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대장이 앞주 제주한라산 산행을 권유했는데
경주마라톤대회 춘천마라톤대회가 겹처 주중에 산행을 하기엔 너무 힘들것 같아 사양을 했었는데
화요일 23일 아침 다시 산대장한테 낚시줄에 낚이고 말았아 ㅎㅎㅎ
갑자기 결정한 제주여행 한라산등반에 허겁지겁 에어부산에 예매를 하고 등산가방을 꾸렸다.
그렇게 거창한 준비없이 그냥 단촐하게 1박을 찜질방에서 하기로 하고
5시 45분 에어부산의 할인된 요금으로 우리 둘은 제주로 향했다.
말이 저가항공이지
편안하게 제주도까지 도착할수 있었다.
제주공항엔 산대장 친구가 미리 마중을 나와 우리둘을 맞이했다. 친구의 차편을 이용하니 참 편안했다.
그리고 우리는 바로 저녁식사를 하러 인근 제주시내로 향했고
유명돼지두루치기 식당(태광식당)에서 제주한라산 21도짜리에 한잔을 때려본다.
돼지 두루치기는 맛있었다.
돼지고기와 낚지를 함께 넣은것인데 소주안주로도 적당했고.
다 먹고 밥을 뽁아먹는것인데 우리는 밥은 뽁아먹지 않았다. 왜냐면 어랭이 물회가 유명한곳 있다고 .........
우리는 돼지 두루치기만 먹고 다시 다른식당으로 옮겨 어랭이 물회를 먹어러 갔다.
그러니까 저녁을 두번 먹은샘이다. ㅋㅋㅋ
맛있었다. 시원하고 담백 그기다 밥을 넣어 먹었더니 정말 맛 있었다.
이렇게 좋은 친구들과 그것도 멀리 제주아일랜드에서 한잔 주고 받은 추억이야말로 그 무엇에 비햐라,
가는 시간만이 아까울 뿐이다.
그렇게 셋이서 인생이야기 군대이야기 제주이야기들을 주고 받으면서 화요일의 제주밤은 무르익어갔다.
그리고 바로 인근의 찜질방으로 이동하여
깊은 잠으로 숙면을 취해본다. 그리고 2시쯤 잠이 깨었는데 잠이 쉬어 들지않아 뒤척이다 4시쯤 다시 잠시 잠이 들었나봐
조금 일찍 일어나 목욕탕에서 피로를 풀었다. 경주에서 지친허리도 물거품으로 안마를 하고 바다냉수탕에서
수영도 많이 했다.
두시간을 목욕탕에 놀고 있으니 민규랑 친구가 탕으로 들어왔다.
우리는 몸을 청결히 하고 제주에서 유명하다는 식당으로 속풀이를 하러 갔다.
그런데 이 해장국은 내하고는 좀 맞지 않은듯 하였다. 기름기가 너무 많아 니끼한 맛이
그래도 제주에서는 유명한 집이라
사람들이 제법 있었다. 식사를 끝내고 우리는 바로 성판악으로 출발, 산행에 나섰다.
성판악 도착하니 고교생들의 수학여행이 줄을 잇고 있다.
산길이 비좁을듯
우리는 한라산을 오르면서 사라오름(윗새오름)을 잠시 들렸다 다시 한라산 정상으로 향했다.
사라오름은 오랫동안 출입이제한되어 있었는데 최근 문을 개방했다고 한다.
한라산 1000고지쯤에는 단풍이 제법 들었다.
울긋불긋 단풍이 젊은 아낙네볼처럼 아름다웠다. 그 볼에 살짝 입 맞추고 싶은 그런 아늑함으로 가볍게 산행을 했다.
가능한 근력을 많이 쓰지 않고 오를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다. 그래야 이번 일요일 춘천대회에 별 무리가 없을것이다.
사라오름의 분화구늪이다
가을 햇살이 내려쬐는 사라오름은 정말 아늑하고 따스하고 정겨웠다.
둥근늪에는 소량의 물이 늪을 형성하고 있었는데 화강암이라 물이 고이지는 않았다.
사진으로 보는 달의 분화구처럼 사라오름의 분화구도 그렇게 둥글게 만들어져 있었다.
세상의 삶이 둥글듯이 자연도 모나지 않고 둥글게 만들어져 있었다. 그러니 마음도 편안해 지는 느낌이다.
사라오름 전망대에서 남쪽방향의 서귀포시가 한눈에 들어온다.
맑은 가을 하늘이 한층 더 선명하게 우리를 반기는 오늘, 사라오름 전망대 에서 남측 한라산과 서귀포시 그리고 제주바다를
한눈에 바라 보노라면 세상 무엇과도 바꿀수 없는 환희에 젖는다.
