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모리츠와 벨린초나1 - 생 모리츠에서 산을 넘어 투시스 거쳐 벨린초나에 가다!
티라노 에서 베르니나 특급을 타고 로망슈어권 생 모리츠 에 도착해 1박을 하며
호반의 도시를 구경하고는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 호텔 식당으로 내려간다.
스위스는 물가가 엄청 비싼지라... 트윈에 150$ 하는 호텔에서 주는 아침을 맛있게
먹고는 체크아웃후에 지하 통로를 지나 인접한 생모리츠 기차역 으로 간다.
우리 기차는 8시 20분 출발이라고 느긋하게 걷다가 무심코 어제 역에서 받은 타임
테이블 을 보고는 화들짝 놀란다?
이런???? 기차 출발 시간이 8시 20분 이 아니라..... 8시 2분 출발이네!!!
우째 이런 일이??? 지금 시간이 8시가 넘었으므로 2번 플랫폼에서 급하게 지하
통로로 달려 내려가서는.....
전광판을 다시 확인하고는 1번 플랫폼으로 달리는 데.....
군대에서 늘 듣던 이른바 “눈썹이 휘날리도록 ” 달려서는 기차에 올라타자 말자
30초도 안되어 기차가 출발하는 데..... 울 마눌 사색이 되어 숨을 쉬지 못한다!
그러니까 나는 큰 배낭을 메고 마눌은 중간 배낭을 뒤로, 그리고 작은 배낭은 앞
으로 메고 다니는데 그만 내가 혼자 앞장서 뛰니.....
울 마눌은 가방 2개를 앞뒤로 메고 뛴 것이라! 사람이 아무리 급하다지만 작은 배낭
하나를 벗어 달라고 하지 못했을까?
옛날 후지산 버스에서 내가 2개의 배낭을 모두 챙기다가 마눌은 빈손으로 내려버려
작은 배낭을 잃어버린후 그건 늘 마눌의 몫 이라....
처남댁이 수지침 을 꺼내 손에다가 침을 놓아 응급처치를 하니 20여분이나 지나서야
겨우 혈색이 돌아오니.... 10년 감수했다!
자세한 배낭여행계획서를 작성해 처남댁에게도 주었으며, 두 집 다 매일 아침에
하루치씩 분리해서 가지고 다니지만......
아침에 출발에 앞서 네사람 모두 시간 확인 을 제대로 한 사람이 아무도 없었네?
기차는 초록의 들판과 내를 지나 산을 올라가는 데, 설산이 눈 앞에 나타날 무렵에
갑자기 짙은 안개 가 끼더니.....
잠시후에는 캄캄한 밤인양 천지 사방간에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아 걱정이 된다.
그러고는 산 구비를 돌아 다시 내려가기 시작하니 이윽고 안개가 걷히고 저 아래로
초록의 계곡에 붉은 지붕 을 인 집들이 장난감 마냥 보인다.
오늘 일정은 생 모리츠를 출발해 3개의 성이 있는 벨린초나 를 보고 루가노 에 도착
해 관광을 하고 하룻밤을 자는 것인 데....
내가 이번 여행을 위해서 작성한 여행계획서에는 모두 5가지 안으로...
① 안 : 일반기차 08시 02분 R 기차 - 09시 31분 Thusis 도착 - 도보 1분 - 09시 40분
버스 - 11시 13분 벨린쪼나 Bellinzona 도착 : 짐 맡김 - 시내 관광 2시간
버스 정류소 - 도보 4분 - 기차역 13시 57분 기차 - 14시 27분 루가노 도착
② 안 : 일반기차 08시 02분 R 기차 - 09시 31분 Thusis 도착 - 도보 1분 - 09시 40분
버스 - 11시 13분 벨린쪼나 도착 - 시내 관광 1시간 - 버스 정류소 - 도보 4분 -
기차역 12시 30분 기차 - 12시 57분 로카르노 Locarno 관광 1시간 14시 03분 기차
- 14시 22분 Giubiasco 역 환승 14시 30분 기차 S - 14시 57분 루가노 도착
③ 안 : 일반기차 09시 02분 R 기차 - 10시 31분 Thusis 도착 - 도보 1분 - 10시 35
분 버스 - 12시 20분 벨린쪼나 도착 - 시내관광 1시간 20분
버스 정류소 - 도보 4분 - 기차역 13시 57분 기차 - 14시 27분 루가노 도착
④ 안 : 09시 15분 출발 빙하특급 Glacier Express - 10시 50분 투시스를 거쳐 13
시 54분 (혹은 14시 18분) 안데르마트 Andematt 도착 - 14시 28분 기차 R -
14시 42분 Goschenen 도착 : 14시 50분 기차 출발 - 15시 53분 Bellinzona 역 도착
: 15시 57분 기차 출발 - 16시 27분 Stazione 루가노 역 Gare de Lugano :
⑤ 안 09시 02분 기차 - 11시 03분 쿠어 Chur 도착 - 11시 26분 쿠어 출발 - 12시
28분 Disentis/Muster 12시 50분 기차 출발 - 14시 10분 Andermatt 역 도착 :
14시 28분 출발 - 14시 42분 Goschenen 도착 : 14시 50분 기차 출발 - 15시 53분
Bellinzona 역 도착 : 15시 57분 기차 출발 - 16시 27분 Stazione 루가노 역 Lugano
처남댁은 어제 베르니나 특급을 타듯이 오늘도 빙하특급 Glacier Express :
www.glacierexpress.ch 을 타고 싶어했지만
그럼 ④ 안 인데 루가노에 늦게 도착하니 루가노 시내 관광 시간 이 부족하다!
