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은 수능시험을 앞둔 수험생에겐 최대의 고비. 덥고 짜증난다고 휴식·수면을 충분히 취하기도 힘든 형편이다. 일부는 피로·불안·불면·신경과민을 호소한다. 여학생은 생리 불순·생리전 증후군에 시달린다. 음식으로 이런 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는 없다. 간단한 체조·산책·조깅·스트레칭과 적당한 수면을 통해 컨디션을 조절하는 것이 남는 장사다.
이달엔 수험생의 기분 전환·소화·두뇌 회전·원기 회복을 돕는 메뉴 세 가지를 소개한다. 14일 오후 서울시 세종문화회관 산하의 전통 음식점 '삼청각'(서울 성북동)에서 수험생 간식거리 3선을 총주방장 박경식 셰프와 함께 만들어봤다. 박 셰프는 경력 25년째인 한식 요리 전문가다.
새우살 두부찜, 뇌발달 돕는 레시틴 듬뿍
수험생에게 유용한 식재료는 두부다. 원재료인 콩은 '브레인 푸드(brain food)'로 불린다. 뇌발달에 필수적인 콜린·레시틴 함량이 식물성 식품 중 으뜸이어서다. 레시틴은 계란 노른자·호두·잣·흑임자(검은깨) 등에도 많이 들어 있다. 콜린은 뇌에서 기억력을 향상시키고 집중력을 높이는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의 원료다.
콩은 탄수화물(주로 복합당의 형태로)이 풍부해 뇌의 에너지원이 된다. 또 콩을 발효시키면 뇌 발달에 필요한 글루탐산이 생성된다. 간식 메뉴로 두부찜 대신 생두부나 두유를 올리는 것도 상관없다. 박 셰프는 “두부와 새우를 함께 넣어 요리하면 맛이 한결 좋아진다”며 “두부찜에 삼색의 파프리카를 올리면 시각이 행복해진다”고 조언했다.
수험생은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운동량이 부족하다. 키조개 관자 전복초는 소화가 잘되는 음식이다. 식감이 쫄깃쫄깃해 입맛에도 잘 맞는다. '조개의 황제'로 통하는 전복은 여름이 제철이다. 암컷은 진한 녹색, 수컷은 노란색이다. 여름에 지친 수험생의 원기를 돕는 식품으로 그만이다. 특히 유익한 것은 타우린. 아미노산의 일종인 타우린은 전복을 쪄 말렸을 때 표면에 생기는 흰 가루다. 각종 질병에 대한 면역력을 높여주며 피로도 풀어준다.
서울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김경수 교수는 “수험생이 즐기는 삼겹살·튀김 음식·치킨·햄버거·피자 등은 지방 함량이 높아 소화가 잘 안 되므로 삼가야 한다”고 말했다.
①껍질을 까고 씨를 발라낸 단호박을 찜통에서 쪄낸 뒤 찹쌀가루·밀가루를 넣고 반죽을 해둔다
②팥앙금에 호두를 송송 썰어넣어 고루 섞어 놓는다
③단호박 반죽을 동글동글하게 만든 뒤 가운데에 팥앙금을 넣고 다시 동글동글하게 만든다
④은은한 약불에서 노릇노릇하게 익혀낸다
⑤부꾸미 위에 꿀·잣가루로 마무리한다
자료=『삼청각』
오미자차, 땀 많은 여름에 특히 좋아
수험생의 약해진 기·체력을 보강하는 데는 오미자차가 훌륭한 선택이다. 오미자는 다섯 가지 맛이 난다고 해서 붙여졌다.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한방내과 고창남 교수는 “오미자는 비타민A·C가 풍부해 수험생의 피로회복을 돕는다”며 “특히 땀이 많이 나는 여름철 건강관리에 유익하다”고 설명했다. 잘 씻은 오미자의 물기를 빼고 찬 물에 10시간가량 담가 우려내면 오미자차가 만들어진다. 머리가 '무겁다' '아프다' '맑지 않다'고 호소하는 수험생에겐 감국차(국화차)가 권장된다. 로즈메리차는 집중력을 높이고 소화를 돕는다.
◇수험생을 위한 약차
◆재료
①인삼: 기초체력을 보충해 피로를 회복시키며 불안하거나 초조한 마음을 안정시킨다
②원지(遠志): 머리를 맑게 한다
③백복령(白茯笭)·백복신(白茯神): 이뇨작용을 활발하게 하고 소화기능을 도우며 마음을 안정시킨다
④감국(甘菊): 머리를 맑게 하고 집중력을 높인다
⑤오미자: 원기를 보충하고 기침을 멎게 하며 기관지를 보호한다
⑥연꽃씨·연근: 차로 마시거나 생즙을 내어 마시면 마음의 안정과 집중력을 높이며 코피가 잘 나는 수험생에게 효과적이다
◆제조법
①인삼·오미자 등 각종 약차 재료 10g을 감초·대추를 넣어 달인 물에 1∼2시간 담근다
②약차 재료를 물 200㎖에 넣고 약한 불을 가해 100㎖ 정도 되게 달인다
③식사 전에 한번에 20∼30㎖씩 하루 세 번 마신다
자료=경희의료원 한방병원 학생건강클리닉
고등어 등 등푸른 생선, 튀기지 말고 굽도록
오메가-3 지방은 혈관 건강에 유익한 불포화지방의 일종이다. DHA·EPA 등이 여기 속한다. 자연 식품에선 고등어·꽁치·정어리·참치 등 등 푸른 생선과 들기름·콩기름 등에 풍부하다. 생선을 요리할 때 기름에 튀기기보다 굽거나 찌는 것이 좋은 것은 오메가-3 지방이 녹아 나오는 것을 방지할 수 있어서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오메가-3에 대해 '혈중 중성지방 개선, 혈행 개선'이란 기능성만 인정하고 있다. 또 클로렐라는 '피부 건강에 도움, 항산화 효과'만, 옥타코사놀은 '지구력 증진 효과'만 인정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