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뀌고 또 바뀌는 교육 정보 속에서 살아남을 방법은 교육의 트렌드를 제대로 읽는 것이다. 내 아이를 세계 속의 인재로 키우려면 지금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교육시켜야 할까? 국내 최고의 교육학습 전문가 이병훈 소장이 2016년 대한민국 교육계를 흔들 13가지 트렌드를 제시했다.
매년 교육 정책과 입시가 바뀔 때마다 학부모는 조바심이 나고 불안하다. 어렵고 까다롭지만 아이의 성공적인 교육을 위해서라면 정확하게 알고 대비하는 것이 상책. 큰 흐름을 먼저 읽고, 내 아이에게 꼭 필요한 것을 취하는 것이 현명한 부모의 자세다. 교육학습 전문가 이병훈 소장은 “올해의 교육 트렌드는 학교 안 교육과 입시제도, 미래교육, 인성과 감성교육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다”고 전하면서 모두 13가지의 트렌드를 추천했다.
“학교 안 교육을 성공적으로 하려면 자유학기제를 중심으로 국영수 중심의 교과목 트렌드를 읽는 눈이 필요합니다. 세계적으로 일고 있는 중국 열풍이 진로교육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은 주목할 만한 포인트예요.” 이 밖에도 학교 폭력이 심각해지고 청소년 범죄가 많아지면서 인성 교육이 시급하다는 사회적인 공감이 생기면서 세계 최초로 ‘인성교육진흥법’을 제정하는 등의 새로운 교육 흐름이 생겼다. 코딩 교육, 플립 러닝 같은 선진국 지향적인 글로벌 교육 트렌드의 도입도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part 1 학교 안 교육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자유학기제 도입이다. 올해 입학하는 중학생 모두에게 자유학기제가 적용된다. 적성에 맞는 일을 찾아 그것을 직업으로 삼을 수 있도록 길을 제시하기 위해 마련된 것으로, 진로탐색 활동이나 학생참여형 활동 중심의 새로운 교육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절대평가 도입과 관련해서 영어와 수학, 국어 등 주요 과목의 교육 흐름에 변화가 생기겠고, 세계적으로 붐이 일고 있는 중국 열풍이 학교 안 교육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01 자유학기제 본격 시행
진로교육은 청소년이 적성에 맞는 일을 찾아 그 일을 직업으로 삼을 수 있도록 길을 제시해주는 것이다. 이런 취지에 잘 맞는 제도가 2016년에 입학하는 중학생 모두에게 적용되는 자유학기제다. 지난해 일부 중학교에서 시범적으로 시행되었던 자유학기제가 올해는 전면적으로 시행된다. 중학교 1학년 1~2학기와 2학년 1학기 3개 학기 중 한 학기 동안(서울시는 1년) 중간고사, 기말고사를 치르지 않고 다양한 체험 활동과 토론, 실습, 예체능 활동, 선택 프로그램 등을 이수할 수 있다.
시험 위주의 주입식, 암기식 수업에서 벗어나 학생들 스스로 꿈과 끼를 찾아나아갈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졌고, 기업들도학교와 협약을 맺고 재능 기부에 나서면서 자유학기제의 성공적인 시행을 위한 다양한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자유학기제에 해당하면 수업은 오전에는 국, 영, 수 기본 교과를 오후에는 진로탐색 활동이나 학생참여형 활동 중심으로 운영된다. 고교 입시에서 자유학기제 성적은 반영되지 않는다.
학교 생활기록부에는 점수나 석차 대신 학생의 특성을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과정 중심의 평가 내용이 서술형으로 기록된다. 교육 전문가들은 “자유학기제는 다양한 체험을 통해 진로를 구체적으로 고민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고 본다. 학생 스스로 진로에 대해 치밀하게 고민한 뒤 주도적으로 선택해야만 진정한 인재로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진로 로드맵을 미리 짜고, 이를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태도가 필요한 시점이다.
