄럽습니다. 이렇게 편하게 앉아서 이런 걸 접한다는 것 자체가 사치스럽다는 생각이 드네요. 존경합니다.

[다물-우동명]

서울입성에,맞춰~하루정도는 동참하려고 합니다,,문정현신부님 말씀이,용산참사현장을 들르실것이라 합니다~회원님들도 함께하세요~??

[거봉포도]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천안 통과 할때 천안 식구들과 함께 응원 해야 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