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오월의 꽃밭엔 만개한 꽃양귀비가 강렬한 색상과 크고 화려한 자태를 뽐내며 봄바람에 하늘거리는 모습으로 내 눈길을 사로잡는다. 며칠 전의 일이다. 우리가 순찰하는 골목에 일군의 경찰이 웅성거렸다. 얼굴은 모르지만 그 골목엔 나처럼 꽃마니아가 살고 있었다. 그 집엔 양귀비가 때를 만나 흐드러지게 요염한 자태를 뽐내고 있는 걸 목격했다. 우리도 낮은 돌담을 지나가면서 양귀비와 개양귀비 일명 꽃양귀비라고 부르는 꽃의 특성과 아름다움과 개체의 다름에 대해 각자의 소견을 피력하며 담론을 나누기도 했다. 그 집에 피어 있던 꽃은 아편 성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마약류 양귀비였다.
소량일지라도 마약류를 재배하는 것은 엄연한 불법이다. 생김새는 비슷하지만 용도는 너무나 다르다. 마약류 양귀비와 관상용 꽃양귀비의 차이점은 식별하기가 간단하다. 마약류 양귀비는 열매가 동그랗고 꽃잎에 검은 반점이 크고 뚜렷하다. 줄기에 털이 없고 매끈하다. 털양귀비, 개양귀비, 꽃양귀비는 줄기에 털이 많아서 한 눈에 봐도 구별이 쉽다. 우리 집에도 지천으로 피어 있는 개양귀비로 해서 경찰이 다녀갔다. 마약류 양귀비가 아닌 것을 확인했지만 남편은 개양귀비를 일부만 남겨두고 모두 뽑아버렸다. 나의 아름답고 눈부신 오월도 개양귀비와 함께 뽑혀나갔다. 이럴 땐 남편은 일본경찰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