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민이~ 할미가 동태찌게 끓여줄까?'
(*제 이름이 선민이고 외갓집에서는 저를 그렇게 불렀습니다.)
엄마의 엄마
외할머니
초등학교를 들어가기 전까지 나는 충남 광천의 외갓집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노을녘 논둑길을 달리던 한쪽손에는 큼지막한 우렁이 잔뜩 들어있는 통이 달려있고,
개울에 둑을 세우고 물이 빠진 자리에는 펄떡펄떡 장어가 외삼촌들의 손을 피해 징그럽게 움직였으며,
투망에서 잡힌 무지개빛 피라미며 이름모를 고기들은 국수와 함께 얼큰한 어죽이 되었고,
타닥타닥 외숙모의 새벽 네시반 불때는 아궁이 송풍구 옆에는 잠에서 덜 깬 내가 앉아 있었으며,
돼지를 잡던 날,
두부를 만들던 날,
공기총으로 잡아 구운 참새를 씹다보면 찌그러진 은단처럼 나오는 총알이 생각나고,
커다란 가마솥에 엿을 만들면 그 마지막에 나오던 눌어붙은 달콤하고 꼬소한 그 맛속에서도,
외할머니 손을 잡고 따라나선 광천 5일장에는 초록, 주황, 브라운 그 계절이 바뀌는 색감이 있고 세상이 있었다.
그 후
자라면서 나는 동태찌게를 즐겨하지 않았다.
생태가 훨씬 더 달콤하고 부드러우며 맛있기 때문에 굳이 퍽퍽한 느낌이 나는 동태를 찾을 일이 없었다.
그 시절 내가 찾던 동태찌게는 채식위주의 시골식단에서 아마도 담백한거을 찾았던 어린이의 입맛이었지 않을까 싶다.
하아얀 속살에 채곡채곡 갈라지던 그 찌게속 동태살은 런던 닐스트리트 최고의 피쉬앤칩스가 줄 수 없는 담백한 자극의 기억이다.
너무도 한참만에 한국으로 돌아왔을때
외할머니는 내 손을 꼬옥 붙잡고 동태찌게를 끓여주신다고 했다.
내가 어린시절 그렇게 좋아했다는 그 동태찌게
생트 빅투아르산을 연신 그려대던 폴 세잔처럼
내 아웃팅의 바탕에는
어쩌면
그 시절의 무의식이 빅투아루 산의 나무들처럼
더 짙게 더 곧게 자라나고 있어서 였음은 아닐까 문득 생각해본다.
주말
오서산을 올랐다.
어린시절 기억과 함께
엄마가 자라온 곳
엄마의 엄마 손을 잡고 그 겨울 광천장에 따라나섯던 그 곳
![](https://t1.daumcdn.net/cfile/cafe/1912FF1A4CE0AF3A4B)
기차
아버지 손을 잡고
외삼촌 손을 잡고
막내이모 손을 잡고
내렸던
그 광천역으로
너무
한참만에 타본 기차
![](https://t1.daumcdn.net/cfile/cafe/1212FF1A4CE0AF3C4C)
긋모닝 브랙퍼스트~
![](https://t1.daumcdn.net/cfile/cafe/1512FF1A4CE0AF3E4D)
하늘
![](https://t1.daumcdn.net/cfile/cafe/1612FF1A4CE0AF404E)
능선
![](https://t1.daumcdn.net/cfile/cafe/1912FF1A4CE0AF424F)
11월 억새
![](https://t1.daumcdn.net/cfile/cafe/2012FF1A4CE0AF4450)
바람
![](https://t1.daumcdn.net/cfile/cafe/1212FF1A4CE0AF4551)
오후
![](https://t1.daumcdn.net/cfile/cafe/1612FF1A4CE0AF4852)
숙영
억새밭 한켠에 자리잡으려 일부러 65리터에 담아 기동성있는 패킹을 했다.
크리샬리스나 솔라비비와는 또 다른 잼있는 장난감
인테그랄디자인 유티쉘터 EXP 이벤트
EVENT 소재는 텔레그랄텍스 대비 내부공간 습도조절률이 낮겠지만 온도가 낮은 계절 그리고 능선캠핑에는 별다름을 못느꼈다.
