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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이나 [Ukraine]
유럽 동부에 있는 공화국.개관
러시아 서부, 흑해 연안에 위치하며, 해안선의 길이는 820㎞이다. 독립국가연합(CIS)을 구성한 공화국의 하나로, 면적은 60만 3550㎢, 인구는 4442만 9471명(2015년 현재), 수도는 키예프(Kiev)이다. 주민은 우크라이나인 77%, 러시아인 17.3%, 벨라루스인 0.6% 외에 각각 1%가 채 안 되는 폴란드인·헝가리인·유대인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언어는 우크라이나어와 러시아어를 사용하고, 종교는 우크라이나정교가 45%, 기타 가톨릭교와 러시아정교를 믿는다. 비옥한 토지와 풍부한 천연자원을 바탕으로 구소련 지역 국가들 중 러시아 다음으로 큰 나라이다. 2015년 현재 국민총생산은 870억 달러, 1인당 국민소득은 7,880달러이다. 이 나라의 정체는 임기 5년의 이원집정부제의 공화제이며, 의회는 임기 4년의 단원제(450석)이다. 주요 정당은 지역당, 티모센코 블럭, 우리 우크라이나당, 사회당 등이다.ㅡ약사 우크라이나인들은 1240년 키예프가 타타르의 침입을 받기 전까지 러시아인들과 같은 언어를 가진 공동운명체였다. 그러나 11세기에 양자 간의 분열이 시작되어 우크라이나는 14세기 중엽 리투아니아의 영향력 아래 놓이게 되었다. 1569년 폴란드와 합병한 리투아니아가 러시아정교를 믿는 우크라이나를 카톨릭교의 폴란드에 합병하려 하자 이에 반발하여 러시아와의 유대를 강화하였다. 결국,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동맹국이 되었으며 1654년 러시아에 합병되었다. 1990년 우크라이나 최고회의에 루흐(Rukh)인민전선의 지원을 받은 민주파 개혁인사들이 의원으로 선출되면서 새로운 변화의 계기가 조성되었다. 전체 의원수의 25%인 이들이 1990년 7월 16일 우크라이나 독립에 관한 결의를 통과시킨 것이다. 이에 따라 우크라이나는 1990년 12월 고르바초프(Gorbachev, M.)의 느슨한 연방안인 신연방조약에 대한 인준을 거부한 채, 쿠데타가 실패한 직후인 1991년 8월 24일 독립을 선포함으로써 3세기에 걸친 러시아의 지배를 공식적으로 종결시켰다. 1994년 5월 우크라이나 내의 크림자치공화국이 독립헌법을 가결시킴으로써 양국간의 관계가 악화되었다. 대외적으로는 중도우경의 입장을 취하고 있으며, 1945년 유엔에 가입하였다.
한국과의 관계
우리나라는 1992년 2월 10일 공식적인 수교관계를 맺고 1993년부터 상주대사관을 설치하였으며, 2008년 현재 상주공관을 두고 있다. 양국은 1992년 7월에 과학기술협력 협정, 1995년 5월에 우편 및 전기통신부문협력 협정, 1995년 11월에 무역 협정, 1996년 12월에 투자보장 협정, 항공 협정, 1999년 9월에 이중과세방지 협정, 2001년 7월에 원자력협력 협정, 2001년 10월에 관광협력협정, 복수사증교환각서, 2003년 4월에 군사비밀보호 협정, 2003년 5월에 세관 협정, 2005년 10월에 무상원조·기술협력 협정, 2006년 5월에 기업인복수사증교환각서, 사증수수료면제 및 무사증입국교환각서, 외교관여권사증면제 협정, 2006년 12월에 우주협력 협정, 방산군수협력 협정, 방산군수협력 협정, 외기권이용협력 협정 등을 체결하였다. 1996년 12월쿠츠마 대통령이 방한한 바 있다. 우리나라의 대 우크라이나 수출액은 2015년 현재 1억 9000만 달러로 주종목은 승용차, 자동차부품, 합성수지 등이고, 수입액은 6억 6000만 달러로 주종목은 사료, 곡물, 합금철 등이다. 2015년 현재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중공업 등의 업체가 진출해 있고, 비공식 추산치고 고려이 동포 약 3만여 명과 재우크라이나 한국교민은 600여 명이 있다.
