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부처바위의 조각을 회화성이 짙은 벽화로 생각한다고
일전에 이야기했다.
이런 전제하에
작가가 살았던 시대상과 사상을 이해했으면 좋겠다.
그래야 작가가 벽화 속에 담고자 했던 마음을 짐작할 수 있을 것 같다.
부처 바위가 있는 곳은
신라의 왕이 위엄을 뽐내던 남산신성 장창지에 신성의 동문을 통해
가장 빨리 갈 수 있는 길목에 있다.
바위에 조잡한 낙서를 할 신라인은 아무도 없다.
엄청난 규모의 조각
너무나 세밀하고 섬세한 표현이었기에
오랜 시간 풍화에 취약했을 뿐이다.
원형의 모습을 아름답게 상상한다.
아름다운 모습은 찾으면 있다
아침저녁으로 다르게 나타나는 마애불의 모습들
이 미소와 아름다움을 남산연구소는 누구보다 많이 갖고 있다.
밝으면서 평화로운 얼굴도 찾고,
은은한 가운데 자비로운 미소도 찾아야 한다.
계절 중 가을 해가 서산에 넘어갈 때
노을과 함께 보이는 애잔한 중생의 미소도 찾아야 한다.
남산연구소는 냉골 마애관음보살입상을,
배동 석조여래본존불에서의 아름다움을 널리 널리 자랑한다.
아직 찾지 못한 아쉬움의 미를 간직한 마애불이 있어도
언젠가 인연 있는 사람이 찾겠지
그때까지 나는 개성이 있다, 심덕이 좋게 느껴진다 등으로
표현에 성숙함이 필요하다고 본다.
서남산 기슭
용장골 입구에 내 친구 최 0 0 화백이 살고 있다.
그림 한 점이 우리 집 벽면을 장식하고 있다.
너무나 사실적이고, 섬세한 묘사에 감탄을 면치 못한다.
과일, 꽃, 장독대 등을 바라보면
내가 카메라를 들고 사진을 찍은 기분이다.
대단히 사실성을 강조한 작품들이다.
삼릉 숲 옆
나의 아내와 조그마한 인연이 있는
박00 화백이 살고 있다.
위의 사진이 토함산일까?
이 부처님이 석굴암 부처일까?
이 절이 불국사일까?
그러나 보는 사람들은
불국사요, 석굴암이요, 토함산이라 생각한다.
상징성이 있기 때문이다.
아래 사진의 산이 남산일까?
제목은 남산이다.
우리는 사실성을 떠나서
남산으로 인식한다.
석가의 생애를 읽다 보면
대표적인 동, 식물이 나오는데
식물 중에서는 대나무, 연꽃, 무우수, 보리수, 사라수 등이다.
상징성을 갖고 많은 사람의 입에 오르내린다.
수도를 하는 장면에서는 그 나무의 형태가
고목이든, 어린나무든, 잎을 갖고 있든, 가지만 있든
부처님이 나무 아래 앉아 선정의 모습을 취하면
우린 보리수라고 인식을 해 버린다.
상징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바위에 조각하던 시기
그림을 암벽에 옮기면서 너무나 사실적인 표현을 한 데 대해서
감탄을 금치 못한다.
깨달음을 축하하는 천인들의 역동적인 모습
꽃바구니에서 꽃을 뿌리는 모습
기뻐서 어쩔 줄 모르는 표정들,
그리고 절제미(節制美)를 살린 보리수의 조각.
실물 사진에서 보듯이
복잡하면서 어지러운 보리수 잎을 정리해서
간단명료하게 사실을 설명한
장인의 솜씨에 그저 입이 벌어진다.
보리수 아래 깨달음을 향해 달려가는
보살의 속마음을
잎의 처리에서 극명하게 느낄 수 있다.
이는 잎의 배열에서도, 볼 수 있다.
복잡한 마음의 정리와 어지러운 잎의 정리는
6년 고행 후
정도(正道)의 길을 찾고, 정점을 향해 달려가는
비움의 미학을 너무도 잘 표현을 했다.
종교적인 사실의 표현을 갖고
이것이 맞다, 틀렸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어디까지나 초현실적이고,
믿음이란 용어로
모든 것을 아우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부처님이든
예수님이든
우리에게 가르침을 내리실 때
상징적인 단어나, 현상을
방편으로 사용하셨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피카소의 작품을 보면서
사실성이 없어서
조잡하다고 이야기 하지 않습니다.
모르면
감상하는 안목을 키우면 됩니다.
부처의 세계
내면의 세계로
나를 인도하면 됩니다.
영산에서 범왕(梵王)이
석가에게 설법을 청하며 연꽃을 바치자
석가가 연꽃을 들어 대중에게 보였다.
사람들은 그것이 무슨 뜻인지
깨닫지 못했으나
가섭(迦葉)만은 참뜻을 깨닫고
미소를 지었다.
조각의 나뭇잎이
보리수 잎으로 보이면 좋을탠데
첫댓글 다른 곳에 눈을 좀 돌렸더니
이 아침
눈에 눈물이 고이네
오늘따라 내 동기들이 보고싶네
보고 싶으면 오늘 보자.
6시 홍시에서 ㅎㅎ
이뭐꼬 적은 글을 보면
그동안 그 재능을 썩힌 그대가 참 안타깝다.
아니,
썩히고
삭히고
거기다 부글부글 괴서 넘치는 것을
덮고 또 덮고
거기다 무거운 돌로 꾹꾹 눌러 지들카 놓고 지낸 그 세월
그러나
이제 더이상 감출 수 없는
그 향기가 서라벌에 진동하는 구나.
그리고
나는 그대의 향기에 취해 있노라 ㅎㅎ
어제 아침에
곰바우골에 쪽파 심어 놓고 왔다.
새벽
안개가 자욱한 곳에서
이슬 젖은 억새를보니
또 한해를 보낼 준비를 해야지
마음을 다잡아 본다.
홍시는 오늘 천룡사 가는 길에 벌써 묵었는데,
우짜노?
젠틀맨선배님!
남산부처님미소에빠진모습
더멋져보이시네요
멋진글고맙습니다
참선하러 못 가니
얼굴 본지 오래되네
봉우는
내 팬이라고 이야기 했는데
특별하게 신경을 써야 하는데
덕수형님 처럼
우짜노
해 줄것이 없어서 ㅎㅎㅎㅎ
선배님의 멋진글 잘 읽었습니다...
지난 동남산 트레킹 때 선배님의 부처바위 설명을 듣던 그날의 이야기들이 생각납니다.
"풍화에 취약했을 뿐" 문득 중도설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혁배거사 섬세한 표현력과 대단한노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