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즐길려고 참여했습니다.
나름 이것저것 구색도 갖추고, 관객들도 있고, 잘하면 상금까지 받을 수 있는 이런 판이 흔치 않잖아요?
근데 생각보다 더 재밌더라고요. 판 끝나고 나니까 이런저런 추억들이 다 스쳐 지나갔습니다.
난 대체 어떤 재미를 추구하고 싶어서 여기에 왔을까?
1학년 때는 힘든 전수를 끝내고, 그저 판을 무사히 마쳤다는 안도감.
2학년 때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이랑 함께 한다는 유대감.
3학년 때는 다른 사람들과 호흡과 소리를 맞추는데서 오는 쾌감.
4학년 때는 장구에 오롯이 집중하고 내가 갈고 닦은 무기들을 뽐낸다는 자신감.
뿐만 아니라
범어사 행사를 통해서 우리를 좋아해주는 어르신들과 함께 했던 재미,
지신밟기를 통해서 우리를 필요로 해주고 진심을 다해주시는 분들과 함께 했던 재미,
전주놀이마당 대회에서 우리 또래의 관객들의 응원을 받으며 악기치던 재미
또 최근에 갔던 고창축제에서 악기를 치는 사람, 보는 사람 모두가 함께 즐기는 광경을 보는 재미 등
판을 뛰며 느꼈던 여러 가지 감정들이 다 복합적으로 떠오르더군요.
20살 때부터 풍물을 하며 정말 많은 경험들을 해왔고, 경험들을 기대하며 오늘까지도 이렇게 즐길 수 있다는 게 참 인생 한 번 잘 살고 있다고 생각이 듭니다 ^.^
이런 다양한 경험 하게 해주고 재밌는 판 자주 깔아주시는 만타 분들에게도 감사드리고.
또 행복한 건 새내기들 이름을 다 외워간다는 거.
그 전까지는 단풍련 현기 끝나고 다시 찾으면 친해지지 못해도 적어도 함께 한 사람들 이름 정도는 외워갔었는데
시간이 없어서 짧게짧게 왔다갔다 하니까 그러질 못하더군요. 그게 내가 단풍련을 찾는 큰 이유 중 하난데..
이번에는 그래도 다들 얼굴이랑 이름 다 알아가니까 30주년, 혹은 다음에 보면 인사할게요.
장구잽이들은 지난번처럼 제가 부산 가면 한 번씩 모으겠습니다. 다같이 장구연습이나 조져보죠. 이번엔 진짜 해빈이가 원하는 기본기 위주로.
첫댓글 해빈이 장구 [괴물]이 되어서 돌아오겠군요. 잘가 해빈아...아니 이미 그러한가
너도 같이 연습해야됨요
@소슴 16 안상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도 가끔불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