한편, 북한은 1992년 1월 9일 수교하였으며, 2006년 현재 주 러시아 대사가 그 업무를 겸임하고 있다. 양측은 1992년 2월에 친선 및 문화협력 협정, 1994년 6월에 무역·경제·과학기술협력 정부간위원회창설 협정, 1997년 10월에 항공 협정, 1999년 10월에 과학협조 협정, 2004년 11월에 형사범죄인도조약을 체결하였다.
우크라이나 위치
참고문헌
『세계각국편람』(외교통상부, 2008)
『한국의 창』(동아일보사, 2008)
『해외동포현황』(외교통상부, 2007)
『세계무역통계』(한국무역협회, 2007)
『주요수출입통계』(관세청, 2007)
『독립국가연합편람』(한소경제협회, 1991)
Economic Intelligence Unit Country Report No.2(Ukraine, 1992)
출처:(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원)
신냉전 시대의 전략적 급소, 우크라이나
옛 소련의 영광은 재현될 수 있을까? 부활을 꿈꾸는 러시아의 패권은 새로이 구축될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독립국가연합(CIS)에 달려 있다. 소련이라는 이름으로 한때 묶였다가 각자 독립의 길을 찾은 CIS 소속 국가들은 저마다 자신만의 분명한 색깔을 가졌다. 러시아의 패권 구축이 쉽지 않은 이유가 이것이다.
CIS의 핵심은 최근 러시아와 격변을 겪고 있는 우크라이나다. “우크라이나를 잃으면 러시아는 머리를 잃는다.”는 레닌의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매우 중요한 전략적 요충지로 생각한다. 2014년 세계를 뜨겁게 달군 우크라이나 사태도 결코 이곳의 패권을 넘겨주지 않겠다는 러시아의 강한 의지의 산물이었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러시아와 EU 간의 갈등은 해결되지 않은 숙제로 남아있다. 경제적으로도 이해관계 속에 얽힌 러시아와 EU의 끊을 수 없는 질긴 인연을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 주목해 볼만 하다.CIS 국가들 사이에서 ‘맏형’ 노릇을 해야 하는 러시아가 계속 서방국가들로부터 경제제재를 받은 것은 뼈아픈 사실이다. 향후 CIS의 경제적 통합이 이뤄진다 하더라도 매우 더딘 속도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2014년 2월 18일 저격병의 총탄으로 키예프에서 80여 명이 사망한 우크라이나 유혈사태가 발발했다. 이 사건 이후 우크라이나에서는 지금까지 한 순간도 눈을 뗄 수 없는 격변이 일어나고 있다. 세계 경제에서 우크라이나가 차지하는 비중은 0.2%에 불과하다. 그러나 2013년 11월 말부터 2014년 내내 세계 외신이 현지 사정을 크게 다루고 있는 이유는 미국, 러시아, EU의 첨예한 이해가 바로 이곳 우크라이나에서 충돌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우크라이나 내 동서 간의 깊은 갈등은 상황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국내외적인 이유로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지정학적인 위험은 그 강도의 차이가 있겠으나 결국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가 원하는 것은 우크라이나 동부 합병이지만, 사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침공을 통한 무력 합병이 아니라 과거와 같은 영향력을 유지하는 것에 있다. 또 러시아는 배후에서 우크라이나 동부의 불안을 조성하고 이를 서방과의 협상에서 유리한 입장을 차지하려는 전략적 계산으로 진행하고 있다. 냉전이 붕괴된 1990년대 이래 서방과 러시아의 경제 관계는 매우 밀접하게 얽혀 있어서 이러한 최근의 충돌은 중국을 제외한 우크라이나, 러시아, 미국, EU 모두에게 피해를 입히는 형국이다. 