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3년 9월 14일 목요일, 맑음 종종 소나기.
아침 일찍 눈이 떠진다. 오늘 일정을 생각해 본다. 키웨스트(Key West)를 가는 것이다. 여기는 플로리다 주에 있는 마이애미다.
마이애미(Miami) 비스케인 만 하구에 있는 대서양 항구이자 최고의 휴양지. 마이애미비치·코럴게이블스·하이얼리어·노스마이애미 등과 함께 플로리다 남부의 ‘황금해안’을 구성한다.
16세기에 스페인 사람들이 발견했으며, 1821년 미국인들이 이 지역을 점령했다. 1896년 철도가 개통되면서 발달했으며, 같은 해 시가 되었다.
'큰 물' 혹은 '단물'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이는 마이애미라는 이름은 레이크 오커초비 또는 에버글레이즈 인디언들과 관계가 있는 듯하다.
1959년 이후 30만여 명의 쿠바 난민들이 이주하여 쿠바인 거주지인 ‘작은 아바나’를 형성했다. 아열대기후 덕분에 미국 최대의 호화로운 겨울휴양지로 발전했다.
해변에 화려한 고층 호텔들이 줄지어 섰고, 요트 계선장, 요트 클럽, 골프 코스들이 산재해 있다. 1950년 이후 상공업의 발전이 관광산업과 함께 경제를 주도해왔다.
따듯한 기후와 아름다운 해변, 팜트리와 아르데코풍 건물들이 멋지게 어우러진 마이애미는 미국에서도 으뜸가는 피한지다. 중남미로 가는 현관이기도 해서 시내에서는 스페인어를 자주 들을 수 있다.
또한 중남미 경제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어서 중남미의 수도로 불린다. 마이애미를 휴양지로 즐기고 싶다면 마이애미 비치나 코코넛 그로브를 걸어보자.
아열대의 찬란한 햇살을 온몸으로 받고 에메랄드블루빛 수평선을 바라보면서 코롤핑크톤의 시내에서 윈도 쇼핑도 즐겨볼 수 있다.
중남미의 수도라는 말을 실감하고 싶다면 다운타운이나 쿠바인의 거리로 간다. 편안하게 들려오는 스페인어의 리듬, 이국적인 색체, 씁쓸한 쿠반 커피(설탕과 연유가 잔뜩 들어간 엄청 단 커피) 등, 이 모든 것들이 일상 탈출을 꿈꾸는 이들에게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이다.
여름에는 해변 가의 고급 호텔에서도 저렴하게 숙박할 수 있다고 한다. 쿠반 커피, 볶은 원두를 분쇄해서 물에 넣고 끓인다. 에스프레소는 사실 이 터키 커피를 빨리 끓이기 위한 노력에서 출발한 것이라 한다.
그 외에도 쿠반 커피가 이 방식으로 우려내는 커피다. 공통적으로 매우 독하다. 아침 식사를 하러 간다. 오전 7시 식당으로 아내와 함께 간다.
호텔이 맘에 든다. 조식도 성의 있게 제공해 준다. 스크램블에 햄, 치즈, 버터 요거트도 있다. 더욱 맘에 드는 것은 바로 팬케익을 제조해 먹는 것이다.
아내는 순발력 있게 팬케익을 만들어 준다. 든든하게 아침을 잘 먹었다. 기분이 좋다. 짐을 챙겨서 차에 싣고 출발이다. 아침 8시다. 고속도로에 차를 올리고 달려간다.
야자수가로수 길에 하늘은 맑다. 플로리다 반도의 지도를 펴보면, 반도 끝에서 바다를 가르며 쭉 뻗어있는 길을 볼 수 있다. 바다로 뻗어있는 직선 도로다.
‘오버 시즈 하이웨이(Overseas Highway 바다를 넘는 길)’라는 US-1번 도로가 바로 나타난다. 키웨스트로 가는 길은 수많은 섬, 약 50개의 섬들로 길고 짧은 42개의 다리로 연결하여 키웨스트에 이르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하이웨이다.
하나하나의 섬을 키(key)라고 한다. 키들을 이어주는 다리들을 건너는 것이다. 운전하기를 약 한 시간, 어디부터가 늪이고 어디부터가 바다인지 알 수 없는 대 습원을 지나면 플로리다 키스 안에서 가장 큰 키 라르고(key largo)에 들어선다.
이곳의 다리가 유명하다. 이 섬을 지나면 42개의 다리가 시작된다. 섬, 섬, 해변 그리고 아름다운 에메랄드 빛 푸른 바다다. 양쪽이 모두 바닷길이다.
1번 도로라는 표지판이 보인다. 섬을 지날 때면 신호등도 있다. 섬은 2차선 편도다. 고목나무들이 가로수로 자라고 있다. 요트를 실은 차량이 앞에서 계속 간다.