해서 벨린초나 1시간에 로카르노 1시간이냐, 아님 벨린초나 2시간이냐 선택 인 데,
벨린초나에서 사쏘 코바로성 등 3개의 성 을 모두 보기 위해서는.....
결국 ① 안 을 선택하게 되어 처남댁에게는 미안한 마음이 든다!
빙하특급 은 서쪽 체르마트 에서 출발해 브리그 Brig - Andermatt - Discentis -
쿠어 Chur - 투시스 - 동쪽 생 모리츠 까지 인 데....
동쪽 구간 Rhb 는 유레일 패스가 있으면 공짜로 좌석예약비만 내지만, 서쪽 구간은
사철(私鐵) 요금 을 부담해 33 CHF 정도 낸다.
동쪽행을 BCD 라 하고 서쪽행을 FGHK 라 부르는 데, 빙하가 자주 나타나며 빙하가
녹아 흘러내린 호수로 녹색을 띈다.
또 쿠어( 혹은 투시스) 에서 생 모리츠 가지는 빙하특급과 베르니나 특급의 노선
이 겹치는 데.....
이 60km 구간을 알불라 라인 이라고 하며, 티라노 방향은 베르니나 라인 이라 한다.
오늘 우리가 기차를 타는 알불라 라인 은 모두 67km 로 터널이 42개에 다리가 144개
나 놓여 있는 데.....
해발 1,780미터에 위치한 생모리츠에서 700미터 저지대 투시스는 내리막 길 이다.
기차는 해발 1,790미터 프레다 Preda 까지는 오르내리다가 다시 하강하여서는 터널
을 지나고 험한 계곡에 놓인 높은 돌 다리를 지나 내려가는 데.....
필라슈르 근처 랜드바저 비아덕트 Landwasser Vidduct 라 부르는 고가교는 높이 65
미터 길이 136미터로 계곡에 중간 발판 없이 돌을 쌓아 교각을 만들었다고 한다.
이어 계곡 아래로 펼쳐지는 초록의 들판에는... 한가로이 풀을 듣는 젓소며 양들이
너무나도 평화로워 보인다.
그러고도 푸른 들판을 달려 해발 700미터에 큰 도시 투시스 Thusis 가 나타나는 데,
근처에 높은 봉우리에 중세의 성이 보인다.
이윽고 시내로 접어들어 투시스 역에 기차가 멈추는데 플랫폼에 앉아 있는 저 부인
의 조각상은 무슨 의미를 가졌나 생각했더니....
역에 내려서 보니 여기저기 보통 사람들의 동상 이 서 있는 모습을 본다. 우린
여기서 다시 버스 를 타고는......
서남쪽으로 내리 달려서는 벨린초나 Bellinzona 로 갈 예정이다!
만약에 생 모리츠에서 선로야 동일하다만..... 일반 기차가 아닌 체르마트 가는
빙하특급을 탔으면....
여기 투시스가 아니라 조금 더 서쪽으로 가서 안데르마트 에서 내리게 된다.
안데르마트 Andermatt 는 동서와 남북 철도 및 도로가 만나는 교통 요충지로
14시 28분 기차를 타면.....
14시 42분 Goschenen 역에서 환승하여 15시 53분 Bellinzona 에 도착한다.
다시 기차를 환승하여 15시 57분에 출발하면 16시 27분에야 Stazione 루가노 역
Gare de Lugano 에 도착하므로......
벨렌초나 관광 은 아예 할수가 없는데다가, 내일 아침 일찍 밀라노 가는 기차를
타야 하니 루가노 관광을 할 시간도 부족해진다!