이 불똥이 CIS(Commonwealth of Independent States, 옛 소련으로부터 독립한 독립국가연합)와 동유럽 국가로 확산되고 있는데,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진다는 한국 속담에 꼭 맞는 모습이다. CIS 국가들이 입은 피해는 비록 우크라이나 보다는 적지만, 러시아에 비해서는 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따라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등 관련 국가들이 타협을 모색 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사실 이해관계가 상당히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어 단기간에 해결점을 찾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동유럽 최빈국으로 전락한 우크라이나
우크라이나는 유럽과 아시아, 흑해로 이어지는 지정학적인 요충지에 자리를 잡고 있다. 러시아, 벨라루스, 폴란드, 슬로바키아, 헝가리, 루마니아, 몰도바 등 7개 국가와 접해 있고 흑해와 접해 있다. 지정학적 급소에 위치해 있어서 역사적으로 유라시아 대륙의 패권 장악을 위한 치열한 다툼의 무대에서 중심에 서 있었다. 우크라이나는 인구, 면적, 자원 면에서 강대국이 될 수 있는 조건을 골고루 갖추고 있는 잠재력이 큰 나라다. 인구는 크림 지역을 제외하더라도 4,300만 명으로 유럽에서 여섯 번째에 올라 있다. 면적은 남한의 6배에 달하며 프랑스, 스페인, 독일보다 크다. 면적 기준으로 유럽에서는 러시아 다음의 두 번째 국가이다. 더욱이 경작 가능한 농경지는 남한의 17배에 달하는 2,900만 ha(헥타르)에 이른다. 게다가 대부분의 농경지가 가장 기름진 땅으로 평가 받는 흑토로 구성됐다. 이런 이유로 우크라이나는 ‘유럽의 빵 바구니’로 불려 왔다. 연간 70억 달러 이상의 곡물을 수출하는 세계 6대 곡물 수출국이기도 하다. 또한 우크라이나는 전 세계 광물자원의 5%를 보유한 자원 국가이다. 철광석, 망간, 우라늄, 석탄, 구리 등의 매장량이 상당하다. 다만 원유와 가스 등의 에너지 자원은 국내 수요의 30% 정도를 충당하고 있어 부족한 편이다.
우크라이나의 진정한 힘은 높은 과학기술 수준에 있다. 우크라이나가 항공, 우주, 조선, 원자력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 우주선과 항공기는 자체적으로 설계와 제작이 가능하다. 이런 이유로 중국 등 여러 국가가 우크라이나의 원천 기술 도입을 위해 다방면의 노력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중국이 2012년 최초로 건조한 항공모함은 사실 우크라이나 기술이 기반이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러한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가 동유럽의 최빈국으로 전락한 주원인으로 1991년 소련으로부터 독립한 이래 집권층의 뿌리 깊은 부정부패, 소련 시절부터 남아있던 관료주의의 만연, 왜곡된 자본주의 등을 꼽을 수 있다. 그리고 동서 간 오랜 분열도 우크라이나의 발목을 잡은 중요한 요소였다. 우크라이나의 동서 분열은 마치 우리나라 영호남 지역 갈등을 초월하고 있다. 동부와 서부는 이미 몇 백 년 동안 다른 역사를 경험했고 문화와 종교, 경제 구조마저도 달라 민심이 확연하게 다른 차이를 보이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동서 분열은 국가 발전의 결정적인 걸림돌이 되고 있고 있으며 현재 동부에서 벌어지는 전쟁도 그 연장선상에 있는 것이다.
러시아, 크림 공화국 합병으로 국제 질서를 흔들다
21세기 들어 러시아는 국력을 회복하면서 중국과 협력을 통해 미국을 견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여 왔다. 푸틴 대통령은 2014년 3월 18일 우크라이나 크림 공화국과 합병 조약을 전광석화같이 체결하여 서방을 당황하게 하였다. 푸틴 대통령이 비록 신냉전을 공식 선언하지는 않았으나, 강한 러시아 회복을 기치로 소련의 영광을 재건하려는 시도를 멈추지 않았다는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 러시아가 과거 20여 년 가까이 지속 되어 온 국제 질서에 도전했다는 점에서 어쩌면 신냉전 시대가 다가오고 있는지도 모른다. 푸틴 대통령은 크림 공화국 합병, 우크라이나 동부 분리 움직임 등에서 냉정한 계산 하에 강공책과 유화책을 적절하게 구사하며 목적을 달성하는 전략가의 면모를 보여 주었다.
