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로수길 - 떠오르는 핫 플레이스
공부에 지칠 때, 맛있는 음식은 좋은 위로가 된다.
학교 내의 학생 식당은 저렴한 가격과 접근성이 용이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공부에 매진하다 지친 학우들을 위로하기에는 그 맛과 질이 턱없 이 부족하고 평범하다.
식사를 하기 위해 학생식당으로 향하는 발 걸음이 점점 싫어질 때면 학교 안에 있는 강의실 근처 몇몇의 외부 식당에서의 식사나 배달음식으로 한 끼를 먹는 것이 가뭄의 단비 와 같은 존재가 된다.
하지만, 몇 달, 몇 년을 이런 식사로 학교 생활을 보내다 보면 이런 단비들 또한 지극히 평범해지고 질리게 되 기 일쑤이다.
결국, 매너리즘에 빠진 학생들은 슬슬 학교 바깥의 식당을 찾아가기 시작한다.
이러한 학생들의 수요로부터 ‘샤로수길’ 은 시작되었다.
(글 하나)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서울대입구역의 상권은 신입생 환영회나 학 과나 동아리 행사나 뒤풀이 등에 애용되는 대형 술집이 대부분이었 으며 식당이라고는 그 근처 지역 주민들을 위한 고깃집 일부가 전부였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서울대학교 재학생들과 교직원들의 눈과 코와 입을 사로잡은 맛집들이 승승장구하고 있고 서울대입구 역에서 낙성대역에 이르기까지 긴 거리를 수놓고 있는 이 맛집들은 이른바 ‘샤로수길’을 형성하고 있다.
샤로수길이란 서울대학교 정문의 조형물이 글자 ‘샤’를 닮았다는 점에 착안하여 신사동의 ‘가로수길’과 합성한 단어이다.
정확히는 서울특별시 관악구 관악로 14길을 중심으로 한 약 600미터에 걸친 골목길을 칭하는 말이다.
처음에는 이 단어가 만들어졌을 때에는 ‘짝퉁 가로수길’의 이미지로 사람들이 놀리듯이 그 명칭을 부르곤 했으나 블로거들에 의해 맛집들이 하나 둘 알려지고 이 거리에 대한 유명세가 방송에서도 여러 번 언급되면서 지금은 꽤나 잘 알려진, 우리에게 익숙한 고유명사로서 자리잡게 되었다.
샤로수길 식당들은 여타 강남이나 홍대, 신촌 등의 식당들과 다른 특별한 모습들을 갖추고 있다.
한 번에 10명 안팎으로만 수용 가능한 조그마한 규모와 각 식당마다 풍기는 독특하면서도 이색적인 분위기가 바로 그 모습들이다.
샤로수길이 만들어지게 된 계기로는 월세가 강남권에 비해 싸다는 점과 상권이 젊다는 점이 겹쳤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이런 연유로 여러 실험적인 자그마한 음식점들이 많이 들어서게 되었다.
샤로수길 상권이라 할 수 있는 서울대입구 역이나 낙성대 역은 자취생이나 강남 직장인 등의 1인 가구 위주의 동 네였기 때문에 3년 전까지만 해도 샤로수길은 작은 규모의 식당들임에도 손님이 그다지 많지 않아 대기시간 없이 편하게 맛있는 음식을 즐길 수 있었다.
또한 서울대학교 학생들이나 교직원 분들이 손님의 대다수를 차지했다.
이 식당들이 점차 학생들의 수요에 부합하는 맛있고 분위기 있는 음식들을 제공하면서 샤로수길의 식당들이 점차 자리를 잡아가고 번창하게 되었다.
그 이후 여러 차례 언론의 보도와 SNS 및 블로그 후기를 통해 입 소문처럼 번져나간 샤로수길의 식당들은 서울의 새로운 핫플레이스로 부상하게 되면서 외부인들까지 많이 찾아오게 되었다.
이제는 식사시간이면 어느 식당이든지 하릴없이 대기열에 몸을 맡겨야 한다.
짧게는 10분, 길게는 1시간까지 기다려야 할 정도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기다리는 동안에는 ‘이게 뭐 하는 짓인가’ 싶다가도 막상 음식을 맛보면 대기했던 시간을 모조리 보상해줄 만큼의 만족을 만끽할 수 있기에 손님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그만큼 허울 뿐인 가게가 아닌, 맛으로 승부하는 가게가 많다는 뜻이다.
또한 내부 인테리어도 젊은 층의 구미에 맞게 잘 만들어놓아서 먹는 즐거움과 느끼는 즐거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도록 하였다. 거리 또한 낙성대 시장의 토속적인 분위기와 감성 넘치는 카페와 식당들이 공존하며 특이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 글 : 이윤규 화학생물공학부 4
(글 둘)
샤로수길의 가장 큰 장점은 보쌈정식이 유명한 ‘황토방’과 같은 한정식은 물론이고, 일본식 가정식 ‘시오’, 프랑스식 가정식 ‘아멜리에’, 베트남식 가정식 ‘안녕 베트남’ 등 다양한 국가의 가정식을 합리적인 가격에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어머니의 손맛이 그리워지는 닭볶음탕(‘도리도리하찌’)부터 파리의 정취를 물씬 풍기는 프랑스식 홍합요리(‘프랑스 홍합집’)까지 정말 다양한 메뉴로 사람들의 입맛을 끄는 샤로수길은 대부분의 메뉴가 만원근처로 가격마저 착 하다.
