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역자들은 교회 성장을 위한 대안으로 주일학교를 제시하면서 끊임없이 주일학교가 교회 전체에 미칠 영향력을 강조했다. 그리고 주일학교에 대해 가장 먼저 무엇이 바뀌어야 하냐는 질문에 모든 사역자들은 ‘목회’에 대한 생각, 한쪽으로 치우친 생각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주일학교는 영양가가 없다는 생각, 교육은 소모적인 부서라는 생각, 목회는 장년을 대상으로 한다는 생각. 이 모든 생각을 깨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것이 바탕이 된다는 것이다. 이 위에 교육에 대한 투자가 이루어지고 교육에 대한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주일학교가 제대로 설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교회 속의 작은 교회
여기까지는 모든 사역자들이 공통적으로 인식하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이 단계를 넘어서면 사역자들은 앞으로 추구해야 할 비전에 대해 각기 다른 방향으로 세분화 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몇몇 사역자들은 사회문화에 대안을 제시해 줄 수 있는 다양한 주일학교 교육 프로그램 개발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고 다른 이는 주일학교(主日學校) 개념 자체를 바꿔 교회교육의 전 영역을 포괄하는 단어인 교회학교(敎會學校)로 이름부터 바꿔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아직 활발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지는 않지만 몇몇 사역자들은 교회 내에서 주일학교의 위치가 변해야 한다고 말한다.
주일학교의 위치가 변해야 한다는 말에 대해 여러 가지 설명이 따랐지만 결론은 ‘주일학교를 포함해 교육 부서를 교회 내에 새로운 조직체로 만들라’는 주문이었다.
몇몇 사역자는 이 생각을 직접 비전으로 제시하기도 했지만,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이런 방법으로 교육 부서를 운영하고 있는 목회자도 있었다. 대표적인 사람이 천안장로교회의 이정호 목사. 이 목사에게 어떻게 교육부서 사역자들을 모두 전임으로 교체했냐고 질문하자 그는 너털웃음으로 “내가 할 수 없지 않은가? 내가 아무리 노력한들 청년들의 사고를 이해하고 그들의 생활을 공유할 수 있겠는가? 내가 할 수 없는 일이기에 교육목사와 전임사역자에게 교육 부서를 맡긴 것이다.”라고 당연하다는 듯이 말했다.
물론 행정과 교육 목회의 방향 설정은 단임 목회자의 몫이다. 그러나 교육 부서를 운영하고 이끌어 가는 것은 그 부서를 전담한 사역자의 몫이라는 말이었다.
이런 움직임을 은준관 교수는 ‘교회 속의 작은 교회’라는 말로 표현했다. “어떻게 생각하면 일반 목회자들에게 상당히 거부감이 느껴지는 개념인지도 모른다. ‘교회 안에 또 다른 교회를 만들라니!’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육부서의 미래를 위해선 행정과 지원, 그리고 교육의 궁극적인 목표를 제외하고는 전문 사역자들에 의해 주일학교가 운영되야 한다고 말한다.
“이 개념을 교육부서가 교회의 조직체계와 담임 목회자의 영향력에서 벗어나는 것으로 생각하면 안된다. 앞으로 교회의 교육이 필연적으로 전문 사역자에 의해 이루어져야 하고 그렇게 돼야만 희망이 있다고 생각한다면 ‘교회 속의 작은 교회’는 꼭 필요하다. 그리고 이런 방향으로 교회가 나가야 한다.”
주일학교 대 교회학교
앞에서 잠깐 언급했지만 ‘주일학교’라는 말을 ‘교회학교’로 바꾸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이 주장은 주일학교라는 말이 잘못됐다는 뜻이 아니라 이젠 ‘주일학교’라는 개념으로는 교회의 교육을 모두 표현할 수 없게 됐다는 의미였다.
원래 주일학교는 영국의 산업혁명 시기에 학교에 가지 못하고 공장과 거리로 내몰린 아이들을 위해 처음 시작됐다고 한다. 이런 아이들을 위해 성경교육과 함께 읽기 쓰기 등 일반교육이 함께 이루어졌고, 이 교육이 주일로 옮겨지면서 아동을 위한 주일학교로 정착됐다고 보고 있다.
이런 역사적 배경을 가지고 있는 주일학교가 현대에는 그 목적이 달라진 만큼 명칭도 바뀌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오늘날의 교회학교는 지식 전달 교육이 아닌 보다 강화된 신앙 교육을 바탕으로 일반 교육이 감당하지 못하는 대안 교육의 성격을 띠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런 의미에서 주일학교 보다는 교회학교라는 의미가 타당하다는 주장이다.
또한 교회학교라는 명칭은 교육목회 측면에서도 의미를 가진다고 말한다. 이는 교회교육이 주일학교를 포함해 중·고등부 청년부 장년부를 모두 포함하는 전 교회에 적용되는 말이라면, 당연히 아동부 중·고등부 청년부를 교회학교 개념으로 묶어 연속성을 가진 교육 체계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체계가 완성돼야 교회학교와 장년 교육의 연결고리가 생기고 교회교육이라는 말이 바로 설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이 외에 주일학교, 교회학교와 관련된 이야기는 끝이 없다. 좋은 교육 사역자 배출을 위해서 신학교 교육의 전면적인 재검토, 급변하는 사회의 다양한 문화코드에 대한 수용과 반격, 교회 교육과 가정교육의 연계, 교회교육의 전체적인 방향 설정에 있어서 교단의 역할 등 수많은 질문이 남아 있다.
그리고 벌써 많은 사역자들이 이런 문제들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곧 지금보다 더 많은 교회교육에 대한 새로운 문제점과 대답들이 나올 것이다. 무엇보다도 교회학교를 위한 사역에 모든 것을 걸고 일하는 전문가들이 더 많이 나올 것이다. 이런 사역자들이 교회학교와 미래 한국 교회의 희망일 것이다.
취재에 도움을 주신 분들
김종준 목사(꽃동산교회) 누가 뭐래도 교회학교 사역의 기준을 제시했고 가능성을 보여준 사역자다. 저서〈나는 유년주일학교에 생명을 걸었다〉
이정호 목사(천안장로교회) 모든 사역자들에게 모범을 보이는 인격적인 리더쉽으로 교회를 이끌고 있다.
김인환 목사(서대문교회 부목사) 20년 동안 교회학교 현장을 뛴 경험으로 ‘주일학교가 살아야 교회가 산다’고 외친다. 저서〈기다려지는 주일학교 만들기〉
최덕훈 목사(울산남교회) 교회교육에 대한 확고한 목적의식을 갖고 모든 성도가 교육의 중요성을 깨닫도록 교회를 개혁하고 있다.
배봉철 목사(봉덕교회 부목사) 젊은 사역자로 교회학교에 대해 정확한 문제의식과 대안을 함께 갖고 있다.
은준관 교수(전 연세대 교육학) 기독교 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며 퇴직 후에도 왕성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