미국과 EU는 크림 공화국 합병 직후와 말레이시아 민항기 격추 후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를 단행했다. 이로 인해 러시아 경제에 어려움이 시작된 것은 사실이나 제재 강도가 약해 러시아의 정책 방향을 돌리기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또 제재 결정 과정에서 나타난 EU 국가 간의 분열도 러시아가 현 정책을 고수하는 밑거름이 되어주었다. 미국의 한계와 EU의 소극적 대응을 확인한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의 우위를 인정받을 때까지 반군에 대한 지원을 하면서 한편으로 평화안을 제시하는 등 화전(和戰) 양면 전략을 계속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를 포기할 수 없다
미국은 러시아가 추진하는 유라시아 경제공동체를 소련의 부활이라고 보는 듯하다. 그래서 미국 중심으로 짜인 지금의 국제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우크라이나를 러시아로부터 격리시켜야 한다고 보고 있다. 미국은 친러시아 야누코비치 정권을 타도한 주역인 유로 마이단(우크라이나의 유럽통합 지지운동)을 비공식적으로 지원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유로 마이단의 주축인 젊은이들은 유럽으로 향하려는 확실한 열망을 가지고 있다. 유럽의 가치가 가져오는 밝은 미래가 그들을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사실 우크라이나에서 폴란드나 헝가리 국경만 넘으면 왜 우크라이나 젊은이들이 이런 바람을 갖게 됐는지 이해하기 어렵지 않다. 그들의 생각은 유럽에 대한 막연한 환상이나 낭만이 아니라는 것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정책은 확고하다. 우크라이나를 서방과의 전략적 완충 지대로 남겨 놓는 것이다. 우크라이나를 잃으면 강한 러시아의 꿈은 물거품이 되기 때문에 우크라이나는 결코 포기 할 수 없는 국가이다.
레닌은 “우크라이나를 잃으면 러시아는 머리를 잃는다.”고 말한 바 있는데 이는 러시아 집권층의 정서를 잘 대변하고 있다. 러시아는 내심 우크라이나를 독립국가로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심리적으로도 받아들이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러시아가 민항기 격추에 따른 경제적 타격과 외교적 고립에도 불구하고 계속 사태를 확대시키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동부의 불안을 조성함으로써 몇 가지 중요한 점을 얻었다. 크림 공화국에 대한 실효적 지배권을 확보했고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저지했으며, 푸틴 대통령은 국내에서 높은 지지율을 확보했다. 그러나 러시아에 대한 우크라이나 민심은 현재 반군이 활동하는 동부 2개 주(총 24개 주)를 제외하고 회복하기 어려울 정도로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 10월 25일 치러진 총선 결과 친서방을 표방하는 정당이 90%, 친러정당이 10%를 득표했다. ‘우크라이나 민족주의를 최초로 창시한 이는 다름 아닌 푸틴 대통령’이라는 키예프에 퍼져 있는 유머가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국민들 사이에서는 러시아를 경유하는 여행 경로를 기피하는 것은 물론 러시아 제품의 불매 운동도 자발적인 시민운동으로 번지고 있다. 우크라이나인들의 EU로 향하는 마음은 당분간 돌이키기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동부 반군 실체를 공식적으로 인정하다
러시아는 크림공화국을 합병했을 때 러시아군의 투입을 공개적으로 발표하였다. 그러나 사실 우크라이나 동부에서는 러시아 군대의 개입 흔적을 나타내지 않으면서 전쟁을 하는 새로운 형태의 하이브리드 전쟁을 전개하고 있다. 이는 미국과의 직접적인 마찰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아울러 동남부 우크라이나 인의 지지를 확보하기 위하여 고도의 심리전도 함께 펼치고 있다. 2014년 9월 6일 민스크에서 우크라이나 정부와 반군은 러시아와 유럽 보안과 협력조직(OSCE) 입회하에 휴전협정을 체결했다. 그러나 잉크가 마르기 전인 9월 7일부터 전투가 벌어지는 등 크고 작은 전투가 끊이지 않고 있다. 러시아를 지지하는 반군의 규모는 1만 5,000명 수준으로 추정된다. 지휘관 등 상층부는 러시아 인으로 구성되어 있다. 5,000명 정도는 러시아, 체첸, 트란스니스트리아 등 제3국에서 온 용병이며 나머지 1만 명은 우크라이나 인으로 구성되어 있다. 반군의 무장 수준은 헬기는 물론 전투기를 격추 할 수 있는 미사일과 공격형 다연장로켓 및 탱크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우크라이나 정규군의 전력에 맞먹는 중무장이다.