02 영어 절대평가
영어 절대평가의 가장 큰 목적은 사교육 경감이다. 그동안 상대평가로 과도하게 사교육을 받는 경우가 많았다. 절대평가제가 시행되면 운전면허시험처럼 다른 응시자의 점수와 관계없이 자신이 획득한 점수만 가지고 정해진 등급을 받게 된다. 상대평가제일 때처럼 악착같이 경쟁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 중하위권 학생들이 다시 영어 학습에 의욕을 가질 수도 있다. 자신의 목표 점수를 정하고 이를 넘기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스스로 찾으며 노력하게 될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영어 절대평가가 미칠 가장 큰 영향은 학생부의 역할이 중요해질 것이라는 점이다. 확실한 것은 대입에서 수시의 비중, 그중에서도 학생부종합전형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 수시에서 수능은 최저 학력 기준으로 사용되므로 최상위권 대학과 의대, 치대, 한의대 계열의 경우 아예 최저 학력 기준 자체를 높일 수 있다. 영어의 비중이 높은 인문 계열은 가중치를 높게 부여하거나 대학별 고사가 늘어날 수도 있으며, 이 과정에서 영어지문출제 여부, 영어면접실시 여부를 놓고 대학별 고사 축소를 요구하는 교육 당국과 대학 사이에 힘겨루기가 있을 수도 있다.
정시에서는 변별력이 없어서 영어의 절대 등급에 따라 점수를 부여하면서 영어의 반영 비율을 제한하거나 축소하고 대신 다른 영역의 반영 비율을 높인다. 이렇게 되면 수시든 정시든 학생부의 중요성이 당연히 커질 수밖에 없다. 학생부에서 영어 교과 성적 또는 비교과 중 영어 과목 반영 비율을 높여서 떨어진 영어에 대한 변별력을 확보하려고 할 것이기 때문이다. 학생부에서의 영어 교과 성적 관리와 함께 비교과 영어 관련 활동 관리도 미리 신경 써야 둘을 동시에 대비할 수 있다.
대입 수시 및 정시를 대비해 학생부 교과 및 비교과 활동을 초등학교, 중학교 때부터 미리 준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고등학교 영어 성적의 경우, 아직까지는 상대평가제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영어 성취도를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지표가 될 수 있어 많은 대학에서 비중 있게 활용할 확률이 높다. 학생부종합전형의 경우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자신만의 스토리에 따라 주도적으로 학습하고 다양한 활동을 했는지, 영어 성적이 어느 정도 향상되었는지가 중요해질 것이다. 초등학교 때부터 인증시험을 준비하는 등 근본적으로 영어 능력을 향상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교과 내용을 미리미리 균형 있게 소화해두어야 고등학교 때 학생부 영어 교과 성적 관리가 수월하다. 초·중학교 때 교내 영어 경시대회나 영어 말하기대회, UCC 제작, 영어 관련 동아리 활동에 참여하는 것도 좋다. 영어와 관련된 비교과 활동에 참여하는 것은 학생부종합전형에 대한 좋은 대비가 될 수 있다. 고등학교에 진학한 뒤 처음 접하는 것과 이미 경험해본 것과는 큰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요즘 학부모들이 어릴 때부터 자녀에게 영어를 강조하고 꾸준히 공부하도록 하는 것은 내 아이가 영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영어를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03 수학이 달라지고 있다!
중·고교 교과과정이 대학 입학을 위한 학습으로 연결되는 현실에서 수학의 비중은 절대적이다. 서울대는 정시 모집에서 학과에 상관없이 수학이 국어나 영어 비중보다 높다. 이과계열 학생이 문과계열 학과를 지원하는 것에 개방되어 있고 가산점이 있는 반면 문과계열 학생이 이과계열로 지원하는 문이 좁은 것도 수학 때문이다. 성공적인 대학입시를 위해서는 수학이 필수다. “수학이 대학을 결정하고 영어가 인생을 결정한다”는 말은 현실적으로 틀린 말이 아니다. 사교육 시장에서도 수학이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크고, 비용으로 따지면 가장 높다.
