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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위기와 핵문제에 관한 긴급제언
「평화의 회복을 향하여 역사창조력의 결집을」
2023년 1월 11일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위기의 조기(早期) 종결(終結)과 핵무기의 사용을 방지(防止)하기 위한 조치(措置)를 촉구하며 SGI(창가학회 인터내셔널) 회장인 이케다 다이사쿠(池田大作) 선생님이 「평화의 회복(回復)을 향하여 역사창조력(歷史創造力, 역사를 창조하는 힘)의 결집(結集)을」이라는 제목의 긴급제언(緊急提言)을 발표했다. 지금까지 40회에 걸친 ‘SGI의 날’ 기념제언(記念提言)을 통해 논해 온 핵무기에 숨어 있는 근원적인 문제들을 다시 한번 구명(究明)하면서 인류의 미래를 여는 핵군축(核軍縮)을 추진하기 위해 행동하는 연대를 촉구하는 내용이다.
제언에서는 위기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많은 사람들의 생명이 위협받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는 것과 동시에 식량이나 에너지의 공급부족으로 전 세계에 심각한 타격이 확산되고 있는 사태에 대해 언급. 유엔의 중개(仲介)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비롯한 관련국의 회합을 개최하여, 정전(停戰) 합의를 실현하도록 제창(提唱)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 8월 NPT(핵무기비확산조약) 재검토회의(再檢討會議)에서 초점이 됐던 ‘핵무기의 선제불사용(先制不使用)’과 관련해 핵보유국들이 그 원칙을 함께 확립하는 것이 급선무(急先務)라고 강조했다. 현재의 위기가 드러낸 핵억지(核抑止)의 위험성을 진지하게 감안하여 ‘핵무기 없는 세계’로의 시대 전환을 도모할 것을 호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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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에 의한 관계국 회합을 개최하여
정전(停戰) 합의의 조기 실현을!
전 세계로 확산되는 심각한 타격과 혼란
지난해 2월 발생한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위기가 멈추지 않고 계속되고 있습니다.
전화(戰火)의 확대로 인구밀집지나 인프라시설의 피해도 확산되는 가운데 어린이와 여성을 포함한 수많은 시민들의 생명이 끊임없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 가슴이 아픕니다.
피난생활을 강요당한 사람들도 국내에만 약 590만 명에 이르고, 유럽의 나라들로 피할 수밖에 없었던 사람들은 790만 명 이상에 달하고 있습니다.
“전쟁만큼 잔혹(殘酷)하고 비참(悲慘)한 것은 없다.”라는 것이 두 차례에 걸친 세계대전이 일으킨 참화(慘禍)를 목격한 ‘20세기 역사의 교훈’이었을 것입니다.
저도 10대 때, 제2차 세계대전 중에 공습(空襲)을 당했습니다. 불바다에서 도망치는 와중에 가족과 떨어져 다음날까지 모두의 안부(安否)를 알 수 없었던 때의 기억은 지금도 선명합니다.
또한 징병되어 눈으로 목격한 자국의 행위에 가슴 아파하던 저의 맏형이 전쟁터에서 목숨을 잃었다는 소식이 도착했을 때, 떨리는 몸으로 우시던 어머니의 모습은 평생 잊을 수 없습니다.
한편, 현재의 우크라이나 위기에 의해, 얼마나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고, 생활을 파괴(破壞)당하고, 자신이나 가족의 인생이 일변(一變)하게 되었는가.
유엔에서도 사태(事態)의 타개(打開)를 목표로 ‘평화를 위한 결집(結集)’ 결의(決意)에 근거한 총회의 긴급특별회기(緊急特別會期)가 40년 만에 안전보장이사회(安全保障理事會)의 요청(要請)을 받는 형식으로 열린 데 이어, 구테흐스(Antonio Guterres) 사무총장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비롯한 관련국 정상들과의 대화를 거듭하며 조정(調停)에 임해 왔습니다.
그러나 위기는 장기화(長期化)되어 유럽 전체에 긴장(緊張)을 확산시키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영향으로 식량의 공급부족과 에너지의 가격 급등, 금융시장의 혼란이 야기(惹起)되어 많은 나라에 심각한 타격을 미치고 있습니다.
