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War of The Roses. 1989년 작. 112분.
감독 대니 드비토, 출연 마이클 더글러스, 캐서린 터너, 대니 드비토.
부부싸움의 끝판왕. 결혼생활 20년 쯤 되면 권태기다. 남편은 사회적으로 성공하고 승승장구하지만, 집에만 틀어박혀 사는 아내는 되레 의기소침해진다. 경제적 여유를 갖게 되자 사소한 것들로부터 의견충돌이 생기기 시작한다. 대화는 점점 줄고 자존심만 내세우는 둘 사이에 불신의 틈만 벌어진다. 특히 아내의 감정은 무뎌져만 가는데 남편은 관심도 없다. 이런 판에 아내가 조그만 외식사업을 하려 하자 남편은 이를 무시한다. 부부싸움이 벌어지지 않을래야 않을 수 없는 집안이다.
30년 전 영화지만, 지금도 통하는 현실적 내용을 담은 작품이다. 영화적 재미를 위해 내용이 일부 과대 포장되긴 했으나 어느 가정 어느 부부도 공감할 만한 내용이다. 싸움 끝에 아내는 남편이 들어간 사우나 문을 잠그고, 남편은 아내의 힐 뒷굽을 몽땅 톱으로 자른다. 아내의 외식사업을 훼방놓기 위해 초대 손님들 앞에서 가래를 뱉고, 오븐의 생선요리에 오줌을 깔기기도 한다. 반면 아내는 남편이 아끼는 도자기들을 마구 부수고, 대형 차로 남편이 아끼는 고급 소형 차를 깔아뭉갠다. 말도 안되는 이런 무모한 부부싸움은 보통의 부부들이 똑같은 상황에서 상상 속에 그려보는 그런 극적(?) 모습들이 아닐까.
18년 전 하버드 로스쿨 장학생인 올리버(마이클 더글러스)는 여름휴가 마지막 날 낸터킷섬 경매장에서 바바라(캐서린 터너)를 만나자마자 첫 눈에 반해 결혼한다. 바바라는 메디슨대 체조선수 출신으로 건강하고 매우 능동적인 여성이다.
올리버는 변호사로 성공해 워싱턴 D.C.에서 부자로 산다. 집에 관심이 많은 바바라가 경매를 통해 성 같은 저택을 구입했던 것이다. 세월이 흘러 둘 사이엔 아들 조쉬와 딸 콜로린도 생기는 등 정상적인 결혼생활이 이어진다. 그러나 생활에 여유가 생기자 틈이 벌어지기 시작한다.
바바라의 외식사업 건으로 의견충돌과 몸싸움이 있은 다음날 올리버가 심장발작으로 입원하자 바바라는 끝내 이혼을 요구한다. 올리버는 돈으로 해결하려 하나, 바바라는 위자료 대신 집만 내놓을 것을 요구하며 올리버 보고 "나가라"고 다그친다. 이때부터 집 소유권을 놓고 양보없는 싸움이 시작된다.
이들은 로펌 동업자인 개빈(대니 드비토)의 중재로 이혼 상태지만 한 지붕 아래 동거키로 한다. 그러나 크리스마스 파티 후 아이들이 모두 학교 기숙사로 떠나가자 본격적으로 살벌한(?) 싸움에 돌입하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