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에 대하여
장재혁
오늘날 우리가 가장 즐겨
마시는 술은 ‘맥주’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알코올을 못 마시는 사람을 제외하고, ‘맥주를 마신 적이 없다’는 성인은 아마 거의 없을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저
맥주를 ‘마실’ 뿐 맥주를 ‘맛있게’ 마실 줄은 모른다. 냉장고에서
바로 꺼내 차가운 맥주를 단숨에 쭉 들이켜는 것도 맛있다고 할 수는 있겠지만 그것은 운동 후 슈퍼마켓에서 사 마시는 음료수와 별 반 다를 것이
없다. 이에 필자는 정말 맥주를 ‘맛있게’ 즐기는 법을 소개하려고 한다. 특히 본인이 평상시에 맥주를 자주
마시는 편이라면 정독해주길 바란다. 신세계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맥주의 진짜 맛을 즐기는
요령은 오감을 이용하여 맥주 세계에 빠지는 것이다. 바로 눈앞에 놓인 한잔에 오감을 오롯이 집중해보자. 처음에는 ‘청각’. 병뚜껑이나
캔 꼭지를 열었을 때, ‘쉭’하고 탄산이 빠지는 소리, 거품이 튀는 소리를 귀로 즐긴다. 잔에 따를 때는 거품이 풍부하게
일어나도록 신경 쓴다. 그러면 탄산가스가 적절하게 빠지면서 맥주 본연의 향미가 살아난다. 잔에 따랐다면 맥주 맛을 ‘시각’으로도
즐긴다. 필스너의 밝고 투명한 황금색, 칠흑 같은 스타우트의
대조. 스타일 차이는 물론이고 거품 상태와 맥주 색은 같은 스타일 맥주라도 따르는 용기와 따르는 법에
따라 다양하게 변한다. 잔을 들어 올리면서 ‘후각’으로 아로마를 느낀다. 이번에는 ‘미각’도 더해진 플레이버를 느낄 차례다. 홉 향과 맥아 향, 과일 향 등이 나타난다. 입안에서 느껴지는 거품 촉감이나 탄산이
주는 미세한 자극, 보디가 주는 무게감은 ‘촉각’으로 느낀다. 맥주 촉감을 목에서 생생하게 느끼려면 등을 곧게 펴고
마실 것을 추천한다. 그러면 목 넘김도 더욱 잘 느낄 수 있다.
보관법과 냉장법
맥주는 차게 마시는 음료라
생각하기 쉽다. 과도하게 차면 오히려 맥주 맛을 떨어뜨리니 이 점에 유의해야 한다. 맥주는 0℃ 아래로 떨어지면 얼기도 한다. 얼지는 않더라도 아주 차가워지면
색이 탁해질 수 있다. 어떤 경우라도 맥주가 지닌 고유 맛을 잃을 수 있으며, 동결되면 용기가 파손될 수도 있다. 알코올 도수가 낮을수록 얼기
쉬우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맥주를 고온에서 보관하면 향 균형이 깨져 색이 변할 수도 있다. 특히 직사광선 아래 보관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햇볕이 드는 곳에
보관하면 맥주에서 고무 탄 냄새(일광취)가 난다. 이런 조건을 고려하면 맥주는 어둡고 선선한 장소에서 보관하고 마시기 전에 냉장고에서 차게 식히는 것이 좋다. 냉장 보관할 때는 냉기가 직접 닿는 곳이나 진동이 강한 문짝 쪽은 피한다. 병뚜껑이나
알루미늄 캔은 냄새를 빨아들이는 성질이 있으므로 소금이나 간장류 가까운 곳에 두면 부패할 수도 있다. 절임류나
등유 등 냄새가 강한 물질 옆에 보관하는 것도 피해야 한다.
맛있고 즐거운 세계 맥주
우리가 흔히 자주 마시는 ‘옌징’, ‘칭다오’, ‘하얼빈’ 등의
중국 맥주나 ‘카스’ 등 한국 맥주도 물론 맛있지만 진정으로
맥주를 즐길 줄 아는 사람들은 시야를 세계로 넓힌다. 실제로 맥주 제조는 세계 각 지역에서 왕성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색, 향, 맛, 알코올 도수 등 상표만도 1만 종 이상이 된다. 그만큼 맥주의 세계는 광대하기에 이들을 모르고 맥주를 즐긴다는 말은 있을 수 없다. 고로 필자는 각국, 그 중에서도 특히 생소하게 느껴질 지도 모르는
유럽권에서 인기 있는 것들을 골라 소개해볼까 한다.
