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10
조금 푸르렀던 뒷 가지도 이젠 붉은 갈색으로 물들고 있었다.
진짜로 겨울준비를 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아래 화분에 앵두나무는
잎을 다 떨어뜨리고 가지만 앙상하게 남아있었다._수인(3학년)
11. 10
마지막 잎새는 아직 떨어지지 않았다.
밑에서 세어보니 잎이 40개 가량 남아있다.
이렇게 말하면 많아보일 수 있지만 사실 꽤 큰(?) 한 그루 나무에겐 전혀 많은게 아니다!
잎은 말라서 쪼그라들었다. 만지면 바삭 소리가 난다. 마지막 한 잎까지 보고 싶다._서안
11. 29
겨울냄새가 난다. 벽에는 이제 줄기만 붙어있다.
줄기가 차가운줄 알았는데 차갑진 않다. 대부분 벽에 착 달라붙어 있지만,
벽에서 떨어져서 달랑달랑거리는 줄기들도 있다. 겨울내내 이런 상태일 것 같은데 조금 재밌다._하민
11. 10
단풍이 잘 들었다. 잎들이 붉게 물들었다.
이제 마르는 것도 있고, 붉어지고 있는 것도 있지만 이제는 정말 끝물인 듯 하다.
거미줄이 있었는데 어느 순간 보니 갑자기 사라져 있었다. 어떻게 된 걸까 궁금하지만 알 길이 없다.
아무튼 좀 답답하던 거미줄이 사라지니 시원하다. 추워지고 말라가니 볼품없어 보이지만 자기 직전
나의 모습처럼 다음을 준비하는게 아닐까 싶다._현민
12.1
감나무는 다른 나무는 잎이 다 떨어지거나 말랐다.
바닥에 떨어진 나뭇잎이 비에 모여 사라졌다._새람
11. 9
오늘은 나무산책을 가는 날이다. 글로만 듣던 나무들을 직접 볼 기회라 무척 설렜다.
아쉽게 수인이 누나는 감기로 함께하지 못해 1,2학년 다섯과 성혜, 재원선생님이 함께 갔다.
첫번째 나무는 지호형의 단풍나무였다. 최근에 가지치기를 해 지호형이 무척 안타까워 하던 나무였다.
딱 처음 봤을때는 살짝 놀랐다. 내가 생각하는 단충나무가 아니였기 때문이다. 내 키보다도 작은 나무였다.
추워서인지 언 잎도 많았다. 가지치기한 걸 확 느끼지는 못했다.
그 다음은 수인이 누나의 감나무였다.
꽤 많이 걸어서 도착한 극동아파트는 그야말로 감나무천지였고, 무척 많은 감나무 중 무엇이 수인이 누나의 나무인지
헷갈렸지만, 어떻게든 잘 찾아 내어 사진도 찍었다. 이쪽은 반대로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키가 컸다. 무척 큰 나무였고,
감도 많이 달려있었다. 우리는 그 감나무 옆에서 새참인 감을 꺼내 누나에게 가져다 주었다.
다음은 지현선생님의 대나무였다.
내가 한번 갔다가 못찾고 돌아온 곳이라 가장 궁금했었는데, 벽 사각지대에 있었다.
쭉쭉 뻗은 대나무는 아니었지만 서로서로 엉켜서 어깨동무 하듯이 서 있는 대나무였다.
워낙 조용한 곳이라 뭔가 그 대나무랑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집을 거쳐 서현이 누나의 나무를 봤다.
정말 큰, 내가 상상했던 그런 나무였고 색도 무척이나 진하고 이뻤다. 매일 그 길을 두번씩 걷는데도
전혀 주목하지 않았던 나무가 갑자기 시야에 들어오자 내가 학교를 정말 아무 생각없이 간다는 것을 알았다.
이제부터는 걸을때 주변을 만끽하며 걸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하준이의 매화나무는 많이 본, 익숙한 나무였다.
사실 난 보면서 나무보다 나무를 감고 올라가는 호박줄기에 더 시선이 갔다.
서로 돕는건지 일방적인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보기 좋은 광경이었다.
마지막 봄이형네 감나무는 잎이 다 떨어지고 가지만 남은 상태의 주황감 3개가 '뽕' 나 있었다.
감나무 앞에 있는 모든 것이 과장되어 보인다 했는데, 그 앞에서 사진 찍은 우리들은 어떨지 궁금해졌다.
그렇게 나무 산책을 마쳤다. 날씨가 정말 추워서 온전히 나문에 집중하지 못한게 아쉬웠다.
가끔 시간날때 다른 나무들 상태 살피러 산책 가야겠다. 생각하게 되었다. _준
11. 10
시간_오후 6시 10분
날씨_적당한 듯-!
나무 산책을 하는 날 나는 학교에 가지 못했다.
그래도 동무들이 내 나무를 보고 갔다고 해서 신기했다.
오늘 나무를 다시 보니 이 나무를 애들이 보고 갔겠지..? 생각이 들면서 나무가 물든 모습이
흐뭇하게 느껴졌다. 같이 보지 못해서 아쉽지만 혼자서 나무를 볼 때도 나름 재밌고 여러가지
다양한 감정이 든다. 나무가 많이 물들어서 더욱 감정이 다양하게 생각 될 수 있는 것 같다. _수인(2학년)
11. 25
공기가 차갑다. 나뭇잎도 이젠 정말 다 떨어져 셀 수 있을 만큼만 매달려있다.
주변은 누가 정리했나, 싶게 말끔했다. 돌아오는 길에 문득, 나무도 갈무리하는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죽은 듯 보이지만 봄을 기다리며 속이 단단해지는 갈무리를. 요즘 갈무리를 많이 해서 그런가? _하준
11. 8
월식과 함께 나무를 봤다.
달의 빨간색, 별의 하얀색, 가로등의 아~주 약한 빨강이 섞인 노란색 사이에서
나무는 흐릿한 흰 빛을 내고 있었따. 내 눈으로 처음 본 건 아니고, 사진을 찍다가
뭔가 기운이 있어서 봤더니 그런 것 같다. 나도 빛을 내고 있을까? 있다면 멋진 빛이면 좋겠다. _봄
11. 2
단풍나무에 붉은 색이 맴돈다. 근데 겉에만 붉다. 속은 아직도 푸르다. 해 때문에 그런가...
왜 순서가 그렇게 되는지 모르겠다. 다른 단풍나무도 그럴까. 근데 지난해에도 이랬다.
겉과 속이 다르다 하면 안 좋은 뜻이다. 그치만 단풍나무는 그래서 더 아름답다.
둘이 달라도 서로 어울려서 그런것 같다. 나도 속 마음과 겉으로 행동하는게 좀 달라도 어색하지 않고
서로 어울리게 살고 싶다. 또 우리(동무들끼리) 조금은 달라도 서로 어울리며 지내면 좋겠다. _서현
11. 25
날이 계속 따뜻했다 추웠다 한다.
그래서 날씨에 맞는 옷을 맞춰입기 힘들다.
나무도 이제 겨울을 준비할텐데 날이 왔다갔다하니 나무도 정말 힘들거 같다._ 지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