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초순에 한번 걸어주고 두달 하고도 많이 지나서 tr(150)을 꺼내 줍니다
부엉이(cbr900rr)도 두달여 만에 같이 꺼내주고 만충시킨 빳떼리 장착하고 시동을 걸어봐도 잘 안걸립니다(결국 걸었지만) ... q3도 아주 추울땐 만충된 배터리라도 그리 쉽게 걸리진 않습니다
tr은 재작년 4월에 사서 벌써 2년 가까이 되고 구입당시에도 이미 11000키로 정도 뛴 2017년식 중고이고 하드새들백을 제거한 거 외엔 전혀 손을 대지 않았습니다
보통, 야외에 주차되는 차량들은 겨울 한번 지날때 마다 차가 쉬 늙습니다 ... 영하 15도 까지 가는 초한파에 배터리는 물론이고 고무류 등과 같은 각종 탄성재도 그런 한파에는 쉬 늙기 마련이라, 지하 주차장이나 센터처럼 실내에 보관 하지 않는한 마냥 방치(덮개로 꼭꼭 감싼다는가 같은) 되면 차가 조금씩 늙어지게 됩니다~ ... 수냉차는 좀더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저배기량 공냉차량은 워낙 경험도 많고 그닥 신경 쓸게 없어 두달여 동안 암만 방치해도 자신이 있었습니다
12월 과 1월에 각각 영하 15도 까지 가는 연속 한파도 있었고 무엇보다 tr도 이미 출고된 지 7년이 지난 터라 마냥 싱싱하진 않을 거 같습니다
q3와 부엉이는 겨울동안 관리 하느라 꽤 신경써서 덮개도 잘 덮어주고 밧떼리도 탈거해서 항상 만충 빵빵하게 해놔도 이런 겨울엔 그닥 시원하게 걸리진 않는데~~
"7년이 지난 중고에다 혹한기 두달여 동안 걍 방치였는데 잘 될까?" 라고 생각하고, 커버를 벗겨내고 키온을 하니 라이트도 켜지는 동시에 키세레모니가 작동하고 쎌을 누릅니다 ... 끼르륵 하더니 "부앙~" 하고 바로 걸립니다 ... 역쉬역쉬 저배기 공냉의 위력은 가히 대단!
tr150은 대림에서 중국 Haojue Suzuki로 부터 완전 직수입 그냥 조립만 해서 2017년도에 출시한 기종인데, 2017년도 까지만 해도 저배기량은 규제가 완만 했는지 캬부레터 방식의 차량입니다 ... 지금은 50cc라 해도 캬부차량은 수입 전면금지인 거 같구요
당시 결코 적지 않은 340만원 이라는 금액에 출시 된 놈인데 ... 처음 거리에서 봤을 땐 디자인도 구리고 정말 볼품없어 거의 관심을 갖지 않다가(그때 신호대기에서 가까이 지켜보니 아주 정숙하더군요!)
애지중지하던 크루즈II 125가 또 크랭크가 나가서 대체차량을 고민하다가 문득 tr150이 최적이라 생각해서 근 2년전에 가져왔죠.
우선, 품질이 정말 대단합니다 ... 중국산이라고는 믿기 힘들정도로 금속품질과 정교함이 높은 수준이고, 특히나 엔진의 정교함과 최소화된 진동은 그렇게 방치되고 적산 16,000km 단기통 임에도 아직도 아주 사각사각 합니다 ... 대림 놈들이 340만원 이라는 가격표를 책정 했을 때 정신 나간 놈들이라 생각 했는데 ... 얘 tr150은 정녕 그 값만큼 고대로 하는 놈 입니다!! ..... Haojue Suzuki 제품들 자체가 다 고가(일본산 보다 약간 저렴한 정도)인데 시장의 반응도 마찬가지 입니다, 품질/완성도가 최상급~
하지만, 예상대로 tr의 판매는 부진했고 ... 덕분에 그런 놈을 무려 1/3도 안 되는 가격으로 매입 했으니, 나로서는 무척 횡재한 셈 입니다!