아래 작은 여자가슴의 작은 오름이 내 발아래 있다. 제주에는 이런 오름 들이 수없이 많다고 한다.
포근한 구름도 내 눈아래 살포시 내려앉아 있다.
그 아래로 갈색의 나무가 융단을 깔아놓은듯 길게 뻗어있는게 제주한라산의 절경이다.
우리는 다시 윗새오름을 뒤로 하고 온길을 다시 반환하여 한라산을 올랐다.
한라산은 밋밋하면서 정상부근에 다다라 약간의 급경사를 이루고 있다. 젊은 학생들이 힘들어 땅에 들어 눕고 이놈들이
날리다.
운동으로 다져진 나랑 산대장이야 살금살금 올랐지만 친구 수호는 다리에 쥐도 내리고 힘들었나 보다.
진달래대피소를 지나 한라산 정상 아래엔 고사목들이 즐비하다.
오랜세월의 여정을 보는듯이 그 여정이 고사목에 남아있다. 우리 사람도 언젠가 이 고사목처럼 죽어 아름다움을 줄수 있도록
살아야 할텐데................... 라는 생각을 해 본다.
정상을 향해 힘들게 오른다.
거의 정상부근에 다다른다.
제주도 및 한라산 전체가 이번 여름태풍의 직격탄을 맞어면서 시설물들이 많이 회손되었다.
한라산 정상의 나무계단도 이번 태풍에 피해를 보아 지금 한창 복구중에 있었다.
정상이다.
내가 먼저올라 한장의 사진을 부탁해 본다.
정상엔 고고생들의 수학여행으로 발 붙일곳이 없다 지지배배 시끄럽고 ㅎㅎㅎ
그러나 가슴이 확 트인다.
정상 백록담에는 물이 없다.
옛날에는 물이 고이고 했는데 세월이 흐르다 보니 이제 바닥에 구멍이 낳나보다.
물이 계속 빠진다고 한다. 그래서 비가 오면 잠시 고였다가 쉬이 빠져버린다고 한다.
한참을 기다려 수호친구가 도착을 했다.
기념사진도 촬영하고 나서, 우리셋이 휴식의 시간을 갖었다.
배도 채울겸, 휴식도 취할겸
버너에 라면 세개를 끊여 1인당 한개씩을 먹었다. 맛있었다. 그릇이 없어 라면봉지에 넣어 먹었는데 ㅎㅎㅎ
식당에서 얻어온 밥이랑 함께 맛있게 먹었다.
그리고 소주도 한잔씩 하면서 아래의 제주를 바라보면 가을 낭만을 즐겼다.
산대장이 끊여준 향긋한 커피맛은 지금도 내 코 주변을 감돈다.
삶이 무엇인가. 살아가는 그것이 무엇인가. 시기와 질투와 버림과 떠남의 굴레들, 남보다 내가 우선인 세상,
내만 잘되면 상대야 어떻게 되든 필요없는 세상이, 여기 한라산에서는 아니였다.
점심은 라면하나 간단하였지만
여유로움이 반찬이 되어 입맛을 살려주었다. 한잔의 소주가 목을 타면서 찡함을 준다.
옆에 까마귀 한마리가 자기 먹거리는 남겨두라고 벌써 와 자리를 잡고 있다. 그래서 라면 몇줄을 놓아둔다.
하지만 먹은 자리는 깨끗하게 치웠다. 우리가 앉았던 표시도 없이 말이다.
여유롭게 라면을 먹어본다.
밥도 곁들여서 먹었다. (이자식들 배도 커네.)
그리고 하산을 서둘렀다.
나라 민규는 관음사코스로 수호는 다시 왔던길 성판악으로 하산을 하였다. 차를 성판악주차장에 두었기에........
하산길 단풍은 일품이였다.
아름다움에 입을 다물수가 없을정도로 황금의 물결로 익어가는 낙엽 하나하나가 소중하고 아름다웠다.
내 님의 분신처럼 낙엽하나를 따서 내 호주머니에 넣고 싶다.
발길을 머물러 잠시 사진도 찍고 휴식도 취하면서 하산길은 즐거웠다.
백록담에서 시작되어 내려오면서 산삼 물이된 약수를 한잔 받아먹어면서 뭍에서 가져온 오욕의 더러범을 여기에서 내
뱉었다. 그랬더니 모두 쓸려나간듯 속이 후련해 지는듯 하다.
하산길은 항상 오르는것보다 어렵다.
산을 오르는것은 힘이 들지만 하산은 위험의 요소가 많기에 난 항상 하산이 힘들고 어렵게 느껴졌다.