그런데 현재 교육 정책하에서는 수학을 포기한 학생들이 실질적으로 많다. 최근 3년간 수학 교과에 대한 이해도가 20%가 되지 않는 기초학력미달 학생의 비율이 점점 늘고 있다. 교육부가 파악하는 통계가 전체의 10%, 35만 명 안팎에 이르는 수준인데 실제 현장에서의 숫자는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이런 배경으로 교육부는 2015년에서 2019년까지 추진 과제를 담은 제2차 수학교육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지금까지의 수학교육 정책이 수학 성적과 성취도를 올리는 데 한층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이번에는 학생의 수학 흥미도에 주목했다. 한마디로 ‘수포자’를 줄이는 게 목적이다. 수학이란 단순히 암산을 잘하고 문제를 푸는 것이 아니라 논리적인 근거를 가지고 합리적 추론을 통해 문제 해결점을 찾고 해결하는 과정이라는 사실을 강조한 것이다. 제2차 수학교육종합계획은 실생활과 연계된, 과정 중심으로 교과서를 개발할 계획이다. 학습 능력이 부진한 학생들을 위한 클래스를 만들고 선행학습이 아닌 체험 및 심화 학습을 목표로 삼고 방향을 틀고 있다.
+수학도 절대평가제 도입되나?
2015년 중학교 1학년이 고등학생이 되는 2018년부터 시행될 예정인 고등학교 교과서에 문과 학생은 ‘미적분1’을, 이과 학생은 ‘기하와 벡터’를 배우지 않아도 된다. 또한 학습량을 감축하고 난이도를 축소하기 위한 방편으로 자연계 기준으로 EBS 연계 교재를 2016년부터 5권으로 줄일 계획이며 문항 수도 2016년 2000문제 등으로 2년간 약 1000문제를 줄인다는 방침이다.
2015년 수능에서는 수학B에서 한 문제만 틀려도 2등급이었고, 2016년 대비 9월 모의고사에서도 동일했다. 변별력을 상실했다는 여론의 비판이 있었다. 전문가들은 “이런 추세는 2016년 수능에서도 나타날 가능성이 크고 문·이과 통합 과정 첫 시행 학년이 첫 수능을 보는 2021년까지 이런 흐름이 지속되다가 절대평가로 전환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한다.
제2차 수학교육종합계획은?
실생활 연계, 과정 중심
딱딱한 단순 문제 풀이보다는 학생들이 쉽고 재미있게 수학에 다가갈 수 있도록 실생활과 연관된 원리와 개념 중심의 수학 교과서를 개발할 계획이다. 이를 뒷받침하는 수업 방식과 평가 방법을 마련하여 수학의 유용성을 체감할 수 있게 한다는 취지다. 실생활 교육과 연계해서 스토리텔링 수학이 강화된다. 단순 암기나 계산 연습을 반복하던 기존 교육 방식에서 벗어나 실생활과 관련된 이야기를 숫자와 연관지음으로써 흥미를 돋우기 위해 도입되었다.
수학학습나눔교실 프로그램
스스로 자신의 문제점을 발견하고 해결책을 찾는 자기 주도 학습을 돕는 프로젝트. 수학 영재, 우수 학생을 위한 심화 프로그램과 학습 부진 학생을 위한 맞춤형 수학 멘토링 제도를 활성화한다. 교사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연수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지역별 수학 교사 모임을 활성화한다.
수학 계층의 다양화
지역별로 수학 거점 학교를 지정,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교육과정 거점 학교란 소수 선택 교과, 교원 수급 문제 등의 이유로 단위 학교에서 운영하기 어려운 과목을 개설해 해당 학교와 인근 학생들이 함께 배우도록 하는 것이다. 수학 동아리 중심의 수학체험전, 다른 학교와의 연합수학체험전 등 다양한 수학 축제도 확산된다.
04 조용히 불고 있는 국어 열풍
아는 사람은 아는 이야기지만, 강남은 지금 국어 열풍이 불고 있다. 물론 전체 사교육비의 77%가 영어와 수학이지만, 최근 국어 과목에 대한 학부모와 학생들의 욕구가 커지고 있다. 이제 영어와 수학이 아니라 국어가 필수인 시대가 왔다고 보는 사람들도 있다. 사교육의 궁극적인 목표점은 결국 대입이다. 고등학생의 경우 성공적인 대입을 위해 국어 학습이 더욱 중요해졌다. 지난가을 교육부는 2018학년부터 영어 과목에 대해 상대평가가 아닌 절대평가를 실시해 학생들의 과도한 학습 부담을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영어 절대평가에 따른 수학 사교육 풍선 효과가 국어 교육의 중요성을 강화할 것으로 분석했다. ‘수학 사교육 풍선 효과’란 영어 절대평가로 변별력이 약화되면 수학 사교육 시장이 더욱 커진다는 것이다. 그러면 교육부는 공교육을 정상화하자는 취지에서 수학 역시 절대평가로 전환하게 될 것이라는 예측이 제기되고 있다. 즉 영어 절대평가가 수학 절대평가로 이어지면 영어도 수학도 아닌 다른 과목에서 변별력을 확보해야 하는데, 그 과목이 국어가 될 확률이 가장 높다는 논리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학생들을 서울대에 보내기로 유명한 하나고에서 국어 교육 강화 차원에서 독서인증제를 실시하고 있다는 점도 학부모들의 국어 열풍에 한몫을 한다.
