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답사사진 억새꽃도 일렁이고 내 마음도 일렁이니...#1

[우드]

밤 새, 하얀 실타래 한 움큼 타고 오랜만에 길을 나섭니다.
새벽 찬 바람...
옷깃속으로 스멀거리지만 모놀안에 두고 온
따스한 마음 한 자락 다시 살아나
진 종일 놀고 올 생각을 하니 이내 내 심장이 벌렁거립니다...

소식 뜸해 오랜만에 만나도 늘 정겨운 사람들...
아침공기 가르며 고속도를 질주하는 버스 안에서도
수다스런 음표들이 이리저리 튕기어 날라다녀도
그것이 낯설게 느껴지지 않고 늘 정이 넘치는 모놀입니다.

익산 어느 시골마을 자리한
조그마한 교회.
세월호의 아픔을 종탑에 걸어 놓고
그 울림을 세상에 전하는 젊은 목회자

그동안 세상의 아픔을 돌아보며
수집한 십자가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수많은 십자가는
나로 하여금 예수님의 십자가를 바라보게 해주었습니다.
내 모습을 돌아 보았습니다.
예수님을 따르고 신앙생활을 한다고 하면서도
정작 예수님과 십자가에 대해서는
별로 묵상하지 못하고 소홀히하다니....

지금은 나에게 무엇을 내려 놓으라고 말씀하고 계시는 걸까?
나의 아집스러움 때문에 하느님의 음성을 듣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닌가?

세상은 내게 내려놓으라고 하시는 것이 무엇일까?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지난날 내가 내려놓지 못한 것들이 생각나 부끄러웠습니다.

우리가 누리게 된 새로운 생명,
새로운 세상을 잊어버리고 세상 속에서 허덕이는 모습으로

부활하신 예수님의 부름에 귀를 기울였던 시간..

종교는 비록 다르지만
우리에게 허락된 그 풍성함을 누리며 살아가게 해 주신
그 은혜와 감사함을 느꼈던
짧은 시간였습니다.

전라북도의 젖줄
익산의 만경강 일대가 물억새의
은빛 물결로 장관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봄의 만경강 제방은
온통 하얀 벚꽃으로 장관을 이루고, 가을이면 넓은 만경강 뜰에
하얀 물억새꽃과 갈대꽃이 바람결에 어우러져 일렁이니
이내 내 마음도 일렁입니다...

(밀레의 만종을 닮지 않았냐고 억지부리는 덜깬주님과 동호대교님)

겨울의 문턱에서 만경강을 찾아
갈대와 억새들의 속삭임 속으로 걸어 들어가니
억새꽃 만큼 마음들이 가벼워졌는지
여기저기에서 환호와 탄성이 들려옵니다.

은빛 물결로 빛나던
만경강에 철새들이 찾아들고
하얀눈이 소복히 내리게 되면
만경강 뜨락은 또 다른 시간 속 겨울 풍경으로 우리를 부를 것입니다.

문득 쌩뚱맞게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후에 무왕의 왕후가 되었던
선화공주를 사랑한 무왕의 젊은 날의 서동과의 사랑을 표현하듯

저 파란 하늘의 하얀구름은 포근한 솜이불과 같고
서걱거림과 부드러움이 매치된 물억새와 갈대꽃은 분명 베갯속 이었을거라고...^^;;

오래전부터 만경강 갈대밭이 백리길에 이른다 하여

이곳을 ‘노전백리(蘆田百里)’라 불렀다던데 그 명성 그대로었던 짧은 트래킹

일제강점기 시절

일제가 곡물을 수탈하기 위한 통로였지만

오랜 시간의 흔적과 켜켜이 쌓인 포구의 수많은 사연이 깃든 곳이라 그런지

춘포란 지명도 한결 따스하게 다가옵니다.

세월이 흘러 다리가 노후화되어 옆에 새로 다리가 놓이면서 기능을 잃었지만

저 멀리 보이는  목천포구의 만경교를 바라보자니 일제치하의 우리 농민들의 애환도

6.25 전쟁을 배경으로 하는  윤흥길 작가의 소설 "기억속의 들꽃"속에 나오는 아픔도 

이제는 숨어서 우는 슬픈 역사의 바람이 아닌 물억새와 철새들이 어우러져

조정래선생님의 소설 "아리랑"처럼 현실에 타협하지 않고 강인하고 끈질긴 생명력을 지닌

희망의 바람만이 부는 전북의 젖줄기가 되었음 하는 바램을 지녀봅니다.  

[향기야]

우드님 사진과 함께 우드님의 마음을 느껴 보는
감상의 시간이 되였네요
오랫만에 만나서 더욱 반가웠어요~^^

[고운]

오랫만의 모놀 정말 행복했어요 우드님도 만나고~~^^*

[우드]

그러게요
오랜만에 올드 모놀가족분들 봬니 오늘 월요병도 없이 하루를 보냈답니다.
이 기운 떨어질 무렵 또 다른 길 나서야겠죠? ^^*

[조경화]

우드님~~
사진과 우드님의 감상까지
웬지 가을타는 남자?
같은데요 ㅎㅎ

[반딧불이]

구름이 넘 멋져서~
구름 날개를 달고 있는거 같아요 ㅎ

사진들 분위기 있고 참 좋으네요~~~