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曰 衣錦尚絅 惡其文之著也
시왈 의금상경 오기문지저야
시경에 "비단옷을 입고 겉옷을 덧입었네" 하였으니 이는 비단옷의 화려함이 겉으로 드러나는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故君子之道 闇然而日章 小人之道 的然而日亡
고군자지도 암연이일장 소인지도 적연이일망
고로 군자의 도는 어두운듯 나날이 빛나게 되고 소인의 도는 명확한듯 나날이 망하게 되니
君子之道 淡而不厭 簡而文 溫而理
군자지도 담이불염 간이문 온이리
군자의 도는 담담하나 실증나지않고 간결하나 문채있고 온유하며 이치에 닿으니
知遠之近 知風之自 知微之顯 可與入德矣
지원지근 지풍지자 지미지현 가여입덕의
먼것이 되려 가까움을 알고 바람이 나로부터 일어남을 알고 은미함이 되려 드러남을 안다면 함께 덕에 들수 있으리라
의금(衣錦)은 능라금단(綾羅錦緞)과 같은 화려한 비단옷이다.
상경(尙絅)은 삼베로 짠 마의(麻衣)를 위아래에 여미어 입는다는 뜻이다.
어째서인가? 능라금단의 화려한 무늬가 눈을 어지럽히는 것을 바라지 않기 때문이다.
청나라의 대학자 완원(阮元, 1764-1856)은 『모시정의(毛詩正義)』에 주(注)를 달면서
“비단옷[錦]은 문채가 나는 옷이다. 부인은 덕이 높음에 존경받았다. 시집가는 날이기에 비단옷을 입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위에 홑옷과 행주치마를 걸쳐 입은 것이다.”라고 해석했다.
주지와 같이 완원은 추사(秋史) 김정희(金正喜, 1786-1856)의 스승이다. 완원의 해석은 추사에게도 공유된다.
덕성이 높아서 칭송받는 부인은 가장 화려한 의복을 가장 소박한 일상복으로 가림으로써 민중의 시선과 관점이 현요되거나 위화되는 것을 피하려던 것이다. 비단옷 위에 홑겹의 경의(絅衣)를 덧입는 것은 화려한 문채가 겉으로 드러나는 것을 가려주기 위해서다. 화려한 옷을 드러내지 않고 왜 가리는가? 그 대답은 이렇다. "그런 까닭에 군자의 도는 은은해도 날로 빛나고, 소인의 도는 선명하나 나날이 시들해진다." 가려줘야 싫증나지 않고, 덮어줄 때 더 드러난다. '시경'에도 "비단 저고리 입고는 엷은 덧저고리를 입고, 비단 치마를 입으면 엷은 덧치마를 입는다네(衣錦褧衣, 裳錦褧裳)"라고 했다. "물속에 잠겼으나, 또한 또렷이 드러난다(潛雖伏矣, 亦孔之昭)"고 한 것도 같은 의미다.
첫댓글 청곡샘으로부터 직접 들은 이야기입니다. 우선 큰 글씨는 '죽간체'랍니다. 詩云하는 작은 글씨는 '행초서' 그리고 마지막 한글까지 여러 서체를 섞어서 아기자기하게 꾸몄습니다. 그리고 종이는 전통한지를 사용하셨다고 합니다. 우리 까페 '글감모음'에 올려진 것을 보고 좋은 주제라고 생각해서 많은 습작을 거쳐 완성하셨다고 합니다.
詩經은 문장이 기본적으로 詩이기에 해석이 쉽지 않습니다.
衣;옷 의 錦;비단 금 尙;오히려 상 숭상할 상 보탤 상 絅;끌어죌 경 홑옷 경
글자 그대로 해석하면 비단 옷을 입을 때 홑 옷을 보탠다(걸친다)는 것입니다.
그야말로 儉而不陋, 華而不侈.(검이불루, 화이불치 검소하나 누추하지 않고, 화려하나 사치스럽지 않다.)와
통하는 정신입니다.
한국서예협회 목포지부에서 하는 목포서협전에 출품한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