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리부미(百里負米)
백 리나 되는 먼 곳으로 쌀을 진다는 뜻으로, 비록 가난하게 살지만 부모를 잘 봉양한다는 말이다.
百 : 일백 백(白/1) 里 : 마을 리(里/0) 負 : 질 부(貝/2) 米 : 쌀 미(米/0)
(유의어) 반의지희(斑衣之戱) 반의희(斑衣戱) 반포지효(反哺之孝) 백리지부(百里之負) 오조사정(烏鳥私情) 자로부미(子路負米) 채의이오친(綵衣以娛親)
부모를 잘 섬기는 효도는 인간의 도리라며 예부터 중시해왔고 수많은 성어도 남겼다.
孝(효)란 글자를 보더라도 아들(子)이 노인(老의 획을 줄인 耂)를 업고 있는 모양이다. 이 근본이 잘 된 사람이 인간관계도 좋고, 임금도 잘 섬긴다.
효경(孝經)에 나오는 말을 보자.
愛親者, 不敢惡於人, 敬親者, 不敢慢於人. 어버이를 사랑하는 사람은 남을 미워하지 않고, 어버이를 존경하는 사람은 남에게 오만하지 않다.
모두들 효를 기렸기 때문에 전해오는 효자도 많다. 원(元)나라 때 곽거경(郭居敬)이 쓴 이십사효(二十四孝)엔 왕상(王祥), 맹종(孟宗), 노래자(老萊子), 육적(陸績) 등이 등장한다.
공자(孔子)의 제자 중에 효를 실천한 사람으로 효경을 저술했다고 하는 증자(曾子)를 첫 손에 꼽는다. 의외로 자로(子路)도 그 안에 들어간다.
제자 중에서 가장 연장이었던 자로는 무뢰한 출신으로 성격이 강직했는데 공자의 훈계 이후 헌신적으로 스승을 받들었다.
이름이 중유(仲由)인 자로는 노(魯)나라에 있을 때 집안이 아주 가난하여 조악한 음식을 먹으면서 자랐다. 하지만 조그만 벼슬자리를 얻게 되자 봉록으로 받은 쌀을 지고 백여 리나 떨어진 집에 가 부모님을 봉양했다는 효자였다.
자로가 부모에 대한 자신의 심정을 공자에게 토로한 내용이 공자가어(孔子家語)에 실려 있다. 공자와 문인들이 주고받은 논의를 왕숙(王肅)이 편찬한 책인데 치사(致思)편을 보자.
집이 가난한 시절 부모님을 섬길 때는 봉록의 많고 적음을 가리지 않았다며 이어진다. ‘항상 명아주 잎과 콩잎과 같은 나쁜 음식을 대접했고, 부모께 직접 쌀을 백 리 밖에서 져 날랐습니다(常食藜藿之實 爲親負米百里之外).’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 높은 관직에 올랐을 때 자로는 호화로운 음식을 앞에 두고도 옛날 쌀을 지고 가 봉양했을 때가 행복했다고 탄식했다. ‘부모가 온 효자가 되어야 자식이 반 효자’란 말이 있다.
요즘은 핵가족이라 부모가 효도하는 것을 보기가 어렵다. 그래서인지 노인을 폄하하는 인터넷 댓글들이 넘쳐난다고 한다. 젊은이들이 희망을 잃은 것이 노인 때문이라는 것이다.
수명이 늘어 자리를 차지하는 면이 있을지라도 근본원인이 거기에 있지 않고, 앞 세대부터 이어 온 나라라는 인식을 갖고 경로의 정신을 가졌으면 한다.
⏹ 백리부미(百里負米)
백리나 떨어진 먼 곳으로 쌀을 진다는 말로,가난하게 살면서도 효성이 지극하여 갖은 고생을 하며 부모의 봉양을 잘하는 것을 뜻한다.
공자가어(孔子家語)의 치사(致思)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춘추전국시대(春秋戰國時代) 공자(孔子)의 제자(弟子) 자로(子路)는 소문난 효자(孝子)였다.
