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여성시대 야매사이비
여-하!!!!
이 글은 오늘 따끈따끈하게 꾼 생생한 꿈을 소설로 좀 각색한거야 ㅋㅋㅋ
꿈이 너무 생생해서 그림도 그려봤는데 혹시 깜놀 할 수 있으니 주의하며 읽어줘...
화자는 나(여. 20대) 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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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용돈벌이 삼아 타로카드를 보던 적이 있었다.
단순히 그림이 예뻐 타로카드를 사모으다가, 그걸 본 친구들의 성화로 한명 두명 타로를 봐주던 것으로 일이 시작되었다.
그럴싸하게 카드의 점괘를 짜맞춰 점괘를 봐주곤 했는데 말솜씨가 좋아 꽤 그렇듯하게 말할 수 있었다.
신기하게도 친구들은 내 점괘가 잘 맞는다며 아예 이쪽으로 나가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했고
마침 나는 부수입이 급하게 필요했다.
본격적으로 가게를 낸 것은 아니지만, 지인의 지인들을 상대하며 용돈벌이삼아 신비하고 영감이 있는 사람 행세를 하곤 했다.
그러나 나는 귀신을 보거나 예지력이 있기는 커녕, 가위도 눌려보지 않은... 어떻게 보면 영감이 전혀 없는 사람이었다.
그러다 어떤 사람이 혹시 제령 쪽 일도 하냐고 물어보았다. 어떤 친구의 아는 사람이었던가... 정확하게 기억나지는 않는다.
자기가 아는 분이 해외 여행을 갔다 기념품으로 칼을 사오셨는데, 그 칼을 사오고나서부터 집안에 불길한 일이 일어나기 시작했다고 한다.
크고 작은 사고가 나거나...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리 심각하지 않은 일들이었는데 그냥 그 시기에 칼을 사와서 괜히 물건 탓을 하는 듯 했다.
꼭 성공하지 않아도 되고, 제령만 해보면 20만원정도의 상당한 거금을 준다고 했었다.
나는 제령이나 무속신앙 같은 것에 대해선 하나도 몰랐지만,
그냥 그 집에 가서 칼에 대고 몇 번 시늉이나 하면 20만원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아 혼쾌히 일을 받아들였다.
영감 있는 사람 행세를 하면서 내 점괘가 신기하게 잘 들어맞는 다는 사람들의 칭찬을 들으니 괜히 자신감이 넘치고 있긴 했다.
그러나 나는 기본적으로 영적 존재나 미신을 전혀 믿지 않았기 때문에 더 용감해질 수 있었다.
그쪽 집에 연락을 해 방문하자 어떤 할머니 한분이 나를 맞아 주셨다.
집은 아파트였고 형태도 전형적이었다.
현관을 들어서서 바로 왼편에 있는 방에 그 칼이 있다고 했다.
좀 이상했던 일은 보통 이 나잇대 중노년 부부의 집은 오래된 가구나 장식품 따위로 꽉꽉 채워져 있기 마련인데,
집이 너무 휑했다.
거실에도 소파나 장식장따위가 없었다. 그냥 거실 한편에 방수매트 같은 걸 깔아놓고 거기서 아저씨 한분이 티비를 보고 계셨다.
집의 다른 부분엔 불을 켜놓지 않았는지 어두웠고, 나를 데리고 간 그 방에만 형광등이 켜져 있었다.
문제의 방도 중고물품점 같은데서 급하게 채워넣은 것 같은 단촐한 가구만 있었다.
이불도 깔려져 있지 않은 매트리스 하나, 30년 전에나 만들어졌을 것 같은 원목 옷장 하나.
그리고 벽지가 이상했다.
보통의 아이보리색 벽지가 아니라 아주 오래되어 삭은 누런 종이를 발라놓은 것 같았다.
벽지는 이런저런 얼룩이 묻어 더러웠고, 기이하게도 아래쪽에 보살도가 연달아 그려져 있었다.
게다가 창문이 있어야 할 곳엔 창문이 없고 이상한 한자? 사자성어? 같은 글자들이 적혀 있었다.
그러나 나를 맞아준 아주머니께서 워낙 넉살이 좋으셨기 때문에 방 내부의 이상한 인테리어에 관심을 크게 가지지는 않았다.
그분은 이제 막 중년에서 노년으로 넘어가시는 분이었는데, 그냥 보통 우리가 생각하는 동네 아주머니셨다.
염색한 듯한 검은 색 뽀글머리에, 알록달록한 패딩 조끼를 걸치시고 세월의 힘인지 아주 넉살이 좋은....
아마 자식들은 대부분 독립하고 두분이서 아파트에서 사시는 듯 했다.
