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량도를 찾은 날: 2007년 4월 25일(수) 누구랑 : 친구들(4명) 산행경로 :내지항-금북개-지리망산-불모산-가마봉-옥녀봉-대항 산행시간 :4시간
풍향계가 멈춘 바다는 푸른 배틀 봄을 교직하느라 씨실 날실 바쁜 햇살, 삼천포 대교의 주탑은 빗살무늬 가리비 큰 귀 열어 바다노래 들으며 미라보를 꿈꾼다
사량도로 가는 물길은 비취빛 비단 한 폭 신부의 옷섶 노리개로 미끄러지는 유람선 산언덕 황토밭에 새싹 움트는 소리
나란히 줄선 어선위로 만선의 희망이 봄빛 속으로 날아오르는 내지항 포복 자세한 사량도의 산은 지금 연두 빛 물오름, 풋사과의 청춘
호수의 고요함이 바다를 감싸 안고 사랑가 한 소절 부르는 곳 달팽이 미끄러지듯 섬은 바다를 기어가고 하얀 포물을 그리는 유람선은 푸른 바다로 낙하하는 꿈꾸는 유성!
땀 식히며 내려다 본 내지항에 봄바람이 밭이랑이로 건너 뛰고 있다 올망졸망 산비탈 밭에도 바다 밭에도
물 자루를 닮은 돈지항, 행복도 가득 담아 매달아 두고 싶은데. 저 만치 사각 모자 떠다니는 섬 풍경은 가슴 부시게 하는 포세이돈의 조각
사량도 촛대바위에 소나무 한그루 한 평 땅위에 세운 행복성의 영주, 욕심 없는 이가 누리는 아름다운 다도해에 4월이 춤춘다
하얀꽃 그늘에 바다가 누우면 진주분 바른 고운 새악씨가 된다 고혹적인 분내나는 사량도의 바다여
등이 파인 수영복을 입고 일광욕을 즐기는가 저 아래 작은 봉들은 굴 따러 간 엄마 기다리는 세 쌍동이처럼 재롱스럽구나
험난한 암봉에 우리네 삶을 걸고 있는 사람들 한 번의 실수도 용납하지 않는 준엄한 자연아 인생이란 발자국 조심스레 옮기는 것
가마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에 바다바람 님 그리워 오른다 신방꾸미는 산바람에 철쭉꽃 샐쭉 사량도의 바람은 유난히 새콤달콤한, 종일 뒹굴어도 지칠 줄 모르는 사랑
봄 햇살 드러누운 바다에 배들은 물장구치며 희희낙락 오수를 즐기던 작은 섬 화들짝 놀라 황급히 물결 옷 끌어당기고
정오의 햇살에 달구어진 대항의 모래밭 푸른 바다에 연거푸 담금질하며 4월을 식히고 구불거리는 길이 뱀이 되는 사량도
저만치 앞서가는 친구야 네게 보내는 내 마음도 배낭에 넣고 가렴 심술궂은 바람이 바위를 흔들 때 너를 지키는 밧줄이 될 터이니
시집가는 갑순이 탔을까 가마봉 오르는 길, 쉽지 않은 시집살이 같구나 그래도 낭군님 따라가는 갑순이 행복한 웃음
파도는 깊은 바다의 정염이라면 숲속의 힘찬 용솟음은 산의 다함없는 열정이련가 하늘을 사랑하는 산은 마음 다스리는 기도 중
걸어온 길 돌아보니 현기증 나는 바위허리 붓다의 자비로움이 쇠줄다리에 널려있네 갈길 열어준 고마운 님께 마음의 합장을 올리고
바위를 정복한 자의 웃음이 골을 흔들 때 패배자의 아쉬움이 잡목사이 바람으로 사라진다 서로의 욕망은 달라도 눈에 비치는 자연의 경이로움은 하나
하늘이 먹빛을 풀던 밤 옥녀는 어디로 울며 헤매었을까 산바람 자고 가는 돌탑사이로 옥녀의 슬픈 눈동자 알알이 맺혔네
아릿한 마음 날려 보내는 바다에 유람선은 건장한 청년의 기개로 질주하며 사량도의 봄을 젓고 있다
사월의 빛이 어우른 산정의 잔치가 끝났네 산행 중 봄으로 버무린 한 다발 화관 쓰고 대항 선착장에 들어서니 옥녀봉, 가마봉, 지리망산, 불모산이 부른다
귀로에 서면 햇님이 살가워진다 사량도의 여정을 곱게 지켜준, 해질 무렵 남도의 들녘은 한 편의 시가 된다 논 가득 자운영 향기로운 노래가 보라빛으로 피어오른다
그대 뒷모습은 아름다운가? 대지을 어루만지던 그대 밤의 침상으로 드니 수줍어 붉어지는 볼 어쩌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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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한려수도의 곱고 맑은 물길 위 다도해 사량도의 짙고 푸른 바다와 천혜의 기암괴석의 산과 섬마을의 평온한 풍경이 아주 환상적인 모습입니다. 초롱꽃님의 카메라에 담은 사진속 펼쳐지는 아름다운 풍경 하나하나에 초롱꽃님의 마음과 깊고 폭넓은 서정적 감성의 표현이 멎진 조화를 이루워 우리 마음속을 바다 바람결에 휘날리여서 흔들리게 하고 정결하게 가라않혀 놓아 보는 이로 하여금 그곳에 가보지 않을 수 없게 할 것 같아요. 바다와 산이 어우러지는 풍경과 맑고 고운 詩속에 푹 빠졌다 갑니다.
수심정기님, 안녕하세요? 나직하면서도 정감있게 들려주시는 말씀 고맙습니다.제가 처음으로 찾은 4월의 봄바다와 사량도는 청춘남녀의 연애처럼 설레이고 순수하며 감미로웠습니다. 다도해의 그림같은 산정에 앉아 별이 내리는 밤까지 자연의 맑은 숨결에 둘러쌓여 질식하고 싶은 끝없는 열망이 한 편의 글이 되었습니다.. 잠깐동안의 열애를 뒤로한 채.
통영이 고향인 지는 아직 사량도에 발딛어 보지를 못했답니다.아름다운 섬 사량도 옥녀봉에 올라보고 싶은마음은 있으데...그것도 쉽지가 않군요...사량섬 구석구석의 풍경과 아름다운 글귀로 하나하나 나열하여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해맑은 예쁜초롱꽃님 고맙습니다.
샛별님은 어느 별에서 오셨나요? 어린왕자가 살던 아름다운 별이 아닌지요? 언제나 자애로운 말씀으로 마음을 포근하게 감싸주시니 참 고맙기만 합니다. 사량도의 시원한 여름하늘에 샛별 뜨는 밤이 되면 샛별님은 별마중 가셔야지요 아름다운 사량도로-
초롱꽃님의 고운 심성이 사량도의 산과 바다에 가득합니다. 깎아 다듬은 듯한 비유와 그림보다도 정교한 묘사는 저로 하여금 탄성을 토하게 합니다. 고운 시 가슴에 잘 담아 두겠습니다.
다다님, 그동안 건강한 여름산행과 더불어 안녕하신지요? 다다님의 인간적인 따뜻한 논평에 늘 고마움을 느끼며 때론 쑥스럽기도 합니다. 제가 사량도엘 다녀온지도 1년이 넘었지만 그 바다 물빛, 겹겹의 물고기 지느러미인 듯 흐느적 거리던 물이랑, 하얀 유람선의 질주본능에 동승한 마음에 사량도의 "Color of the Wind"에 절인 그대로 여기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