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육칼럼 ◈
독서활동 및 정리에 대하여
평소 친분이 있는 어학원 원장님의 소개로 대통령이 꿈이라는 학생이 외고 자기주도 전형을 준비한다며 부모님과 함께 나를 만나러 온 것은 계절의 여왕이라는 5月 어느 햇살 가득한 날이었을 게다. 아버
님은 유전자 공학 박사로 대학에서 강의를하고 계셨지만 그동안 학생의 정서적 안정과 감성 교육을 위해 본인이 어린시절을 보낸 시골에서의 교육을 감행(?) 하셨던 나름 철학이 있는 교육을 펼치시는 분이었다.
특목고들의 입시에 새로운 바람이 불면서 지난 2011학년도는 학부모들에게 많은 혼선과 불안을 일으켰던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인지 이 교수님도 아들과 함께 특목고 입시 즉, 자기주도전형에 대해서 많은 것을 궁금해 하셨고 나는 서류준비에 필요한 비교과 영역들을 하나하나 설명하며 챙겨 주고자하였다.
먼저 독서활동에 대한 질문을 하자 자신있다는 듯 지금까지 읽어온 많은 책들을 나열하며 왕성한 독서력을 과시라도 하는 듯 하였다. 그러나 막상 읽고 정리한 결과물들이 어떻게 정리 되어 있느냐고 묻자 대답은 자신감을 잃어 갔다. 대략적인 설명과 면담이 끝난 후 1주일 뒤에 다시 만나기로 하고 난 그 학생에게 독후감 숙제를 내주었다. 감명 깊게 읽고 너의 꿈과 진로에 영향을 주었던 책을 2권 골라 글로 정리해 보라고...
1주일 뒤에 만난 학생의 결과물은 처음 만날 때의 그 학생에게서 느꼈던 자신감과 당당함에 대한 기대를 무너뜨리는 것이어서 나 스스로도 안타까움을 지울 수 없었다. 그래서 조선후기 문장가 ‘홍길주’는 다음과 같은 가르침을 그의 저서 ‘수여방필’ 에서피력하고 있다.
‘똑같이 한 권의 책을 읽었는데, 한 사람은 한 글자도 남김없이 외웠어도 식견이 늘지 않고 한 사람은 반 넘어 잊어버렸지만 그 핵심 되는 알맹이를 모두 섭취하며 폐와 간에 깃들여 이를 펼쳐 글로 지으면 이에 버금할 것이 없었다.’
재주는 부지런함만 못하고 부지런함은 깨달음만 못하다. 깨달음 없이 그저 독서 목록만 추가한다면 그야말로 한껏 읽기만 하는 독서일 뿐이다. 그래서 요즘은 눈독서 귀 독서보다 손독서 입독서가 더 중요시 되고 있다. 독서를 많이 하는 것 보다 독서후의 활동들이 더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자칫 지루해지기 쉬운 독서 활동을 좀 더 재미있게 해볼 수 있는 activity를 다음과 같이 제안해 본다.
· 작품중 인물이나 작가에게 편지 쓰기.
· 작품중 일부분 고쳐 쓰기.
· 이야기의 뒤를 상상해서 써보는 뒷 이야기 이어쓰기.
· 내가 다시 만든다면 어떤 이야기를 만들 것인지 이야기 만들어보기.
· 내용을 그림으로 표현해 보기
· 예를 제시해 주고 활동을 유도하기.
그러나 처음부터 장중한 글쓰기를 하려고 욕심 부리다 보면 좋은 글을 쓰려는 부담 때문에 많이 힘들어 하는 학생들을 발견하게 된다. 따라서 처음 시작하는 글쓰기의 자세에 대해서 다음과 같은 충고를 해본다.
·처음부터 잘 쓰겠다는 부담감과 두려움을 없애도록 한다. 자기 생각을 솔직하게 자기 자신을 정직하게 들여다보는 마음을 가진다.
·글 쓰는 즐거움을 주도록 격려한다.
·자기 주변 사람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가지도록 유도한다.
·읽기 쓰기는 모든 글쓰기의 지름길이다.
·자기 생각을 알리거나 주장하는 글에 대한 관심을 가진다.
서론 - 글을 쓰게 된 배경과 동기.
본론 - 어떤 문제점이나 해결방법.
결론 - 자기 생각을 강조, 다짐.
좋은 글쓰기의 원칙을 이해한다
· 한번에 완성되기를 바라지 않는다.
· 자유롭게 쓰도록 한다.
· 쉽게 쓴다.
· 짧게 쓴다.
· 솔직하게 쓴다.
· 글감을 최대한 작게 쪼갠다.
위와 같이 눈독서 귀독서 뿐 아니라 손독서 입독서를 열심히 해서 결과물들을 정리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일취월장 하는 실력과 학교 공부에도 큰 도움을 느끼게 될 것이다.
여기에 추가하여 고등학생들에게 요구 되어지는 독해 능력 향상 방법을 제시 하면 다음과 같다.
추론적 독해방법
가. 문장의 연결 관계를 통하여 생략된 정보를 추론
나. 뜻이 분명하지 않은 문장의 의미를 자신의 배경지식을 활용하여 정확하게 파악
다. 글에 제시되어 있는 내용을 바탕으로 글 속에 분명히 들어나지 않은 중심 내용이외 주제를 파악
라. 필자의 입장에서 글 속에 숨겨진 가정이나 전제를 파악. 글의 조직 및 전개방식을 기준으로 하여 글 전체의 계층적 구도를 정직하게 파악
마. 글에 제시되어 있는 내용을 바탕으로 글을 쓰게 된 동기나 목적을 정직하게 파악
박형진
(에듀빌 이사, 경기도 의회 교육분과 포럼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