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한국부자보고서로 본 지역별 현금부자 비중 추이 변화 (희비가 엇갈리는 서울과 부산의 추이)

[samtoshi]

매년 11월경이 되면 KB경영연구소에서 "한국부자보고서"를 발행합니다. 다만 갈수록 조금씩 발행 시기가 늦춰지면서 "2023 한국부자보고서"는 지난 12월 17일에 발행되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한국 부자란 "10억 이상의 금융 자산을 보유한 개인"을 의미합니다.

10억 이상 금융 자산 보유자의 연도별 증가율은 2018년 +16% → 2019년 +10% → 2020년 +11% → 2021년 +8% → 2022년 +8%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저는 여기서 각 지역별 비중 추이가 어떻게 변화해가는지를 매년 추적하고 있습니다. 사실 10억 이상 금융 자산 보유자 숫자 자체는 계속 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어떤 지역이 "더 많이 늘고", 어떤 지역이 "덜 늘고 있는지"를 지켜보려는데 목적이 있습니다.

이번에 발행된 "2023 한국부자보고서"는 2022년에 10억 이상 금융 자산 보유자가 얼마나 되는지를 보여주고 있는데, 저는 이전에 발행된 보고서까지 합쳐서 2016년부터 2022년에 이르기까지 10억 이상 금융 자산 보유자의 지역별 비중 추이를 확인해봤습니다.

우선 전국 10억 이상 금융 자산 보유자 중 수도권(서울+경기+인천)이 차지하는 비중이 조금씩 늘어나는게 확인되고 있습니다.

10억 이상 금융 자산 보유자의 수도권 비중은 2016년 68.1% → 2018년 70.1% → 2020년 70.4% → 2022년 70.6%로 완만한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반면, 광역시(인천 제외, 세종 포함) 비중은 2016년 17.3% → 2018년 17.4% → 2020년 17.2% → 2022년 16.6%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수도권과 광역시를 제외한 지방 비중은 2016년 14.7% → 2018년 12.5%로 급락했다가 2020년 12.4% → 2022년 12.7%로 더이상 감소하지는 않고 있습니다.)

광역시의 비중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은 예사롭지 않은데요, 그 안에서도 비중 추이가 엇갈리는 상황이 확인되고 있습니다.

위 그래프를 보시면 2020년 이후 대전, 광주, 세종의 비중은 점차 늘어나고 있는 반면, 부산과 대구의 비중 감소가 눈에 띄고 있습니다. 특히 부산의 하락폭이 가파른 편입니다. (2020년 7.4% → 2021년 6.9% → 2022년 6.2%)

제가 지난 5월에 올린 글에서 전국 주요 시도별 상용근로자(4대 보험이 보장되는 근로자) 증감률을 확인했더니 주요 시도 중에서 부산이 유일하게 3년전 대비 상용근로자가 감소한 것이 확인되어 양질의 일자리가 감소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우려되는 부분을 말씀드렸는데 10억 이상 금융 자산 보유자의 부산 비중도 하락폭이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지역별 비중이 아니라 10억 이상 금융 자산 보유자 숫자 자체에서도 전국 주요 시도 중에 부산과 제주만 감소를 기록했습니다. (부산 2021년 29.2천명 → 2022년 28.5천명, 제주 2021년 3.9천명 → 2022년 3.5천명)

물론 부산의 비중이 가파르게 하락하고 총량 자체도 감소세를 기록하고는 있으나 절대적 수준 자체는 아직도 많이 높은 것이 사실입니다.

각 지역별로 아파트 1000호당 10억 이상 금융 자산 보유자수를 따져봤더니 서울 112명, 부산 32명, 대구 31명, 세종 31명, 경기 30명으로 부산이 두번째로 높은 지역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주택 구매력 측면에서 여전히 저력이 있는 지역이라는 의미겠지요.

그러나 위 그래프에서 보시다시피 2020년, 2021년, 2022년의 추이를 보면 부산은 감소세(34명 → 33명 → 32명)인 반면, 대구(30명 → 31명 → 31명), 세종(20명 → 27명 → 31명), 경기(27명 → 29명 → 30명)으로 늘어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2023년에는 부산이 2위의 자리를 지키지 못할 가능성이 있어보입니다. (그 외 지역의 아파트 1000호당 10억 이상 금융 자산 보유자수는 대전 25명, 울산 20명, 인천 20명, 광주 18명, 전라 17명, 강원 17명, 경상 15명, 충청 14명 순입니다)

어쨌든 아파트 1000호당 10억 이상 금융 자산 보유자에서 2~5위 그룹이 30~32명으로 수렴해가는 모습이 흥미롭긴 하네요. 반면, 서울의 가파른 증가 속도(101명 → 105명 → 112명) 역시 눈에 띕니다. 서울의 현금 부자들이 더 돈을 잘 버는 것인지, 현금 부자들이 서울로 모이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둘다인지는 제가 갖고 있는 데이터만으로는 확인하기 어렵습니다만.

10억 이상 금융 자산 보유자의 지역별 비중은 해당 지역 주택의 구매력을 가늠해볼 수 있는 척도 중 하나라고 여겨지기 때문에 연간 단위로 계속 업데이트해서 그 추이를 공유드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