속도는 거의 일정하다. 파란 하늘에 하얀 구름이 선명하다. 시시각각 다르게 보이는 산호초 바다를 양쪽에 끼고 달린다. 이곳이 아니면 맛볼 수 없는 쾌감이다.
마이애미에서 키웨스트는 약 250km, 자동차로 약 3시간 30분 걸리는 여정이다. 마침내 Marathon이라는 작은 마을을 지나면 이 루트의 백미라고 할 수 있는 Seven Mile Bridge로 들어선다.
총 10,92km의 이 다리는 오른쪽으로 멕시코만, 왼쪽에는 대서양을 두고 쪽 뻗어있다. 여기를 달리다니 정말 감격이다. 세븐마일 브릿지는 마라톤과 리틀덕키(Little Duck Key)섬을 연결하는 길이 6.765마일(10.92km)의 다리이다.
세계 최장의 다리는 일본, 중국 등에 많이 있지만 이 다리는 해수면에 닿을 듯한 높이로 바다 위를 달리는 느낌을 갖는다. 전에 사용하던 다리도 함께 간다.
예전에는 차들이 다니던 곳인데 허리케인 때문에 망가졌다. 새로운 다리가 생기고 나서 이 다리는 사람들과 자전거들이 다니는 길로 바뀌었다.
마이애미를 떠난 지 3시간 30분, 천국을 지나온 듯한 이 도로는 마침내 끝나고 서쪽 끝의 키웨스트에 닿는다. 마이애미에서 플로리다의 키웨스트 섬으로 여행하는 것이 항상 오늘날처럼 평온한 운전은 아니었다.
20세기 초반에 미국 대륙 최남단까지 여행하는 유일한 방법은 날씨와 조수에 의존하는 하루 종일 배를 타는 것이었다. 지금은 113마일을 뻗어있는 해외 고속도로라는 놀라운 공학적 경이로움 덕분에 쉽게 갈 수 있는 것이다.
오버시즈 하이웨이는 실제로 오버 시 레일로드(기차길)로 시작했다. 선견지명이 있는 개발자 플래글러(현대 플로리다의 아버지로 불려지고 있다.)의 아이디어였다.
1870년 플래글러(Flagler)는 재계 거물인 록펠러와 함께 스텐더드 오일 컴퍼니를 공동 설립했으며, 이 회사는 20세기 초에 가장 크고 강력한 기업이었다.
플로리다를 방문하고 그는 재산의 많은 부분을 이 지역에 쏟아 부었다. 마침내 플래글러는 남쪽으로 156마일 떨어진 키웨스트까지 트랙을 확장한다.
1905년에서 1912년 사이 3개의 허리케인이 건설현장을 강타하여 100명 이상의 근로자가 사망했다. 단념하지 않고 7년이 걸려 4,000명의 인부들과 함께 철도를 완공했다.
이들 모두 가혹한 환경에서 수고하면서 악어, 전갈, 뱀과 싸워야했단다. 1912년 마침내 철도가 완공되었을 때 세계 8대 불가사의라고 불렀다.
열차의 첫 운행에서 나무를 실은 기관차가 당시 82세의 플래글러를 태우고 마이애미에서 키웨스트에 도착했다. 그리고 친구에게 ‘이제 행복하게 죽을 수 있다. 꿈을 이뤘다’고 속삭였다고 한다.
철도는 1935년 까지 운행 되었다. 치명적인 허리케인이 수 마일의 선로를 휩쓸었다. 1938년 미국 정부는 시속 200마일의 바람을 견딜 수 있는 플래글러의 파괴 불가능해 보이는 교량에 의존하여 세계에서 가장 긴 해상 도로 중 하나를 건설하기 시작한다.
승무원들은 차량을 수용하기 위해 레일을 포장했고 새로 개통된 해외 고속도로는 멀리 떨어진 플로리다 키를 오늘날의 번성하는 관광지로 영원히 변모시켰다.
철도가 완공된 지 100년이 넘었지만 원래의 다리 중 20개는 여전히 마이애미에서 키웨스트로 여행객을 실어 나른다. 우리는 드디어 키웨스트(Key West)에 도착했다.
미국의 대륙한계선 내에 있는 최남단 정착지이다. 본토에서 160㎞ 떨어져 있으며, 길게 이어진 플로리다키스 제도의 끝에 위치한 동서 5.5㎞, 남북 2.5㎞의 모래 산호섬에 있다.
마이애미보다는 쿠바의 수도 하바나에 더 가까운 지리적 조건 때문에 예전에는 군사 전략상 중요한 기지였다. 그러나 지금은 리조트지로 성황을 이루고 있다.