이미 이번 위기의 이전부터 기후변화(氣候變化)에 따른 이상기후(異常氣候)의 빈발(頻發)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팬데믹(pandemic)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세계의 사람들을 더욱 궁지로 몰아넣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는 것입니다.
전투(戰鬪)의 격화(激化)에 더해 겨울의 혹독함이 증가하는 가운데 전력(電力)부족의 생활을 강요받고 있는 우크라이나 사람들은 물론, 그러한 세계의 사람들의 궁상(窮狀)을 막기 위해 현재의 상황을 어떻게든 타개(打開)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유엔이 다시 한번 중개(仲介)하는 형태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비롯한 주요 관계국들의 외무장관 회합을 긴급으로 개최하여 정전(停戰)의 합의(合意)를 도모할 것을 강하게 호소하고 싶습니다. 그런 위에 관계국을 포함한 정상회합을 실시하여 평화의 회복(回復)을 향한 본격적인 협의(協議)를 진행해야 하지 않을까요?
올해는 유엔총회에서 ‘전시(戰時)에 있어서 공습(空襲)으로부터의 일반(一般) 주민(住民)의 보호’에 관한 결의가 실시된 지 85년, 또 인간의 존엄성이 다시 유린(蹂躪)되지 않는 시대의 건설을 맹세한 ‘세계인권선언(世界人權宣言)’이 유엔에서 채택된 지 75년이 되는 마디입니다.
국제인도법(國際人道法)과 국제인권법(國際人權法)을 관철하는 ‘생명과 존엄을 끝까지 지키는 것의 중요성’을 바탕으로 현재의 위기를 하루빨리 종결시켜야 한다고 호소하고 싶습니다.
민중(民衆)의 생존 권리를 무시하는 참극의 방지를 위해
‘핵무기의 선제불사용(先制不使用)’의 확립이 급선무
쿠바 위기가 말해주는 역사의 교훈
우크라이나 위기의 종결과 함께, 제가 역설하고 싶은 것은 현재의 위기뿐만 아니라 향후의 분쟁도 포함하는 형태로 ‘핵무기에 의한 위협과 사용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措置)’를 강구(講究)하는 것이 초미(焦眉)의 과제가 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위기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핵무기의 사용을 둘러싸고 말에 의한 견제(牽制)가 에스컬레이트(escalate,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있어 핵무기에 관한 리스크(risk, 위험)는 냉전(冷戰) 이후의 세계에서 가장 높아지고 있습니다.
핵전쟁을 초래하는 사태는 어느 나라도 원치 않는다고 해도 경계태세(警戒態勢)가 계속되고 있는 지금, 정보의 오인(誤認)이나 우발적(偶發的)인 사고, 사이버공격에 의한 혼란(混亂) 등이 방아쇠가 되어 ‘의도(意圖)치 않은 핵사용’을 초래(招來)할 두려움이 평소보다 현격히 커지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지난해 10월에는 핵전쟁 직전까지 다가간 쿠바 위기 60주년이 되는 시절을 맞았음에도 러시아와 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양측이 핵전력부대의 훈련을 잇달아 실시했습니다.
긴장의 고조를 앞에 두고 유엔의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핵무기가 가져오는 것은 안전보장(安全保障)이 아니라 대량살육(大量殺戮)과 혼미(混迷)뿐이다.”라는 경종(警鐘)을 울렸는데, 그 인식을 ‘21세기 세계의 공통 기반’으로 하는 것이 지금, 바로 요구되고 있는 것입니다.
저도 핵무기를 ‘국가의 안전보장(安全保障)’의 관점에서 보는 것만으로는 심각한 문제를 간과(看過)하게 될 수도 있다고 호소해 왔습니다. 1983년부터 40차례에 걸쳐 거듭한 제언을 통해 ‘핵무기의 비인도성(非人道性)’을 의론(議論)의 중축(中軸)으로 놓는 것의 중요성과 함께 한 사람 한 사람의 인간이 살아온 증거와 사회와 문명(文明)의 영위(營爲)가 한순간에 무(無)가 되어버리는(사라져버리는) ‘핵공격의 부조리성(不條理性)’에도 눈을 돌려야 한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그런 점에 더해 이번에 특히 강조하고 싶은 것은 핵사용을 둘러싼 긴장(緊張)이 에스컬레이트될 때, 그 절박성(切迫性)의 중력(重力)에 얽매여 인간이 가진 ‘분쟁(紛爭)의 악화(惡化)를 막는 힘’을 빼앗겨버릴 수 있다는, ‘핵의 위협에 내재(內在)된 부(負, 부정적인, 좋지 않은)의 중력’의 문제입니다.