어느 날 자로(子路)가 부모(父母)에 대한 자신의 심정에 대해 공자(孔子)에게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집이 가난하여 부모님을 봉양(奉養)할 때 녹봉(祿俸)이 많고 적음을 따지지 않고 관리(官吏)가 됩니다. 옛날 부모님에게 나쁜 음식을 대접하여 백 리 밖에서 직접 쌀을 져 왔습니다[百里負米]. 부모님이 돌아가신 뒤 초(楚)나라에서 관리(官吏)가 되었을 때는 수레가 백 대나 되었고, 창고(倉庫)에는 쌀이 수 만석이 쌓여 있었습니다. 부모님의 수명(壽命)은 마치 말이 달려가는 것을 문틈으로 바라다 보는 것처럼 순간일 뿐입니다.”
이에 공자(孔子)가 “부모님에 대한 자로(子路)의 효성(孝誠)은, 살아계실 때는 정성을 다해 섬기고, 돌아가신 이후에는 한없이 그리워하는구나 ”라고 말하였다.
백리부미(百里負米)는 부모에게 쌀밥을 드리기 위해 백 리 길을 멀다고 또는 귀찮아하지 않고 쌀을 져 오는 자로(子路)의 지극한 효성에서 유래한 말이다.
동의어(同義語)는 백리지부(百里之負), 반포지효(反哺之孝), 채의이오친(綵衣以娛親)이고, 비슷한 말은 반의지희(斑衣之戱), 반의희(斑衣戱), 오조사정(烏鳥私情)이다.
효(孝)에 대한 의식(意識)이 퇴색(退色)되어 가고 이기적(利己的)인 현대 사회에서 자로(子路)의 효성(孝誠)을 말하는 백리부미(百里負米)는 현대인에게 효(孝)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고사성어(故事成語)이다.
부모를 섬길 때 물질적인 면을 결코 도외시(度外視)할 수는 없지만 정성이 담겨 있지 않은 물질적인 봉양(奉養)은 부모를 기쁘게 하지 못한다.
▶️ 百(일백 백, 힘쓸 맥)은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동시에 음(音)을 나타내는 흰 백(白; 희다, 밝다)部와 一(일)의 뜻을 합(合)하여 일백을 뜻한다. ❷상형문자로 百자는 ‘일백’이나 ‘백 번’, ‘온갖’과 같은 수를 나타내는 글자이다. 百자는 白(흰 백)자와 一(한 일)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百자는 白자가 부수로 지정되어는 있기는 하지만 글자의 유래가 명확히 풀이된 것은 아니다. 百자의 갑골문을 보면 타원형 위로 획이 하나 그어져 있고 가운데로는 구멍이 있었다. 이것을 두고 여러 해석이 있지만, 아직은 의견이 분분하다. 하지만 百자가 아주 오래전부터 ‘일백’이라는 수로 쓰인 것을 보면 이것은 지붕에 매달린 말벌집을 그린 것으로 보인다. 말벌집 하나당 약 100여 마리의 말벌이 있으니 그럴듯한 가설이다. 그래서 百(백)은 열의 열 곱절. 아흔 아홉에 하나를 더한 수(數). 일백(一百) 등의 뜻으로 ①일백(一百) ②백 번 ③여러, 모두, 모든 ④온갖 ⑤백 배 하다 그리고 ⓐ힘쓰다(맥) ⓑ노력하다(맥)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백 번째의 대 또는 오래 이어 내려오는 여러 세대를 백대(百代), 백 갑절을 백배(百倍), 여러 가지의 일이나 온갖 일을 백사(百事), 백 대의 수레를 백승(百乘),백 사람이나 갖가지로 다른 많은 사람을 백인(百人), 어떤 수를 백으로 나눔을 백분(百分), 언제든지 이김을 백승(百勝), 여러 가지로 많이 나옴을 백출(百出), 많은 가족 또는 여러 가지 변명을 백구(百口), 일반 국민을 백성(百姓), 여러 학자들이나 작가들을 백자(百子), 높고 낮은 모든 벼슬아치를 백관(百官), 온갖 과일을 백과(百果), 온갖 방법이나 갖은 방법을 백방(百方), 모든 것 또는 여러 가지를 백반(百般), 백 년을 기다린다 해도 황하의 흐린 물은 맑아지지 않는다는 뜻으로 오랫동안 기다려도 바라는 것이 이루어질 수 없음을 이르는 말을 백년하청(百年河淸), 백 자나 되는 높은 장대 위에 올라섰다는 뜻으로 위태로움이 극도에 달함을 일컫는 말을 백척간두(百尺竿頭), 백년을 두고 하는 아름다운 언약이라는 뜻으로 부부가 되겠다는 약속을 일컫는 말을 백년가약(百年佳約), 