원래 후안 P.살라스가 스페인 국왕으로부터 하사받은 영토였으며, 앨라배마 주 모빌 출신의 존 사이먼턴이 매입한 후 1822년에 해군 병참부가 건설되면서 통관 항으로 발전했다.
지명은 플로리다키스의 서단에 있는 지리적 여건과, 스페인어로 '작은 섬'이라는 뜻의 카요(cayo)에서 유래되었다. 이곳에서 인간의 유골을 발견했던 스페인 탐험가들은 이 섬을 카요우에소('뼈의 섬'이라는 뜻)라고 불렀다.
끝없이 맑은 하늘, 스콜에 씻겨 반짝이는 녹음, 아름답고 산뜻한 꽃들이 찾는 이를 반갑게 맞이해준다. 여기는 쿠바·서인도제도·바하마·미국 등 여러 문화 풍토가 복합적으로 어우러져 분위기가 독특하다.
남국의 강렬한 색채로 물든 이 섬에 사는 사람들을 ‘콩크conch라고 한다. 매사에 구애받지 않는 대범한 성품을 지닌 이들과 남쪽의 자연이 만들어내는 자유롭고 개방적인 분위기에 끌려 이 섬을 사랑하는 미국인이 많다.
관광업과 어업이 가장 중요한 경제활동이다. 빵나무 열매와 라임 열매를 비롯한 열대과일들이 풍부하며, 매년 수백만㎏의 식용어류·게·바다가재·새우·바다거북 등이 이곳의 시장에서 거래된다.
시는 역사적인 해군기지로, 미국 해군 공작창이 근처에 있다. <노인과 바다>, <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리나> 등으로 유명한 작가 어니스트 헤밍웨이와 존 제임스 오두번의 집이 보존되어 있다.
우리는 차를 헤밍웨이 집 근처에 주차를 했다. 차에서 내리니 엄청 뜨겁다. 먼저 헤밍웨이 집을 찾아간다. 헤밍웨이 하우스 집앞에 도착해서 들러가려하니 $18.00의 입장료를 받는다.
2만원의 입장료를 지불하고 관람할 마음이 나지 않았다, 1931년부터 8년 동안 살던 2층 집이다. 이 집에는 유별난 인생을 보낸 헤밍웨이다운 일화가 남아 있다.
2만 달러라는 거액을 투자해 키웨스트 최초의 담수 풀을 만든 그는 풀이 완성되자 ‘마지막 1센트까지 다 써버렸다’는 농담을 하며 채 마르지도 않은 시멘트에 1센트 동전을 눌러 박았다고 한다.
이 집에서 태어난 <무기여 잘 있거라.> <킬리만자로의 눈> 같은 명작은 그의 명성을 확고하게 해주었다. 헤밍웨이가 키우던 여섯 발가락 고양이 스노우 볼의 후손들을 볼 수 있다는데, 고양이는 보이지 않고 사람들만 많다.
길 건너편에는 등대가 보인다. 라이트 하우스 (등대) 박물관이다. 1848년에 건조되어 100년 이상 선원들의 길잡이가 되어온 등대다.
1969년 그 임무를 마치고 지금은 박물관으로 보존한다. 높이 23m의 탑은 1988년에 수리해 눈이 부실만큼 하얗게 빛나고 있다. 안에는 라이트에 쓴 지름 3m가 넘는 렌즈, 2차 세계대전 때 사용한 일본의 소형 잠수함에 관한 자료 등 흥미로운 전시물이 있단다.
또 등대 발코니에 올라가면 아름다운 멕시코 만도 조망할 수 있다. 입장료는 7달러다. 입구 정원에 수탉이 보인다. 등대지기들의 인물상도 있다.
이 등대도 헤밍웨이와 관련이 있다. 헤밍웨이가 늦은 시간까지 술을 먹고도 집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했단다. 키웨스트에서 지내는 동안 헤밍웨이는 동네 술집 슬로피 조스 바(SLOPPY JOE’S BAR)의 단골이었다고 한다.
하얀 교회가 있는 사거리를 건너 계속 걸어가는 길에 그림과 악세사리를 파는 작은 노점상도 있다. 그림을 살펴보니 수탉, 0mile, 자전거, 노인과 바다, 1번 도로 표지판 등의 내용이 보인다.
악세사리도 수탉모형이 많다. 오래된 나무들과 주택들이 줄지어 있고 더워서인지 모두 문이 닫혀있다. 뜨겁다. 후끈거린다. 강렬한 태양이 너무 밉다.
그늘이 찾아진다. 수탉이 또 보인다. 수탉이 상징인 마을이라더니 여기저기 루터스 판이다. 동네 주인 같이 길가에 막 돌아다닌다.