오히려 텔레그랄텍스에 비해 가벼운 잇점까지/ 총중량 900g 대
![](https://t1.daumcdn.net/cfile/cafe/1612FF1A4CE0AF4A53)
Guess, what inside it?
![](https://t1.daumcdn.net/cfile/cafe/1912FF1A4CE0AF4C54)
모든 음식은
신선한 재료 그리고 불조절
광천장에는 계절이 가득담긴 신선한 재료들이 넘쳐났다.
로컬마켓이 주는 또하나의 재미
![](https://t1.daumcdn.net/cfile/cafe/1312FF1A4CE0AF4F55)
비박용 버너와 열악한 코펠싸이즈에서도
꽤나 큼지막한 그 펄덕펄더 뛰던 꽃게들 완벽하게 스팀되었다.
언제나처럼
신선한 꽃게는 달콤하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412FF1A4CE0AF5156)
오코노미야끼
![](https://t1.daumcdn.net/cfile/cafe/1712FF1A4CE0AF5357)
에비후라이
![](https://t1.daumcdn.net/cfile/cafe/1112FF1A4CE0AF5658)
대하찜
올해 첫 영하의 아침
돌아가신 외할머니가 끓여주신 동태찌게가 먹고 싶은 날
[사진: 갤럭시S]
From KEVIN'S NOTE
첫댓글 게가 외삿집이셨군요. 제 본적지는 사진 중간쯤에 나오는 저수지 초입입니다. 오서산 일몰이 참 장관이었는데 날씨는 좀 그랬군요. 암꽃게찜 참 별미셨을 듯....ㅎㅎㅎ
잉카님 부모님 고향도 그쪽이시군요. 어릴적 시골에 대한 추억이 있으시겠습니다.
큰꽃게를 옆으로 뉘여 찌는 편법을 발휘해보았는데 꽤 쓸만하더군여 ㅋ
우와!!!!!제가 젤로 좋아하는 음식들로 한상 푸짐....눈돌아 가유~~~~ㅎㅎㅎㅎ
ㅎㅎ Seafood 좋아하시나보네요~ 저도 가리는것 없이 다 좋아합니다.
근데 돼지 코, 귀, 전갈, 애벌레 류 그리고 펄펄 끓는 음식은 싫어합니다.
갑자기 울컥...하면서 돌아가신 외할머니도 할머니도... 마구 보고 싶습니다...ㅜ,.ㅜ
밥도둑 젓갈들이 오서산 아래 숨쉬고 있는 듯 합니다... 가을이 멀어져가는 바람 내음이 느껴지는군요^^
광천장에 꽤 쓸만한 농수산물이 많더군요. 이제 아침날씨가 꽤 쌀쌀해졌습니다. 캠핑하실때 잘 챙겨입으세요~
항상 멋진 후기 잘 보고 있습니다. 아침에 고기를 드셨네요.. 요즘 유행인것 같습니다.ㅋ
해장국이나 한그릇하고 올라가려했는데 그집 메뉴에 꿀돼지갈비 어쩌구 써놓은것에 눈빛이 번득 ㅋ
배 구경하러 함 출동하려합니다~
글과 사진 즐감 하고 갑니다..갑니다
예당님 클래식 좋아하시나보네여~ 저도 학생시절에 한참 콘서트고어였습니다^^
멋진 글솜씨에 반하고, 맛있는음식보고 군침 흘리고, 사각 프레임에 옮겨 담는 테크닉에 놀라고 갑니다.~
핸드폰 카메라라서 빛에 대한 반응이 그닥 좋지 않습니다. 요즘 너무 갤럭시S로 찍어대는 게으름을 피우고 있습니다 ㅋ
전 외가에 대한 기억이 잘 없습니다.. 작고하신 부친께선 유난히도 처갓집을 멀리하셨지요..