먼 앞날까지 내다보고 먼 뒷날까지 걸쳐 세우는 큰 계획을 일컫는 말을 백년대계(百年大計), 부부가 서로 사이좋고 화락하게 같이 늙음을 이르는 말을 백년해로(百年偕老), 백 번 꺾여도 휘지 않는다는 뜻으로 실패를 거듭해도 뜻을 굽히지 않음을 일컫는 말을 백절불요(百折不撓), 남편과 아내가 되어 한평생 같이 지내자는 아름다운 언약을 일컫는 말을 백년가기(百年佳期), 백번 싸워 백번 이긴다는 뜻으로 싸울 때마다 번번이 이김을 일컫는 말을 백전백승(百戰百勝), 많은 전투을 치른 노련한 장수란 뜻으로 세상일에 경험이 많아 여러 가지로 능란한 사람을 이르는 말을 백전노장(百戰老將), 백일 동안의 천하라는 뜻으로 짧은 기간 동안의 영화 또는 단명한 정권을 일컫는 말을 백일천하(百日天下), 언제나 깍듯하게 대해야 하는 어려운 손님이라는 뜻으로 사위를 두고 이르는 말을 백년지객(百年之客), 백 번 쏘아 백 번 맞는다는 뜻으로 계획이 예정대로 들어맞음 또는 무슨 일이든지 생각하는 대로 다 들어 맞음을 일컫는 말을 백발백중(百發百中), 해롭기만 하고 하나도 이로울 것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백해무익(百害無益), 좋다는 약을 다 써도 병이 낫지 않음이나 온갖 약이 다 효험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백약무효(百藥無效), 온갖 요괴가 밤에 돌아다닌다는 뜻으로 못된 악인들이 때를 만나 제멋대로 날뜀을 이르는 말을 백귀야행(百鬼夜行) 등에 쓰인다.
▶️ 里(마을 리/이, 속 리/이)는 ❶회의문자로 裏(리)의 간체자이다. 裡(리)와 동자로 田(전; 밭)과 土(토; 토지)의 합자(合字)이다. 밭이 있고 토지(土地)가 있는 곳으로 사람이 있는 곳을 말한다. 또 거리의 단위로도 쓰인다. ❷회의문자로 里자는 ‘마을’이나 ‘인근’, ‘거리를 재는 단위’로 쓰이는 글자이다. 里자는 田(밭 전)자와 土(흙 토)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밭과 흙이 있다는 것은 농사를 지을 수 있는 곳이란 뜻이고 이런 곳에는 사람들이 모여 살게 되니 里자는 ‘마을’이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고대 중국에서는 里자가 마을 단위의 소규모의 행정구역을 뜻했기 때문에 1리(里)는 25가구가 함께 모여 사는 마을을 의미했다. 또 里자는 거리를 재는 단위로 사용되기도 하여 1리는 약 400m의 거리를 말했다. 그래서 里자가 부수로 쓰일 때는 ‘마을’이나 ‘거리’라는 의미를 함께 전달하기도 한다. 그러나 상용한자에서는 주로 발음이나 모양자 역할만을 하고 있다. 그래서 里(리)는 숫자(數字) 다음에서 이(里)의 뜻으로 ①마을 ②고향(故鄕) ③이웃 ④인근 ⑤리(거리를 재는 단위) ⑥리(행정 구역 단위) ⑦속 ⑧안쪽 ⑨내면(內面) ⑩이미 ⑪벌써 ⑫헤아리다 ⑬근심하다(속을 태우거나 우울해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동네 방(坊), 마을 부(府), 골 동(洞),마을 촌(邨), 마을 촌(村), 마을 서(署), 마을 아(衙), 마을 려/여(閭), 마을 염(閻)이다. 용례로는 마을이나 촌락을 이락(里落), 일정한 곳으로부터 다른 일정한 곳에 이르는 거리를 이정(里程), 행정 구역의 이의 사무를 맡아보는 사람을 이장(里長), 벼슬을 그만두고 시골에서 삶을 이거(里居), 동네의 어귀에 세운 문을 이문(里門), 마을으로 지방 행정 구역인 동과 리의 총칭을 동리(洞里), 고향이나 시골의 마을을 향리(鄕里), 천 리의 열 갑절로 매우 먼 거리를 만리(萬里), 십 리의 백 갑절로 멀리 떨어져 있는 거리를 천리(千里), 상하로 나눈 마을에서 윗마을을 상리(上里), 아랫마을을 하리(下里), 해상의 거리를 나타내는 단위를 해리(海里), 남의 고향에 대한 미칭을 가리(珂里), 자기가 살고 있는 동리를 본리(本里), 북쪽에 있는 마을을 북리(北里), 지방 행정 단위인 면과 리를 면리(面里), 사방으로 