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연합뉴스) 김현 통신원 = 미국의 대표적인 분유회사 '미드 존슨 뉴트리션'(Mead Johnson Nutrition Co.)이 중국 내 분유 제품 가격을 인하키로 했다.
10일(현지시간) 시카고 언론에 따르면 일리노이 주 글렌뷰에 본사를 둔 미드 존슨 측은 이날 "가격 인하 폭은 7~15%이며 오는 16일부터 인하된 가격을 적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결정은 중국 규제 당국이 미국과 프랑스, 스위스 등 외국계 유명 분유업체를 상대로 가격 담합 및 반독점법 위반 혐의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는 와중에 나왔다.
미드 존슨이 만드는 '엔파밀'(Enfamil) 분유는 미국 뿐아니라 중국에서도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미드 존슨 측은 "중국내 사업 관행이 중국의 반독점법을 준수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자세히 검토할 것"이라면서 "판매 수익 저하를 상쇄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전했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는 지난 1일 외국계 분유회사들을 상대로 가격 담합 조사에 착수했으며 이들의 반독점 위반 행위에 대한 조사도 진행 중이라고 발표했다.
경제전문 웹진 '시카고 비즈니스'는 "중국내 수입 분유 가격은 자국산 분유에 비해 최대 3배까지 비싸다"며 "이는 지난 2008년 멜라닌 분유 파동을 겪은 중국인들이 자국산 분유를 신뢰하지 못하게 되면서 수입 분유 인기가 치솟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드 존슨에 앞서 시카고에 소재한 의약품 전문기업 '애보트 래버러토리스'(Abbott Laboratories)도 중국 당국의 지적을 수용하고 조제분유 '씨밀락'(Similac)의 중국 내 가격을 12% 인하키로 했다.
프랑스 다농(Danone)의 분유 브랜드 듀멕스(Dumex)와 스위스 네슬레(Nestle) 브랜드 와이어스(Wyeth) 등 미드 존슨 경쟁업체들도 중국 내 분유 가격을 최대 20%까지 내리겠다고 약속했다.
중국의 영유아용 조제분유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952억 위안(약 17조6천억원)으로 미국 시장의 4배 이상이다.
하지만 수입 분유 가격 인하 조치가 중국에 실제적인 도움이 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일각에서는 중국 새 지도부의 리더십을 과시함과 동시에 치솟는 물가 상승률을 억제하고 수입 분유를 선호하는 일부 소비자들을 만족시킬 수 있다고 평한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산 분유의 가격 경쟁력을 약화시켜 결국 다국적 분유업체의 시장 점유율 제고에 기여할 수 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