해서 부득이 생 모리츠에서 9시 15분에나 출발하여 둘러 가는 빙하특급 대신에
아침 일찍 8시에 출발하는 일반 기차를 타게 된 것이다.
그러니 저 기차를 놓쳐 1시간을 허비하면 오늘 관광은 너무 빡빡해지는 것이다!
그리하여 최종적으로 서택한 것이 처남 부부등 우리일행 4명은 생 모리츠 에서
8시 2분에 출발하는 기차를 타고.....
알프스 산중 계곡을 지나 내려와서는 9시 30분에 투시스 Thusis 에 도착한 것이다.
투시스 기차역 구내에는 여러 포즈를 취한 보통 사람들의 동상들이 많이 있어 좀
특이한 느낌을 주는 데, 우린 시간이 없어 바로 역 앞 버스 터미널 로 향한다.
우리 일행이 벨린초나 Bellinzona 가는 버스에 타자마자 5분 남짓해 09시 40분에
바로 출발 하는 데, 이윽고 시내를 벗어나니 숲속에 예쁜 교회가 보인다.
전원지대는 순식간에 지나고 버스는 산을 오르면서 커브길을 지나니 저 앞에 계곡
에 걸린 다리가 나타난다.
그러고는 버스는 구비구비 돌아서 산을 올라가더니 흰 눈을 뒤집어쓴 봉우리들이
보이고 계곡이 더욱 깊어진다.
예전에 이 길은 독일의 뮌헨 에서 스위스 알프스를 넘어 남쪽으로 질리스를 거쳐
이탈리아 밀라노 에 이르는 직선 통로로 비아말라 Via Mala 라고 불렀다고 한다.
Via 는 길이요 Mala 는 악마이니 곧 “악마의 길” 이라.... 그만큼 산이 높고
계곡이 깊어 험한 길이라 벼랑 중간에는 폭이 겨우 50cm 에 불과한 험로였다고 한다.
스위스만 그런게 아니라... 우리나라 경상도에서 한양(서울) 으로 가자면 영남대로
는 문경새재 조령 을 넘어야 하는데,
새재를 넘기 이전에 벌써 경상도 문경 지방 부터 길이 너무나도 험해서.....
그 중에서도 문경군 마성면 “토끼비리 길”은 영강이 흐르는 바위 절벽의 중간쯤에
돌을 파서 1미터 길을 내었는데, 좁은 곳은 폭이 겨우 40cm(!) 에 불과했다니.....
왕건 이 서라벌을 침입한 견훤을 치기위해 내려오다가 토끼 가 달아난 절벽을 보고
길을 내었다는 데, 조선이 망할때 까지 천년 동안이나 절벽길을 넓히지 못하였다.
과거 보러 서울 가는 선비들과 장사꾼들이 통과한 주 도로인 데, 40cm 폭 절벽길을
지나며... 김시습과 이황이며 정약용과 부임하는 사또 들이 오금을 못폈던 길이라!!!
또 임진왜란때는 왜군이 북상한 통로 인 데..... 신립 장군이 이런 길목에서 왜적을
막지 못한게 아쉬운 마음이 든다!
여기나 아님 문경새재에서 적을 막자면 병사들을 분산배치 해야 하는데, 그럼 왜적과
싸워보기도 전에 밤을 틈타 도망칠 것을 염려했기 때문이었을까?
그보다는 차라리 충주 탄금대 금강에다가 배수진 을 치고 여진족에과 싸웠던 기마전술
을 활용해 보려고 했으나 왜적에게 조총 3단 사격 전법 이 있는줄 몰랐던 것이라!
천년 세월 동안 명색이 서울 가는“영남대로”인 데, 기술이 부족했을라나? 아님
재정이 빈약했기 때문인지.... 조정에서는 왜 길을 넗히지 못했을까?
강에 다리도 없는데다가 도로가 이러니... 조선시대에는 우마차 는 꿈도 꿀 수 없고
오직 짐을 머리에 이거나 등에 짊어지는 보부상 만이 길을 다녔을 뿐이네?
하지만 우린 도중에서 옛 남쪽길과 헤어져서는 왼쪽으로 눈 쌓인 Pcorbef 산을 바라
보며 산베르디나 고개를 넘어....
마치 일본 알프스의 다테야마 같은 구절 양장 같은 "S 자" 길을 힘겹게 내려간다.
Lostalo 와 Grono 같은 산중 마을을 지나 출발한지 1시간 반 만인 11시 13분에
"3개의 고성" 으로 유명한.....
유서 깊은 도시 벨린초나 Bellinzona 시내로 접어들어 기차역 앞에 멈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