일 리가 되는 넓이를 방리(方里), 산 속에 있는 마을을 산리(山里), 풍속이 아름다운 마을을 인리(仁里), 다른 동리나 남의 동리를 타리(他里), 짙은 안개가 5리나 끼어 있는 속에 있다는 뜻으로 무슨 일에 대하여 방향이나 상황을 알 길이 없음을 오리무중(五里霧中), 붕새가 날아갈 길이 만리라는 뜻으로 머나먼 노정 또는 사람의 앞날이 매우 요원하다라는 붕정만리(鵬程萬里), 강물이 쏟아져 단번에 천리를 간다는 뜻으로 조금도 거침없이 빨리 진행됨을 일사천리(一瀉千里), 천 리 길도 멀다 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먼길인데도 개의치 않고 열심히 달려감을 불원천리(不遠千里), 말이 천리를 난다는 뜻으로 말이 몹시 빠르고도 멀리 전하여 퍼짐을 언비천리(言飛千里), 바다와 육지를 사이에 두고 멀리 떨어져 있음을 수륙만리(水陸萬里) 등에 쓰인다.
▶️ 負(질 부)는 ❶회의문자로 负(부)는 간자(簡字)이다. 사람 인(人=亻; 사람)部와 貝(패; 돈, 물건)의 합자(合字)이다. 사람이 금품(金品)을 메어 나르다, 등에 지다의 뜻이다. ❷회의문자로 負자는 ‘짐 지다’나 ‘빚지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負자는 貝(조개 패)자와 (병부 절)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여기서 절자는 㔾(병부 절)자가 변형된 것으로 허리를 굽히고 있는 사람을 그린 것이다. 貝자는 조개를 그린 것이지만 주로 ‘재물’과 관련된 뜻을 전달한다. 이렇게 사람과 재물이 함께 결합한 형태인 負자는 ‘빚’을 뜻하기 위해 만든 글자이다. 재물 위에 허리가 굽은 사람을 그려 빚의 부담에 허덕인다는 뜻을 표현한 것이다. 그래서 負(부)는 ①짐을 지다 ②떠맡다 ③빚지다 ④업다 ⑤힘입다 ⑥부상을 입다 ⑦저버리다 ⑧패하다 ⑨근심하다(속을 태우거나 우울해하다) ⑩짐 ⑪지는 일 ⑫빚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이길 승(勝), 이룰 성(成)이다. 용례로는 어떤 일이나 의무나 책임 따위를 떠맡음을 부담(負擔), 남에게 빚을 짐 또는 그 빚을 부채(負債), 몸에 상처를 입음을 부상(負傷), 종이나 피륙 등으로 만든 큰 자루를 부대(負袋), 남에게 빚을 짐을 부책(負責), 등짐 장수를 부상(負商), 약속을 어기거나 저버림을 부약(負約), 무는 세금을 부세(負稅), 뺄셈을 나타내는 기호를 부호(負號), 물품을 등에 지고 다니며 팖을 부판(負販), 전기의 음극을 부극(負極), 자기의 기력을 믿고 남에게 지기를 싫어함을 부기(負氣), 병이 듦을 부병(負病), 대기압보다 낮은 압력을 부압(負壓), 백성이 부담하는 공역을 부역(負役), 짐을 등에 지고 머리에 인다는 뜻으로 매우 힘드는 일을 함을 부대(負戴), 땔나무를 진다는 뜻으로 사죄의 뜻을 나타내는 말을 부형(負荊), 이김과 짐을 승부(勝負), 마음속에 지닌 앞날에 대한 생각이나 계획이나 희망을 포부(抱負), 스스로 자기의 가치나 능력을 믿음을 자부(自負), 물건을 어깨에 멤을 견부(肩負), 뽐내며 자부함을 과부(誇負), 등에 지고 어깨에 멤을 담부(擔負), 재능을 자랑하고 즐김을 긍부(矜負), 빚을 짐 또는 그 빚을 채부(債負), 남에게 진 신세를 소부(所負), 사람의 등에 짐을 지움 또는 그 지우는 짐을 인부(人負), 땔나무를 지고 불을 끈다는 뜻으로 재해를 방지하려다가 자기도 말려들어가 자멸하거나 도리어 크게 손해를 입음을 이르는 말을 부신구화(負薪救火), 가시 나무를 등에 지고 때려 주기를 바란다는 뜻으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사죄하는 것을 부형청죄(負荊請罪), 책 상자를 지고 스승을 좇는다는 뜻으로 먼 곳으로 유학감을 이르는 말을 부급종사(負芨從師), 무거운 물거운 지고 먼 곳까지 간다는 뜻으로 중요한 직책을 맡음을 이르는 말을 부중치원(負重致遠), 남에게 진 빚이 산더미 같음을 부채여산(負債如山) 등에 쓰인다.
