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는 드림캐쳐 멤버 일곱명 모두의 올팬으로 드림캐쳐 세계관 내(뮤비 내)에서의 비중에 상관 없이 각자의 장점과 매력을 느낍니다. 세계관의 주인공격 인물이라 해서 지유님만 특별히 편애하지 않습니다.
* 다양한 창작물(미술, 문학, 영화, 애니메이션, 뮤직비디오 등)의 해석은 자유롭습니다. 딱히 하나만의 정답이 정해져 있는 건 아닙니다. 그러나 좀 더 설득력 있고 그걸 뒷받침할만한 해석은 존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건 지극히 개인적 의견이니 더 좋은 해석들을 발견하실 수 있을 겁니다. 또한 여기서 언급한 캐릭터들이 그대로 드림캐쳐 멤버에게 일대일 대응된다고 여기고 예로 드는 것은 아닙니다. 각 캐릭터의 성격 중 공통되는 부분만 추출해서 비교하려 했습니다. 지나친 의미부여는 오히려 반감을 살 수 있는 걸 알고 있고, 저 역시 그걸 지양하는 편입니다.
많은 창작물의 주인공들은 다양한 유형을 가지고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전통적인 주인공 캐릭터가 있다.
기독교의 메시아 예수 그리스도, 초한지의 한 태조 고제(한 고조) 유방, 삼국지의 유비(물론 유비는 실패한 구원자이다. 한실을 부흥시켜 세상을 태평하게 만든다는 이상은 이릉의 불길에 집어삼켜졌다. 그의 유지를 이은 제갈량, 강유 역시 실패해 비극적으로 추락한 영웅이다. 오히려 그 때문에 이야기가 빛나고 캐릭터에 깊이 감정이입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었다. 더군다나 실제 역사를 바탕으로 했기에 더욱 이입되게 한다.), 스타크래프트의 태사다르, DC 코믹스의 슈퍼맨 등이 있다. 이들은 전형적인 왕도적 인물, 제왕적 주인공으로 하나같이 정의롭고, 세상을 구할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이들은 우리에게 가장 익숙하고, 굉장히 오래된 유형의 주인공들이다.
지유는 첫 등장인 Chase me 때부터 독보적인 원탑으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이런 유일 체제는 날아올라에 이르러 극적으로 깨지게 된다. 유현의 대두로 인해 유일 체제가 양극 체제로 바뀐 것이다. 그럼에도 날아올라의 서사 중심에는 지유가 있다.
날아올라의 서사는 Chase me에서 일곱 악몽들이 왜 악몽이 되었는지 이야기의 시작을 보여준다. 지유가 호기심으로 인해 가져온 거미는 그 호기심으로 인해 재앙을 불러온다는 점에서 선악과(혹은 판도라의 상자)와도 같다. 지유가 순수한 호기심에 가져온 거미를 유현이 돋보기로 지져죽임으로서 저주를 받게 되고, 지유는 황급히 밖으로 뛰쳐나가 문을 굳게 닫는다. 그리고는 무언가를 결심한듯 굳은 표정을 짓는다. 자신들이 악몽이 되어 저주가 세상에 퍼져나가기 전에 스스로를 가두는 것이다. 날아올라에서 지유는 진정한 구원救援의 여상女像이다. 스스로는 물론 동료들까지 희생함으로서 속죄의 제물, 구원의 번제가 되었다.
이처럼 극중 지유는 구원의 표상으로서 스스로를 희생하는 순교자이다. 이것은 You and i에서도 이어진다.
왕년의 헐리웃 스타 멜 깁슨 감독의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2004) 예수 역의 제임스 카비젤.
사실 종교와 멀어진 지금 시대에도 여전히 영향력이 남아 있다. 비신자로 어떤 이야기든 분석하는 나에게 중요한 건 역사적 사실을 따지는 것보다, 신화에서 읽을 수 있는 의미가 중요하다.
날아올라에서 지유의 마지막 모습은 비장미를 넘어선 숭고함까지 드러나는 한 편의 영웅 서사와도 같다. 기존에 드림 헌터와 싸우는 악몽의 리더에서 스스로를 희생해 악몽이 되어버린 구원자로서의 정체가 드러나는 것이다. 여기서 악몽과 구원자라는 양면성-입체성이 드러난다. 날아올라에 이르러 인간의 선악 문제(그리고 인간이 가진 양면성. 무엇보다 기존의 드림캐쳐 설화(영험과 기적의 상징)를 완벽하게 비트는 새로운 서사 전통(악몽과 저주의 상징) 형성.)를 최초로 다룸으로서 눈에 띌 정도로 주제 의식이 깊어진 것이다. Chase me에서 시작된 드림캐쳐의 세계는 보다 크고 넓은 세계로 확장된 것이다.
슈퍼맨을 다룬 영화 맨 오브 스틸(2013)의 주연 헨리 카빌.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2018)에서는 톰 크루즈에 맞서 메인빌런으로 등장했다.
p.s : 여기서 떠오르는 캐릭터가 바로 예수 그리스도이다. 물론 나는 종교적이지도, 기독교인이지도 않다. 그러나 예수는 가장 전통적이고 전형적인 구원의 표상으로 종교를 넘어 대중문화 속에 흘러들었다. 심지어 DC의 슈퍼 히어로 슈퍼맨 역시 현대화된-미국화된 예수라는 평을 받기도 한다.
사실 전 그닥 종교적인 사람이 아닙니다. 그러나 가장 전통적인 구원의 표상으로 대중문화에 흘러든 인물이 예수여서요. 당연히 예시로 든 인물들의 행적과 극중 지유의 행적이 모두 같은 게 아닙니다. 세계관 전체로 하면 더욱 그 격차가 벌어지고요. 다만 공통되는 부분만 추출해서 비교했습니다. 결코 일대일 대응하진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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