05 중국과 중국어에 주목하라
중국과 중국어에 대한 관심은 모든 분야에서 꾸준하게 높아지고 있고, 올해도 그 흐름은 계속될 것이다. 학습지나 화상 중국어, 중국어 학습 관련 앱 사업의 매출이 나날이 증가한다는 뉴스를 자주 접할 수 있다. 일부 강남권 유치원에서는 아이들이 중국어로 노래를 부르거나 중국어 회화를 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을 홈페이지에 적극적으로 올리는 등 중국에 대한 교육적인 관심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런 경향은 교육과 고등 입시 트렌드에도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
외고에 지원할 때 영어과만큼 인기가 높은 학과가 중국어과다. 실제로 영·중국어학과로 통합하는 외고가 있는가하면, 재학 중 중국어 이수를 필수로 하는 자사고도 있다. 명문고나 특목고 내에서도 중국어가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커지고 있다. 서강대, 외국어대 등 서울 소재 주요 상위권 대학의 경우 어문학과 중에서 중국어 관련 학과의 인기도가 크게 상승했다. 영문과나 영어 관련 학과 모집 인원수와 맞먹으며 합격 커트라인 또한 높아져 영어 관련 학과를 바짝 뒤쫓고 있다. 점점 중국 관련 전공이 새로 개설되는 추세이기도 하다. 이렇게 중국이 강세를 보이지만 맹목적으로 사교육 카테고리에 중국어를 추가하는 식으로 교육할 필요는 없다. 먼저 아이에게 중국어 학습의 필요성을 인식시키고 흥미를 유발시키는 것으로 충분하다.
바뀌고 또 바뀌는 교육 정보 속에서 살아남을 방법은 교육의 트렌드를 제대로 읽는 것이다. 내 아이를 세계 속의 인재로 키우려면 지금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교육시켜야 할까? 국내 최고의 교육학습 전문가 이병훈 소장이 2016년 대한민국 교육계를 흔들 13가지 트렌드를 제시했다.
가장 많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눈여겨봐야 할 것이 입시제도다. 대입을 중심으로 입시제도가 어떻게 변화하느냐에 따라 고입, 사교육의 패러다임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명문대에 진학하기 위한 입시전쟁이 고등학교 이전 초·중학교부터 시작된다고 생각하고 각자의 시점에서 아이의 로드맵에 맞는 스케줄을 짜는 것이 중요하다.06 고교 서열화
특목고, 자사고 출신이 상위권 대학부터 독식하는 가운데 그 빈자리를 일반고 출신이 메우는 양상이 되면서 고교 유형별로 학생들이 선호하는 명문대 라인을 짐작할 수 있을 정도가 됐다. 명문대에 가기 위해서 고등학교 선택부터 신경 쓰지 않으면 안 된다는 말이다. 물론 일반고라고 무조건 불리한 것은 아니다. 소위 교육 특구에 위치한 일반고는 사정이 다르다. 그렇다 보니 교육 특구가 거주지 선택의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다. 수시 선발권과 대학 입시 결과를 토대로 진짜 명품학교를 가려내는 안목이 필요하다.
진학하려는 학교가 대입에 대해 정확히 판단하고 있는지, 적극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는지 고려해야 한다. 대입에서 수시의 비중이 점점 늘면서 학생부종합전형의 중요도도 커졌다. 이런 점을 생각하면 일반고는 교과의 중요성이라는 점에서 유리하다. 고교 입시에서 특목고나 자사고에 진학하는 데는 성적이 기본이지만, 결국 합격을 결정하는 것은 학교 내에서의 다양한 비교과 활동, 자기소개서, 추천서, 면접이다. 어떤 학교가 유리할지 잘 따져보는 것이 필요하다.
