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잡지 전성시대 -
70년대 마을을 벗어나지 못한 아이의 눈에 비친 세상은 축두마을이 전부였다.
저 산너머에는 뭐가 있을까?
바다건너 반딧불처럼 깜박이는 불빛은 어떤 사람이 살고있을까?
세상을 마냥 동경하던 꼬마가 세상밖으로 나가는 유일한 길은 책이었다.
책을 펼치면 다른 세상을 만날 수 있었기에 농협을 통해 배포되는 새농민(어린이 새농민)책은 항상 아이의 손을 먼저 거쳤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어깨동무'라는 월간지에서 실시하는 독후감 대회에 입상한 것을 계기로 책을 더욱 많이 읽게되었고 책속에서 무한한 상상력을 펼치며 꿈을 꾸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이모님집 형들이 보던 '리더스 다이제스트'라는 잡지는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알 수 있었고 내용의 절반은 영어로 써 있어서
영어를 배워야겠다는 마음을 불러일으켜줬다.
학창시절 몰래보던 선데이서울은 아이를 어른으로 만들어주는 잡지였다.
인생에 있어 잡지는 나를 일깨워주는 추억어린 물건이다.
종이 매체가 점점 사라지고 있는 오늘날,희미해진 기억 저편에 묻어 둔 낡고 때 묻은 잡지들과 마주하는 기회가 생겼다.
송파 책박물관에서 '잡지 전성시대'기획전이 열리고 있다기에 잠시 짬을 내어 둘러보기로 했다.
잡지라고 부르면 문학적 가치가 떨어지는 그저 그런류의 책으로 생각할지 모르겠으나 우리나라에서 잡지는 일제강점기에 민중을 계몽하기 위한 정보와 더불어 문학적인 욕구를 채워줄 수 있는 일환으로 시작되었다.
'뿌리깊은 나무' 등은 국내 첫 한글전용 가로쓰기를 시작한 잡지이자 민족정신을 일깨운 수양록이였다.
사회의 변화를 이끌기 위한 여성잡지 들도 해방이후 전성시대를 맞이했고
미래세대의 주역으로 존중받을 수 있는 어린이를 위한 잡지도 많이 창간되었다.
TV와 인터넷의 보급이 이루어지기 전에는 인쇄 매체가 대중들의 유일한 오락 수단이었다.
선데이 서울에서부터 책을 구입하면 마지막장에 주소가 기재되어 있어 팬팔을 할 수 있었던 가요열차와 영화 평론가 소개를 했던 씨네 21 등 다양한 잡지들을 보고있노라니 그 때,
그 시절로 돌아간듯 하다.
시대의 목소리를 냈던 시사저널과 말지도 전시되어 있었다.
진보적 시사종합지라 불리는 월간 말지(2005년 6월)에는 나에 인터뷰가 실려있어서 더욱 정감가는 잡지다.
잠시나마 잡지 전성시대 기획전을 보고 책 한권을 읽는 것으로 망중한을 즐기다가 송파 책박물관 건너편에 있는 맛집 '장칼국수집'에서 맛있는 칼국수 한그릇을 먹는 것으로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왔다.
잡지에 얽힌 추억들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그 추억열차를 타고싶은 사람이라면 이번달까지 열리는 잡지 전성시대 기획전을 관람해보기를 권해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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