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간만에 포근함이 깃든 강릉에서 글을 올립니다..
요 근래 참으로 머리아픈 일들이 많았습니다.
물론 개인적인 일들이라 혼자 감당해야할 문제이지만..
아주 가까운 두 친구를 저세상으로 보낸 일이 있기에.. 정신없는 하루가 모두 끝이났네요..
저의 집은 아버지는 경기도 여주에 어머니는 강원도 강릉에 저는 경기도 용인에 동생은 경기도 파주에...
이렇게 모두 떨어져 있는터라 아버지 어머니 저 이렇게 3대의 차를 가지고있습니다.
형편이 그리 좋은편이 못되어 어머니는 20년째 경차를 타고 계셨고 아버지는 개인택시를 접고
제가 중고차를 사드려서 3년째 타고 다니시다 차량이 수명이 다되어 결국 올 겨울을 못넘길 상태에
이르렀지요..
그래서 어렵게 수소문해서 동일 차종이지만 상태가 좋은 차를 구입하여 몇일전 아버지 생신 기념으로
선물해드렸습니다..
그러나.. 강릉에 어머니가 타고 계신차는 모진 바닷 바람과 세월에 못이겨 여러가지로 상태가 안좋았고
티코동호회 강원지역 지정 샾인 니케 님의 샾에서 겨우 겨우 수명을 연장하여 타고계셨지요
올겨울 벌써 3번의 배터리 방전과 엔진오일을 먹고 있고 앞 허브베어링이 모두 나가고 타이어도 다 딸았으며
문도 다 잠기지 않고 손잡이도 부러져 열리지도 않고 녹이나서 구멍이 뚤렸으며 색이 바래서 검정색이
흰색차가 되어버렸지요
97년에 신차로 구입한 아토스 였습니다
결국 올겨울을 못넘길것같은 생각에 또 .. 수소문하여 이번에는 20년 경차생활을 끝내드리고자
중형차를 한대 구입해서 어제 끌고왔습니다
오늘 니케 님의 샾에서 점검결과 하체 상태 좋고 엔진상태 좋고.. 수리할게 없어서
엔진오일만 갈고 왔네요..
아토스..
폐차장에 서류를 넘거드리고 차에 뜯을꺼 다 뜯어내고..
제손으로 끌고가도 되지만 차마 못볼것같아 견인차를 불렀습니다.
친절한 할아저씨가 오시더군요
아토스를 견인차에 묶자마자 저에게 계좌번호를 불러달라고 하십니다..
" 이미 다 알려드렸어요 그냥 가져가시면 되요.. "
가족의 생명을 책임지고 15년간 동반자가 되어준 아토스였지요
저의 중 고등학교 등교길을 어머니가 태워주시던 차였구요
제가 대학교때 뺏아서 타고 다니던 차였구요
경차동호회 1000cc.net에서 블랙토스 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하게 해준 차였지요
그렇게 쓸쓸히 폐차장으로 끌려가는 차를 보니 갑자기 눈물이 나더군요
누구는 돈이 많아서 이차 탔다가 저차 탔다가 1년에 몇번씩 차를 바꾸는 분이 계시지요?
물건도 정이 붙으면 생명과 같아서
쉽게 떨어지지 않네요..
" 돈을 많이 벌어주게 했던 찬데.. 난 차마 못보겠다.. "
이렇게 말씀하시는 어머니는 끝내 마지막 가는길을 못보고 새차를 맞이하셨습니다..
오늘 새차를 타고 운전연수 나갔는데 경력20년의 어머니가 한순간 초보운전이 되어
해매고 계시네요..
용인 갈때까지 운전 하는법좀 알려드리고 가야겠습니다
그럼 좋은주말되세요..
첫댓글 사람이나 기계나 정들어 혜어지믄 쨘 합니다~가끔 사람은 안그럴때도 있지만~ㅋ
사람이나 차나.. 역시 자신의 두발이되어 수많은 역경을 딛으며.. 함께.. 십수년을 달려온 차량.. 아마 모르는사람은 그 마음 정말 모를껍니다.. 저도 예전에 끌던 그랜저 폐차시키면서 눈물을 흘렸던 기억이 나네요..
그마음 저도 충분히 이해가 되는군요. 어머님께서 얼른 적응하시길 응원합니다^^
짠하네요~~ 저도 폐차를 2대보냈는데 기분이 묘하더라구요~
아직 폐차를 해본적은 없지만 정성을 들이고 추억이 많은 차는 기계라고 해도 많이 섭섭할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