07 변화하는 대학 생태계
대입 트렌드를 만드는 시작점은 의대 입시다. 의치학전문대학원에서 의대 체제로 복귀하면서 2017학년도 대입에서는 의대 정원이 확 늘어났다. 의치학전문대학원이 의치대로 완전 전환되는 2019학년도에는 최대가 되고, 2015학년부터 지역인재전형이 도입되면서 열기가 더해졌다. 지역인재전형은 정부의 교육 정책이면서 사회적인 명분이 있기에,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역인재전형에 해당되지 않는 서울, 경기권 학생과 학부모라도 의치한의계열이나 자연계열 상위 대학을 목표로 한다면 지원 흐름을 잘 파악할 필요가 있겠다.
변화하는 대학 생태계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입시 준비를 고등학교가 아닌 중학교부터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선행학습이 아니라 생활기록부 관리에 보다 힘써야 한다고 조언한다. 영어가 절대평가로 되면서 수학도 절대평가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것은 수능이 일종의 자격시험이 된다고 본다. 자연스럽게 학생부종합전형이 확대될 수밖에 없다.
08 글로벌 리더와 국제학교
우리 교육의 최종 목표가 글로벌 인재를 육성하는 것이 됐다. 더불어서 국제학교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학교가 현재 글로벌 인재 양성의 핵심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제학교 졸업생들이 국내외 명문대에 많이 진학하고 있어서, 국제학교의 위상을 드높이는 데 한몫을 했다. 해외 유학생들의 국내 유턴 현상까지 몰고 오는 중이다. 대원국제중학교와 영훈국제중학교는 특목고 진학률에서 1, 2위를 차지하면서 이들 학교에 대한 관심이 급성장하고 있다. 국제학교는 유학을 가지 않고도 자녀를 글로벌 리더로 만드는 데 특화된 곳으로 분명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는 교육기관이다. 아이의 성향에 맞는다면 선택의 가치가 있다.
part 3 인성·감성 교육
교육계의 최대 화두는 인성교육이다. 학교 폭력이 심각해지고 청소년 범죄가 많아지면서 인성교육이 시급하다는 사회적인 공감이 있었다. 지난 7월부터 ‘인성교육진흥법’을 시행하고 있다. 인성교육을 의무로 명시한 세계 최초의 법이자 여야가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법이다. 2015년에는 다양한 인성교육 프로그램이 마련되었다. 향교와 서원이 예절교육과 인성교육의 장으로 거듭났다. 대입에서는 인성 면접이 새롭게 등장했다.
09 사교육은 계속된다
사교육을 줄이고 공교육을 정상화하기 위한 방안이 속속 나오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면 무용지물이기 일쑤다. 오히려 학원은 늘고 방과 후 학교는 주춤하는 등 그야말로 사교육 과잉의 흐름이 올해라고 달라지진 않을 것이다. 강남구 대치동, 양천구 목동, 노원구 중계동 등에는 국영수는 물론 다양한 예체능 학원이 즐비하다. 소프트웨어 교육부터 체육 과외까지, 사교육의 세계는 넓다. 정부가 발표한 ‘SW(소프트웨어) 교육 활성화’ 방침으로 첨단 교육에 대한 관심도 높다.
정부는 2018년부터 초·중학교 과정에서 SW교육을 의무화하고 고등학교에서도 관련 과목을 심화선택과목에서 일반선택과목으로 전환한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대치동과 목동 일대에는 컴퓨터 학원이 하나둘 생겨나고 있다. 인성교육을 위한 스피치 학원도 인기다. 인성교육진흥법 시행에 따라 인성 면접이 당락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예상에, 인성면접대비반도 성업 중이다. 이 외에도 기초 체력 역량을 키우는 체육 과외뿐 아니라 승마, 수영, 펜싱 등 고가의 스포츠클럽도 유행하고 있다.
10 인성교육의 시대
2015년 7월 ‘인성교육진흥법’이 국회를 통과했고, 8월부터 본격적인 시행에 들어갔다. 인성 교육을 의무로 규정한 법은 세계 최초다. 이 법안에 따르면 인성교육은 ‘자신의 내면을 바르고 건전하게 가꾸며 타인, 공동체, 자연과 더불어 사는 데 필요한 인간다운 성품과 역량을 기르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교육’이며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학교는 인성교육의 의무를 가진다. 이 법이 통과하기까지는 갈수록 심각해지는 학교 폭력 문제가 있었다.