쿠바 위기 때, 소련의 흐루쇼프(Nikita Sergeyevich Khrushchev) 서기장은 “매듭이 굳게 묶인 나머지 그것을 묶은 사람조차 그것을 풀 힘이 없으며 그렇게 되면 그 매듭을 절단할 필요가 있는 순간이 올 수 있다.”고 말했고, 미국의 케네디(John F. Kennedy) 대통령도 “우리가 핵무기를 가지고 있는 한 이 세계를 정말 관리(管理)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라고 말할 수밖에 없었듯이 그 상황은 핵보유국의 지도자조차 마음대로 제어할 수 없는 것입니다.
하물며 핵미사일의 발사(發射)를 검토하는 단계에 이르렀을 때에는 파멸적(破滅的)인 대참사(大慘事)를 막기 위해 분쟁 당사국(當事國)의 민중을 포함한 세계 민중의 의사(意思)를 개재(介在)시킬 여지가 제도적으로나 시간적으로 남아 있지 않습니다.
핵무기에 의한 억지정책(抑止政策)으로 자국(自國)을 둘러싼 정세를 컨트롤하려 해도 일단 일촉즉발(一觸卽發)의 사태에 빠졌을 때는, 자국의 국민을 포함해 전 세계인을 무조건 위기에 빠뜨리고 만다. 이것이 냉전시대부터 변하지 않는 핵시대의 실상임을 핵보유국과 핵의존국은 다시 한번 엄중히 마주해야 하지 않을까요?
「원수폭금지선언(原水爆禁止宣言)」을 가슴에 품고 연대를 확대
돌이켜보면 저의 스승인 창가학회(創價學會)의 도다 조세이(戶田城聖) 제2대 회장이 「원수폭금지선언(原水爆禁止宣言)」을 발표한 것은 1957년 9월, 핵군확(核軍擴)의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의 발사 실험이 성공해 지구상 어느 곳에도 핵공격을 할 수 있는 상황이 현실이 됐을 때였습니다.
당시 확산되고 있던 핵실험금지운동의 의의(意義)를 근거로 하면서도 문제의 해결에는 핵의 사용을 정당화(正當化)하는 사상(思想)의 뿌리를 잘라내는 것 외에는 없다며 도다(戶田) 회장이 “그 내면에 숨겨져 있는 발톱을 뽑아버리고 싶다.”고 호소한 것은 ‘파멸적인 대참사에 의해 세계 민중을 희생시키는 것도 불사(不辭)하는 논리’에 대한 분노에 뿌리를 둔 것이었다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선언의 초점은 수많은 민중의 생살여탈권(生殺與奪權)을 쥔 정치적 입장에 있는 사람들에게 철저한 자제(自制)를 구하는 점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또, 선언의 안목(眼目)은 핵의 위협을 앞에 둔 사람들이 “내가 행동해도 세계는 변하지 않는다.”고 체념하는 상황을 막고 민중의 손으로 핵무기를 금지하는 길을 열 것을 강력히 촉구하는 점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도다(戶田) 회장이 이 선언을 ‘유훈(遺訓)의 제일(첫 번째)’로 자리매김한 것을, 저는 ‘인류를 위해 보관해 둔 쐐기’로서 받아들였습니다.
이 유훈을 완수하기 위해서, 저는 각국의 지도자나 식자와의 대담에서 핵문제 해결의 중요성을 계속 호소하는 한편, SGI의 대처로서 핵시대로부터의 탈각(脫却, 벗어버림)을 호소하는 전시(展示)를 계속적으로 개최해 온 것 외에 의식계발(意識啓發)을 위한 교육활동을 세계 각지에서 실시해 왔습니다.
그 위에 「원수폭금지선언」 발표 50주년을 맞은 2007년부터는 ‘핵무기 폐절을 향한 민중행동의 10년’을 스타트하고 같은 시기에 세계적인 활동을 시작한 ICAN(핵무기 폐절 국제 캠페인) 등과 연대하면서 핵무기를 금지하기 위한 조약의 실현을 목표로 해 왔습니다.