▶️ 米(쌀 미)는 ❶상형문자로 쌀이나 수수 따위 곡식의 낟알이나, 벼의 모양으로, 나중에 중국에서는 쌀을 대미(大米), 조를 소미(小米)라 일컬었고 우리는 보리, 수수, 조 따위에 대하여 쌀을 米(미)자로 나타낸다. 또 미터의 취음자(取音字)로서 百(백미터)를 백미(百米)로 쓰기도 한다. ❷상형문자로 米자는 벼의 낱알을 그린 것으로 ‘쌀’이나 ‘곡식의 낱알’이라는 뜻이 있다. 米자는 마치 木(나무 목)자에 점이 찍힌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十(열 십)자 주위로 낱알이 흩어져 있는 모습으로 그려진 것이다. 갑골문에 나온 米자를 보면 긴 막대기 주위로 6개의 낱알이 흩어져 있는데, 여기서 긴 막대기는 낱알을 펼쳐놓는 도구를 그린 것이다. 지금도 벼를 수확하면 탈곡한 낱알을 햇볕에 말리는데, 이때 낱알이 잘 건조되도록 펼치는 도구가 표현된 것이다. 米자는 벼의 낱알을 그린 것이기 때문에 부수로 쓰일 때는 주로 ‘쌀’이나 ‘곡식’ 또는 곡식을 가공한 제품이라는 뜻을 전달하게 된다. 그래서 米(미)는 성(姓)의 하나로 ①쌀 ②미터(meter)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쌀 또는 쌀을 포함한 다른 곡식을 미곡(米穀), 쌀값으로 쌀을 팔고 사는 값을 미가(米價), 입쌀이나 좁쌀에 물을 넉넉하게 붓고 폭 끓이어 체에 받아 낸 걸쭉한 음식 또는 쌀을 묽게 쑨 죽을 미음(米飮), 벼농사를 미작(米作), 쌀로 담근 술을 미주(米酒), 쌀과 벼를 미속(米粟), 쌀과 보리를 미맥(米麥), 쌀밥으로 멥쌀로 지은 밥을 미반(米飯), 미터법에 따른 길이의 기본 단위를 미돌(米突), 흰 쌀을 백미(白米), 벼를 타서 왕겨만 벗기고 속겨는 벗기지 아니한 쌀을 현미(玄米), 그해에 난 것이 아닌 오래된 쌀을 고미(古米), 밥을 지을 쌀을 반미(飯米), 조세로 바치던 쌀을 세미(稅米), 쌀을 바침이나 바치는 쌀을 납미(納米), 품질이 가장 좋은 쌀을 상미(上米), 품질이 좋지 못한 쌀을 하미(下米), 굴에서 쌀이 매일 한 끼를 먹을 만큼씩 나오므로 한꺼번에 많이 거두려고 굴을 팠더니 쌀이 나오기를 그쳤다는 이야기를 미혈전설(米穴傳說), 쌀은 구슬 보다 비싸고 땔감은 계수나무 보다 비싸다는 뜻으로 물가가 치솟아 생활하기 어렵다는 것을 이르는 말을 미주신계(米珠薪桂), 닷 말의 쌀이라는 뜻으로 흔히 현령의 얼마 안 되는 봉급의 비유를 오두미(五斗米), 곡식을 벨 때에 땅에 떨어진 곡식이라는 뜻으로 수고한 끝에 얻어 차지하게 되는 것의 비유를 낙정미(落庭米), 얼마 안 되는 급료를 받기 위하여 관리가 되어 고향을 멀리 떠나 근무함을 두미관유(斗米官遊) 등에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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