2012년 대구에서 한 중학생이 친구들의 폭력에 시달리다 자살한 사건은 학교 폭력을 나라 전체의 문제로 떠오르게 했다. 정부는 각 학교에 상담교사를 배치하고 학급 토론을 열고 외부 강사를 초빙하는 등 인성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정책을 추진했다. 결국 대한민국의 미래는 ‘우리 청소년들이 얼마나 좋은 품성을 가지고 자라나느냐’에 달려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인성교육이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이는 대입과 취업 등 다방면에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인성교육 무조건 좋을까?
인성교육진흥법에 따른 부작용을 지적하는 여론도 만만찮다. 인성을 입시에 반영한다는 뉴스가 나오자마자 사교육 시장이 또 한 번 들썩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청학동 서당 스타일의 인성교육, 외국식 예절 교육을 통한 인성교육, 음악 수업을 통한 인성교육 등 기존 서비스에 인성이라는 단어만 붙여서 홍보하려는 곳을 쉽게 볼 수 있다. 또 다른 측면으로 인성이라는 주관적인 요소를 어떻게 객관성을 유지하면서 측정할 수 있는가 하는 비판의 근거도 있다.
바뀌고 또 바뀌는 교육 정보 속에서 살아남을 방법은 교육의 트렌드를 제대로 읽는 것이다. 내 아이를 세계 속의 인재로 키우려면 지금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교육시켜야 할까? 국내 최고의 교육학습 전문가 이병훈 소장이 2016년 대한민국 교육계를 흔들 13가지 트렌드를 제시했다.
part 4 미래교육
<유엔 미래 보고서 2030>에서는 가장 먼저 사라질 전문 직종으로 의사, 변호사, 판사, 약사, 회계사 등을 꼽는다. 소프트웨어의 발달로 인공지능을 갖춘 기계나 로봇이 대체할 수 있는 직종은 사라질 것으로 내다보는 것이다. 그렇다면 미래의 주역이 될 아이들은 어떤 직업을 가져야 할까? 소프트웨어가 세상의 많은 부분을 바꾼다면 이를 다루는 능력이 중요할 것이다. 여기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발달하는 기계에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는 코딩(coding)이 미래 사회의 핵심 역량으로 부상할 것이라는 걸 내다볼 수 있다.
11 아날로그 교육법
꽤 오랫동안 엄마들 사이에서는 목동에서 초등학교를 보내고 강남으로 이사 가서 중·고등 학교를 보낸 뒤 자녀가 대학에 들어가면 강남을 벗어난다는 교육 특구에 대한 열망이 있었다. 그런데 최근에는 이와 정반대의 새로운 맹모삼천지교가 등장했다. 자연과 더불어 자라면서 인성과 창의성을 기르도록 하려는 아날로그 교육 붐이 불고 있다. 틀에 박힌 교과목과 무조건적인 성적 경쟁이 아니라 자연 속에서 아이가 직접 만지고 보고 느끼는 오감 체험을 통해서 건강한 몸과 정신력, 창의성을 기르게 하자는 교육방식이다.
많은 학교와 학부모가 친환경 교육의 중요성을 알고 체험 위주의 교육 활동을 실천하려고 하지만 현실적인 벽이 있다. 그래서 떠오르는 것이 산촌유학이다. 복잡하고 삭막한 도시에 사는 아이들이 일정 기간 부모 곁을 떠나 산촌에서 생활하면서 그 지역의 학교를 다니고 시골살이를 경험하는 것이다.
12 스티브 잡스처럼, 코딩교육
코딩은 쉽게 말해서 컴퓨터 언어를 사용해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다. 각종 애플리케이션이나 게임, 소프트웨어 등을 만드는 것부터 간단한 논리적 문제 해결 과정을 컴퓨터로 구현해내는 것까지 광범위하게 통칭하는 말이다. 컴퓨터, 스마트폰, TV, 냉장고, 에어컨, 자동차 등 주변의 모든 전자 기기에 코딩이 적용되어 있다고 보면 된다. 대표적인 예로 무인 자동차를 들 수 있다. 사람이 운전하지 않아도 알아서 주행부터 주차까지 해주는 자동차다. 놀라운 것은, 이런 무인 자동차를 만드는 회사가 지금까지 한 번도 자동차를 만들어본 경험이 없는 구글과 애플이다.