초기 정착민들이 식량 자급자족을 위해 데려온 닭들과 쿠바인들이 닭싸움하려고 데려왔다가 필요없어져서 내버려둔 닭이 번식을해서 많아졌다고 한다.
붉은 꽃나무가 그늘을 만들어 준다. 귀엽게 생긴 시티투어 기차가 지나간다. 양산을 쓴다. 아내는 그냥 걸어다닌다. Southernmost Point (땅끝 마을)를 만났다.
미 대륙 땅끝마을 표지석(Southernmost Point)이다. 쿠바까지 90마일로 표시되어있고, 가장 남쪽에 위치해 있다고 표시되어 있다.
미국의 남쪽 끝. 이렇게 커다란 시멘트 기둥이 생기게 된 이유는 원래는 간단한 안내판이었는데 수많은 여행객들이 훔쳐 갔기 때문이다.
키웨스트를 방문한 사람들 사이에서 유명한 포토존이다. 실제로 미국의 최 남단은 밸러스트 키(Ballast Key)라는 개인 소유의 작은 섬이지만 상징적인 의미로 최남단 포인트로 지정된 것 같다.
키웨스트 내부에서도 민간인이 출입 가능한 구역에 만들어 놓았다. 실제로 미국 최남단은 테일러 요새 주립공원(Fort Zachary Taylor Historic State Park 해군기지)이다.
기둥에는 90 Miles To Cuba라고 써있고 기념사진을 찍기 위한 관광객들이 줄을 서있다. 나도 줄을 서서 사진을 찍었다. 큰 소라를 불고있는 남자의 조각상이 옆에 세워져 있다.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다. 그 옆에 있는 주택에도 땅끝 마지막 주택이라는 인정 표시(The Southernmost House)가 붙어있다. rlf 건너편에는 또 다른 스팟, 미국 1번 국도 US-1의 끝이 있다.
0mile, 이 국도는 쭉 올라가서 포트켄트가지 간다. 총 2369마일이다. 길 가다 만나는 남쪽의 끝 & 북쪽의 시작 표시판이다. 동족으로 조금 걸어가니 재 저택 모양의 호텔이 있다.
Southernmost Point Bar도 보인다. 작고 예쁜 해변으로 들어선다. Emma Carrero Caters Pier at South Beach라는 표시가 보인다. 바다로 난 방파제를 걷는다.
아내도 양산을 쓴다. 붉은 하트 낙서가 보인다. 해군기지의 시설이 보인다. 해변에는 키 큰 야자수와 하얀 모래, 호텔, 파란 비치의자와 파라솔이 예쁘다.
방파제 끝에는 희미하게 수탉과 해마가 그려져 있다. 아내는 화장실이 급하다. 길 건너편 식당에서 겨우 화장실을 찾아 해결했다. 주차장으로 다시 간다.
북쪽에 있는 리틀 화이트 하우스 박물관도 찾았다. 멜로리 스퀘어 근처에 있는 산뜻하고 깨끗한 저택으로 1890년에 건축했다. 1946~52년에 걸쳐 미합중국의 제 33대 대통령 트루먼은 가족, 스태프진과 함께 추운 겨울을 이곳에서 보냈다고 한다.
그래서 리틀 화이트하우스라고 부르게 되었다. 포츠담 회담, 일본의 원폭 투하, 트루먼 독트린 등으로 알려진 그 인물이다. 투르먼 워터프런트 공원, 트루먼 리틀화이트 하우스는 당시 모습 그대로란다.
이제 차를 타고 다시 돌아가려한다. 이곳을 떠나려니 좀 아쉽다. 돌아가는 길은 익숙했지만 두고 간다는 것이 아까웠다. 이름 모를 섬 마을에 맥도날드에 들어간다. 레모네이드 음료수를 사서 마신다.
그늘에 차를 세우고 늦은 점심을 먹는다. 어제 먹다 남은 닭고기와 삶은 계란이다. 주유소에 들러 연료도 보충한다. 외진 곳이라 연료가 비쌀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아 반가웠다.
계속 운전으 운전을 해서 달려간다. 하늘이 어두워지더니 소낙비가 내린다. 다시 맑아지더니 또 한참 있다가 비가 쏜아진다. 날이 어두워진다.
밤 길에 비가 내리니 위험을 느낀다. 마이애미를 지나가 고속도로를 달리고 달려 올랜도 숙소에 밤 9시 40분에 도착했다. Best Western Orlando Gateway Hotel이다.
디파짓 요금도 카드로 승인했다. 706호, 숙소문을 열고 들어가니 하얀 수건이 예쁘게 장식되어있어 반가웠다. 내일 목적지 숙소(Best Western Lumberton)를 예약했다. 빨래를 해서 널었다. 저녁식사로 라면 두 개를 끓여서 먹는다. 정말 꿀맛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