그분은 이런 문제로 사람을 부르는 게 좀 민망하셨는지 연신 웃으셨다.
아유~ 이런 아가씨가 올 줄은 몰랐네!!
나는 양심이 좀 찔렸지만 20만원이라는 거금 앞에서 괜히 전문가 행세를 했다.
영적인 문제 어쩌고... 제가 감이 좋은 편인데 이 방에선 기이한 기운이 느껴지네요... 좀 불길하구요.
하지만 그렇게 위험해보이지는 않는데...
일단 그 칼을 볼 수 있을까요?
그 방에서 칼을 꺼낼거란 예상과는 다르게, 아주머니는 칼을 들고 계셨었다.
내가 초인종을 누르고부터 계속 들고계셨는데 한 손을 등 뒤로 하고 있어 못봤었다.
칼을 받아들자 아주 묵직했다.
한국 것은 아니고 어디 중동이나 중국에서 만들어진 것 같았는데, 길이가 내 팔뚝만했다.
녹슨 곳 하나 없이 깨끗했고, 화려한 검집에 들어 있었음에도 벌써부터 검의 예기가 느껴졌다.
사진처럼 양쪽에 날이 달린 대칭형의 칼이었다.
검집에서 반쯤 뽑자 뼈가 시린 듯한 날카로움이 느껴졌다. 정말 이걸로 사람을 찌르면 한번에 죽겠구나 하는 감상이 들었다.
하지만 딱히 이상한 녹이나 핏자국도 없었고, 유물이라기엔 너무 새것 같았다.
옛날 양식으로 만들어지긴 했지만, 꽤 근래에 제조된 느낌이었다.
나는 영감이 전혀 없는 사람이었던데다,
칼이 굉장히 예리하고 묵직하다는 감상 밖에는 받지 못했다.
불길함도 없었고, 소름끼치게 스쳐지나가는 감각도 없었다.
그럼 그렇지. 나는 속으로 미신을 믿는 사람들을 비웃었지만 아주머니께는 상냥하게 웃으며 걱정하지 마시라 했다.
그리고 제령에 시간이 좀 걸리니 잠시 방에 혼자 있겠다고 했다.
아주머니는 계속 넉살 좋게 웃으시면서 큰 기대는 하지 않지만 걱정말고 한번 해보라며 문을 닫고 나가셨다.
나는 가방에서 대충 향을 꺼내 피웠다.
향이래봤자 신당이나 절에서 피우는 향이 아니라, 내가 집에서 환기를 위해 가끔 피우는 인텐스 향이었다.
대충 20-30분 후에 나가면 되겠지 싶어 나는 매트리스에 벌러덩 누웠다.
칼은 그냥 내가 누운 옆에 놔두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벽쪽으로 시선이 갔다.
이상하게 장농 근처에만 검붉은 얼룩이 많았는데, 장농이 벽에서 조금 띄워져 있어서 안쪽 얼룩까지 잘 보였다.
안쪽 얼룩까지 확인한 순간, 본능적으로 느꼈다.
저건 피다.
보통 피가 아니라 사람이 죽은 핏자국이다.
내 취미는 미드보기였다. 그것도 수사물...
그리고 내 미드 지식으로 볼 때 저 핏자국은 목의 경동맥 같은 아주 피가 많이 뿜어져 나오는 부위가 찔렸을 때,
피가 분수처럼 뿜어져 나오면서 그려내는 자국이었다.
갑자기 등 뒤가 섬뜩해지고 그제야 방의 이상한 분위기가 느껴지기 시작했다.
얼어붙어서 그대로 누운 상태로 시선을 내리자 보살도와 눈이 마주쳤는데, 내가 아는 일반 보살도와 좀 달랐다.
너무 색이 바래서인가, 곰팡이가 펴서인가
인자한 미소 대신 어딘가 일그러진 미소를 짓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제야 생각이 났다.
얼마전에 이 동네에서 살인 사건이 있었다고.......
그냥 평범한 중년 부부였는데 어느 한쪽이 다른 한쪽을 찔러 죽였다는 내용이었다.
내가 떠올린 살인 사건이 반드시 이 집에서 일어난 거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치솟는 두려움과 불길함에 나는 벌떡 일어났다.
문을 열고 일단 아주머니를 찾았다. 내게 제대로 설명을 해주지 않아서 화가났는지도 모르겠다.
아주머니!! 아주머니!! 저기요!!!! 저기 방에 핏자국 뭐에요???????
나는 패닉 상태로 소리를 지르며 아주머니를 찾았지만, 어느 방으로 들어가셨는지 보이질 않았다.
