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미 입주지원 23-9 모퉁이를 돌면
국장님이 출근하면서 내내 *미 씨와 통화를 했다고 한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105번 버스를 타야 하는데 111번 버스를 탔고, 내리는 곳이 다르니 일단 증평 번화가에 내렸고, 지리를 알고 있다면 쭉 직진했다가 모퉁이만 한번 돌면 증평여성회관이 보이는데 *미 씨가 길을 걷다가 길을 잃은 모양이라고 한다.
일단 위치는 확인했으니 직원이 차를 타고 가보기로 했다.
예상되는 위치에 가보니 *미 씨가 우두커니 서 있다.
지도상에 표시된 거리 이름은 "윗장뜰오거리"
직원이 차에서 내려 확인해 보니 오거리에 사잇길까지 따져보니 칠거리쯤 보인다.
누군가에게는 평범하거나 아무것도 아닐 수도 있겠지만 *미 씨는 마지막 모퉁이를 돌지 못하고 윗장뜰오거리에서 멈췄다.
"*미 씨 설명할게요. 저기 앞에 건물 보이죠? 횡단보도랑? 그 모퉁이를 돌면 아는 길이 보일 거예요."
"응"
"저는 먼저 가서 기다릴게요. *미 씨... 저는 거기서 기다릴게요"
"응"
*미 씨 차 안태워줘서 미안합니다. 그래도 거기서 기다리고 있을게요.
온전히 *미 씨가 혼자서 감당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그랬어요.
증평여성회관에 주차를 하고 살펴보니 *미 씨가 길을 따라 걷는 게 보인다.
오늘 *미 씨를 예상해 보자면 일단 헷갈리니 111번 버스를 탔을 것이다.
그리고 예상되는 노선이 아니니 알고 있는 증평 번화가에서 내렸을 것이다.
그리고 국장님께 전화를 해서 예상치 못한 상황을 전했을 것이다.
국장님의 안내대로 쭉 직진 후 딱 한번 모퉁이를 돌면 목적했던 증평여성회관이 나왔을 것이다.
만일 오늘 마지막 모퉁이 한 번을 잘 돌았다면 *미 씨는 앞으로 어떤 버스를 탈것인지 고민할 필요도 없고 어디서 내리든 아는 길에서 충분히 증평여성회관을 찾았을 것이다.
그 딱 한 번의 모퉁이를 제대로 돌았다면...
하지만 *미 씨는 그러지 못했다.
왜인지 모르지만 *미 씨는 집에 올 때는 무난히 잘 온다. 갈 때 왜 버스를 헷갈리는지 잘 모른다.
*미 씨의 설명도 도통 알 수가 없다.
그래도 오늘 길을 잃어봤으니 내일은 찾지 않을까? 내일은 가다 멈춘 모퉁이를 돌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2023년 4월 05일 수요일 남궁인호
모퉁이에 멈춰 길을 잃은 *미 씨!
프로그램이 아닌 실제 삶으로 도우니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일일 겁니다.
돕는 직원과 *미 씨 응원합니다. -다온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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