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진행 중인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 ´CES 2012´ 가 개막 이틀째로 접어든 가운데 한국 기업과 일본 기업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올 한해 전자업계 판도를 가장 먼저 보여주는 행사인만큼 전세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지만 이번 CES에서 양국 기업의
신제품에 대한 반응이나 관람객 수 등에서 극명한 대조를 이루고 있는 것.
실제 삼성전자와
LG전자 전시장은 개막일인 10일부터 이틀째 구름 인파가 몰려들어 제품 체험존에 줄이 길게 늘어서는 등 뜨거운 관심을 얻고 있다.
삼성전자는 4487㎡(1357평)로 참가 업체 중 최대규모 전시공간임에도 빽빽하게 몰려든 인파로 인해 자유로운 이동조차 어려운 장면이 연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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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ES 2012´에서 삼성전자 전시장을 가득 메운 관람객들 모습. |
LG전자 역시 3D TV, 3D
모니터, 3D
노트북, 3D
프로젝터 등을 보러 온 관람객들이 전시장을 가득 메우고 있다. 이 같은 호응에 힘입어 이날 LG전자의 OLED TV는 현지 언론에서 주관한 CES 인기상에 선정되기도 했다.
반면 일본 업체들의
전시관은 상대적으로 한산했다. 특히 전자업계 1인자로 군림하기도 했던 소니는 대규모 전시장을 마련했지만 삼성전자와 LG전자처럼 구름 인파는 찾아볼 수 없었다. 일본의
파나소닉 전시장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
업계 관계자는 "가전시장
트렌드 주도권을 한국 기업에 빼앗긴 일본 기업의 위상이 예전같지 않은 게 사실"이라며 "삼성과 LG가 나란히 선보인 OLED TV에 관람객들의 관심이 집중돼 일본기업들의 제품 이슈는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최근의 기술발전 속도만큼은 일본 업체보다 중국 업체가 앞서고 있다는 분석도
전시회 참가 업체 관계자들 사이에서 나올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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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ES 2012´ 행사 내 설치된 소니 전시장은 한산한 모습이다. |
일부 일본 기업 CEO들도 가전업계에서 국내 기업의 달라진 위상을 실감한 듯 삼성전자 전시관을 방문해, 신제품들을 꼼꼼히 살펴봤다는 후문이다.
이 같은 분위기를 감지한 일본 언론도 삼성전자와 LG전자에 대한 부러움을 숨기지 않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11일 "이번 CES에서
차세대 기술인
발광다이오드(OLED) 대형 TV를
발표한 한국 기업이 화제의 중심"이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소니가 지난 2007년 11인치 OLED TV를 처음으로 발매했으나 3년 후 사실상 철수했다는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소니 등 일본 전자업체가 이끌었던 세계 TV시장은 이제 한국 기업에 넘어가게 됐다고 설명했다.
후지산케이비즈니스 역시 "´CES 2012´에서 세계 시장을 리드하는 삼성전자와 LG전자, 한국의 2강자가 ´차세대 패널´로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양사가 OLED
55인치 TV를 각각 공개했다"며 "화질이나 시야각도 향상시켜 깊이가 있는 고 정밀 화상을 즐길 수 있다"고 평가했다.
요미우리신문도 "차세대 TV 개발에서 한국이 앞서가고 있다"며 "삼성과 LG가 55인치 OLED TV를 발표해 미국 취재진의 주목을 받았다"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두 업체들이 사실상 이번 CES의 트렌드 리더가 됐다"면서 "일본 업체들의 획기적인 혁신이 없는 한 당분간 이 같은 판도는 지속될 전망이다"라고 말했다.[라스베이거스 = 이광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