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흥 재래시장 생선구이 -
오곡이 익어가는 내 고향 고흥에 안겼다.
고흥 읍내에 들어서니 읍의 주산인 봉황산이 '그간 고생많았다'고 위로하는 듯이 우리를 반긴다.
그리 높지 않은 산이지만 정상에 서 있는 기암절벽에서 풍기는 산세가 아름다움과 위엄이 함께 한다.
매형과 누님에게 고흥의 찐맛인 우뭇가사리콩국을 맛 보이고 생선구이를 구입할 심산으로 고흥천변에 주차를 하고 재래시장으로 향했다.
고흥 사람이라면 응당 고흥재래시장에 얽힌 추억 하나는 있을 것이다.
학창시절 미팅장소였던 만나분식은 전집으로 바뀌었고 시장 구조물은 많은 개선이 이뤄져 주차장을 겸비한 현대식으로 탈바꿈했다.
그러나 여전히 난전에는 자식들의 보살핌을 받아야 연세임이도 불구하고 몇 만원의 용돈을 스스로 마련하고자 직접 키운 푸성귀며 농산물을 좌판에 내놓고 손님을 기다리는 모습이 애틋하기도 하고 정겹기도 하다.
'금강산도 식후경'
약 아홉시간의 운전끝에 도착한 고향이라 갈증은 극에 달했다.
고흥시장의 명물 중에 하나인 우뭇가사리콩국집은 말린 해초인 우뭇가사리를 솥에서 눅진눅진할 때까지 삶아서 우묵틀에 넣고 물기를 없애 응고시켜 만든 우묵에다, 고흥에서 생산된 콩으로 만든 콩가루를 아낌없이 투입해 상위에 내놓는다.
정말 그때그때 볶아낸 콩가루의 고소함에다 시원한 우묵이 더해지면 그야말로 별미중에 별미가 된다.
운이 좋으면 우묵을 만드는 과정을 직접 볼 수도 있으니 눈으로 즐기고 혀로 느끼는 미식의 세계를 경험할 수 있는 곳이다.
다행히 성업이 되었는지 우묵을 만드는 곳 바로 옆에 새로운 식당을 크게 열었다.
우묵가사리콩국 외에도 콩국수도 별미일 듯 싶다.
항상 생각하는 거지만 이런 좋은 아이템을 가지고 우묵콩국만을 취급하는 게 아쉽다.
우묵에다 유자를 넣으면 유자양갱,
밤을 넣으면 밤양갱이 된다.
직접만드는 과정을 지켜볼 수 있는 우묵에다 수제양갱을 더하는 시도를 한다면 고흥의 명물 중에 명물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제 고향의 찐맛을 느꼈으니 또 다른 찐맛을 느끼러간다.
고흥하면 숯불에 구워낸 생선구이가 유명세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
한가위를 앞두고서 여기저기서 생선굽는 냄새가 시장안에 가득하다.
생선구이를 굽는 사람과 구입하려는 소비자들로 분주하다.
크고 도톰한 갑오징어 구이 앞에서 나도 모르게 발길이 멈추었다.
추자도 앞까지 나가서 어로행위를 할 수 있는 중선배가 마을 앞에까지 들어왔던 유년시절에 추억을 더듬어 갑오징어를 설명하자면 거짓말을 조금 보태면 마을에 온통 천지삐까리 발에 채일정도로 많았던 생선이었다.
귀한 과자대신 일상의 간식이 되어주던 갑오징어는 어른들에게는 숙회나 찜이되어 술 안주로 그만인 생물이었고 속에 든 하얀색 갑은 잘 구워서 빻은후에 지혈제로 사용하기도 했다.
우리곁을 떠나신 부모님도 갑오징어를 좋아하셨기에 차례상에 올릴 요량으로 몇 마리를 챙기고 나왔다.
고흥 재래시장의 숯불생선구이는 전국의 명물이 된지 오래다.
다만 더욱 많은 소비자들에게 사랑받으려면 몇 가지 개선점이 필요해보인다.
'이 문제는 고향을 사랑하는 마음의 발로라고 생각하고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오래전에는 생선구이값이 적지않은데도 불구하고 카드사용이 안 되던 때가 있었고 나는 이 문제의 개선을 요구했었다.
누구 때문이었는지는 모르겠으나 다행히 그 문제는 해결되어 누구나 카드로 생선구이를 구입할 수 있게 되었다.
건물이 증축된지 그리 오래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조명이 어둡다.
숯불로 구워내는 곳이라 화재의 위험에 잘 대비되어야 하지만 위험시 비상대피로 현황판은 낡아서 글씨가 지워져 있었고 화재 진압용 소화기 위치가 눈에 잘 띄지 않는다.
냄새를 빼는 환풍기 닥트는 생선구이집에 비하면 용량이 턱없이 부족해보인다.
구운 생선을 지금처럼 노상에 그냥 노출할 게 아니라 위생적인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상품을 싣고 나르는 핸디카가 길목을 막아 선체로 있고 아이스박스와 생선을 담는 나무궤짝들이 아무렇게나 쌓여 있어 미관상도 나쁘고 불씨가 이곳에 닿으면 일순간에 화마로 생계터전을 잃을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핸디카,아이스박스, 나무괘짝이 나뒹구는 것을 막으려면 적재할 장소를 마련해주면 해결될 것 같았다.
생선을 구입할 때 한 번에 다 먹을 수 없는 노릇이니 소분해서 냉동실에 보관해두고 먹을 수 있도록 원하는 사람에게 생선을 마리당 포장할 수 있게끔 선별포장기도 마려해두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구입한 생선을 잘 보관하는 방법과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다양한 레시피를 개발해 이를 안내할 수 있는 설명서를 넣어주는 작은 배려가 있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복장의 앞치마는 밝은 색상을 바탕으로 생선 캐릭터를 그려넣고 상단에는 상호를 새겨넣는다면 책임감이 더 커진다.
혹자는 일하는 사람이 어두운 색 앞치마를 입어야 편하다고 할 지 모르지만 밝은 색을 입어야 청결함을 유지하는 데 더 신경쓰는 법이다.
포장박스에 비닐테이프가 다량으로 쓰이고 있다.
택배를 받는 소비자 중에 환경을 생각해서 비닐테이프를 제거하고 밖에 내놓는 이들은 별로 없다.
환경을 생각한다면 종이테이프로 바꾸는 것을 제안해본다.
물론 종이테이프는 비닐 테이프보다 조금 더 비싸지만 환경을 생각하는 청정한 고흥군의 이미지를 알리는데 이보다 좋은 방법은 없다.
고흥군을 알리는 통합 테이프를 공용으로 사용하게끔 하는 것은 작은 일이지만 큰 마케팅의 하나다.
아울러 각 매장의 시설들을 좀 더 위생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이 문제를 개선하는데 관이 지원하되
상인들이 문제의식을 가지고 자발적으로 참여해서 고흥의 변화된 재래시장으로 거듭난다면 더 많은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을 것이라 확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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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 재래시장 숯불생선구이 개선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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