동부 반군 실체를 공식적으로 인정하다
러시아는 크림공화국을 합병했을 때 러시아군의 투입을 공개적으로 발표하였다. 그러나 사실 우크라이나 동부에서는 러시아 군대의 개입 흔적을 나타내지 않으면서 전쟁을 하는 새로운 형태의 하이브리드 전쟁을 전개하고 있다. 이는 미국과의 직접적인 마찰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아울러 동남부 우크라이나 인의 지지를 확보하기 위하여 고도의 심리전도 함께 펼치고 있다. 2014년 9월 6일 민스크에서 우크라이나 정부와 반군은 러시아와 유럽 보안과 협력조직(OSCE) 입회하에 휴전협정을 체결했다. 그러나 잉크가 마르기 전인 9월 7일부터 전투가 벌어지는 등 크고 작은 전투가 끊이지 않고 있다. 러시아를 지지하는 반군의 규모는 1만 5,000명 수준으로 추정된다. 지휘관 등 상층부는 러시아 인으로 구성되어 있다. 5,000명 정도는 러시아, 체첸, 트란스니스트리아 등 제3국에서 온 용병이며 나머지 1만 명은 우크라이나 인으로 구성되어 있다. 반군의 무장 수준은 헬기는 물론 전투기를 격추 할 수 있는 미사일과 공격형 다연장로켓 및 탱크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우크라이나 정규군의 전력에 맞먹는 중무장이다.
포로셴코 대통령이 취임한 이래 우크라이나는 강력한 진압을 펼치며 반군을 도네츠크와 루간스키(지도 내 주황색 지역) 일부 지역으로 밀어냈다. 비록 우크라이나 군인 1,000여 명, 민간인 3,000여 명이 목숨을 잃는 등 막대한 피해를 입었지만, 우크라이나 군대의 전력이 약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기대 이상의 성과라는 평가다. 이는 포로센코 대통령의 국토 수호에 대한 강한 의지와, 애국심으로 뭉친 자원병의 고귀한 희생으로 이루어진 결과이다. 그러나 친러반군과 휴전협정 체결로 우크라이나 정부가 반군의 동부 일부 지역에 대한 실효적 지배를 인정함으로써 단기간 내 해결 가능성은 희박해졌다. 우크라이나의 군사력이 약하다는 점, 미국과 EU의 무기 지원 의사가 없다는 점, 동부 2개주 주민의 친 러시아 정서가 확고하여 반군에 동조하고 있다는 점(비록 반군 일부가 납치, 강도 등 범죄 행위를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의 지속적인 지원이 있는 것을 볼 때 포로셴코 대통령이 러시아의 압력에 굴복한 휴전협정 체결밖에는 다른 대안이 없었다고 현지 외교가는 보고 있다. 동부 사태의 해결은 결국 푸틴 대통령의 손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연방제 도입이 대안이지만 받아들이기 힘들어
러시아는 미국에게 우크라이나 사태의 해결 방안으로 연방제 도입, 러시아어 공용어 지정, 중립화 등을 제시한바 있다. 러시아가 제안한 연방제는 우크라이나의 EU와 NATO(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을 막기 위하여 중앙정부의 외교권은 지방정부의 동의하에 이루어져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는 사실상 각 지방정부를 독립국가 수준으로 만들겠다는 주장이다. 비록 우크라이나 포로셴코 대통령이 제시한 평화안에는 소련 연방 때보다 더 큰 권한을 지방정부에게 이양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으나, 러시아가 요구하는 수준은 국내 정치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어서 큰 차이가 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선 연방제 도입이 불가피 하다는 의견이 독일을 중심으로 EU에서 형성되고 있다. 독일 가브리엘 부총리는 연방제의 도입이 이번 사태를 해결할 유일한 방법이라며 러시아계 주민들을 보다 포용하는 정책을 펴야 한다고 우크라이나 정부에게 조언하고 있다. 독일은 우크라이나를 의식하여 연방제의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는 않았으나 그들의 제안이 러시아가 제시한 안과 가까운 것으로 현지 전문가는 분석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심각한 경제 타격
2014년 5월부터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전쟁은 우크라이나 경제 회복에 결정적인 걸림돌이 되고 있다. 전쟁을 수행하기에도 벅찬 우크라이나 정부가 부패 청산과 경제구조 개혁을 단행 할 여력이 있을 리 없기 때문이다.
