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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중에도 아기는 태어나듯 암흑의 계절에도 방랑은 있다'고 했던가. 유신과 긴급조치에 짓눌린 1970년대 그 암담한 시절에도 분명 사랑과 청춘이 있었고 낭만이 있었다. 젊음은 금방이라도 알을 깨고 나와 세상을 향해 소리치고, 흔들어보고, 멋대로 뒹굴어보고 싶은 열정에 몸부림 치고 있었다.
60년대 서양 팝송에 빠져 밤새 이불 속에서 라디오를 끌어안았던 젊은이들은 70년대 이른바 '통 블 생'의 새 문화를 탄생시켰다. 통기타와 블루진, 생맥주. 여기에 바람에 날릴 정도의 긴 머리까지 곁들이면 어둡고 갑갑한 정치사회적 현실을 잠시나마 잊을 만도 했다. 그건 분출하는 젊음이 누리고 싶어 하는 최소한의 자유였다. 꽉 끼는 청바지 차림에 생맥주 한 조끼, 그리고 통기타에 맞춰 긴 머리를 리드미컬하게 흔드는 것…그걸 자유라고 말하는 게 웃기는 일이었지만 유신정권은 그런 모습조차도 못 봐줬다. 머리를 조금만 길게 기르면 바로 퇴폐풍조로 단속했다. 경찰은 바리캉과 가위를 들고 긴 머리 젊은이들을 추격해 머리에 '고속도로'를 냈다. 반발하면 그 자리에서 즉결심판에 넘겼다. |
'히피성 장발풍조가 부쩍 만연...민족의 주체의식과 국민기강이 문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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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관들이 치마가 무릎 위 몇 cm까지 올라가는지 잣대로 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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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군 전력강화를 위해 용모단정은 필수적'···경찰 기준보다 엄격해 곳곳서 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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