또한 무릎의 충격도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산대장과 나는 다른 사람보다는 조금 빠르게 하산을 한것 같다. 4시간의여 코스를 2시간 30분에 관음사에 도착을 하였으니
말이다.
내려오는길에 한라산 특전사요원들이 한라산을 오르고 있었다. 건장한 체격에 키도 있고 몸도 참 좋았다.
그들이 한라산을 향해 몇명씩 구룹을 지어 뛰고 있는데 민규가 야 멋있다을 연발하고 있다.....
그래서 내가 그만하라고 ㅎㅎㅎ 야 저들이 지금 훈련을 하는건지 아니면 기합을 받고 있는건지 니가 어떻게 아냐.
기합받는것이라면 그들에게 멋있다 하면 기분이 좋겠냐! 그들이 속으로 C~바 X같은새끼 기합받는데 머가 멋있어
할건데 말이다. 그러면서 둘이 즐겁게 웃으며 이야기 하고 내려오는데 앞서가는 한 아가씨가 빙그레 웃으며
뒤돌아 본다.
우리둘의 말투가 경상도 말이라 자기도 경상도란다. 지금은 포항 해병대 근무하고 있는데 부대 우수사원시찰단에 포함되어
제주도 한라산 등산을 하게 되었다며, 자기고향은 마산 산호동이고 제일여고을 졸업했단다. 은행원이 될려고 했는데
이렇게 군인이 되었고 처음엔 힘들었는데 지금은 계급이 대위라고 한것 같다. 역시 군인답게 말투도 또박또박
정감이 가는 대한민국 여군이었다.
역시 멀리서 고향사람을 만난다는것은 정말 반가운 일이다. 군대생활 잘 하길 하라며, 관음사에서 헤어졌다.
관음사 주차장은 옛날 꼴찌식구들이랑 함께 왔을때와 똑 같았다 변함없이 말이다.
그때의 아름다운 추억이 생각나 빙그레 웃음을 지어보았다.
관음사휴게소에서 수호의 차를 기다리고 앉아 있었다.
바로 저만치에서 한 부부가 싸우고 있다. 하산때 평상에서 잠시 휴식하면서 같이 보았던 부부인데
남편은 화를 못삭이고 여자는 아무말 없이 남편이 미운가 보다. 남편이 혼자 간다고 갔다 왔다를 몇번 한다
여자는 꼼짝없이 갈려면 가라고 버티고 앉아있다.
왜 여행에서 싸울까 ㅎㅎㅎ , 나도 저런 경험이 있을까 ㅋㅋㅋ 무엇때문일까? !!!!! 사랑이 싸움으로 변하는것은
좋지 않다. 사랑할때 서로 아끼자.
아마 서로가 베풀지 못하고 요구하는게 많으면 그렇게 되지 않을까 싶다.
항상 베푸는 즐거움으로 살아가자.
잠시후 수호의 차가 도착을 했다.
휴게소에서 머풀러를 하나 샀다. 이번 춘천에서 머리띠로 쓸려고 말이다. 일전 흥기가 준 네파 머풀러를 섬진강대회때
잃어버려 빨강색 머풀러가 없어 하나 살려고 했는데 제주도 올레길 지도가 있는 머풀러가 빨강색으로 있었다.
시간이 4시가량 되었다.
저녁겸 제주에서 유명한 물회국수집으로 향했는데 거리가 너무 멀었다. 네비를 쳤더니 수호 네비년이 할머니네
영~~ 빨리빨리 말을 안듣더니 결국 찾았는데 거리가 꽤멀어 비행기 시간에 맞추기 힘들것 같았다.
그래서 제주에서 유명한 삼대국수집으로 향했다.
돼지수육과 수육우려낸물에다 국수를 넣어 주었는데 수육맛이 톡특하게 맛있었다.
그리고 제주공항에 도착하니 시간이 제법 넉넉
민규친구 수호랑 이별을 고한다. 즐겁고 유쾌한 제주여행에 이런 친구가 있어 참 좋았다.
다음 뭍으로 한번 오라고 인사하고 이제 민규친구 수호가 아닌 나의 벗이 된 기분이다. 안내에 감사하고 다음 꼭 볼수 있기를...
이상으로 급하게 떠난 제주여행 마무리 하고
항상 멋진 산대장에게 이런 즐거움 맛보게 해줘서 고맙고 행복하다.
삶이 힘든만큼 크지도 작지도 않게 精으로 살아가길 바라면서. 한라산 등정기를 마칩니다.
첫댓글 가을꽃이 절정이네...아~~ 떠나고시퍼
수고하셨습니다
다음엔. 오름기행을 떠날겁니다.
제주의 대표오름. 10곳. 답사하기 입니다. ..
언제???? 조만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