더욱 큰 문제는 경제 회생을 위해서 절대적으로 필요한 외국인 투자 유치가 어려워졌다는 점이다. 서방의 유명 브랜드 매장이 속속 철수하고 있을 정도로 우크라이나의 소비 심리가 얼어붙은 것도 문제다. 반군이 장악하고 있는 도네츠크와 루간스크는 우크라이나 전체 GDP의 16%, 수출 및 산업 생산의 25%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산업 중심 지역이다. 반군은 의도적으로 광산, 발전소, 철로, 교량, 도로 등을 공격해 경제 기반을 크게 훼손했다. 또한 우크라이나 정보 당국에 따르면 이들은 방위산업체의 기자재를 해체하여 러시아로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태가 해결되더라도 동부의 산업 활동이 정상적으로 회복이 되기까지 1년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마저 우크라이나가 서방으로부터 수십 억 달러의 복구 자금을 지원 받는 것을 전제로 한 전망이다.
IMF는 2014년 우크라이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5%에서 -6.5%로 하향 조정했지만 사실 이는 동부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것이다. 실제 2014년 우크라이나의 경제성장률은 최소 -8%에서 -10%, 공공부채 비 은 GDP 대비 87%로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통화 가치가 연초에 비해 50% 이상 크게 하락한 것도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경제적으로 우크라이나는 미국이나 EU보다 러시아에 의존하는 비중이 크다. 우크라이나는 천연가스 수출의 70%를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으며, 전체적으로 러시아에 대한 수출 의존도는 20~25%에 달하는 실정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불안을 조성하는 것 외에도 우크라이나 경제에 타격을 입힐 수 있는 다양한 수단을 보유하고 있다. 예를 들어 천연가스 공급을 중단하거나, 가스 요금을 인상하거나, 농산물 수입을 금지하거나, 통관을 지연하는 등의 압박 수단은 이미 사용하고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제품에 부여했던 무관세를 철폐하고 평균 7.8%에 달하는 WTO 양허관세율을 부과 할 수도 있다. 러시아에서 일하는 300만 명의 우크라이나 인의 취업 비자를 취소하는 것도 가능성은 낮지만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는 카드이다.
우리가 놓칠 수 없는 전략적 시장
우크라이나 사태로 한반도 비핵화에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2014년 3월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으로 1994년 부다페스트 협약1)이 휴지 조각이 되면서 북한의 핵 개발 위험이 높아졌다. 더 나아가 정부의 중점 과제인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추진에도 미국과 러시아 간 갈등으로 어려움이 예상된다. 교역 측면에서도 2014년 1월부터 8월까지 우리의 대 우크라이나 수출은 2억 6,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5% 감소하면서 상당한 영향을 받았다.
우크라이나에서 일어나고 있는 불안정으로 한국 기업들은 출장 취소 등 소극적인 시장 개척을 하고 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는 뛰어난 원천 과학기술을 가졌고, 한국의 식량 안보 차원에서 놓칠 수 없는 세계적인 농업 국가이다. 우크라이나는 우리의 산업 경쟁력을 높이고 안보 측면에서도 중요한 전략 시장이다. 우크라이나가 가지는 높은 리스크로 중소기업이 시장 개척하기 어려운 이 시기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해외시장 개척 활동을 지원하고 경제원조를 하는 등 과감한 지원이 필요하다
2015년 지역별 주요 이슈 (18) (2015 KOTRA 세계 경제 전망, 2014.11.17, 김광희)
2022-11-29 작성자 명사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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