재검토회의에서의 의론을 출발점으로
그러한 가운데, “어느 나라에도 핵무기에 의한 참극을 일으켜서는 안 된다.”는 히로시마(広島)와 나가사키(長崎)의 피폭자(被爆者)를 비롯한 시민사회의 생각이 결정화(結晶化)된 「핵무기금지조약」이 2017년에 채택되어 2021년에 발효(發效)된 것은 저희에게 있어서도 유훈의 실현을 향한 크나큰 전진이 되었습니다.
위하(威嚇, 위협)와 사용뿐만 아니라 개발(開發)이나 보유(保有)도 전면적으로 금지하는 조약에 대해 핵보유국들이 전향적인 자세로 돌아서는 것은 쉽지 않더라도 핵무기를 통한 참극 방지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인식이 일치할 것입니다.
우크라이나 위기의 종결을 향한 긴장완화(緊張緩和)는 물론, 핵사용이 우려되는 사태를 앞으로도 초래하지 않기 위하여 핵보유국 측에서 핵무기의 리스크를 저감시키는 행동을 일으키는 것이 급선무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제가 지난해 7월, NPT(핵무기비확산조약) 재검토회의에 긴급제안을 하면서 ‘핵무기의 선제불사용’의 원칙에 대해 핵무기나라 5개국이 조속히 명확한 서약을 할 것을 촉구한 것도 그 문제의식에 기초한 것이었습니다.
8월에 열린 재검토회의에서는 유감스럽게도 최종 문서의 채택에 이르지 못했지만 NPT 제6조가 정하는 핵군축의무(核軍縮義務)는 결코 사라진 것이 아닙니다.
최종 문서의 안(案)에 도중(途中)까지 포함되어 있듯이 ‘선제불사용’을 비롯해 비핵무기국에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겠다는 ‘소극적(消極的) 안전보장(安全保障)’ 등 핵 리스크의 저감을 추진하는 점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당사국이 지지했을 것입니다.
재검토회의에서의 의론을 출발점으로 77년간에 걸쳐 간신히 이어져 온 ‘핵무기의 불사용’의 상태를 앞으로도 지켜내고 핵 폐절을 향한 군축(軍縮)을 어떻게든 추진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 발판이 되는 것은 이미 존재합니다.
미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중국의 정상들이 ‘핵전쟁에 승자는 없으며 결코 싸워서는 안 된다’는 정신을 서로 확인한 지난해 1월의 공동성명(共同聲明)입니다. 재검토회의에서도 많은 국가가 공동성명에 준한 자제(自制)를 요구했을 뿐만 아니라 다섯 핵무기국도 공동성명을 언급하면서 핵을 보유한 국가로서의 책임을 언급했습니다.
핵사용의 자제에 관한 핵보유국의 책임을 ‘하나의 원(圓)’ 형태에 비유하면 핵공격을 서로 벌이는 핵전쟁을 방지하기 위한 공동성명은 그 ‘반원(半圓)’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핵무기의 사용에 대한 두려움을 언제까지나 지울 수 없게 됩니다. 이 남은 난제(難題)를 해소(解消)하기 위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핵무기의 선제불사용’ 서약(誓約)입니다.
저희 SGI는 재검토회의 기간 동안 다른 NGO(비정부기구) 등과 협력하여 선제불사용 서약의 긴요성(緊要性)을 호소하는 관련 행사를 유엔에서 열었는데, 그 서약을 ‘남은 반원’으로서 지난해 1월의 공동성명에 연결시킬 수 있었다면 세계를 계속해 뒤덮어 온 핵의 위협을 동결(凍結)로 이끌기 위한 초석이 되어 핵군축(核軍縮)을 전진시킬 수 있었지 않을까요?
또 제가 창립한 도다기념국제평화연구소(戶田記念國際平和硏究所)에서도 그 시대변혁을 뒷받침하기 위한 회의를 지난해 11월, 네팔에서 개최했습니다.
그동안 선제불사용의 방침을 밝혀온 중국과 인도에 더해 파키스탄 3개국이 그 원칙을 남아시아 지역에서 확립하는 것의 중요성과 함께 모든 핵보유국이 같은 방침에 발을 내딛을 수 있도록 의론을 활성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에 일치를 본 것입니다.