왜 그랬는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지만 아마도 고지식한 경상도 분이라 그러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옛 추억을 그리며 동료들과의 산행&야영 아주 좋으셨을것 같네요~~
고지식한(?) 경상도분들은 대신에 묵직한 정을 길고 오래 나누어주시더군요.
도원님의 그 이미지도 아버님에게 물려받으셨나봅니다.
신뢰가 주는 믿음처럼 귀한 선물이 없다죠~
12월 송년도보 가실때 꽁꽁 잘 싸매시고 가세요. 바람 많이 불던데여~
원래 외할머니의 외손자 사랑은 대단하시지요.....
외할머니는 따님이신 어머님을 무척이나 사랑하셨기에......
늘 반갑게 맞아주시던 외할머니.........눈에 선합니다.
오서산 우리집에서 40분이면 갈수있는 곳이지요.
저는 성주산자연휴양림, 오서산, 대천해수욕장에 자주가지요....
좋은 곳이지요.
성주산 자연휴양림갈때 꼬옥 콜드려야 겠습니다~
외갓집에 대한 추억이던 명절때면 며칠전부터 손꼽으며 기다리며 큰아버지댁에 미리가서
사촌들과 뛰어놀고 싶던 그 기억들이 이제 아득하네요.
오늘하루도 또 하루의 기억으로 기록되었습니다. 긋나잇~
맛있는 후기가 좋아요..꿀.꺽.
ㅎㅎ 시푸드 매니아님~ 요즘 가리비랑 꽃게 무쟈게 좋더군여
좋은 사진과 글...요리까지.....멋집니다 ^^
유경사랑님 요즘 한참만에 뵙는듯 합니다. 오프에서 얼릉 인사드려야져~
내가 조아하는 음식 다있네요![~](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ㅎㅎ](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70.gif)
![~](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침 넘어갑니다
반갑습니다 이미경님~ 해산물 좋아하시나 봅니다. 해산물들이 점점 더 맛있어지는 계절입니다~
공감백배. 공기총에 맞은 참새구이. 다행히도 전 산탄을 씹어본 적은 없답니다.
참새가 소 등위에 앉아 이런 말을 했다는대요.
'야! 네 고기 한근보다 내 고기 한첨이 훨씬 맛있단다. 그거 아냐?'
초등4학년 이후 못 먹어봤내요. 외갓집 강가에 있던 미루나무 숲이 정말 아름다웠었는데.
그때는 그렇게 맛있었는데 지금 먹어보면 어떨지 궁금합니다.
요즘 포차에 파는 것들은 다 양식 메추리고기더군요.
제 생각엔 케빈황님께서 하는 요리가 훨씬 맛날거 같은걸요. 사진만 봐도 침 고여요.
예전엔 멋모르고 참새도 잡고 토끼도 잡고 그랬는데 이젠 못하게써요. 왠지모를 죄짓는 기분.
붕어낚시에 푸욱 빠진지 4년차 접어드는데 찌맛, 손맛, 경치맛, 기다리는맛이지 붕어에 눈을 보면
맛나게 요리하고픈 생각은 안들더라구요. 허나 붕어즙이 남자에겐 좋다고 합니다. ㅋㅋㅋㅋ
케빈황님~ 외갓집이 광천이셨군요. 전 초딩에서 고딩까지 홍성(광천읍군소재지)에서 살았습니다. 물론 광천에서 통학하던 친구들 덕분에 자주 갔던... 지금은 그 친구들이 토굴주인으로 갖은 맛난 젓갈을 철마다 맛보는 행복을...
케빈황님 몇년 전 부터 알고 있었지만, 다가서기 위한 기회가 없었네요. 늦었지만 인사드립니다. 캠바에서 활동하던 김프로입니다. 지금은 아마츄어김프로 라는 닉넴으로 바뀌었구요. 여운 남기는 후기 잘보고 갑니다.^^*
아~ 김프로님 반갑습니다~ ㅎ
인연이라는 것은 이렇게 한걸음 늦게 올수도 있지만 그 길이만큼이나 깊이도 소중한것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어머니와 같은 고향분이시라니 왠지 더 가깝다는 느낌이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