나는 격양된 상태로 그 때까지 거실에 앉아 티비를 보고 있던 아저씨에게 다가갔다.
아저씨!!! 아저씨??! 저 방에 핏자국 뭐냐니까요?!
그런데 아저씨는 아무 반응이 없었다. 아니, 내가 이 집에 들어왔을 때부터 그냥 아무 움직임이 없었다.
그냥 관심 없이 티비만 보시는구나 했는데... 멍하니 뜬 두 눈동자에 생기가 없었다.
나는 얼어붙은 채로 천천히 시선을 아저씨의 옆통수 쪽으로 옮겼다. 본능적이었다.
옆통수 쪽엔... 집에서 쓰는 공구들이 박혀있었다.
이미 죽은지 오래인 듯 피는 검붉게 말라붙어 있었다.
더 섬뜩했던 점은... 옷에는 피가 별로 묻어있지 않았다는 점이다.
누군가 아저씨를 죽이고... 옷을 갈아입히고... 티비를 보는 것처럼 앉혀놓은 것 같았다.
나는 더 이상 이성을 챙기지 못하고 비명을 지르며 현관을 향해 뛰었다.
이 집에서 나가야 했다.
어떻게든 이 집에서 나가 현실로 돌아가야 했다.
그런데 현관 문 앞에 선 순간....
문 손잡이가 없었다.
열고 들어올 때는 보통 아파트의 칙칙한 회색 철문이었는데,
문이 낡고 이곳저곳 녹이 슬어 깨진 괴상한 문으로 바뀌어 있었다.
나는 더는 비명도 지르지 못하는 상태였다.
이 더럽고 흉측한 철문을 어떻게 열어야 하는지 생각도 나지 않았다.
아주 오래전에 손잡이가 떨어져 나갔는지, 손잡이가 있어야 하는 부분엔 녹슨 구멍 몇 개만 있을 뿐이었다.
문 앞에서 얼마나 얼어붙어 있었을까.
문이 조금, 아주 조금 열려 바깥의 빛이 들어왔다.
손잡이가 없어도 저 열린 틈 사이에 손을 끼워 넣으면 열 수 있을 것 같았다.
나는 허겁지겁 문을 열었다. 안도와 환희를 느끼면서.
그러나 문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건, 평온한 현실이 아니었다.
누군가 문을 열어줬던 거다.
문 밖은, 아니 문 안은 신당이었다.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무당 하나가
입을 귀밑까지 찢는 환한 웃음으로 나를 반겨주고 있었다.
어서 오라는 듯이.
이건 나를 위한 함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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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 너무 생생해서 잘 그려보려고 애썼는데 잘 됐는지 모르겠다....
꿈에서는 저 문 열고 무당이 날 반겨줄때쯤ㅋㅋㅋㅋㅋ(진짜 식겁했음)
이건 꿈이다 깨자!!!!! 가 되어서 눈 감았다가 번쩍 떠서 깼음 ㅠㅠ
진짜 저런 집? 저런 인테리어가 된 아파트 가본적이 없거든?
근데 그 집이나 방의 인테리어, 나를 맞이했던 무당과 등 뒤의 화려한 신당 등등이 너무 생생해서
그게 전달될 수 있게 그림도 그려서 해봤는데 잘되었는지요...
좀 무서웠는지요.... 홍콩방 죽순이라 리젠에 도움이 되었다면 기쁠 뿐....
참고로 저 방에 한자 ? 는 그냥 사자성어임...
입춘대길... 수어지교 뭐 이런거...??? (한자알못)
사실 방에서 벌떡 일어나서 문을 열었더니 아주머니가 있어서 칼로 찔렀는데
정신 차려보니 내가 벽의 보살도? 를 칼로 찍고 있었거든
그리고 거실로 뛰쳐나가서 아저씨 본건데 그건 뭔가 전개에 안맞는거같아서 뺐어
참고로 타로카드 진짜 예뻐서 샀는데 비싸서 두개모으고 안모음
카드 별로 의미 다른거 못외워서 책자? 보면서 몇 번 치다가 때려침ㅋㅋㅋ
근데 친구들이 은근히 잘맞는댔음...
영감없고 이상한일 미스테리한일 없었던거 내얘기고요...
오늘 꿈을 엄청 꿨는데 다 호러꿈이었어....
진짜... 꿈자리 사나웠다.. 기억나는것만 적어보자면
1. 어떤 도시에서 사람들이랑 방탈출처럼 단서를 모아 그 도시를 빠져나가야 함.
근데 문제를 풀수록 사람들이 사라지고 도시가 폐허가 됨.