NPT와 「핵무기금지조약」과의 연계로
인류의 미래를 여는 핵군축을
핵억지정책(核抑止政策)의 근원적인 위험성
퍼그워시회의(Pugwash Conferences)의 회장을 지낸 조지프 로트블랫(Joseph Rotblat) 박사도 과거 저와의 대담집에서 선제불사용의 합의에 관해 “핵의 전폐(全廢)를 향한 스텝(STEP) 중 가장 중요한 것"이라며 그 조약화(條約化)를 제창했던 것을 기억합니다.
또 박사는 핵억지정책(核抑止政策)의 근원적 위험에 대해 “서로의 공포심 위에 성립되어 있다.”라고 깊이 우려했지만 2005년, 대담 당시부터 세월이 흐른 지금도 기본적인 구조는 변하지 않았으며, 이로부터 탈각하는 것이 인류에게 있어서 필수적임이 이번의 위기에서 다시 한번 부각(浮刻)된 것은 아닐까요?
‘핵무기의 선제불사용’의 서약은 현재의 핵무기 보유수를 당분간 유지한 채로도 내딛을 수 있는 정책이며, 세계에 현존하는 1만3000여 발의 핵무기의 위협이 바로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핵보유국 사이에서 서약이 확립되면 ‘서로의 공포심’을 없애는 돌파구로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핵억지(核抑止)를 전제로 한 핵무기의 끊임없는 증강’이 아니라 ‘참극을 방지하기 위한 핵군축’으로 세계 전체의 방향성을 바꾸는 전철기(轉轍機, 철도 선로 가 갈리는 곳에 설비 한, 철로 를 자르는 장치 분기기 포인트)가 될 수 있음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생각해보면 냉전시대의 국제정세도 출구가 보이지 않는 터널의 연속이었으며, 세계를 진감(震撼, 뒤흔드는)시키는 사태가 잇따랐습니다. 그럼에도 인류는 타개책을 찾으면서 어려운 국면(局面)을 헤쳐 온 것입니다.
제가 그 일례로 언급하고 싶은 것은 쿠바 위기에 대한 반성 등을 바탕으로 1968년에 성립된 NPT를 수용해 미국과 소련이 임한 ‘전략무기 제한 협상’입니다.
NPT의 서명식이 열린 날에 개시(開始) 의향(意向)이 표명되고, 제6조인 핵군축 의무를 바탕으로 양국이 핵군확대경쟁에 처음으로 제동을 걸려던 대처에는 ‘SALT’라는 명칭이 붙었습니다. 영어로 ‘소금’을 뜻하는 말로도 통하지만 국가의 전권사항으로 추진해 온 핵정책에 스스로 제한을 가하는 것은 양측 모두에게 쉽지 않은 결단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양국의 국민뿐만이 아니라, 인류 전체에 있어서의 ‘생존의 양식’으로서 중요하고 빠뜨릴 수 없는 결단이기도 했음에 틀림없습니다. 이런 배경이 ‘SALT’ 글자에서 느껴지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핵전쟁 직전까지 다가간 위기를 목격했기 때문에 당시 사람들이 보여준 것과 같은 역사창조력을 지금 다시, 전 세계의 국가들이 함께 협력하여 발휘하는 것이 급선무가 되고 있습니다.
NPT의 탄생 시에 숨 쉬고 있던 정신과 조약의 목적의식은 「핵무기금지조약」의 이념과 통하는 것이며, 두 조약에 기초한 대처를 연계하여 상승(相乘, 곱절)효과를 창출하면서 ‘핵무기 없는 세계’를 실현시켜 갈 것을 저는 강하게 호소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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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용문헌(引用文獻)]
흐루쇼프의 말은 마틴 셔윈(Martin J. Sherwin) 저(著) 『쿠바·미사일 위기』 상권 <미우라 모토히로(三浦元博) 번역, 白水社>, 케네디의 말은 동서(同書) 하권에서 인용.
도다 제2대 회장의 말은 『도다 조세이 전집(戶田城聖全集)』 제4권
로트블랫 박사의 말은 『지구(地球) 평화를 향한 탐구』 <『이케다 다이사쿠 전집(池田大作全集)』 제116권 수록>
첫댓글 감사합니다 🌈
감사합니다
매일매일 의 노고에 진심으로 깊이깊이 감사드립니다 노고많으셨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