독일: 플렌스버거 필스너, 유리게 알트 클래식, 돔 쾰슈, 쾨스트리처
슈바르츠비어, 슈파텐 옥토버페스트비어, 파울라너 살바토르, 안덱스, 슈나이더 바이세, 에딩거
벨기에: 호가든,
듀벨 모르트가트, 오르발, 세종 뒤퐁, 칸티용 괴즈, 로덴바흐 클래식, 생
푀이엥 트리펠
영국-아일랜드: 풀러스 런던 프라이드, 뉴캐슬
브라운 에일, 트라퀘어 자코바이트 에일, 기네스 엑스트라
스타우트, 머피스 아이리시 스타우트
체코: 필스너 우르켈, 부드바이제르 부드바, 플라탄
오스트리아: 칠러탈, 에델바이스, 괴서
필스
네덜란드: 라 트라프 블론드, 하이네켄, 그롤쉬
프리미엄 라거 맥주 스윙 톱
세계 맥주를 계절별로 즐기는 법
봄: 추위가 가시지 않은 초봄에는 알코올 도수 6.0%~7.0%의 독일
맥주가 적당하게 몸을 데워준다. 벚꽃이 필 무렵이면 벨기에 맥주 같이 붉은색이 도는 산미가 있는 맥주가
봄이 주는 부드러운 기후를 마음껏 즐길 수 있게 도와줄 것이다.
여름: 타는 갈증을 적셔주는 라이트 라거나 밀 맥주(독일&벨기에)이 기분을 상쾌하게 해줄 것이다. 벨기에 맥주처럼 산미가 강한 맥주는 특히 여름 더위로 탈진했을 때 식욕을 되찾게 도와준다.
가을: 가을이 깊어지면 견과 같은 풍미를 느낄 수 있는 잉글리시 브라운 에일과 다즐링 홍차를 떠올리게 하는 잉글리시
페일 에일(모두 영국)을 음미해보면 좋다. 마치 영국 신사가 된 듯한 느낌으로 가을로 접어든 긴 밤을 느긋하게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겨울: 추운 날은 몸을 데워주는 알코올 도수가 높은 계열 맥주가 단연 최고다. 벨지안
두벨(벨기에)과 발리 와인,
임페리얼 스타우트(영국)등이 좋다. 맥주나 크릭을 핫 맥주로 만들어 마시는 것도 이 계절을 즐기는 방법이다.
집에서 맥주 즐기기
맥주는
언제 어디서나 누구와 마셔도 좋지만, 누가 뭐래도 집에서 마시는 맥주야말로 우리들의 일상이다. 언제나 집에서 즐겨 마시는 캔맥주이지만 여유롭고 편안하게 최고로 맛있는 맥주를 마시는 법에 대해 알려주겠다. 맛있는 맥주의 절대 조건은 바로 크리미하고 오래 유지되는 거품이다. 거품은
맥주가 변질하는 것을 막고 가스가 빠져나가는 것을 방지하는 뚜껑 역할을 한다. 결이 고운 거품을 만들어
맥주가 가진 진미가 빠져나가지 않은 상태를 유지하면 집에서도 최고로 맛있는 맥주를 마실 수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집에서 맥주를 따르면 거품이 바로 사라져버린다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해서 필자가 제안하는
방법이 ‘3번 나눠 따르기’다. 맥주를 3번 나눠 잔에 따르는 방법을 써본다면 누구라도 간단하게
아름다운 거품을 만들 수 있다.
1단계는
수평 테이블에 맥주잔을 올려놓고 맥주를 기세 좋게 위에서 콸콸 잔 절반 정도까지 따른다. 잔과 캔은 30센티 정도 거리를 떨어뜨리면 거품이 잘 일어난다. 그 후 거친
거품이 안정되면서 없어지길 기다린다. 아래에서 천천히 액체가 올라가면서 거품도 결이 고와지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 액체와 거품이 5:5가 될 때가지 기다린다.
2단계는
잔 가장자리에 캔 입구를 가까이 대고 천천히 조심스럽게 따른다. 그러면 뚜껑 역할을 하는 거품이 꺼지지
않고 서서히 위로 올라간다. 90% 정도까지 따랐다면 일단 멈추고 다시 한번 거품이 안정될 때까지 기다린다. 이때 액체와 거품 비율은 6:4면 적당하다.
3단계는
잔 가장자리를 타고 내리도록 조금씩 따르면서 거품을 밀어 올린다. 거품이 강한 맥주의 경우 잔에서 거품이 1.5센티까지 솟아오르면 최적이다.
액체와
거품 비율은 7:3이 가장 아름답다. 이 3번 나눠 따르기는 맥주 제조사나 프로 미식가들도 적극 권장하는 방법이다. 몇
번 연습해 따르는 방법에 익숙해지면 홈비어가 한결 즐거워질 것이다. 병맥주는 물론 집에서 흔히 마시는
캔맥주라도 꼭 도전해보길 바란다.
문자 수(공백포함) 3509자입니다. 월요일의 피드백에 따라 제목도 간결하게 바꿔 보았습니다. 그리고 요리 부분을 빼고 대신 세계 맥주 소개를 간략하게나마 해 보았는데 어떤지 피드백 부탁드립니다. 그 외의 다른 부분은 다들 오케이 하셔서 수정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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