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어른들은 전날밤 꿈으로 그날의 길흉을 미리 예상하였다.
또 새해가 되면 정초에 대개 토정비결을 보고 한해 동안에 일어날 일들을 미리 알아보았다.
나도 어릴 때 아버지께서 동네 사람들의 토정비결을 볼 때 옆에서 주판으로 숫자를 계산했다.
생년월일과 난 시를 숫자화 해서 그 숫자에 해당하는 괘를 찾아 그 괘에 적힌 문자를 해석하는 것인데
'꿈보다 해몽'이란 말과 같이 해몽이 중요함은 두 말할 필요도 없다.
어떤 사람은 화투나 카드로 그날의 길흉을 점치기도 한다.
내 경우는 큰 일이 닥칠 때에는 대개 꿈에 미리 나타나서 그에 대한 준비나 각오를 하라는 식이다.
하지만 전적으로 다 맞는 것은 아니고 예상과는 빗나가는 경우도 많았다. 해몽을 제대로 못한 탓이기도 하다.
해몽하는 기술만 좀 더 습득했더라면 용두산 공원 입구에 자리를 펴도 될뻔 하였다.
어제 오후에 당뇨약이 떨어져 늘 다니던 병원으로 갔다.
그런데 하필이면 지금까지 나를 진찰해 왔던 의사가 부재중이고 다른 의사가 진료를 본다고 하며 그래도 괜찮겠느냐고
물어보길래 그러면 약만 타 가겠다고 하여 처방전만 받아 나왔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부산은행에 잠시 들러 동생이 보낸 송금액을 확인하고자 하였다. 그 전에는 은행이 1층 건물에
있었는데 재개발로 건물이 수용되고 나선 큰 빌딩 2층으로 옮겼다. 4시가 넘었으므로 은행문은 닫혀 있어 ATM기에 가서
통장정리를 하려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2층으로 올라갔다. 예상대로 은행문은 다 잠겨있고 ATM기를 찾아보니 2층에는 보이지 않았다. 할 수 없이 다시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 오려고 엘리베이터를 탔다. 속에는 여나무명이 타고 있었다. 엘리베이터는 1층을 지나 B1에서 섰다. 주차장이 차를 세워둔 여성 한 사람이 내렸다. 나머지 사람들은 1층에서 내릴 사람들이었는데도 다른 사람이 1층 스위치를 눌렀겠지 하고 믿고 있었던 것이다. 다시 1층으로 올라가서 ATM기를 찾으니 건물 밖 한쪽 구석에 배치돼 있었다. 안내표지판이라도 써 붙여 놓았으면 쉽게 찾을 수 있었을 것이지만 은행과 동떨어져 있으니 알 수가 있나? 겨우 ATM기를 찾아서 통장을 정리하니 이번에는 통장 잔여페이지가 모자라 다시 창구를 방문하라는 메시지가 떴다.
세상일은 대체로 좋지 않은 쪽으로 일어나는 경향이 있다.
마트에서 내가 선 줄이 다른 줄보다 늦게 줄어든다든가, 도로에서 다른 차로의 차들은 싱씽 잘 빠지는 데 내가 선 줄은 꼼짝도 하지 않는다든가 하는 경우가 많다. 머피의 법칙이란 게 있다. 머 피의 법칙은 1949년 미국의 에드워드 공군기지에서 일하던 머피 대위가 처음 사용한 말이다. 어떤 실험에서 번번이 실패한 머피는 그 원인을 무척 사소한 것에서 찾게 되었다.
그 때 머피는 '어떤 일을 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고, 그 중 하나가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면 누군가는 꼭 그 방법을 사용한다'고 말을 했던 것이다. 안 좋은 일을 미리 대비해야 한다는 뜻으로 한 말이었지만, 사람들은 일이 잘 풀리지 않고 오히려 꼬이기만 할 때 이 '머피의 법칙'이란 말을 쓰게 됐다.일반적으로 사람들은 긍정적인 이미지보다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더 강하게 작용하게 되고 뇌리에도 오래도록 남아서 영향을 미치게 된다.
반대로 일이 술술 잘 풀리는 것을 '샐리의 법칙'이라고 한다. 이산간 집을 방문할 땨 화장지 뭉치를 사 가는 것도 화장지처럼 술술 잘 풀리라는 으미를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세상을 보는 눈에는 긍정적인 눈으로 보는 경우와 부정적으로 보는 눈 두 가지가 있다. 똑 같은 값을 두고도 부벙적인 측면에서 보면 부벙적인 값으로 보이고 긍정적인 측면에서 바라보면 긍정적인 값이 나오기 마련이다. 식탁에서 식빠에 쨈이나 버트를 발라 먹다가 바닥으로 떨어뜨리면 쨈이나 버터가 묻은 면이 바닥과 접하는 경우가 많다. 식빵을 떨어뜨리면 한쪽면이 바닥과 접할 확률은 50:50 즉 확률은 1/2이다. 하지만 버터나 쨈을 바를 경우엔 중력과 회전이라는 팩트가 개입하게 되므로 달라진다. 실제로 실험에서 밝혀진 사실은 쨈을 바른쪽이 바닥에 닿는 확률이 62.1%로 우연에 의한 확률인 50%보다 높게 나왔다고 한다.
머피의 법칙은 세상을 비관적으로 바라본다는 부정적인 측면도 있으나 다른 한편으로는 그냥 법칙이라는 말을 통해 사람들은 자신에게만 일어나는 현상이 아니라 누구에게나 일어나고있는 보편적인 현상이라는 사실을 깨달음으로서 다소의 위안을 얻을 수 있다. 머피의 법칙은 한갓 재수없는 현상으로 치부하기 보다는 심리적이거나 통계적으로 혹은 과학적(수학적)으로 설명될 수 있는 것들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