점점 끔찍한 괴물이나 귀신같은 것들이 돌아다녀서 피해다녀야 했음.
문제 다 풀고 도시를 빠져나오면서 같이 문제풀던 사람들이랑 울며 축하했는데
차에서 내리니 우리가 있던 도시가 그나마 멀쩡한거였고 이미 사람들 다 잡아먹히고 괴물, 귀신이 가득한 폐허였음.
2. 길 걷는데 눈앞에서 사람이 울룩불룩 변하면서 좀비화가 됨.
가족들 다 챙겨서 외갓집에 갔는데 거기도 좀비가 몇마리 들어차 있어서 야구방망이 같은걸로 대가리 깨고 정리함.
휴 이제 살았다 하고 안심하고 쉬는데
실이 연결된 어떤 바늘이 있었음. 그걸 집어들었는데 내 엄지손가락 끝을 반쯤 뚫어버림...
이걸 빼긴 빼야하니까 반쯤 울면서 바늘을 반대편으로 뺐는데 (생각보단 안아팠음)
그걸 빼니까 아 열손가락 다 뚫어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다른 손가락도 뚫다가 다른 꿈으로 넘어감 (??)
눈치챘겠지만 나는 설명충이야...
여시들이 조금이나마 즐겼으면 좋겠어서 글 올리는데 쫄린다
문제시... 같은 꿈 한번 더 꿈 ㅠㅠ
첫댓글 와 그림이랑 같이보니까 무섭다 ㅠㅠ
아니 그림 넘무섭잖어 ㅠㅠㅠ 잘봤어 여샤 보살도 넘나 디테일한것...
밑에 짧은꿈얘기까지 너무 소름..글 진짜 맛깔나게 잘쓴다...ㅠㅠㅠㅠㅠㅠㅠㅠ진짜무서웠겠다
흡입력 오진다.. 작가여시다..
와 무당 그림 나올때 소름 쫙
저기요 너무 무서워요ㅠㅠ 흑흑 글만 읽었는데도 공간이랑 상황이 상상돼...
꿈 무섭다
와 여시 그림 진짜 잘그린다 ㅠㅠ
와 미친 여시야 무슨 단편소설 한 편 본느낌;;; 꿈진짜 소름돋는다...
와 여시 글도너무잘쓰고 그림도 진짜잘그려 대박 넘흥미진진하다~~!!!
대박이야 진짜 흡입력무슨일
개대박 짱무서워ㅠㅠㅠ그림 왜케 잘그려??
너무 무서워요..
오줌 지렸어요...
와 진자 무섭다.... 그림 엄청잘그렸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맨 위에 꿈이라는거 까먹고 읽다가 실화라는줄 알았음,,
와 반전이랑 기승전결 쩔어 ... 매트리스에 누웠다 했을 때 희생양이란 단어가 딱 떠올랐어 보살도에 한자 매트리스... 여시를 위해 준비된 제단 같지 않아? 깜빡 잠든 여시의 목을 찌르면 피가 딱 벽지얼룩 위치로 튈 것 같아 문밖에 있던 아줌마는 사실 무당이 부리는 요괴나 귀신같은 허상인데 여시를 해치려고 기다리고 있던거지... 아저씨귀신은 이전 제물이었고... 진짜 아줌마는 이미 죽었을지도... 사실 여시는 칼을 받아든 순간부터 홀린거였고 무당집에서 벗어난 적이 없던 걸지도... 보살도 역시 무당집에 있는거구
할 저 그림 무섭다... 광광 흥미돋!!
개재밌어 소질있다여샤
세상에 미텻다 진ㅁ자 오랜만에 홍콩방 맨날 보는 보람을 느꼈어 아유 글이 개재밌다 진짜
와 그림 무슨일이야 지렷다
그림이 뭔가 느낌이 엄청 사실적이지 않고 어딘가 뭉툭하고 빈티지스러워서 더 잘 어울려 삽화같다
무당 그림 나왔을 때 헉 했어 ㅠㅜㅜㅜ 그림 존잘
대박 흡입력 장난아니다 여샤...
무서워서 빨리 내렸더니 그림이 맞이해주네 흑흑
와 존잼 설명이랑 그림도 엄청 이해하는데 도움된다..근데 무섭다
와씨 개무서워짖짜
헉 무서워 히익 ㅠㅠㅠㅠ
헐 너무 무서워ㅠㅜㅠㅜㅠㅜ
칼들고 있던 게 상상하면 더 무서운데... 그냥 전형적인 동네 아주머니가 등뒤에 칼숨기면서 사람 맞은 게 개소름이야
와그림뭐얔ㅋㅋ쿠ㅠㅠ재밌게잘봤어 무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