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포럼 이천 나들이
가을엔 가을엔 떠나지 말아요
낙엽지면 설움이 더 해요
차라리 하얀 겨울에 떠나요
거리엔 어둠이 내리고
안개 속에 가로등 하나
비라도 우울히 내려 버리면
내 마음 갈 곳을 잃어
최백호가 가을엔 떠나지 말아라고 그렇게 애터지게 노랠 부르지만, 우린 가을에 떠났다.
9월18일 아침 10시에 판교역에서 만나 우선 단체사진부터 찍었다.
얼굴을 보니 권재상 김두진 김원용 김창현 박태성 서태병 이선량 이종규 이주호 이창국 이채우 이한봉 이화웅 정순석 정우섭 정호영 최상호 허경호인데, 촬영에 수고한 전영숙 얼굴만 빠져있다. (나중에 윤한종 이병소 이정영 친구 합류)
지하철 타고 이천역에 내리니, 들판은 나락이 노랗게 익고 코스모스 피어있다. 설봉온천서 목욕하면서 누구 가운데 것이 가장 큰 가 조사하여 1등 사진 찍었는데, 주인 이름과 실물 사진은 사정상 여기선 생략한다.
목욕 후 애련정(愛蓮亭) 정자에 올라갔다.
촬영 전영숙
1466년(세조 12) 부사 이세보가 중건하고, 영의정 신숙주에게 부탁하여 애련정이라는 이름을 얻었다고 한다. 창덕궁에도 애련정(愛蓮亭)이 있는데, 원래 주렴계(周濂溪)의 애련설(愛蓮說)에서 그 이름 따온 것이다.
애련설(愛蓮說)
수륙(水陸) 초목(草木)의 꽃에 가히 사랑할만한 것이 매우 많다. 진(晉)의 도연명(陶淵明)은 오직 홀로 국화(菊花)를 사랑했고, 이씨(李氏) 당나라(唐代) 이래(以來)로 세인(世人)이 모란(牡丹)을 매우 사랑했으나, 나는 유독 어니(淤泥)<진흙>에서 나도 더럽히지 않는 연(蓮)을 사랑한다. 청련(淸漣) 파문(波紋)이 이는 모양(模樣)은 빛나되 요염(妖艶)하지 않으며, 속은 통하고 밖은 곧으며, 덩굴지지 않고 가지 치지 않으며, 멀어도 향기롭고 맑음을 더하며, 우뚝하게 높이 솟은 모양이 깨끗하게 서있어 멀리서 봄은 가(可)하지만 설완(褻翫)<가까이 두고 즐기며 구경함>은 불가(不可)하다. 내 말하건대, “국화는 꽃의 은일(隱逸)<세상을 피해 숨은 사람>이요, 모란은 꽃의 부귀(富貴)<재산(財産)이 많고 지위(地位)가 높음>한 사람이요, 연은 꽃의 군자(君子)<학식(學識)과 덕행(德行)이 높은 사람>라.” 아! 국화를 사랑함은 도연명 이후(以後)에 들림이 있음이 드물고, 연을 사랑함은 나와 함께 하인(何人)<누구>일꼬. 모란을 사랑함은 마땅히 많은 사람들이 그러하니라.
서대문포럼 회장 최상호의 대금 '어머니의 한'과 단소 '청성곡'을 듣노라니, 수면 위로 바람은 살랑살랑 불어오지, 수양버들은 가지를 흔들지, 수련은 하얀 꽃을 피워 향기를 피우지, 대학시절부터 주렴계와 죽고못살던 거사는 마 양쪽 어깨 밑에 날개가 돋아 신선이 되어 구름 위로 자꾸 올라가는 걸 억지로 참았다.
그 다음 뻐스 타고 이천 토백이가 알려준 신둔 쌀밥집 '거궁' 도착하니, 우선 상에 놓인 장뇌삼 쌉사리한 맛이 거기 음식이 고급스러운 걸 알려준다. 요즘 우리 933 카톡 보면 '노인 되면 먼저 주머니를 열어라'는 둥 좋은 말은 많은데 말만 해서 뭣하나? 이종규 장군이 이날 음식 서비스 하는 아가씨 팁은 물론 음식값 전부를 지불했다. 이장군은 특별 게스트로 933 총대장 이화웅도 초대했고, 산우회 대장 박태성과 산우회원들도 초대하여 그들 모두 잠간 일어나 연설했다. 이날 이화웅 총대장은 차기 933 회장으로 전영숙을 추대했고, 총회는 아니지만 박수 터졌다.
친구 따라 강남 간다고 종규의 갸륵한 뜻에 보태고자 거사도 일발장진 술 한 병 쏘았다. 양하대곡인데, 이 술은 청나라 건륭황제가 이 술맛을 음미하려고 일부러 강남에 7일간이나 머물렀다는 명주다. 그 술 한국외식산업협회 정순석 수석부회장이 음미할 줄 알아 거사하고 간빠이 했다. 문죄인을 김정은이 만나라고 평양에 보내놓고 맘이 복잡한 우리 원로들은 이 양하대곡과 이천막걸리로 맘 달래고 돌아왔다.
(2018년 9월)
첫댓글 김창현교수가 9월19일 서대문포럼 이천나들이 이모저모를 아주 잘
묘사해주셨습니다!!
역시 김현거사 이군요!!!
설봉온천을 잊어 버렸는데 여길보고 알았으니 참으로 한심지경 입니다.요모저모를 잘 표현해 주셨고
그리고 이장군께 고맙고 감사 합니다.
또한 김교수및 모든 참석한 분께 감사 하다는 인사를 전 합니다.
서대문 포럼 가을 나드리에 초대해 줘 동참하게 되어 감사함을 표합니다. 산행을 함께하던 이종규 장군 우리 산우들 잊지않고 특별히 초대해 줬는데 개안 사정들이 있어서 많이 참석 못한 점 양해바랍니다. 항상 건강에 유의하고 잘 지내시길 바랍니다.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8.09.19 16: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