그 중에서도 이번 기사를 위하여 샤로수길에서 특히 인기가 많고, 독특한 매력으로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 식당 ‘샤로스톤’을 방문하였다.
이 글을 읽는 독자께서 직접 이 식당을 방문한다면 그 동안 주방에서 익혀 나오는 스테이크에 익숙했던 사람들에게 스스로 익혀먹는 방식은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올 것이며 그 저렴한 가격에 두 번 놀랄 것이고 맛있음에 세 번 놀라며 스트레스를 다 날려버릴 것이다.
‘샤로스톤’은 생고기를 직접 달구어진 돌 위에 얹어 구워먹는 방식의 스테이크집이다.
가게에 들어서는 순간, 내부에 가득찬 손님과 대기중인 손님들을 보면 ‘내가 제대로 찾아온 게 맞구나’라고 느낄 수 있다.
피크 타임을 피해서 가면 대기시간 없이 먹을 수 있으니 대기시간이 길어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면 식사시간을 약간 피해서 가는 것이 좋겠다.
이는 이 식당 뿐만 아니라 다른 샤로수길 모든 식당에 해당되는 이야기이니, 굳이 이 식당이 아니더라도 피크 타 임은 피하여 방문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스테이크의 부담스러운 가격 때문에 자주 접할 수 없었거나 항상 같은 부위의 스테이크만 먹어 지겨웠던 당신에게 바로 이 식당을 추천한다.
이 식당은 등심 뿐만 아니라 갈비살, 살치살, 부채살 등 다양한 부위의 고기를 제공한다.
또한 고기를 구워서 제공해주는 방식이 아니라 돌 위에서 고기를 직접 구워먹는 방식이기 때문에 본인이 원하는 굽기의 정도로 구워서 먹을 수도 있다.
원한다면 절반은 미디엄, 절반은 웰던으로 먹는 등의 자유도 있어서 먹는 것 뿐만 아니라 굽는 재미 또한 느낄 수 있다.
만약 고기만으로 부족할 것 같다면 리코타 치즈샐러드, 과일샐러드와 같은 사이드류를 곁들여 함께 먹는 것도 추천한다.
리코타 치즈 샐러드의 경우 이것이 치즈 샐러드인지 샐러드 치즈인지 헷갈릴 정도로 리코타 치즈를 많이 얹어주기 때문에 치즈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만족스러울 것이다.
음식과 곁들일 음료로는 와인에이드, 레몬에이드, 오렌지에이드, 자몽에이드와 생맥주를 판매한다.
음식의 맛에 대해서 이야기하자면, 고기의 맛이 굉장히 훌륭했다.
좋은 질의 고기를 사용했고, 소스의 맛도 좋아서 가격 대비 만족스러운 맛이었다.
한국인의 특성상 기름진 고기만 삼키다보면 김치를 찾기 마련인데 마침 김치가 반찬으로 나와 느끼함을 씻어내기에 적합했고 그에 더해 파인애플, 콘옥수수, 토마토까지 제공해서 느끼함을 한층 더 부드럽게 잡아주어 만족스러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기가 메인 메뉴이므로 고기 자체의 맛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느끼할 수 있을 것 같다.
맛에 대해서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고기 본연의 맛이 그리울 때 가면 좋은 식당인 것같다.
가게 내부는 대학생들이 딱 좋아할만한 로맨틱하면서도 심플한 느낌의 인 테리어로 꾸며져 있다.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와 반가운 만남, 연인과의 데이트에 적합한 분위기의 가게였다.
다만, 세련되고 깔끔한 느낌이라기보다는 유럽풍의 감성적이고 낭만적인 분위기에 가깝기 때문에 업무와 관련된 중요한 대화가 필요할 때나 공식적인 만남에는 추천하고 싶지 않다.
한편, 직접 구워먹는 방식이기 때문에 생기는 단점 또한 존재한다.
생고기를 뜨겁게 달궈진 돌에 직접 구워먹는 방식이기 때문에 이야기에 집중하다가는 새까맣게 탄 겉 표면과 익지 않은 속을 가지는 이상한 고기가 탄생할 수도 있다.
그래서 필자도 고기를 태우지 않기 위해 이야기는 뒷전이고 일단 열심히 먹기에 급급한 측면이 있었다.
이야기를 진지하게, 그리고 오래 나누어야 하는 모임이라면 추천하고 싶지 않다.
또한 샤로수길의 대표 식당답게 2인석이 대부분이고 최대4인석이라 대형 모임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점도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 글 : 김수연 에너지자원공학과 4
정리해서, 가게의 분위기에 대해서 한마디로 말하자면, 서로의 관계가 중심이 되는 감성적인 만남에 적합한 식당이다.
이번에 방문한 식당에서 볼 수 있듯이 샤로수길 식당들은 단순히 공부에 지친 학생들이 찾는 곳을 넘어 같이 식당에 가는 사람들의 관계의 감성을 자극하는 독특한 문화를 가지고 있다.
연인, 친구, 선후배 간의 개인적이고도 감성적인 대화가 오고 가는데 딱 좋은 분위기를 제공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더 많은 사람들이 식당에 방문하여 즐거운 추억을 얻어가고 있으며 이제는 서울에서 꼭 가보아야 할 데이트 코스로 각광받고 있다.
오늘 저녁도 샤로수길 골목은 식당들의 은은한 불빛과 그곳을 방문한 사람들의 발길로 북적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