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처럼 비가 오는 날은 환자들 컨디션이 다운되어 음악요법이 수월하지 않다.
역시나, 많이들 쳐져계시다.
노래나 악기연주가 어려울 것으로 생각돼 잔잔한 올드팝이나 영화음악을 연주해드릴까 해서 악보모음집을 준비해 갔는데, 두어달 전에 뵈었던 어르신께서 퇴원 후 두 달 만에 또 뵙게돼 어찌나 반갑던지...
그분 역시 반가워하시며 얼굴이 밝아지신다.
그때도 음악활동 모두를 즐거워하시며 악기를 골고루 만져보셨는데...
오늘도 가장 좋아하시는 오션드럼을 잡으시며 이리저리 흔드니 파도소리가 '쏴아' 소리를 내는 것 같아 그 소리에 맞춰 피아노 즉흥연주로 지지해드리니 악기소리를 느끼시며 흐뭇해하신다.
마라카스로 흔들흔들, 실로폰으로 노래에 맞춰 리드미컬하게 치신다.
신나게 맘껏 즐기시는 어머님을 뵙는 따님은 그런 엄마모습이 흐뭇한지 '엄마 오늘 아픈 거 다 낫겠네'하며 동영상을 열심히 담는다.
'두만강' 노래도 부르시고 뭔가 시간이 많이 지나 끝나갈 시간이 다가옴을 느끼셨던지 다시 오션드럼을 잡으시길래 그 분위기에 맞는 '해변의 여인'을 피아노 치며 함께 부르니 너무 즐거워하신다.
다른 분들이 힘들어하신 덕분(?)에 이 어르신께 긴 시간 함께 해드릴 수 있어 다행, 내일 퇴원하신다는데 즐거운 추억을 드릴 수 있어 감사하다.
음악이 도구가 되어 잠시라도 살아있음의 숭고함을 느끼셨을테니 어르신 오래도록 건강하세요~^^
첫댓글 호스피스 병동은 사진으로 들여다보기에도 참 조심스러운 마음이 드는 곳인데 그 곳에서 마음을 어루만져 주시는 봉사를 하시다니 대단하고 존경스럽습니다.
살아서 찬미드릴 수 있는 오늘에 감사하고 기뻐하며 의미있게 살아야 하는데 망각하고 사는 것에 반성하게 돼요.
사진 속의 호스피스 병동의 어르신, 얼굴을 뵐 수 없어도 손동작만으로도 얼마나 흥겨우신지 느껴집니다.
호스피스 병동의 환우분들을 위해서 기도드리며,
루치아 자매님께서도 건강하게 이 좋은 봉사 지속하실 수 있으시도록 함께 기도하겠습니다♡
저도 호스피스 병동에 대한 선입견으로 첫 시간엔 엄청 긴장했던 기억이 있지요.
3월에 시작해 6개월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생존해 계신 분은 한 분, 입퇴원을 반복하며 한 번 뵙고는 또다시 뵐 수 없는 분도 계시고, 이런저런 사연을 안고 떠나신 분이 많으시죠.
환자분 당신도 여명의 시간을 대충 아실텐데도 살아계신 동안 충분히 즐기시고 누리시는 분, 바로 이 어르신분이라 너무 기억에 남을 것 같네요.
그 남은 생의 시간에 삶을 정리하며 가족과 아름다운 이별을 도와드리는 역할로 음악이 도구로 쓰임에 얼마나 감사한지, 저를 그 자리에 불러주심에 옷깃이 여며집니다.
안나쌤의 기도에 힘받아 숭고한 봉사 건강히 지속되길 바래봅니다.
공감, 응원, 기도에 감사드립니다~^^
저도 나중에 루치아 자매님처럼 호스피스 쪽으로 일을 할려고 준비중에있는데요
음악치료 쪽으로도 할수 있다는걸 처음 알았내요
너무 멋지십니다~~~~
갑자기 동지를 만난 듯 반갑습니다, 베로니카쌤~!!
호스피스 의료진은 남다르게 느껴지고요, 자원봉사자, 요양보호사가 계십니다. 치료요법으로는 빈센트병원에선 미술,원예요법 프로그램만 진행해오다 처음으로 음악치료를 도입해 제가 시작을 하게됐지요.
처음 시작하면서 필참은 아니지만 호스피스 교육을 사흘간 받곤 이해의 폭이 넓어져 큰 도움이 되었답니다.
제가 공부한 음악치료를 가장 필요로하는 곳, 하고싶은 곳으로 불러주심에 주님께 감사드리며 겸허함을 잃지않길 기도합니다~^^
무엇으로든 다른사람의 마음을 치유해줄수 있다는게 너무나 큰 은총일듯싶습니다.
인생의 남은 시간을
뜻깊은 일에 쓰고 싶네요
그 분들이 선생님 덕분에
참 행복하실거같습니다~
주님께서 주신 달란트로 충분히 누렸으니 이젠 이웃에게도 나눠드리라고 불러주신 듯 합니다.
한 분씩 떠나셨다는 소식을 들을 땐 짠함을 느끼다가 복지사쌤들이 직업적으로 익숙하게 받아들이듯, 저도 어느결엔가 잠시 심쿵하고 마는군요.
다만 살아있음의 소중함을 다시금 새기며 더 잘 살아야겠다는 각오가 생김에 감사하답니다.
세레나님은 곧 있을 형제님의 세례를 통해 성가정의 완전체를 이루실테니 주님 보시기에 이쁜 가정 만드신 후, 때가 되면 이웃에게 도움의 손이 펼쳐질 날이 오겠지요.
따뜻한 심성의 소유자시니 필요한 곳에 주님께서 불러주시면 튀어나갈 수 있도록 장착하고 계시면 됩니다요~ㅎ
축원 감사해요~^^
차경희 루치아님께서 일반 병동이 아닌 마지막 생을 작별하는 호스피스 병동에
자원봉사하심에 찬사를 보냅니다. 더구나 좋은 달란트로 환자와 함께 하심에
때로는 어려움도 많을탠데 참으로 대단하십니다.
저는 1995~2000년까지 오금동 대림아파트에 살면서 아산병원 천주교 원목실에서
자원봉사하는 기도봉사를 하였습니다. 환자들과 이야기도 나누고 기도도 드렸지요.
참으로 많은 것을 그들 환자로부터 배우고 많은 느낌을 얻었습니다.
건강 잘 챙기시고, 가정에 평화가 함께 하기를 기도중에 기억하겠습니다.<장 요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