볍씨를 선별한다.
일년 농사에 중요한 일이다.
소독한다.
모판을 준비한다.
정성껏 씨앗을 심는다.
그리고 물을 주며 관리한다.
모판 심을 논을 먼저 삼는다.
비닐을 덮는다.
자라는 정도에 따라,
날씨에 따라,
비닐을 열었다, 닫았다.
직파법, 이양법 등
농법에 따라 달랐다.
거머리가 참 많았다.
피를 빨아 먹었다.
두레, 품앗이는 여전히 이어져 왔다. 모티 논 가득 사람이 모였다.
모줄을 옮기는 사람,
모판을 옮기는 사람,
모줄에 달린 빨간 리본, 간격으로 오른쪽으로 서너개 심는다. 호흡과 장단이 맞으니
금새 초록 줄이 생긴다.
이쯤되면 우리 할배는 더 바빠지신다.
애주가, 애연가 셨다.
막걸이 주욱 드시면 노동요가 절로 나온다. 때론 어깨 춤까지,
할배는 흥이 참 많으셨다.
모내기 날은 받아서 그런지 날씨가 더없이 좋다.
햇살도, 바람도
거머리가 발목을 물들이면 얼릉 떼어 내야한다.
피는 흐른다.
그만큼 농약을
덜 쳤다는 소리다.
모내기철 바빠진 또아리.
이웃이 모여 점심과 새참을 내온다. 꼭두베이 우리 집에서 출발해서 모티, 거정다리, 목놀논까지 머리에 이고 들고.
엄마 반찬은 예술이다.
빛깔도 곱고 맛도 일품이였다.
머니 머니해도 정성이 젤로 중요하다.
특히 이 무렵이면 땅속에 갈무리 잘 해두었던 감자를 꺼내셨다. 곱게 채 썰어서 고추장 넣고 볶은 감자 반찬을 하셨다.
초록줄이 번듯하게 한줄씩 차렷 자세로 줄을 선다.
가늘고 어린 저 모가 자라나는 과정을 지키보는 것도 재미가 솔솔했다. 보조 역할만 하면 되니까. 물주전자, 술주전자를 들고 심부름 갈때마다 달라져 있었다. 연두에서 초록으로.
튼튼히 뿌리 내리며 잘도 자라고 있었다. 초록 개구리 밥과 올챙이, 개구리 뒷다리까지...
논에서 구경하고 놀 거리는 많았다. 머드팩이 따로 필요치 않았다.
국민학교 6학년 때였던가.
농촌 일손이 부족하여 모내기 하러 갔다. 담임선생님을 따라서 학교 근처 인근 논으로 향했다. 모두들 곧잘했다.
모두들 집에서 해본 솜씨였다.
간식으로 놀노리하고 갈색빛이 도는, 빵과 빵 사이에 하얀 크림이 든, 달고 맛있는
보름달을 주었다.
그 맛을 잊을 수 없다.
모내기하면 떠오르는 추억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