이제는 BMW, 벤츠의 경쟁사가 도요타, 현대, 기아가 아니라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만드는 구글과 애플인 시대가 왔다. 이 무인 자동차의 개발로 2020년에는 소프트웨어가 차 가격의 20%, 2050년에는 50% 이상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코딩이 우리 생활 전반에 걸쳐 거대한 혁명을 도모하고 있다. 대입에서도 코딩이 적극적으로 반영되고 있다. 최근 고려대 사이버국방학과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4년간 전액 장학금에 졸업 후 일정 기간 장교로 군생활을 하는 조건이라서 지방 의대보다 인기가 많다.
2016학년도에는 수시에서 20명, 정시에서 10명을 선발한다. 수시는 과학인재전형으로만 선발하는데, 학업 능력 못지않게 실무 경험을 중요하게 본다. 이외에도 전국의 소프트웨어 관련 학과 학생은 대략 5만5천 명 정도다. 고려대, 한양대 에리카 캠퍼스, 카이스트, 국민대, 숭실대, 아주대의 6개 대학이 지정되었고 앞으로 점점 늘려갈 계획이다.
13 플립 러닝
플립 러닝(flipped learning)은 말 그대로 기존의 수업 과정과 활동 내용을 뒤집는 형태의 학습 유형이다. 교실에서 이루어지는 강의를 동영상 또는 읽기 자료로 만들어 학생들이 가정에서 미리 학습해 오도록 하고, 교실에서는 이미 습득한 내용을 적용해보는 활동들, 예를 들어 토의와 토론, 문제 해결, 프로젝트 수행 등을 진행하도록 한다.
교실에서 이루어지던 전통적인 교사 주도적 강의가 가정학습으로 이동하고, 가정에서 이루어지던 숙제가 교실로 이동한 형태다. 학생들은 보다 큰 책임감과 주도성을 갖게 되고, 교사들은 교실의 모습을 능동적으로 변화시켜 개별적인 맞춤학습의 안내자가 된다. 현재 플립 러닝은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의 유명 대학에서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움직임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수학이나 어학 과목보다는 사회와 과학 과목에 플립 러닝을 시도하기 위한 학술 발표가 많이 이루어진다. 교사들 역시 강의식 교육의 대안으로 플립 러닝의 채택을 원하면서 혁신의 바람이 불고 있다.
이렇게 미래형 교육으로 주목받는 플립 러닝은 사교육 현장의 모습까지 바꾸고 있다. 학생들 스스로 학습의 주체가 되어 과목에 대한 흥미를 일으키고 나아가 배움 자체를 즐겁게 여길 수 있는 학습법으로 접근하는 것이 현명하다. 스스로 본인의 학습을 디자인하고 즐겁게 공부를 하니 효과가 확실한 것은 당연한 이치다. 플립 러닝은 카이스트와 유니스트, 서울대에서 시도되어왔고 적극적으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소위 이름값 하는 대학에서만 매력적인 교육 모델로 주목받고 있고. 주입식 교육에 익숙한 한국 학생들이 플립 러닝보다 강의실 모델을 더 선호할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지만, 교육 정책이 변하고 전폭적인 지원이 이루어지면 플립 러닝은 창조 인재 만들기에 가장 확실한 교육법이 될 것이다.
내 아이의 플립 러닝 지수는?
스마트폰, 태블릿 PC를 손에서 놓지 않는다면, 인터넷 강의와 같은 온라인 학습 자료를 활용하는 것에 익숙하다면 플립 러닝으로 공부할 준비를 마쳤다고 보면 된다. 평소 발표력이 없고 소극적인 성격이라면, 공부에 별로 흥미가 없어 보내는 학원마다 수업 시간에 졸기만 한다면 플립 러닝 학습법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다. 21세기형 창조 인재로 거듭나길 원한다면 플립 러닝에 적응하는 것이 우선이다.
/ 여성조선 (http://woman.chosun.com/)
취재 임언영 기자 사진 셔터스톡 취재협조 이병훈 교육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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