맨날 육중한 부엉이와 q3를 다루다가 오늘 tr을 꺼내보니 ....... 우와~ 약간 과장하자면, 체감상 정녕 1/2도 안 될거 같은 경량성에 다시한번 감탄합니다! ... 정말 가볍습니다
건조중량 132kg인 크루즈125보다 체감상 그저 약간만 더 무거울 정도인데(건조중량 135kg 이상 예상)도 무척 가볍게 느껴집니다
tr의 장점은 150cc 답게 힘이 좋고 그리고 정교함 덕분인지 발란스웨이트 같은 게 있는건지 모르지만 진동이 매우 적고 정숙하다는 것 입니다
단점으로는, 얘가 뭔가 리밋을 걸어 놓았는지 아니면 rpm자체가 높지 않은 엔진인지 힘(토크)에 따른 가속은 좋지만 결국은 뻗어 나가질 못해 속도는 그냥 평범한 125수준 입니다, 최고속도도 딱 100정도(99km/h?) 이고
그래서 크루즈II 125같은 고속성능은 없는게 약간 아쉽고 따라서 장거리 시 좀 답답함이 있고, 그리고 지상고도 낮은편 이라 크루즈125처럼 극악의 험로주행은 좀 제한적 입니다
그래서 한 6개월 정도는 마구 타고 다니다가 그동안 맘에 품고 있었던 프리미엄스쿠터(정확히 250급 까지만!)를 구입하기로 하고 q3로 갖고 온거죠 ... 뭐 tr, q3, cbr900rr 다 맘에 들고 매입도 굉장히 좋은 조건으로 갖고온 놈들이지만 (하도 이력이 나서 선구안이 좋아졌다고 할수 있을까 아니면 날강도 심뽀 이던가~)
tr은 상당히 장기적이고 의미심장한 안목으로 입양한 놈입니다~
앞서 육중이들(q3 및 부엉이) 다루다 tr을 꺼내니 절반 중량도 안 될거 같다고 했는데, 작년 허리부상(디스크 파열) 이후 이 라이더도 이제 슬슬 한계를 느끼는데 ... 부엉이도 슬슬 부담이 가기 시작 합니다
단순 무게만 부담이라는 게 아니라 ... 얘 부엉이 녀석의 성능이나 열기 유지보수 등등의 운용이 녹록하지 않다는 건데, 이놈 맛을 음미하고 의욕도 충만해져 cbr1000rr 까지도 작업하려는 순간 집안 대공사와 부상이 겹쳐 의욕이 많이 꺽였습니다 ... 물론, 지금도 끌고 나가 화천을 다녀오고 싶지만 이제는 몸이 그렇게 녹록히 허락을 해주질 않는군요~
긴 그림을 그려보니 ..... 아무리 최신 전기차(전기바이크)가 나와도 오두방 만큼은 내연기관의 중독성을 따라올 수가 없다는 것과 ... 늘 주문처럼 외워대는 캬부레타식 단기통 공냉 매뉴얼 오두방의 절대성(상징성포함)은 두바퀴를 타는 순간부터는 이걸 빼놓을수 없다는 게 결국 본질로 회귀되는 듯, 결국은 내가 최종적으로 타고 다닐수 있는 최고상태의 가치를 지닌 물건은 tr150 이 되겠구나 해서 입니다!
아마, 그래서 더 본능적으로 요즘 중국산 rebuild된 혼다 cl-90(cd-90 또는 s90) 스타일의 오토바이에 집중적으로 꽂히게 됐나 봅니다
약간 아쉬웠던 상상을 합니다 ... 2017년도에 대림에서 tr을 수입하지 말고, Lifan에서 나온 cl-90스타일의 노랑색 110cc 모델을 180만원에 출시해서 내가 지금 쯤 6~70만원에 날름 했으면 얼마나 행복했을까 하는 ㅋㅋ
정말 모처럼 만에(거의 20년 만에) 동네 부근 급경사를 탑니다 ... 녀석을 연료탱크 위에 태우고 마눌은 뒤에 태우고 가끔씩 재미로 오르곤 했는데, 한번은 왼손목에 무거운 쇼핑백을 메고 역쉬 마눌과 녀석을 동승 시키고 등반을 했는데, 왼쪽 손목 쇼핑백이 너무 무거워 발란스가 깨져 전도 할 뻔 하다가 간신히 왼발로 지탱하고 녀석도 운동신경 있는지 재빨리 내려 왔는데, 그때 마눌에게 엄청 욕 먹었습니다~ ㅎ
연료탱크 캡도 완전 옛날 구닥다리 기계식이라 요게 좀 재미 있습니다, 열고 닫기가 좀 어려운데 대신 견고함이나 신뢰성은 역시 기계식을 따라 올수가 없죠 ... 기계가 최고야~
참~ ... 아무리 예쁘게 봐줄라 해도, 정말 뽀대는 없습니다! ... 얘를 늙어 오두방 은퇴 할때 까지 같이 살아야 한다니~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